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나이츠가 한창 인기이던 그 시기에 모바일 게임을 즐겼던 게이머들이라면 익숙한 인기 수집형 게임이 있다. 이쪽도 넷마블이 선보였던 '몬스터길들이기'다.
최근, 그러니까 지난 21일부터 27일까지 넷마블은 올 하반기 출시할 예정인 몬스터길들이기 IP 최신작 '몬길:STAR DIVE'의 1차 CBT를 진행했다. 지난 지스타2024에서도 시연작으로 출품됐던 몬길:STAR DIVE는 이번 1차 CBT를 통해 제한된 분량이지만 더 많은 사람들에게 선보이며 게임의 대략적인 분위기를 확인시켜줬다.
이번 CBT에서 몬길:STAR DIVE를 플레이한 기종은 PC이며, 메인스토리가 마무리되고 설문조사가 팝업되는 구간까지 게임을 진행했다.
■ 새록새록 기억나는 캐릭터의 변신
기자는 세븐나이츠와 마찬가지로 몬스터길들이기도 출시 당시 꽤 오래 플레이했다. 지금은 캐릭터도 가물가물하지만 막상 몬길:STAR DIVE를 플레이하면서 나오는 캐릭터들은 몬스터길들이기 원작에서 만났던 그 추억의 캐릭터들이었다.
당시 캐릭터들의 비주얼을 바탕으로 현대에 어울리는 비주얼 일신이 이루어져 지금 보기에도 괜찮은 비주얼의 캐릭터가 만들어졌다. 특히 프란시스나 오필리아는 원작을 초월한 느낌을 준다. 그리고 이런 캐릭터들이 보여주는 스토리는 적어도 일단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지는 확실히 알 수 있게 만들어져있다.
이 장면은 적어도 서브컬처를 경험해본 사람이 만들었다고 본다
시작부터 미나를 찌르는 꿈을 꾼 뒤 잠에서 깨어난 클라우드와 동료 베르나의 모험 이야기에서 출발한 복잡하지 않은 스토리는, 이들이 몬스터 길러스 길드 지부 모험가이며 몬스터들의 상태를 이상하게 만드는 씨앗을 누군가가 여기저기 사용하면서 사건이 벌어져 이를 추적한다는 점을 뚜렷하게 이해할 수 있게 만들어져 있다.
스토리 연출에서 캐릭터들이 과장되게 움직이는 부분은 분위기를 유치하게 만드는 경우도 꽤 있었는데, 일부 캐릭터들의 캐릭터성이 드러나는 장면에서는 그런 연출을 동원하는 것이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예를 들어 집회소의 NPC인 힐리아가 새로운 몬스터 이야기에 흥분하는 모습 같은 경우는 괜찮은 느낌이었다. 자칫 소위 말하는 아저씨 느낌이 강해지니 이걸 적재적소에 활용해 과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 좀 어렵긴 하다.
이번 CBT에서 만나볼 수 있는 캐릭터들 중 일부 캐릭터는 단순히 수집 가능한 예쁜 캐릭터 정도가 아니라 그 캐릭터의 캐릭터성과 매력을 확실히 느낄 수 있는 케이스가 있어 좋다.
예를 들어 먼저 주인공이라 볼만한 클라우드와 베르나를 제외하고 일찍부터 합류해 클라우드와 비슷하게 적지 않은 스토리 비중을 가진 오필리아는 첫 등장부터 어딘가 허당 느낌이 물씬 드러나며 길치 속성을 가졌다는 걸 스토리 전개를 통해 확실히 알 수 있다. 프란시스는 과감한 비주얼로 눈길을 끌고, 그 비주얼대로 엉큼한 성격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 캐릭터가 자신의 분야에서 어딘가 매드사이언티스트 같은 모습을 느끼게 한다.
