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로스의 근처로 아르거스를 끌어온 만행에 대해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것이냐는 카드가의 물음이 던져지고, 때론 운명의 손을 잡아 끌어야 한다고 답한 일리단 스톰레이지가 이야기의 군단 후반부에 들어서 이야기의 중심이 된다.
앞서 살게라스가 군단을 이끌 지휘관을 찾을 때 눈에 든 에레다르 종족의 고향인 아르거스는 찬란한 문명을 꽃피웠던 행성이다. 수도 마크아리를 기점으로 오랜 세월 벨렌, 아키몬드, 킬제덴으로 이뤄진 삼두정의 통치를 받아온 에레다르는 삼두정을 회유하며 그들을 포섭한 살게라스에 의해 둘로 찢어지고 만다.
후에 드레나이로 불리게 되는 타락하지 않은 에레다르들과 벨렌이 떠난 뒤 아르거스는 만아리 에레다르와 불타는 군단의 소굴로 변질되어 이전의 아름답고 찬란한 모습은 일부에서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피폐한 행성으로 전락했다. 그리고 2만 5천 년의 세월이 지나 군단과의 결전을 위해 마침내 삼두정의 일원, 드레나이의 지도자 벨렌은 그리운 고향 아르거스로 귀환한다.
대기술병 로뮬이 제작한 드레나이 우주선 구원호에 탑승하고 아르거스를 누비는 용사들은 크로쿠운과 마크아리, 안토란 황무지를 넘나들며 군단과의 마지막 싸움을 준비한다. 한편, 어둠의 문을 넘은 뒤 행적이 묘연했던 투랄리온과 알레리아 윈드러너 부부가 빛의 군대의 지휘관이 된 모습으로 드디어 아제로스의 용사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그들은 진영을 막론하고 아제로스의 용사들과 함께 힘을 합쳐 군단과의 싸움을 이어간다.
투랄리온의 전언
■ 크로쿠운의 크로쿨
벨렌의 탈출 이후 아르거스에 잔류하면서도 타락하지 않은 소수의 생존자들이 뒤틀린 에레다르인 크로쿨로 변해 살아가는 크로쿠운에서 크로쿨로 구성된 아르거스 세력단과 조우하며 그간 이름과 소문만 무성했던 대총독 투랄리온과 그 아내 알레리아 윈드러너와도 마주친다. 또한 살게라스의 타락한 수하 티탄 아그라마르와도 만나 도망치기도 한다.
마크아리와는 달리 이미 황폐화된 지역으로 지옥 마력의 영향을 받은 녹색 용암이 즐비하며 악마들과 맞서던 용사는 투랄리온과 알레리아의 아들 구원자 아라토르가 짧게나마 재회하는 장면을 목격한다. 한편 윈드러너 자매 중 하나이며 그의 이모인 베리사 윈드러너는 아라토르와 함께 알레리아 윈드러너에게 실바나스 윈드러너가 어떻게 변했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기 어려워한다.
용사들은 투랄리온과 함께 나루 함선 제네다르가 추락한 으스러진 땅에서 제네다르 내부에 성공적으로 진입, 중상을 입은 고대 나루 제라를 구출해낸다. 구출된 제라는 구원호로 이동하고, 그녀가 선택한 일리단 스톰레이지에게 빛의 선물을 반강제적으로 주입하려 들다 빛의 선물을 거부한 일리단의 지옥 안광을 맞고 죽임을 당한다.
이어 한참을 다이아몬드 석상으로 변했다가 아제로스의 대변자로서 돌아온 전 드워프 군주 마그니 브론즈비어드가 아르거스에 아제로스와는 달리 상처받고 부서진 티탄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전하며 빛의 군대가 나스락사스 요새를 점령하는 과정에서 실제로 타락한 티탄 아그라마르가 등장하며 전언이 사실로 밝혀져 이에 대비하게 된다.
■ 찬란했던 수도 마크아리
아르거스의 보석이라고도 불렸던 에레다르 문명의 수도 마크아리는 아르거스의 이동 가능한 지역 중 그나마 가장 밝은 분위기를 가지고 이전의 모습을 유지한 장소다.
티탄 아그라마르를 목격하고 이를 대비하기 위해 강력한 유물인 삼두정의 왕관의 나머지 두 인장을 찾으러 마크아리로 향한다. 그중 하나인 예언의 눈은 예언자 벨렌이 소유하고 있으며 다른 두 개의 인장은 킬제덴과 아키몬드가 가지고 있다가 타락할 때 그대로 버려져 이를 찾아다니는 것이 마크아리의 주된 이야기 갈래 중 하나다.
벨렌과 함께 용사들은 빛의 군대와 함께 마크아리의 각 지역에서 인장을 찾아나선다. 장원에서는 건방진 문지기를 상대하고 뒤틀린 수송관을 보수하는가 하면, 마력을 섭취하는 동물인 판타라의 뱃속에서 아르카나를 수집하기도 한다. 이후 감시자 쿼람을 통해 아키몬드의 세 가지 시험을 받아 통과하면 그가 소유했던 각성의 인장을 회수할 수 있다.
