2026 롤드컵 스위스 스테이지가 모두 마무리됐다. 마지막 8강 진출을 노렸던 한화생명e스포츠는 BLG에게 0대 2로 패하며 아쉽게 탈락했다.
지난 G2전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며 기대감을 높였던 한화생명이지만 BLG와의 경기는 달랐다.
첫 세트에서는 팽팽한 접전을 이어가며 바론을 획득하고 상대의 탑 억제기까지 파괴하는 등 승기를 잡는 듯했다. 하지만 마지막 드래곤 교전에서 '나이트'의 오리아나에게 쿼드라킬을 허용하며 역전패했다. 이어진 2세트에서는 초반부터 상하체 모두에서 손해를 보며 상대에게 주도권을 내줬고, 결국 별다른 반전 없이 패배했다.
앞서 진행된 경기에서는 KC가 같은 유럽 지역의 MKOI를 2대 0으로 완파했고, LYON 역시 LOS에게 2대 1로 승리하며 8강 진출을 확정 지었다.
이로써 이번 롤드컵 8강은 LCK의 젠지, 디플러스 기아, T1과 LPL의 BLG, TES, IG, 그리고 LEC의 KC와 LCS의 LYON으로 구성됐다. LCK와 LPL이 각각 세 팀씩 진출하며 이번에도 양대 리그의 강세가 이어진 모습이다.
마지막 경기 종료 후에는 8강 대진 추첨이 진행됐다. 스위스 스테이지에서 3승 무패를 기록한 젠지와 디플러스 기아가 서로 반대편 브래킷에 배치됐으며, 두 팀은 3승 2패로 올라온 팀들을 8강 상대로 만나게 됐다. 나머지 네 팀은 추첨을 통해 대진이 결정됐다.

전체적인 대진을 보면 상단 브래킷에 강팀들이 더 많이 몰린 모습이다. 디플러스 기아는 스위스 스테이지를 전승으로 통과했고, BLG 역시 기복이 있기는 했지만 선수들의 체급이 상당히 높은 팀이다. T1 또한 충분히 결승을 노려볼 만한 전력을 가지고 있다.
KC 역시 지난 EWC에서 T1을 꺾고 결승에 진출한 경험이 있는 만큼 결코 무시하기 어렵다. 그만큼 상단 브래킷에서는 어느 팀이 4강에 진출하더라도 쉽지 않은 경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반면 하단 브래킷은 상대적으로 편한 대진이 만들어졌다. TES와 IG 모두 좋은 전력을 가지고 있지만 상단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지는 편이고, LYON의 경우는 8강에 진출한 팀들 중 가장 약한 전력으로 평가할 만하다.
국내 팀들 중 가장 좋은 대진을 받은 팀은 젠지다. 첫 상대인 LYON은 스위스 스테이지에서 이미 승리한 경험이 있다. 당시 한 세트를 내주기는 했지만 전력 차이가 제법 있는 팀인 만큼 8강에서 패배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8강에서 승리할 경우 4강 상대 역시 TES와 IG 중 한 팀이다. 두 팀 모두 만만한 상대는 아니지만 BLG와 T1, 디플러스 기아를 결승전까지 만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상당히 좋은 대진이 진행되는 셈이다.
반면 디플러스 기아는 다소 불편한 결과를 맞이했다. 스위스 스테이지에서 3승 무패를 기록하며 가장 먼저 8강 진출을 확정 지었음에도 첫 경기부터 BLG를 상대하게 됐기 때문이다.
물론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디플러스 기아가 더 안정적이다. 지난 EWC에서도 BLG에게 승리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BLG는 '빈'과 '나이트', '바이퍼' 등 강력한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마지막 한화생명전에서 보여준 경기력 또한 제대로 된 BLG로 돌아온 듯한 인상이다.
심지어 디플러스 기아가 승리한다고 해도 4강에서는 T1과 KC의 승자를 만나야 한다. 이 정도면 3승 무패라는 좋은 성적으로 8강에 진출한 메리트가 거의 없다.
반대로 젠지는 LYON에 이어 TES와 IG의 승자를 만나는 만큼 상당히 유리한 입장이다. 국내 팀 중에서는 가장 결승에 근접한 대진이라 할 만하다.
- 녹아웃 스테이지 전망
현재 8강에 오른 팀들 중 결승을 노려볼 만한 전력을 가진 팀은 젠지와 T1, 디플러스 기아, 그리고 BLG와 TES, IG 정도다. KC와 LYON은 다른 여섯 팀에 비해 전력이 떨어지는 만큼 4강 진출 자체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LYON은 '인스파이어드'를 제외하면 다른 선수들의 경기력이 상당히 떨어지는 팀이다. 운영도 답답하고 교전에서도 그리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마지막 LOS와의 경기에서도 첫 세트를 내줬고, 2세트 역시 47분이 넘는 장기전 끝에 가까스로 승리했다. 전력상 우위가 예상됐던 상대와도 졸전에 가까운 경기를 펼친 만큼 젠지에게 승리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생각된다.
그에 반해 BLG는 스위스 스테이지 후반부에 들어서면서 경기력이 상당히 좋아진 모습이다. 당초 MKOI에게 패하고 TES에게도 1대 2로 패하며 탈락 직전까지 몰렸지만 마지막 한화생명전에서는 전혀 다른 경기력을 보여줬다.
디플러스 기아가 이번 대회에서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BLG의 선수 체급과 최근 경기력을 생각하면 오히려 BLG가 조금 더 유리할 것으로 생각되는 매치다.