이 두 캐릭터들은 확실히 이번 테스트에서 눈도장을 찍어준 캐릭터로, 가장 캐릭터성이 뚜렷해 매력적인 것도 프란시스와 오필리아 순서였다. 이외 클라우드와 베르나의 캐릭터성도 주역이기 때문에 알기 쉽다. 반면 오필리아보다 먼저 획득 가능한 레이나 또는 이외 목표 달성으로 얻을 수 있는 캐릭터들의 이야기가 이번 테스트엔 포함되지 않아 아쉬움도 있다.
정식 버전에서는 각 캐릭터들이 프란시스 수준까진 아니라도 이야기나 캐릭터성 면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보여주길 기대하고 있다.
초면이지만 대사만 봐도 일반적인 성격은 아닌 걸 느낄 수 있다
오필리아보다 먼저 합류한 레이나는 이번 분량에서 비중이 없다
■ 오픈월드는 아니다
요즘 돈이 좀 들어갔다 싶은 서브컬처 게임들이 종종 택하는 것과 달리, 몬길:STAR DIVE는 오픈월드 게임이 아니다. 사실 제일 처음 몬길:STAR DIVE의 소식을 들었을 때는 오픈월드로 즐기는 게임인가?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실제 플레이 감각은 모바일 수집형 게임에서 볼 수 있는 전투 스테이지 속 필드를 플레이어가 자유롭게 돌아다니도록 풀어놓고 진행하는 방식에 가까웠다.
선형적으로 구성된 전개이긴 하지만 갈 수 있는 지역들은 플레이어가 샛길로 빠져 탐색하거나 특별한 적과 전투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뒀고, 특정 포인트에서는 점프로 고지대에 올라가는 것도 가능하다. 좀 아쉬운 것은 모처럼 직접 몬스터길들이기의 세계를 직접 돌아다닐 수 있는데 이런 방식의 필드 구조라 지역별 특색을 느끼기가 좀 어려웠다는 점이다.
물론 공개된 이야기 범위가 대부분 첫 도시인 하나이스 부근이라 그런 것도 있지만, 늑대인간들의 소굴을 제외하면 다른 전투 필드는 비슷비슷한 느낌이다. 또, 필드 구조가 일부 장소를 제외하면 좌우에 벽처럼 지형이 올라와있어 풍경 속에 저 멀리 '언젠가 갈 수 있는 지역'에 대한 호기심이 잘 생기지 않고 흘러가는대로 플레이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각 지역의 심도를 낮춰 플레이타임이 그리 길지 않다는 점은 오히려 강점이 될 수도 있다. 작금의 게이머, 특히 모바일 게이머들은 메인 게임과 서브 게임 느낌으로 여러 개의 게임을 굴리는 경향이 있는데 어느 포지션을 가져가느냐에 따라 관점이 달라진다.
이렇게 양쪽이 막힌 구조의 지형이 꽤 많아 다음에 대한 기대가 생길 여지가 적다
찾아보면 이런 부가 컨텐츠 스팟도 있다
■ 스킬과 일반공격 격차가 큰 전투
전투 방식은 알기 쉽다. 세 명의 캐릭터를 팀으로 편성해서 필드에 있는 적과 실시간으로 전투를 벌인다. 특정 패턴을 회피하면 반격을 가할 수 있다. 전투 도중 단순한 버튼 액션이 발생해 팀 내 모든 캐릭터가 총공격을 가하는 것도 있으며, 가끔 준비됐다면서 교체 플레이를 요구하는 캐릭터도 있다.
전투 난이도는 높지 않은 대신, 시인성 부분에서는 좀 불편함이 있다. 예를 들어 고블린 무리와 싸울 때 궁수 계통의 고블린이 쏘는 투사체가 눈에 잘 띄지 않는 편이다. 이런 공격은 보통 피해량이 적어서 아프지도 않아 가시성을 굳이 높이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든다.
