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은 게임산업에 축복일까? 저주일까?

생성형AI, 게임 개발자 자리 대체할까
2023년 04월 04일 17시 33분 06초

최근 챗GPT로 대표되는 '생성형 AI'가 각광받고 있는 가운데, 특히 게임개발에도 생성형 AI가 활용될 전망이다.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는 최근 '구루 토크쇼 : 미래의 AI가 가져올 게임 분야의 혁신적 변화' 세미나에서 생성형 AI가 이르면 2~3년 이내에 게임 개발에도 활발히 활용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지난달 열린 ‘게임 개발자 콘퍼런스(GDC) 2023’에서 로블록스, 유비소프트 등 세계적인 개발사들은 앞다퉈 생성형 AI를 활용한 게임 시스템을 글로벌 시장에 선보인 바 있다.

송 대표는 이날 생성형 AI를 이용해 게임 스토리를 만드는 과정을 시연하기도 했다. 송 대표가 생성형 AI에게 '악당을 물리치는 3개의 스토리를 써줘', '왕국의 이름과 산맥, 강 이름을 정해줘', '주인공 이름은 ‘아델라이드’야 이제 나와 대화를 시작하자' 등의 요청을 하자 생성형 AI가 기본적인 스토리와 주인공의 성격까지 구현한 답변을 내놨다.

송 대표는 게임 개발에 AI를 활용하면 게임 개발 인력을 대폭 줄일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소규모 게임 개발사가 많아지고 더욱 다양한 시도도 가능해질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트리플A급 대작 개발에 통상 300명의 인력이 5년간 투입됐다면, 향후 10~20명 인원으로 1년이면 신작 게임을 만들어내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좌)엑스엘게임즈 송재경 대표 (우)유니티 마크 위튼 수석부사장

유니티의 마크 위튼 수석부사장은 지난 GDC에서 생성형 AI가 게임 산업의 생산성을 최대 100배 가까이 높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생성형 AI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방식으로 세상을 크게 변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하고 그만큼 게임 개발 문턱이 낮아지면서 보다 많은 크리에이터가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니티는 지난 GDC2023에서 새롭게 통합된 유니티 그로우(Unity Grow) 제품군과 개발자가 게임을 개발할 때 리소스를 최적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다양한 새롭고 업데이트된 툴 및 솔루션을 공개한 바 있다. 또 캐릭터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해 페이셜 애니메이션(facial animation)을 자동화하는 AI 및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ML) 기반 지바 페이스 트레이너(Ziva Face Trainer)가 현재 오픈 베타로 공개되어 있다.

유니티는 올해 하반기 중 생성형 AI 도구를 선보일 예정이다. 위튼 부사장은 "우리는 크리에이터가 기존 작업 과정에 생성형 인공지능을 통합할 수 있도록 개방형 인공지능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머신러닝과 인공지능을 토대로 한 시험 버전 툴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위튼 부사장은 "생성형 인공지능은 크리에이터와 아티스트가 5배, 10배, 100배 이상의 생산성을 실현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그동안 인간과 꼭 닮은 디지털 휴먼을 만드는 데 6명에 달하는 아티스트가 4∼5개월 동안 밤낮없이 작업해야 했다면,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할 경우 수분 만에 작업을 끝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대규모 게임을 만들 때도 생성형 AI의 활약이 대단할 전망이다. 위튼 부사장은 "숲을 가상으로 만든다고 할 경우 보통 나무를 하나하나 심는 것부터 생각하지만 이들은 관점부터가 다르다"며 "그 숲에 일어나는 일련의 현상을 관찰하고, 숲의 변화를 하나하나 다 사진으로 찍고 데이터를 축적한 뒤 전체적인 맥락을 잡아 디테일을 하나하나 세밀하게 잡아간다"고 설명했다.

지금처럼 배경아티스트가 인위적으로 가상 공간에 일일이 나무를 배치하는 것이 아니라, AI가 나무의 간격이나 나무 사이로 비치는 햇살, 그림자, 자연광의 효과 등을 자동으로 분석하고 시뮬레이션하여 거대한 숲을 쉽고 간단하고 자연스럽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생성형 AI의 보급이 가시화 됨에 따라 회사들은 경비 절감에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며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반대로 개발자들의 불안감은 높아지고 있다. 캐릭터 디자인, 시나리오 디자인, 배경 디자인. 레벨 디자인은 물론 프로그래머 등 전방위적인 분야에서 AI에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이유다.

실제로 챗GPT를 활용하여 코딩을 하거나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모습은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유튜브에 올라온 관련 영상에는 "어지간한 신입보다 말귀를 잘 알아먹는다", "코딩하기 전에 챗GPT로 밑그림을 그려놓고 해도 될 정도", "고급 개발자만 살아남는 시대가 멀지 않은 것 같다", "AI로 생산성이 압도적으로 올라가면 소수의 정예만 살아남을 것"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챗GPT로 만든 Ping Pong Game (화면 캡처=유튜브, 달려라 파이썬)

그러나 'AI는 도구일 뿐'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AI에게 명령을 하는 것은 어쨌든 사람이거니와 마지막으로 이용자에게 전달하는 콘텐츠는 반드시 ‘사람’의 손을 거쳐야 한다는 것.

송재경 대표는 "캐릭터의 대화나 스토리, 전반적인 세계관 등에는 AI를 적용할 수 있을지 몰라도 게임의 밸런스나 리워드 설계 등의 영역에는 ‘휴먼 리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결국 게임 개발에 있어 AI는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닌, 편의성을 향상시키는 도구로 활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개발자 양성에 공을 들이고 있는 크래프톤의 장병규 의장 역시 "기술이 발전하면서 챗GPT 등과 같은 도구는 계속 나올 것으로 생각된다. 이 도구들이 SI 개발자 일자리를 많이 뺏어 갈수도 있다”며 “그러나 챗GPT는 도구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아무리 좋은 도구라고 해도 누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국 ‘장인’이 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병사 / 754,117 [04.04-09:42]

개발비가 많이 절감되어서 좋겠군요.
그러면 게임 가격도 조금은 저렴해질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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