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원:LAST PARADISE, 가능성 엿보인 알파 테스트

비주얼은 이미 뛰어난 수준
2026년 03월 27일 20시 22분 20초

낙원상가 인근에서 좀비를 피해가며 생존을 위해 버려진 건물과 물건을 뒤적이던 생활이 끝나고, 그로부터 일주일도 더 되는 시간이 흘렀다. 아직도 이따금 좀비로 인해 난장판이 된 종로 낙원상가 일대를 방황하던 그 때가 생각난다. 넥슨의 좀비 생존 신작 '낙원:LAST PARADISE'의 이야기다.

 

3월 중순에 5일 동안 스팀을 통해 진행된 낙원:LAST PARADISE의 글로벌 클로즈 알파 테스트는 북미, 동아시아, 남미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나는 지난 23년에 아직 민트로켓에서 이 게임의 프리 알파 테스트를 진행했을 때 플레이해본 적이 있으니 두 번째로 낙원 상가 일대에 귀환하게 되는 셈이다. 이번 테스트 또한 아직 알파 테스트 단계지만 3년의 시간이 지난 만큼 이전에 비해 빌드가 얼마나 변했을지 궁금했다.

 

그리고 처음 테스트에 참여하자마자 3년이라는 시간을 바로 체감할 수 있었다. 처음부터 바로 눈에 들어올 정도로 여러 변화가 있었다는 것을 느꼈다.

 

 

 

■ 스토리가 추가된 낙원

 

이번 테스트에서 시작부터 변화를 느꼈다는 부분을 먼저 이야기해보면, 프리 알파 테스트 시절엔 그냥 플레이어 이름을 결정한 뒤 바로 안전지대인 여의도 격리거점에서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게임이 시작됐다.

 

반면 글로벌 클로즈 알파 테스트에서는 처음부터 스토리를 담아냈다. 안전격리구역의 역할을 하는 '낙원'에 들어가기 위해 브로커와 거래한 여성으로 게임을 시작하고, 낙원상가 인근에서 낙원으로 가는 입구에 향하며 자연스레 게임의 튜토리얼을 학습하게 된다. 이어 실제 게임에서 탈출구로 쓰이는 장소에 도달하면 좀비들에게 습격당해 쓰러지는 영상이 재생된다. 이후 같은 장소에서 브로커에 의해 깨어난 플레이어는 자신의 캐릭터 커스터마이즈를 진행하고 낙원 시민증을 받는다.

 

즉, 지난 테스트 빌드와 달리 스토리라는 살이 붙으면서 게임 시작 과정을 보다 자연스럽게 연결했다. 낙원의 최하층 계급이라고 하더라도 불법체류자로 시작하는 대신 브로커의 손을 거쳐 낙원 시민으로 등록됐다는 점에서 일단 설정상의 변화가 이루어졌다. 이후로도 플레이어는 자신의 목줄을 쥔 브로커와 낙원 구성원들을 마주하며 스토리 퀘스트를 진행하게 되고, 테스트 빌드는 2장까지의 스토리를 제공한다.

 


 


 

 

 

■ 내겐 위험한 곳에 갈 이유가 있다

 

낙원:LAST PARADISE는 좀비 생존 게임이다. 익스트랙션 게임이라고 부르는 것들과 카테고리를 공유한다고 할 수 있다. 즉, 핵심이 되는 게임 플레이는 비교적 안전한 이 낙원 안쪽이 아니라 낙원상가 일대의 종로 지역에서 이루어진다. 수시로 나가서 좀비가 가득한 종로를 활보하며 물품과 음식을 가져와야 생활이 유지된다. 이건 비단 설정상의 문제가 아니다. 그렇다, 생활의 유지를 위해 필요하다.

 

이 게임에는 매번 낙원 밖으로 나갔다 돌아올 때마다 포만감과 정신력의 소모가 발생한다. 포만감이 줄면 줄수록 인벤토리의 최대 공간이 줄어들어 한 번 나갔을 때 가져올 수 있는 물건의 수가 줄게 되고, 정신력이 줄면 최대 감염도가 줄어 마지막 순간에 버틸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든다. 이 두 게이지를 일정 수준까지 관리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플레이어는 주간에 학습이나 일을 비롯한 요일/시간에 따른 활동을 선택해 시간을 보내고 야간에는 종로 남부와 북부 중 원하는 곳을 선택해 탐사에 나서게 된다. 의외로 어두운 밤 시간대나 번개치는 밤 같은 때 외에도 하늘이 환하게 밝은 사실상 주간 시간대와 같은 타이밍에 탐사가 잡히기도 한다.

 

시각이나 청각 등에 반응하는 각 감염자들을 피해 물품을 파밍해도 되고, 좀비를 차근차근 암살하거나 여차하면 맞대응을 하면서 파밍을 진행해도 된다. 물론 시각과 청각을 이용하는 것은 같은 탐사에 매칭된 다른 플레이어도 마찬가지고, 소음이 꽤 큰 편이라 시끄럽게 굴어서 마냥 좋을 것은 없다는 점을 생각하며 상황 판단을 잘 해야 한다.

 

 

 

 

 

테스트 초반에는 서로 몸을 사리면서 함께 협력하거나 인사만 헤어지는 경우도 많았지만 뒤로 갈수록, 그리고 특정 지역에서 PvP를 즐기는 플레이어도 많이 늘었다는 것이 피부로 와닿았다. 다만 총기가 상당히 희귀하고 제한이 있는 급조 총기 외에 쓸만한 총기는 탈출하면서 압수당하는 시스템 특성상 TTK가 꽤나 긴 편이라서 늘 도망가는 쪽이 유리한 양상이 펼쳐진다.

