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단 네 경기가 남았다. 그리고 오늘 경기는 결승전 다음으로 중요한 매치다. 승리한 팀은 LCK 컵 결승전 진출을 확정 짓는다.
T1이 한화생명e스포츠와의 1라운드 경기에서 아쉽게 패배를 기록하며 탈락하면서 사실상 이번 승자전 경기는 디플러스 기아와 한화생명e스포츠, 그리고 젠지와 T1의 LCK 컵 전력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경기가 됐다. 과연 오늘 경기의 승자는 누가 될까.
- 디플러스 기아 전력 분석
디플러스 기아는 지금까지 팀 적으로 준수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베릴’이 오더를 전담하게 되면서 한층 경기력이 올라온 ‘쇼메이커’, 작년 시즌보다 나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루시드’, 여기에 언제나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는 ‘에이밍’까지 충분히 만족스러운 모습이다.
다만 신인 ‘시우’는 분명 변수가 있는 선수다. 신인 치고는 현재 좋은 플레를 보여 주고 있지만 말 그대로 ‘신인 치고는’ 이지, 탑 급의 실력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킹겐’과의 매치에서도 상당히 고전했고 아직까지는 경험도 부족하다. ‘베릴’ 또한 뇌지컬적인 부분이나 다양한 운영 능력에 있어서는 분명 충분히 실력이 검증된 선수다. 그러나 나이에 따른 피지컬의 저하, 그리고 간간이 보이는 저점 플레이가 있어 안정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어쨌든 지금까지는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이며 전승을 하고 올라온 상태지만 이 경기는 조금 다를 수밖에 없다. 그룹 대항전에서 한화생명e스포츠에게 승리를 거두기는 했어도 그 당시와 현재의 팀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 한화생명e스포츠 전력 분석
조금씩 달아오르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어느 정도 뜨거운 상태가 됐다.
한화생명e스포츠는 LCK 컵 초창기의 평가가 무색할 정도로 현재 팀 전체의 합이 상당히 올라와 있다. 이제는 어느덧 팀의 중심이 잡힌 느낌이며 그러한 만큼이나 선수들의 폼도 좋고 경기력 또한 상승했다.
여기에 T1과 젠지전을 모두 풀세트로 치루고 올라오면서 선수들의 경기력은 물론이고 어느 정도 교통 정리도 마무리 된 모습이다.
‘제우스’와 ‘바이퍼’는 최상급의 플레이를 펼치고 있고, ‘제카’ 또한 이제는 1인분 이상을 해주고 있는 모양새다. ‘딜라이트’ 역시 준수한 플레이를 펼치고 있는 중이다.
다만 ‘피넛’의 실력은 아직도 의문이다. 지난 젠지전에서도 전혀 나아지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캐니언’도 덩달아 못해서 크게 드러나지 않았을 뿐 제대로 연습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 만한 정도다.
지난 T1전 5세트에서 아무무로 경기가 끝나는 것을 막았다고는 하지만 그 정도까지 경기가 벌어진 자체가 피넛의 아무무가 무색 무취의 플레이를 한 것이 컸다. 심지어 ‘케리아’가 실수를 하지 않았다면 5세트에서 그대로 T1이 승리하게 되었을 만한 경기였지 피넛의 공이라고 보기 어렵다.
- 양 팀 전력 분석
디플러스 기아가 현재 좋은 경기력과 선수들의 폼을 바탕으로 올 시즌 상당히 좋은 전력을 갖추고 있기는 하나, 경기력이 올라온 한화생명e스포츠 또한 이에 결코 뒤지지 않는 상태다.
정확히 말한다면 체급 자체는 한화생명e스포츠가 더 높은 만큼 현재 상태에서는 오히려 디플러스 기아보다 한화생명e스포츠의 전력이 더 낫다고 평가된다.
가장 많은 차이가 나는 것은 역시나 탑이다. 현재 제우스는 왜 제우스가 세체탑 소리를 듣는지를 확인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기인’이나 ‘도란’처럼 어느 정도 급이 있는 선수라면 그나마 비슷한 싸움을 할 수 있겠지만, 아쉽게도 시우는 이제 막 1군에 데뷔한 신인이다. 경험은 물론이고 현재 실력 또한 제우스에게 미치지 못한다.