이후 킬제덴의 지식의 인장을 찾기 위해 나서지만 각성의 인장 회수와 동시에 아르거스 전체에 그들의 행적이 알려지고 안토러스의 눈에 주시당해 일거수일투족이 드러나는 등 갑작스럽게 긴박한 상황에 빠지게 된다. 이후 선발대를 구출해내면서 삼두정의 권좌에 킬제덴이 남긴 지식의 인장이 있다는 것을 알아내며 그곳에 나루 르우라 또한 공허의 존재로 타락한 채 남아있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한편 총독 네자르와 공허의 힘을 받아들인 에테리얼 세력 어둠수호병이 침공하는 아이솔론 지역의 영향으로 크로쿨들이 공허에 물들어 미쳐버리고 삼두정의 권좌에서 벨렌의 뒤를 이어 지식의 인장을 찾아나섰던 알레리아는 크로쿨 아르카안을 만나 공허 군대 침략의 편린을 목격, 그와 함께 공간 방랑자라는 에테리얼의 속삭임에 반응해 공허를 다루는 법을 터득한다. 공허에 접하고 미치지 않은 존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위험한 힘을 다루는 만큼 공허 엘프의 수장이 될 알레리아 윈드러너의 미래가 밝지만은 못하다.
■ 최후의 싸움, 안토란 황무지
인장 세 개를 모두 되찾고 더 강해진 구원호를 위시한 빛의 군대와 아제로스의 용사들은 살게라스가 기다리는 '안토러스-불타는 왕좌'가 위치한 안토란 황무지로 향한다.
투랄리온과 함께 안토란 황무지의 세 군단 거점에 공세를 가하고, 안토러스로의 길이 열리자 불타는 군단과의 결전을 앞둔 군세는 안토러스로 향한다. 안토러스는 아르거스의 핵에 위치한 힘의 권좌로 살게라스가 전 우주를 약탈하는 불타는 성전을 주도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아르거스에 위치한 불타는 군단의 근거지인 안토러스는 안토란 황무지의 일부와 행성 내부 티탄사원의 두 테마로 구성됐다. 이곳에서 군단척결군과 빛의 군대는 불타는 군단의 충격적인 동력원과도 마주한다.
안토러스로 진군하는 군세를 막기 위해 빛의 틈에서는 아르거스의 핵 심층부에서 제작된 전쟁 기계 가로시 세계파괴자와 불과 어둠이 주입된 살게라스의 애완견 프하르그와 샤투그, 에레다르 문명의 전성기에 설립돼 아르거스를 수호하며 평화를 유지하던 의회에서 능숙한 전술로 불타는 성전을 이끌어 세계를 짓밟는 악당으로 변모한 안토란 총사령부가 연합군을 막아섰으며 요새 깊은 곳에 위치한 금지된 내리막에서는 군단 차원문 집결지를 관리하는 차원문 수호병 하사벨, 생명의 어머니 이오나의 정수를 지키기 위해 분투하는 이오나의 성역, 모아그 현상금 사냥꾼이자 군단의 추적자인 이모나르를 지나 희망의 끝에 도달해 군단 최고 기술자 킨가로스와 리치왕 굴복의 임무에서 실패해 고문을 당한 처참한 모습의 바리마트라스, 그를 고문하는 고문관 쉬바라의 집회를 쓰러뜨린다.
사멸자 아르거스
이후 판테온의 권좌에 진입한 그들의 앞을 가로막는 것은 앞서 크로쿠운에서 등장했던 타락한 티탄 아그라마르였다. 판테온의 고귀한 복수자였던 아그라마르는 살게라스에게 살해된 후 타락한 티탄이 되어 그를 섬겼다. 아그라마르의 막강한 힘을 이겨낸 연합군의 앞에 마지막으로 등장한 것은 의외로 살게라스 본인이 아닌 사멸자 아르거스로, 아르거스 행성의 세계혼에 의해 창조되고 불타는 군단에 의해 타락해 힘의 근원으로 전락한 존재이며 그를 무찌른 후 아만툴을 비롯한 판테온들이 모두 힘을 모아 아제로스에 들러붙어 아제로스 세계혼을 유혹하던 살게라스를 다시금 판테온의 권좌에 봉인하는 데 성공했다.
영겁의 시간 동안 온 우주를 공포에 떨게 했던 살게라스와 그의 불타는 군단이 마침내 힘을 잃은 것. 살게라스는 봉인되려는 와중에도 마지막 발악으로 실리더스에 자신의 검 고리발을 꽂아넣고 아제로스에 큰 상흔을 남긴다. 봉인된 살게라스에게는 간수가 필요하다며 화려한 부활을 했던 일리단 스톰레이지가 자진해 살게라스를 영원히 감시하기로 결정해 일리단의 긴 여정도 일단락된다.
비로소 워크래프트 IP 역사상 가장 길게 이어진 불타는 군단과의 대립이 끝나면서 진정한 의미로 '불타는 성전'이 종결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