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시즌 롤드컵도 이제 4일(한국시간) 후면 대단원의 막이 열린다. 이번 시간에는 국내 팀을 제외한 팀들 중 8강 진출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으면서도 국내 팀들에게 위협이 될 수 있는 주요 팀들을 알아볼까 한다.
■ LPL
LPL은 LCK와 라이벌 관계에 있는 리그이면서 국내 팀들에게 가장 위협적인 팀들이 모여 있는 리그다.
실제로 20 및 21 시즌 모두 LPL 팀과 LCK 팀이 결승에서 격돌했고, 결국 1승 1패씩을 나눠 가졌다. 이번 시즌 역시 결승은 이 두 리그의 팀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으며 조별 스테이지에서도 조 1위 진출인지, 2위 진출인지가 LPL 팀들과의 상대 전적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있다.
- 징동(JDG)
현재 LPL 최강 팀이자 젠지와 함께 22시즌 롤드컵의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는 징동은 젠지와 비슷한 점이 많은 팀이다. 물론 EDG가 젠지와 가장 흡사한 팀이기는 하지만 징동 역시 스타일이 비슷하다. 어찌 보면 이번 바뀐 메타에서 많은 수혜를 받은 팀이기도 하다.
징동은 올 시즌 초 탑 라이너 줌을 TES로 보내고 반대로 TES의 탑 라이너였넌 369를 영입했다. 줌의 경우 그다지 큰 활약을 하지 못하고 TES에서도 실패한 반면, 369는 스프링 시즌 다소 적응에 어려움이 있는 느낌이었으나 서머 시즌에서는 당당히 LPL 퍼스트 팀 탑 라이너로 선정되었다.
카나비 역시 21시즌 상당한 부진을 겪었으나 22시즌에는 스프링 시즌 퍼스트 팀, 서머 시즌 세컨드 팀에 선정되는 등 폼이 올라온 모습이다.
단점이라면 생각보다 징동 선수들이 간간히 경기를 말아먹는, 엄청난 저점을 보이는 경기들을 보여 준다는 것. 반면 선수들의 기본 체급이 높다 보니 세트 패배는 있을 수 있지만 경기 자체는 승리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있다.
20시즌 TES에 밀려 2시드를 획득했던 징동과 비교해 현재의 징동은 그보다 한 체급 위의 팀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다. 그에 반해 젠지와의 대전이 성사될 경우 젠지가 승리할 확률이 보다 높아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현재 롤드컵 참가팀 파워 랭킹에서 수많은 이들이 젠지를 1위, 징동을 2위로 놓고 있는 상황이며 젠지를 만나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결승전 한 자리는 예약해 놓은 팀이 아닐까 싶다. 젠지 이외의 경기는 충분히 승리할 수 있는 힘을 갖춘 탑 클래스 팀이다.
- 탑 이스포츠(TES)
20시즌 담원 기아와 더불어 강력한 롤드컵 우승 후보로 꼽혔던 탑 이스포츠는 결승에도 오르지 못하며 아쉬운 결과를 맞았다.
이후 21 시즌에서는 기세가 한 풀 꺾인 모습을 보여 주었는데, 22 시즌 들어 팀의 주축 정글러인 카사를 내보내고 탑 클래스 정글러 티안을 영입하며 전력 상승을 이뤄 냈다. 징동에 이어 LPL 2시드를 획득하면서 다시금 그 저력을 보여 주고 있지만(참고로 카사는 올 시즌 타 팀에서 완전히 바닥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다) 징동으로 간 369가 퍼스트 팀에 선정될 정도로 폼이 좋은 만큼 팀에 369가 그대로 있었다면 서머 시즌 우승도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21시즌 및 22시즌 나이트와 재키러브를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바뀌면서 팀웍에 다소 문제가 있기는 했지만 올 서머 시즌에 접어들면서 팀웍이 많이 좋아진 느낌이다. 다만 올 시즌 스프링과 서머 모두 준우승을 차지했는데, 20 시즌과 달리 무언가 팀 전체가 2% 부족한 모습을 보이는 듯 한 모습도 느껴진다.
탑 이스포츠의 핵심은 역시나 나이트와 재키러브다. 작년 매우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던 재키러브지만 올 시즌에는 LPL 퍼스트 원딜에 선정될 정도로 실력이 돌아왔다.
다만 너무 공격 중심의, 무리하는 경향이 많은 것은 여전하며 이로 인해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여주는 경우도 있다. 나이트는 아직도 건재하지만 정점에서 조금은 밑으로 내려온 듯한 분위기다.
전체적으로 20시즌의 강력한 모습에 비하면 한 단계 정도 체급이 떨어진 느낌인데 20시즌 롤드컵 당시 탑 이스포츠가 1시드, 징동이 2시드로 출전했던 것을 생각하면 올 해는 상황이 바뀐 셈이다.