KC가 지난 EWC에서 T1에게 승리하기는 했지만 현재의 평균적인 경기력은 T1이 더 좋은 편이다. KC가 고점을 보여준다면 접전 양상도 가능하겠지만 현재로서는 T1의 4강 진출에 무게가 실린다.
결국 상단 브래킷에서는 BLG와 T1의 4강전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된다. 두 팀은 지난 MSI에서도 풀세트 접전을 펼쳤고, 당시에는 BLG가 승리한 바 있다. T1이 국제 대회의 5전제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는 팀이기는 하지만 현재 BLG의 경기력이 상당히 좋아졌다는 점에서 BLG의 승리 가능성이 조금 더 높다고 생각된다.
TES와 IG의 경기는 어느 한 팀의 우위를 쉽게 예상하기 어렵다. 두 팀 모두 이번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스위스 스테이지에서도 나란히 3승 1패를 기록했다. 다만 '369'가 긍정적인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고 다른 선수들도 기대 이상의 폼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TES의 승리를 보는 것이 타당하지 않을까 싶다.
특히 369의 경우 비자 문제로 주전 탑 라이너가 출전하지 못하면서 급하게 복귀했지만 과거의 좋은 경기력을 되찾은 모습이다. BLG와의 경기에서도 '빈'을 상대로 좋은 플레이를 펼쳤고, 팀의 역전승에도 크게 기여했다. 이 정도면 IG를 상대로도 충분히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만하다.

젠지 역시 LYON을 상대로 무난한 승리가 예상된다. 그만큼 하단 브래킷에서는 젠지와 TES의 4강전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 경기의 결과는 쉽게 예상하기 어렵다.
선수들의 기량이나 팀 전력으로 본다면 젠지가 더 좋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젠지는 지금까지 롤드컵에서 단 한 번도 결승에 진출하지 못했다. 국내에서는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도 정작 롤드컵에서는 8강과 4강 탈락을 반복했다.
매년 롤드컵에 참가할 때마다 항상 우승 1순위였고, '이번에는 다르다'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 팩트다. 한두 번의 실패라면 우연일 수도 있으나 수년간 비슷한 결과가 반복됐다면 결국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보는 것이 맞다. 다른 말로 한다면 어느 팀이라도 롤드컵의 젠지를 녹아웃 스테이지에서 만날 경우 전력 차이에 상관없이 승리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약간의 변수라면 이번에는 8강과 4강에서 LCK 팀을 만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만큼 이전보다 승리 가능성이 높기는 하다. 반면 지금까지의 행보에서 결승 진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평가된다.
심지어 올 시즌 롤드컵은 예상하지 못한 이변도 상당히 많다. LPL 1번 시드 AL이 3연패로 탈락했고, 한화생명 역시 8강에 진출하지 못했다. 그만큼 국내 리그에서의 성적이나 선수들의 체급이 국제전 결과까지 보장해 주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T1과 비교하면 이러한 차이는 더욱 두드러진다. T1은 정규 시즌에서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이더라도 롤드컵에서는 믿고 보는 팀이 됐다. 그만큼 롤드컵에서는 T1이 젠지보다 훨씬 더 좋은 팀이라는 의미다.

현재로서는 상단 브래킷에서 BLG와 T1, 하단 브래킷에서는 젠지와 TES가 결승 진출을 다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IG 역시 TES와의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충분히 결승 진출을 노려볼 만한 전력이다.
8강 경기는 11월 4일부터 7일까지 진행되며, 4강은 8일과 9일, 결승전은 15일 펼쳐질 예정이다. 모든 경기는 5판 3선승제의 싱글 엘리미네이션 방식으로 진행된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