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맛본 '크로노 오디세이', 의외의 다크호스

소울과 MMORPG를 섞으면 이런 맛?
2025년 06월 13일 06시 07분 07초

MMORPG가 다 똑같지 뭐. 그런 느낌은 신작 MMORPG라고 출시되는 것들을 플레이해보면 열에 아홉 정도는 들어맞는다. 그러나 의외로 그런 생각이 조금 달라지는 게임들도 있다.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할 크로노 오디세이는 그런 '다 똑같은' MMORPG와 약간 다른 감성, 시스템으로 진행되는 출시 예정 신작이다. 아직 정식 출시일도 밝히지는 않았지만 스스로 차세대 액션 MMORPG라 칭하고 있는 이 신작을 글로벌 CBT보다 조금 앞서 짧게나마 체험해보니 확실히 조금 다른 맛이 느껴지는 게임이란 생각이 들었다. 플레이 방식은 액션 게임과 논 타깃 RPG를 섞어 콘솔의 감성을 슬쩍 엿보게 한다.

 

한편, 크로노 오디세이는 6월 20일 오후부터 23일까지 글로벌 CBT를 진행할 예정이다.

 

 

 

■ SF와 중세의 조합, 직접 뛰는 퀘스트

 

일단 MMORPG라고 말하면 벌써부터 선입견을 갖게 되는 이들을 위해 말하자면, 크로노 오디세이는 확실히 모바일과 PC 멀티플랫폼의 자동사냥 게임이 아닌 플레이어의 손을 타는 보통의 MMORPG다. 중세 배경에 SF적인 요소를 섞어, 크로노텍터라는 도구를 활용한 기믹 등 퓨전 다크판타지풍 타이틀이라고 해도 좋다.

 

다크판타지를 표방하는 신작 답게 초반부터 격렬한 전투와 등장한 보스에 의해 죽임을 당한 동료의 모습 등은 꽤나 그로테스크한 모습을 보여준다. 플레이어는 이 사건 이후 크로노텍터란 도구의 힘을 이용해 과거로 돌아가게 되며, 본격적으로 게임의 주요 무대인 세테라를 탐험할 수 있게 된다.

 


캐릭터 그래픽 디테일이나 커스터마이즈에 좀 놀랐는데, 막상 하는 동안에 볼 일이 적다

 

 

 

또 다른 특징은 어떤 NPC들이 퀘스트를 주는지 같은 기본적인 정보나 목표지점을 표시해주는 보편적인 것들도 있지만, 다음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플레이어가 적을 죽이거나 대화를 하거나,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다음으로 퀘스트를 진행할 수 있는 단서를 찾아야 하는 것들도 있다. 문자 그대로 발품을 팔아서 정보들을 알아내는 방식인데 이게 개인적으로는 꽤 마음에 들었다.

 

그간 꾸준히 MMORPG 장르의 퀘스트 체계에 대한 주된 불만으로 XX 몬스터를 NN마리 처치하기 같은 것이 반복된다는 점이 있었는데, 크로노 오디세이의 퀘스트 같은 경우는 몇 마리의 적을 처치하는 것 같은 퀘스트도 있지만 플레이어가 특정 퀘스트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탐구하는 과정이 있다는 점이 다소 번거로울지는 몰라도 대단히 좋았다.

 


거대 거미 위치 알아내기는 쉬운 편

 

물론 대화를 놓쳤을 때 좀 막막해지는 감은 있어 집중하면서 플레이해야 하는 부분은 있다. 예를 들어 이번 테스트에서 갈 수 있는 유일한 대도시 성격의 거점에서는 고양이를 찾아주는 퀘스트가 있는데, 퀘스트 창에는 그냥 털색이 어떻고 산책을 혼자 나가기도 하니 되찾아달라는 말 뿐이다. 마커는 찍히지 않아 직접 마을 안을 돌아다니며 고양이를 찾아야 하는 식이다.

 

이런 기조는 메인 퀘스트 진행에도 적용되어 있어 플레이어가 직접 세테라의 사건들을 해결하는 감각을 살렸다.

 


약간 버그성 플레이로 나무를 넘어가지 않고 와이번 알을 안전하게 챙겨 도망칠 수도 있다

 

■ 싸우는 것만이 아닌 탐험

 

탐험에도 나름의 맛이 있다. 세테라를 돌아다니다 보면 약간 개인용 인스턴스 던전 같은 요소들이 있는데 이게 전투를 치르고 보상을 받는 유형도 있지만 미궁 형식으로 특정 기믹을 파훼하면서 끝까지 진행하는 퍼즐 느낌의 공간도 많이 배치되어 있다.

 

이런 미궁들은 단순히 머리를 써서 퍼즐만 풀면 끝나는 경우도 있으나 플레이어가 레버를 당기고 곧장 달려서 움직일 플랫폼 위로 올라가야 하거나 보이는 것과 달리 가짜 발판인 것을 피해 진행해야 하는 것도 있다. 후자의 경우 좀 악랄한 것이 총 세 번 이런 기믹을 뚫어야 하는 곳에서 두 번째나 세 번째 방으로 진입하고 떨어지면 다시 첫 방부터 진행해야 한다는 점이다. 어렵진 않지만 실수하면 귀찮아진다.