국내 팀과 비교한다면 T1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실력이 좋은 팀이 아닐까 싶으며, 대진에서 젠지나 징동을 만나지 않는 이상 4강 또는 결승까지 충분히 올라갈 수 있는 팀이다.
- 에드워드 게이밍(EDG)
EDG는 현재 21시즌 롤드컵 우승 당시의 전력은 아니다. 사실 21시즌 우승도 EDG가 담원 기아에게 승리한 것이 이변일 정도였지, 전력 상으로 우위에 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그 실력이 올 시즌 더 저하됐다. 서머 시즌 순위도 그러하지만 작년에 비해 약점이 너무 많아졌다. 선수들의 폼도 생각보다 안정적이지 않다.
하지만 EDG는 LPL에서 큰 경기에 강한 대표적인 팀이다. 통상 스포츠 팀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빅 게임에 강한 팀들이 있기 마련인데, 그 대표적인 팀이 바로 G2와 EDG가 아닐까 싶다. 올 시즌 롤드컵 참가는 사실 상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당당히 3시드를 획득했고, 가을에 접어들면서 실력도 점차 상승하고 있다.
무엇보다 2년 동안 팀 멤버 변동이 없어 팀웍이 상당히 좋은 것이 큰 장점이다. 객관적인 전력으로 본다면 EDG는 T1보다 못하고 담원 기아보다는 비슷하거나 조금 더 높은 수준이라 할 수 있는데, 이러한 큰 경기에 강하다는 부분이 상당히 변수로 작용할 만한 팀이다.
한국 듀오 스카우트와 바이퍼의 경우 서머 시즌에서는 그냥 저냥 무난한 플레이를 보여 주었지만 플레이오프에 접어들면서 서서히 폼이 살아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작년의 포스에 미칠 정도는 아니다.
전력상 대진 운이 좋지 않다면 4강 진출이 쉽지 않아 보인다. 3시드이기는 하지만 8강 진출은 무난할 것으로 생각된다.
- 로얄 네버 기브 업(RNG)
RNG는 EDG와 달리 큰 경기에 약하다. 심지어 스프링 시즌에는 강자지만 서머 시즌부터 서서히 폭망하는 팀이다.
실제로 21시즌과 22시즌 모두 스프링 시즌을 우승하고 MSI에서도 우승했지만 서머 시즌에서는 우승은 커녕 준우승도 하지 못했다. 특히나 서머 시즌에는 플레이오프 초반에 탈락했고, 선발전에서는 EDG와의 승자조에서도 패배했다. 다행히 최종전에서 LNG를 이기고 4시드를 획득하기는 했지만 3대 2로 어렵게 승리했으며 시즌 초반의 강력한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시즌이 진행될수록 점점 폼이 떨어지는 것이 최근의 RNG 특징이기는 하지만 올 시즌의 경우는 추가적인 변수도 있었다. 탑급 탑 라이너 빈을 서머 시즌 전에 내보내고 브리드를 새로운 멤버로 영입했던 것. 이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말들이 있지만 결과적으로 탑이 그다지 위협적이지는 않다.
롤드컵에서 얼마만큼 폼을 회복할지가 관건이라 할 수 있는데 생각보다 폼 회복이 크지는 않을 듯 보인다. 체급이 있는 만큼 플레이 인 스테이지 급에서는 다른 팀들을 압도하며 무쌍을 찍겠지만 그룹 스테이지에서는 생각보다 쉽지 않은 경기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갈라도 예전 같지 않고 밍 또한 그렇다.
개인적으로 8강전 진출까지가 RNG의 최대치로 생각된다.
■ LEC
최근의 LEC는 전력이 평준화된 듯한 모습이다. 특정 팀이 두각을 나타내지도 않고 전체적인 리그 수준이 한 단계 정도 하락한 모양새다. 작년보다 더 손쉬운 상대가 됐다.
그만큼 크게 위협적이지 않으며 8강에 한 팀도 진출하지 못할 확률도 높다. 유럽 1시드는 ROG지만 개인적으로 그간 보여 준 모습이나 큰 경기를 많이 치룬 G9가 보다 유럽을 대표하는 팀이지 않을까 싶다.
- G2
부자는 망해도 3년을 간다는 말처럼 G2는 최 전성기 시절의 포스를 완전히 잃어버렸음에도 불구하고 폭망할 것 같으면서도 살아나는, 그리고 큰 경기에서는 150%의 실력을 발휘하는 팀이다.
최근 LEC의 수준은 심각하다. LCE는 LCS와 더불어 해가 지날수록 리그 수준이 떨어지고 있는데, 이번 서머 시즌 또한 초 중반 4승 5패였던 G2가 정규시즌 1위를 달성했을 정도다(LCK라면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 심지어 정규시즌 1~4위까지의 승차가 단 한 게임이다. 그만큼 절대적인 강자가 없다. 과거 G2와 프나틱이 호령하던 LEC는 이제 없는 셈이다.
