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7일, 한국이스포츠협회 산하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지난 3월 말부터 불거진 ‘룰러’의 ‘조세 회피’ 건에 대해 징계 안건을 심의, 룰러 선수에게 사회봉사 40시간, 그리고 징계부가금 20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박재혁 선수 징계에 대한 한국이스포츠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 입장문
한국이스포츠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2026년 5월 28일 개최된 위원회에서 박재혁 선수(Gen.G Esports 소속)에 대한 징계 안건을 심의하고, 박재혁 선수에게 사회봉사 40시간 및 징계부가금 2,000만 원을 부과하기로 의결하였습니다.
본 건은 2026년 3월 26일경 조세심판원 결정문이 공개된 이후, 박재혁 선수에 대한 과세처분 및 불복 취지 조세심판의 청구 기각 사실과 관련하여 e스포츠의 명예와 신뢰가 훼손되었다는 취지의 신고가 스포츠공정위원회에 다수 접수되면서 심의가 개시되었습니다.
위원회는 신고 접수 이후 징계 심의 회부 여부를 검토하였고, 본 사안이 징계 심의 대상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후 박재혁 선수 측이 제출한 자료와 출석 조사를 통한 직접 심문 내용 등을 토대로 수차례 위원회를 개최하여 본 사안을 종합적으로 검토·심의하였습니다.
박재혁 선수는 2018년부터 2021년까지의 종합소득세 등과 관련한 과세처분에 불복하여 2023년 8월 2일 심판청구를 제기하였으나, 2024년 7월 8일 해당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조세심판원은 박재혁 선수가 부친에게 지급한 인건비와 관련하여 부친이 매니저 역할을 수행하였다는 점을 입증할 객관적 자료가 불충분하다고 보았고, 주식 명의신탁과 관련해서도 명의신탁 사실이 인정되는 가운데 조세회피 목적 외의 다른 뚜렷한 이유가 있었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위원회는 제출된 자료를 토대로 박재혁 선수가 과세관청의 경정·고지에 따른 세액을 모두 납부하였고, 명의신탁된 주식 역시 환원하였음을 확인하였습니다. 다만, 위원회는 본 사안으로 인해 발생한 사회적 논란, 국가대표 경력이 있는 프로 e스포츠 선수에게 요구되는 사회적 책임 및 품위 유지 의무, 그리고 e스포츠에 대한 사회적 신뢰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본 사안을 심의하였습니다.
박재혁 선수는 국내외 리그에서 장기간 활동해 온 대표적인 프로 e스포츠 선수로서, 경기 내 기량뿐 아니라 팬과 대중의 신뢰 속에서 활동하는 공적 성격의 직업인입니다. 또한 리그 오브 레전드 국가대표로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획득하고,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대한민국 e스포츠를 대표하는 선수 중 한 명입니다. 이를 고려할 때, 박재혁 선수는 소속 구단이나 특정 리그의 범위를 넘어, e스포츠 종목 전반의 이미지와 신뢰 형성에 있어 상당한 사회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으며, 국가대표 경력을 보유한 선수로서 높은 수준의 품위 유지 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위원회는 높은 대중적 인지도와 공적 상징성, 사회적 책임을 가진 선수가 조세회피와 관련된 과세처분을 받고, 이에 대한 불복 절차에서도 청구가 기각된 사실이, 단순히 선수 개인에 대한 평가에 그치지 아니하고 e스포츠계 전반에 대한 윤리성과 사회적 신뢰에 관한 문제로 인식될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실제로 본 사안은 팬들의 신고와 상당한 사회적 논란을 야기하였으며, e스포츠계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저하시킬 수 있는 사안으로 평가되었습니다.
이에 위원회는 박재혁 선수의 행위가 행위 당시 시행되던 e스포츠공정위원회 규정(2021. 11. 29.) 제33조 제1항 제4호의 “e스포츠인으로서의 품위를 심히 훼손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같은 규정 제35조 제1항 및 제46조에 따라 본 사안의 내용과 경위, 박재혁 선수의 지위 및 사회적 영향력, 사회적 물의의 정도, e스포츠계에 대한 신뢰 회복 및 재발 방지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였습니다. 아울러 과세관청의 부과세액이 모두 납부된 점, 명의신탁된 주식이 환원된 점, 형사절차로 이어진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점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였습니다. 그 결과 사회봉사 40시간 및 징계부가금 2,000만 원의 징계를 의결하였습니다.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이번 결정이 e스포츠가 사회적 신뢰를 기반으로 성장하는 제도권 스포츠로서 선수와 관계자에게 요구되는 책임과 윤리의 기준을 분명히 확인하기 위한 것임을 밝힙니다.