특히나 제우스는 지금까지 시도된 수많은 ‘제우스 죽이기’에 단련이 된 몸이다. 그러한 가운데서도 좋은 플레이를 이어가고 있다. 심지어 한화생명e스포츠에서는 자신이 반드시 캐리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도 없다. 그러한 만큼이나 탑에서는 제우스의 압도적인 우위가 예상된다.
반면 정글은 루시드의 승리다. 현재 폼이 좋기도 하지만 피넛이 대책이 없을 정도로 존재감이 없는 플레이를 보여 주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뇌지컬에 기반한 피넛의 영리한 플레이가 있기는 하나 현재 메이킹이나 피지컬 모두 루시드가 앞서 있는 만큼 어떻게 봐도 디플러스 기아의 우위가 예상된다.
미드의 경우는 어느 정도 비슷한 수준이라고 평가되지만 현재 쇼메이커의 폼이 제카에 비해 조금 더 낫다고 생각되기에 미드 라인 역시 디플러스 기아가 조금 더 앞선다.
다만 상체 전반으로 봤을 때는 워낙 탑 라인의 차이가 명확하게 갈리는 만큼 한화생명e스포츠의 힘이 조금 더 높지 않을까 싶다. 특히나 이러한 평가는 현재 피넛의 저점을 기반으로 한 것이다 보니 피넛의 플레이가 조금이라도 나아진다면 그 차이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바텀 역시 한화생명e스포츠의 약 우세가 예상된다. 원딜의 경우 바이퍼가 조금 더 좋은 모습이지만 사실상 현재 바이퍼나 에이밍 모두 상당히 좋은 경기력과 폼을 보이고 있어 크게 차이가 나는 수준은 아니다.
반면 현재의 딜라이트와 베릴은 교전 능력이나 피지컬적인 부분에서 딜라이트가 많이 앞선다. 베릴이 강점이 있는 것은 운영에 의한 부분이지, 그 외의 부분은 분명 딜라이트의 우위로 봐도 좋을 정도로 딜라이트 역시 폼이 상당히 좋다.
물론 베릴의 가세가 팀 전력 상승에 큰 도움이 된 것은 맞다. 다만 이러한 시너지가 이미 팀 전력에 적용이 된 상태로 양 팀의 전력 평가가 된 것이라고 보면 된다. 실제 플레이는 어떻게 봐도 현재의 딜라이트가 앞선다.
전체적으로 상체와 하체 모두 한화생명e스포츠의 약 우위가 예상되는 만큼 전력 평가에서도 한화생명e스포츠의 우위가 점 쳐진다. 실제 승부 예측 등에서도 한화생명e스포츠가 ‘정배’의 위치에 있는 상황이다.
다만 운영적인 측면에서는 디플러스 기아가 더 나은 부분이 있고, 전력 차이 또한 크지 않기 때문에 밴픽이나 전략, 그리고 선수들의 당일 컨디션에 따라 충분히 뒤집힐 만한 여지가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세계 최고 수준의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는 한화생명e스포츠와 전력에서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도 현재 디플러스 기아의 폼이 좋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 실제 경기 분석
일반적인 스포츠 경기에서도 통상적으로 통용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통계와 징크스다. 예를 들어 이상하게 특정 팀에게 강하다거나 특정 상황에 힘을 발휘하는 경우 등 전력과 같은 객관적인 요소로는 설명하기 힘든 부분들이 존재한다.
이러한 부분에서 한화생명e스포츠는 상당히 강력한 징크스를 가지고 있다. 24 시즌이 시작된 이래 롤드컵은 물론이고 LCK 컵 2라운드까지 5전제로 진행된 경기에서 1세트를 모두 승리했다는 것이 그것이다. 상대가 젠지던 BLG던 첫 세트는 무조건 승리했다. 24년부터 5전제 경기에서 어떤 팀도 한화생명e스포츠에게 첫 세트를 따내지 못했다.
심지어 지난 24 서머 시즌 결승전 1세트에서는 패색이 짙은 경기를 제카와 바이퍼의 초특급 슈퍼 플레이와 판단으로 역전승했다. 이 정도면 한화생명e스포츠의 1세트 승리 공식을 하늘이 만들어 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같은 조건으로 5세트까지 가는 경기에서 한화생명e스포츠에게 승리한 팀도 전무하다. 풀세트 접전 상황에서 한화생명e스포츠는 모두 승리했다. 덕분에 한화생명e스포츠가 패배한 경기는 첫 세트를 승리하고 내리 2~4세트를 패배한 경우 뿐이다.