 


뭐지? 아파트를 암시하는 것인가?(아님)

 

또, 이런 기믹만이 아닌 완전 클리어를 위해 다른 기믹을 활용해야 하는 케이스도 있다. 앞서 말한 미궁에서 정규 루트로만 진행하면 첫 방의 정규 루트에서 플랫폼이 없이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한 보물상자를 획득할 수 없다.

 

이걸 해결하기 위해 흔히 있는 투명 발판이 있는지 활로 쏴보면서 중간에 걸리는지 확인도 해보고 혹시 돌아서 갈 수 있는 루트가 있는지도 한참 살펴보며 여러 번 떨어져봤는데, 생각해보니 직전 해방한 크로노텍터 기능에 중력을 줄여서 체공시간을 높이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냈다. 정답은 이쪽이었다.

 


앉거나 엎드리기도 필요하다

 

이처럼 단순 맵의 퍼즐 요소만 뚫는 것이 아닌 다른 방식을 동원해 기믹을 돌파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 머리를 굴리면서 진행하는 맛이 있다. 물론 보물상자의 보상들은 좀 짜다는 느낌도 들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저 던전 처음부터 끝까지 와아 하면서 적을 쓸어버리고 보상을 받으면 끝 같은 던전만이 아닌 다른 방식의 던전 요소들을 만들어뒀다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하나에서 두 개 정도로 구색만 맞춘 것도 아니다.

 

스토리의 중요 아이템이기도 한 크로노텍터는 말을 되찾아오는 퀘스트에서도 활용하게 되고, 그냥 수상한 곳에서 일종의 스캔 능력 같은 것을 활용해 단서를 찾아 푸는 방식도 있다.

 


근데 크로노텍터 기능을 너무 빨리 다 열면 보이드 사도 처치에 매진할 필요성이 줄어들지 않을까?

 

■ 논 타깃 전투는 손을 좀 탄다

 

크로노 오디세이의 전투 시스템은 확실히 플레이어의 손을 어느 정도 탄다. 어느 정도인 이유는 아직 뭔가 갖출 수 있는 타이밍이 아닌 극초반에서는 일반적인 적에게도 세 번에서 네 번 정도 맞으면 죽어버리는 개복치급의 생존력을 지니기 때문에 회피나 퍼펙트 가드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

 

전투는 선호하는 사람들이 꽤 많은 논 타깃 방식이다. 적에게 시점을 고정할 순 있지만 특히 원거리 클래스인 레인저를 골랐다면 그 기능은 공격보다 회피에서 활용하게 되고, 공격의 경우 직접 조준하는 것이 맞추기 편하다. 당연히 논 타깃 방식이므로 조준을 잘못하면 적을 맞추지 못하기도 한다. 이건 근접 캐릭터도 공통적으로 커서를 빗맞추면 아예 적을 맞추지 못하는 시스템이다. 그래도 맞추는 것 자첸 어렵지 않다.

 


여기도 시간만 들이면 잡을 수 있는데 생각보다 장비 수준을 많이 요구하는 것 같아 방아쇠수지를 피하기 위해 포기했다.

 

난이도가 좀 있다고 느껴지는 것은 보스급 적과의 전투다. 더 정확히 말하면 메인 스토리 관련 퀘스트에서 처치해야 하는 보스, 보이드 사도들은 패턴을 파악하고 잘 피하거나 막으면서 전투를 진행해야 한다. 굳이 비슷한 방식을 찾자면 소울 시리즈의 그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전투가 진행된다.

 

이들의 경우 장비의 질이 크게 올라가는 15레벨 이후와 이전의 체감 난이도가 다르기도 하다. 제일 처음 만나는 보이드 사도 천 개의 창을 가진 자는 딱 갈 수 있는 시점에 들어가면 아직 레벨이 낮아서 가능한 두 번 연속으로 맞으면 안 되고, 2페이즈의 강력한 내려찍기는 한 방에 죽을 수도 있을 정도다. 하지만 그렇다고 공격이 손톱만큼 들어가거나 하지는 않아서 해볼만한 정도의 난이도다. 실제로 레인저로 플레이 했을 때 처음 진입하고 몇 번 싸워보다 처치할 수 있었다.

 


보통은 패링이 되는데, 안 되는 것도 있다

 

이들을 처치하고 나면 영체로 세팅해서 크로노텍터의 소환 기능으로 불러내는 것도 가능하나 일부 사도 영체는 공간이 충분한데도 금방 공간이 부족해 사라진다는 뉘앙스의 메시지와 함께 소환이 해제되는 현상도 종종 있다. 이건 좀 불편한 부분이었고, 좀 멀쩡하게 오래 같이 싸워주는 건 세 번째 사도였다.