 

작정하면 계속 도망가는 상대방을 잡기가 힘들다. 아예 후반에 밝혀진 몇몇 방식을 활용해 주먹질을 하며 달려서 도망가버리는 플레이어도 종종 있었다. PvP 외에도 다른 플레이어를 함정에 빠뜨리는 유형의 플레이도 가능했고 실제로 시도하는 플레이어들도 제법 많았다. 낙원:LAST PARADISE의 좀비들은 소리에 특히 잘 반응하는데, 투척물을 다른 플레이어 주변에 던져버리거나 큰 소음을 내는 식으로 좀비를 몰고 자신은 빠져나가는 식의 플레이가 대표적이다.

 


익스트랙션 게임의 만국 공통어 '갈길가자'는 플래시와 앉았다 일어나기

 

■ 뜻밖의 재미, 하우징

 

종로를 누비는 메인 컨텐츠 외에 뜻밖에도 재미있는 요소가 있었다. 아직 조작감 등 시스템이 완벽하게 다듬어진 상태가 아님에도 많은 플레이어들이 자신의 거점을 꾸미는 모습을 각종 낙원:LAST PARADISE 커뮤니티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우징에 대한 이런 호응은 지난 프리 알파 테스트 당시 일러스트 스타일이었던 거점과 달리 이번 테스트에서는 직접 캐릭터를 움직여 돌아다닐 수 있는 집으로 변했다는 점, 그리고 가져온 모든 아이템을 집에 배치할 수 있다는 점으로 인해 응용도가 높아져 유발됐다고 볼 수 있겠다.

 

 

 

게다가 낙원 시민등급이 오르면 오를수록 집이 넓고 좋아져 하우징을 하기가 점점 편해지고, 공간이 넓어진 만큼 시도할 수 있는 변수도 늘어간다. 각각의 시민등급에 따른 거주환경에 맞춰 하우징을 하는 것은 물론, 기본적으로 중력이 적용돼 벽걸이처럼 만들 수 없는 아이템을 벽에 걸린 것처럼 유지하는 테크닉 등 꼼수까지 활용해 하우징을 즐기는 플레이어 또한 찾아볼 수 있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번 테스트의 하우징은 아직 조작감이 그다지 좋지 않음에도 시도할만한 재미가 있는 컨텐츠였다. 나도 잡동사니 수준인 잡지를 모아서 책상 위에 늘어놓거나 식량 소비기한을 늘려주는 미니 냉장고 위에 고양이 미니어처를 두는 식으로 소소하게 하우징을 즐겼다. 이 요소는 향후 서비스 단계에 올라설 때까지 더욱 발전해나가면 좋을 것 같다.

 

 

 

■ 허점은 있지만 아직 알파

 

사실 동기부여를 겸해 시스템상으로 포만감이나 정신력의 감소에 따른 제약을 줘서 플레이어가 식량 및 아이템 파밍을 하게 만든다고는 하지만 이번 테스트에서는 해당 제약이 그만큼 큰 영향을 준다고 체감하기 어려웠다. 포만감이 줄어도 가치가 높은 아이템만 잘 쟁여오면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을 정도로 아이템을 가져올 수 있고, 정신력 감소에 따른 최대 감염도 하락 또한 감염도가 올라가는 상황에 놓이지 않도록 주의만 한다면 큰 의미가 없다.

 

스킬 시스템도 재미있게 즐기긴 했다. 메탈 기어 시리즈의 오마주로 보이는 박스 은신이나 연막탄, 상대의 무장을 해제할 수 있는 원거리 스킬, 건물에 걸 수 있는 로프 등 게임 플레이를 통해 스킬포인트를 얻고 이를 활용한 스킬 트리를 짜는 것은 꽤 재밌는 경험이었다. 다만 극초반부터 찍을 수 있는 박스와 연막탄을 배운 순간부터 압도적으로 안전해져 긴장감이 줄어든다는 점도 있고, 나중을 생각하면 스킬을 충분히 찍은 기존 유저와 신규 유저의 간극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도 조금 궁금하다.

 


박스랑 연막이면 슈퍼 겁쟁이 트리는 이미 완성

 

하지만 이번 테스트를 통해 낙원:LAST PARADISE가 보여줄 수 있는 독특한 매력은 뚜렷하게 각인시켰다고 생각한다. 종로 일대를 꽤 현실감 있게 구현한 뒤 좀비 아포칼립스 이후의 모습을 그럴싸하게 선보였다는 점이나 게임 진행 도중 수시로 볼 수 있는 일러스트를 비롯해 시각적인 면에서는 상당히 퀄리티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다. 분위기는 특히 끝내준다.

 

이번에 클로즈 알파 테스트를 진행한 낙원:LAST PARADISE에는 돌이켜 생각해보면 톡톡 걸리는 허점들이 보이긴 한다. 그렇지만 아직도 알파 테스트다. 심지어 시각적인 부분에서는 상당한 매력을 보여줬다. 얼리액세스 출시일조차 밝혀지지 않은 지금 단계에서 몇몇 문제들은 충분히 조정해볼만한 시간이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다음에는 얼마나 완성도를 높였을지가 기대되는 출시예정작이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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