생각보다 스포츠 경기에서 이러한 징크스는 잘 깨지지 않는다. 디플러스 기아가 이를 뒤집고 1세트에서 승리를 거둘 지를 보는 것도 나름의 관전 포인트다.
실제 플레이 면에서 본다면 한화생명e스포츠는 꽃놀이 패를 2개나 가지고 있는 양상이다. 상대가 제우스를 견제한다면 바이퍼가 해주고, 바이퍼를 견제한다면 제우스가 해준다. 심지어 이 두 선수는 쫄쫄 굶어도 한 사람 몫 이상을 해주는 선수다. T1과 젠지 모두 한화생명e스포츠에게 고전을 한 이유다.
반면 디플러스 기아는 빠른 템포가 장점인 팀이다. 루시드의 플레이가 그러하고 시우 역시 신인의 패기로 템포 빠른 경기를 펼친다. 에이밍 또한 공격적인 성향이 강한 만큼 상대를 압박하는 플레이가 많이 나오는 편이다. 쇼메이커 역시 활발하게 움직이며 수적인 우위를 만들어 준다.
디플러스 기아의 템포 빠른 플레이가 잘 먹혀든다면 디플러스 기아에게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 반대로 한화생명e스포츠의 경우는 제우스와 바이퍼 중 한 선수만 잘 성장해도 경기의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
한화생명e스포츠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피넛의 폼이 좋지 않은 만큼 루시드를 견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만약 피넛이 한 사람 몫의 플레이만 해 준다면 이 경기는 손쉽게 한화생명e스포츠가 가져갈 공산이 크다. 반면 이전 경기들처럼 0.5인분을 하는 데 그친다면 디플러스 기아의 승리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진다. 특히나 현재 공격적인 성향이 강한 자이라나 니달리 등은 한화생명e스포츠에게 함정 픽으로 여겨질 정도로 피넛의 현재 폼이 바닥인 상태다.
디플러스 기아의 경우는 쇼메이커가 플레이의 핵심이다. 이번 LCK 컵에서 쇼메이커는 미드 자체의 플레이도 준수하지만 다른 라인에 대한 케어도 상당히 잘 해주고 있다. 어찌 보면 T1에서 ‘페이커’가 하고 있는 역할을 어느 정도 해주고 있는 느낌이다.
그러한 만큼 쇼메이커가 활개를 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진다면 디플러스 기아에게 상당히 유리한 상황이 연출될 것으로 보이며, 반대로 쇼메이커의 은신 폭이 좁아질수록 한화생명e스포츠의 승리 가능성은 커질 것으로 생각된다.
결론적으로 이 경기는 어느 팀이 승리해도 이상하지 않은 매치다. 물론 오늘 경기를 치룬 이후에는 확실히 우열이 드러나겠지만 적어도 아직까지는 어느 팀이 확실히 강하다고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다만 현재 제우스와 바이퍼의 폼이 좋고 탑 라인의 차이가 상당히 큰 만큼, 그리고 워낙 한화생명e스포츠가 1세트에 강점을 보이다 보니 이 경기는 한화생명e스포츠의 승리를 예상하는 것이 합리적인 판단으로 생각된다. 그러한 만큼 현재로서는 한화생명e스포츠의 3대 1 승리가 유력해 보이며, 경우에 따라 풀세트까지 가는 경기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참고로 최근의 데이터에 기반한 방식으로 접근한다면 1세트는 한화생명e스포츠의 승리가 매우 유력하다. 반대로 2세트는 디플러스 기아의 승리 가능성이 높다.
만약 1세트에서 디플러스 기아가 승리할 경우 이 경기는 최종적으로 디플러스 기아의 승리로 마무리될 확률이 매우 높다. 또한 한화생명e스포츠가 1세트, 디플러스 기아가 2세트를 승리한 경우 3세트를 승리한 팀이 최종 승자가 될 가능성도 크다.
어느 한 팀이 첫 2세트를 가져간다면 그 팀의 승리 역시 확실시된다. 당연히 2세트를 먼저 가져온 만큼 유리한 것도 맞지만 두 팀 모두 근래에 진행된 5전제 경기에서 첫 두 세트를 패하고 역전한 적이 단 한번도 없기 때문이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