무엇보다 모든 팀이 망가졌다는 것이 문제다 MAD나 ROG, 프나틱과 G2까지 모두 실력이 퇴보했다. 사실 상 전력만 놓고 본다면 국내 4시드인 DRX만으로도 유럽 팀들 모두를 정리할 수 있을 정도다.
그나마 G2의 스킬인 큰 경기에 힘을 발휘하는 효과로 인해 스프링 시즌에는 정규시즌 4위임에도 우승을 차지했지만 서머 시즌에서는 정규시즌을 1위로 마감했음에도 그간 줄기차게 승리해 오던 ROG에게 패하며 2시드를 획득했다. 물론 이는 G2의 자신감이 패배의 원인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G2의 또 다른 특징은 상당히 도깨비같은 팀이라는 것이다. 최근 C9이 이러한 G2의 스타일을 따라가고 있는 모습이기는 하나 도깨비 팀의 원조는 G2다. 이길 수밖에 없는 경기에서 패하고, 질 만한 경기에서 승리한다. 그런가 하면 대담하게 실험픽을 구사하기도 하고 승리 또는 진출이 확정되면 즐겜픽을 구사하며 승패에 연연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여기에 큰 경기에 강하다는 장점이 있다 보니 C9과 더불어 승패 예측이 가장 힘든 팀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어쨌든 한계는 분명히 존재하고 조 구성 또한 수월하지 않기에 토너먼트 스테이지 진출은 어려워 보인다. 개인적으로 유럽 1시드로 올라온 로그에 비해서는 보다 나은 실력이라고 생각된다.
■ LCS
사실 상 북미는 이제 메이저라고 부르기에도 애매한 수준이 됐다. 실제 경기 모습을 봐도 대부분의 팀들 경기가 국내 챌린지 리그(2부리그)를 보는 듯한 느낌이며, 그나마 상위 일부 팀들이 체면 치례를 하는 모습이다.
이미 LCK와 LPL이 LOL e스포츠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상황에서 LEC나 LCS 모두 구색 맞추기 용에 불과하지만 그 중에서도 LCS는 더더욱 급이 떨어진다. 롤드컵에서 전혀 위협이 되지 않을 정도다. 그나마 전통과 역사를 가지고 있고 고점과 저점의 폭이 안드로메다인 C9 정도가 그래도 비벼 볼 만한 팀이기는 하다.
- 클라우드9(C9)
작년 시즌부터 신흥 도깨비 팀으로 자리 잡은 C9은 G9의 스타일을 그대로 이어받은 팀이라 할 수 있다.
21시즌 MSI에서는 PSG에 패하며 롤드컵 탑 시드를 빼앗기더니 21시즌 롤드컵 플레이 인 스테이지에서는 DFM에 패하면서 DFM을 생에 최초로 그룹 스테이지에 진출시키는 영광을 안겨주기도 했다.
그 뿐인가, 그룹 스테이지에서는 1라운드에 개막장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전패했다. 하지만 2라운드에서 갑자기 부활하며 꼴찌에서 조 2위로 급부상하는 종잡을 수 없는 실력을 보여줬다.
22 서머 시즌 또한 그렇다. 정규 시즌 5위를 기록했지만 플레이오프에서 전승하며 당당히 1시드를 획득했다(결승전을 무려 3대 0으로, 심지어 LCS 결승전 사상 최단 경기 시간을 기록하며 압살했다). 워낙 예측이 불가능한 팀이면서 C9 하면 생각나는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겠다’ 라는 말이 이번에는 어떤 식으로 정리될 지 궁금하기도 하다.
하지만 올 시즌 롤드컵의 8강 진출은 매우 어려울 전망이다.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겠다는 말이 좋지 않은 방향으로 전개될 확률이 높다.
21시즌 롤드컵의 경우 펀플러스가 말도 안되는 플레이를 보여주며 꼴찌로 탈락한 탓에 어부지리로 C9이 조 2위가 된 만큼 이러한 기적을 또 다시 기대하기는 어렵다. 여기에 같은 조인 T1과 EDG를 넘어야 하고 플레이 인 스테이지에서 올라오는 유럽 팀까지 상대해야 한다. 객관적인 전력으로 평가한다면 C9이 T1과 EDG를 넘어서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롤드컵의 개최지가 북미라는 점, 그리고 결승전을 통해 폼 회복이 이루어졌다는 부분은 긍정적이다. 무엇보다 C9 역시 걷잡을 수 없는 팀이라는 점이 변수 창출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업셋이 심심하면 일어나는 것이 바로 LOL 아니던가.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