 

체감에는 개인차가 있겠지만 손이 잘 따라주지 않는 편이다 싶으면 레인저 클래스를 골라보는 것도 좋다. 세 가지 클래스 중 가장 쉽게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소드맨도 안정성은 비슷하고 퍼펙트 가드를 통한 패링 반격이 짜릿하나 가드가 되지 않는 공격들이 잘 구분되지 않는 경우도 있고, 완벽한 타이밍에 방어하지 못하면 경감되더라도 꽤 아픈 딜이 들어와 두 번째 정도, 그리고 버서커가 가장 아쉬웠다.

 


사실 레인저 위주로 플레이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 같은 구간 대비 레인저가 훨씬 수월했다

 

테스트 도중 만난 다른 한국 플레이어와의 대화에서 난이도가 좀 높다길래 레인저를 추천하니 상남자는 그런 무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대답을 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래도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다면 기자처럼 슈퍼 겁쟁이들의 쉼터로 레인저를 택해 편안하게 플레이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여담으로 버그성 플레이로 여겨진다면 픽스가 될 것 같긴 한데, 레인저의 경우 특정 파티 퀘스트용 보스급 몬스터와 싸울 때 높은 지형으로 올라가서 시간은 걸려도 혼자 일방적으로 처치할 수 있는 꼼수도 있다. 이 방식으로 두 마리, 정공법으로 리전 보스 한 마리를 직접 잡아봤다. 솔직히 겁쟁이용으로 남겨줬으면 하는 마음이 없지는 않다.

 


어 밀려나봐 어차피 발가락만 보여도 맞출 수 있어

 


소드맨 유저와 함께 신나는 일방적 딜교환

 

■ 정식 출시 기대되는 의외의 신작

 

탐험에 대해서 앞에서 이야기했는데, 저런 요소들 말고도 그냥 MMORPG의 방대한 세계 속에서 불현듯 저 풍경에 보이는 저길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부분도 있었다. 이번 테스트에선 갈 수 없도록 접근하면 벽이 생겨서 넘어갈 수 없지만 퀘스트를 진행하다 보인 회색 숲의 너머에 우뚝 선 세 개의 드높은 탑이 특히 그랬다. 대부분의 지형은 2단 점프를 활용하면 타고 오를 수 있어서 여기저기 구경하는 맛도 좀 있었다.

 

탐험이나 전투에서 조금 아쉬운 건 극히 일부라고 해도 볼 수 있는 적의 유형이 너무 적었다. 보이드 사도는 서로 다른데, 일반적인 적은 블라인드, 스크래쳐, 브로큰, 아웃캐스트 같은 식으로 굉장히 종류가 적었다. 풍경은 새로운 곳에서 나타나는 적이 비슷비슷하니 아무래도 아쉬운 감이 있다.

 

 

 

그러나 플레이어가 취하는 많은 행동들이 무의미하지 않은 부분은 인상적이다. 주변에 보이는 많은 것들을 도구만 장착하고 있으면 채집할 수 있고, 이 채집마다 생활 경험치 외에 캐릭터 경험치를 따로 획득하는 식이라 전투만 고집하지 않더라도 필요한 것을 하며 캐릭터 성장을 할 수 있다.

 

아! 마지막으로 플레이하며 좀 불편했던 부분은 채팅 관련이다. UI를 줄여서 콘솔 게임의 느낌을 내는 건 괜찮았는데 채팅이 새로 왔을 때 놓치면 사라져버리니 보기가 힘들었다. 또, 영어로 채팅을 할 때는 괜찮았지만 한글로 채팅을 하면 조금만 빠르게 쳐도 중간중간 글자가 씹혀서 독수리 타법의 속도로 쳐야만 제대로 모든 글자를 쓸 수 있다. 이런 부분은 개선이 필요하다 느낀다.

 


상당수의 오브젝트가 채집물

 

서두에서 'MMORPG가 똑같지 뭐'라는 말은 게이머들 사이에 자주 쓰이는 말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크로노 오디세이를 플레이하기 전에 들었던 생각이기도 하다. 기존의 MMORPG와 비슷한 부분들도 있기는 하지만 크로노 오디세이는 그 기본 틀에서 좀 더 플레이어가 능동적으로 탐험하고 싸울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해 의외의 기대감을 심어줬다.

 

지금 당장은 정식 출시 이후에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변했다. 아무래도 메인 퀘스트는 끊기고, 파티 던전 퀘스트는 인원을 구하기가 힘들었으니 거기서 뭔가를 더 하기가 어려웠겠지만 적어도 48시간 동안 운영된 서버에서 15.5 시간 가량을 플레이하면서 아 조금만 시간을 더 줬으면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는 즐길 수 있었다.

 

권장사양이 높은 편이지만 테스트 초대가 된다면 이번 테스트에서 자신의 취향에 맞을 것인지 확인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보라색 장비 아이템도 초반 마을 옆의 몹을 잡다가 얻을 수 있을 정도라 진행도 어렵지 않은 편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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