앞으로도 위원회는 e스포츠인의 품위와 공정성, 팬과 대중의 신뢰를 훼손할 수 있는 사안에 대하여 관련 규정과 절차에 따라 공정하고 신중하게 심의할 것입니다. 아울러 선수와 관계자들이 경기 외 영역에서도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도록 필요한 제도적 점검과 예방적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습니다.
2026년 6월 17일 한국이스포츠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 |
룰러의 조세 회피 건은 4월 한달 간, 그리고 지금까지도 뜨거운 감자가 된 주제다. 비록 범죄는 아니지만 공중파 뉴스와 일간지에 등장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았고,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면제를 받은 선수가 조세 회피를 했다는 점에서 유저들의 지탄이 이어졌다.
특히나 공식 석상에서 선수와 팀 모두 한 번도 입장 발표를 하지 않다 보니 수많은 팬들의 마음이 돌아서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LCK 팬들의 경우 과거 젠지가 ‘하나의 중국 지지’ 사건처럼 조용히 넘어가는 상황과 마찬가지로 이번 사건 역시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에 분노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참고로 지금도 공식 석상에서의 입장 발표는 없다.

SNS 등에 올린 입장문이 전부다
여기에 LCK 조사위원회의 ‘징계 없음’ 판단이 더더욱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무엇보다 조사위원회 구성 자체가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민심과 동 떨어진 조사 결과로 인해 수많은 이들이 불만을 토로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심지어 조사위원 전원 만장일치, 세부적인 평가 내용 미공개로 인해 더더욱 신뢰가 가지 않았고 말이다.
반면 이번 한국이스포츠협회의 징계는 지극히 정상적이다. 만약 LCK 자체에서 징계가 있었다면 별도의 징계가 내려지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LCK의 ‘징계 없음’이 결국 수 많은 이들이 한국이스포츠협회에 조사를 요구하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한국이스포츠협회의 입장문에서도 확인이 가능하지만 협회는 룰러의 세금 관련 문제(조세 회피)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e스포츠계 전반의 명예와 신뢰를 훼손했다고 봤다.
특히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그리고 병역 면제라는 점에서 품위 유지 의무를 저버린 것으로 판단했다.
- 과연 두 단체가 다른 판단을 한 이유는?
사실 LCK의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 대부분의 팬들은 경징계 수준을 예상했다. 하지만 결과가 ‘징계 없음’으로 나왔고, 이는 e스포츠의 상위 단체인 한국이스포츠협회에 많은 이들이 신고 접수를 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한국이스포츠협회는 LCK와 달리 이 사건을 e스포츠 전반의 신뢰 문제로 접근해 징계 처분을 내렸다. 직접적인 관계는 없다고 하지만 이 사건 이후 실제로 공익근무를 하는 선수들에게 대회 출전 허가가 내려지지 않는 경우도 발생했고, 이번 조세 회피가 국민들에게 e스포츠에 대한 우려로 번지는 상황도 이어졌다.

협회 입장에서는 이러한 부분들로 인해 한국 e스포츠에 긍정적이지 못한 영향력을 제공했다고 판단해 징계를 내린 상태다. 여기에는 LCK가 징계를 내리지 않으면서 많은 팬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결과라는 부분 역시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생각된다.
반대로 LCK는 내부 규정을 상당히 좁게 해석해 면죄부를 줬다. 이러한 판단에는 리그를 운영하는 주체의 입장에서 참가 팀에게 부정적인 결과를 주는 것이 다소 껄끄러운 상황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어쨌든 이번 한국이스포츠협회의 징계로 인해 유저들 입장에서는 지난 LCK의 징계 없음 상황에 대한 불만이 조금이나마 해소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실제 각종 커뮤니티에서도 이를 긍정적으로 보는 의견이 많은 모습이다.
특히나 정체도 공개되지 않은, 심지어 e스포츠에 대한 지식이 어느 정도인지도 의심스러운 ‘조사위원’ 보다는 한국이스포츠협회가 여러 모로 더 공신력 있고 정확한 판단을 내렸을 것으로 판단되고 말이다.
아직 룰러나 젠지의 공식 입장은 나온 바 없다. 협회는 7일 내 징계에 대한 이의신청 기간을 둔다고 명시했지만 현재로서는 이의를 신청할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된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