몇몇 캐릭터는 전투 스타일에서 확실한 차이가 느껴진다
또, 일반공격과 스킬 사이의 피해량 격차가 굉장히 크다. 이건 굳이 육성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실험해봤는데, 오필리아의 경우 평타를 여러 번 때리는 것보다 스킬 한 방에 피격당한 한 무리가 단숨에 정리될 정도로 차이가 컸다. 다른 캐릭터도 상황은 비슷한데, 스킬의 쿨타임도 짧은 편이라 일반공격은 그냥 중간에 손이 비니까 넣는 필링기의 느낌이 든다.
구조 자체가 필드의 일반 적들은 스킬로 빠르게 정리하고 해당 필드의 보스전은 조금 더 긴 시간의 전투를 가져가려는 것으로 보인다. 캐릭터 육성도 면에서도 레벨이 필드 권장 레벨보다 더 낮은데 스킬이 강력하다보니 쿨타임이 돌아올 때까지만 잘 피하면서 싸우면 클리어엔 별 영향이 없었다.
전투 자체야 무난하고 익숙한 방식인데, 좀 더 욕심을 내보자면 스킬이나 각 캐릭터들의 궁극기 연출 이후의 이펙트들을 좀 더 보기좋은 방향으로 발전시키는 것은 어떤가 싶다. 지금은 궁극기 연출은 캐릭터 연출 이후 스킬이 발동했을 때의 이펙트가 약간 심심한 느낌이 든다. 또, 클라우드처럼 활을 사용한 원거리 공격에서의 타격감 보완도 전투의 재미를 위해선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 지금은 딱 무난, 더 발전할 수 있어
아직 1차 CBT의 공개 분량이 그리 많지는 않은 편이라 이 부분만 두고 평가를 내려보자면 지금의 몬길:STAR DIVE는 확실히 원작을 기반으로 환골탈태를 했지만 현 시대의 경쟁작들과 두고 보면 딱 무난한 정도다. 바꿔말하면 기존에 플레이하던 게임을 내려두고 메인 게임으로 삼기까지는 아직 보여준 매력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도 된다.
지스타 시연 버전에 비해 캐릭터들의 호들갑이 줄어 '아재감성'이 많이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여기저기에선 그런 감성이 엿보인다. 몬길:STAR DIVE가 단순 그 시기 몬스터길들이기를 즐겼던 2030 나잇대의 추억만을 자극하는 것이 아닌 서브컬처 게이머들을 품을 생각이라면 이런 부분은 흔히 말하는 오타쿠 게이머들이 굉장히 쉽게 캐치하는 편이라 감각적인 터치가 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영역이다.
이 부분에서 어쩔 수 없다고 느껴지는 건 몬스터길들이기 IP라서 몬스터들의 네이밍이나 비주얼 감성도 당시의 것을 조금 어루만진 정도라는 것이다. 포크머거 같은 적들에서 특히 그 시기의 감성이 강하게 느껴진다.
또, 명색이 몬스터길들이기인데 몬스터링으로 몬스터를 포획하고 나면 그 몬스터를 다시 꺼내볼 일이 없다는 부분도 아쉽다.
그러니까, 설명하기 애매하니 굳이 다른 게임의 예시를 들어보면 쿠로게임즈의 명조 같은 경우도 적을 쓰러뜨리고 확률적으로 '에코'라는 형태로 적을 흡수해 캐릭터에게 장착할 수 있다. 이후 해당 캐릭터가 에코 스킬을 사용하면 그 에코의 모습이 나타나면서 스킬이 발동한다.
몬길:STAR DIVE에서의 몬스터링도 그와 비슷한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장착해서 캐릭터를 강하게 만드는 메커니즘은 비슷하지만 의외로 전투에서는 총공격 발동 시의 야옹이를 제외하면 몬스터의 모습을 볼 방법이 없었다. 물론 똑같이 하는 것을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방법으로든 포획한 몬스터를 전투에서도 함께 전투하는 느낌으로 볼 수 있다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전투에서 나타나지 않는 대신 몬스터링은 다른 컨텐츠에서 실체화한다. 일종의 미니게임으로 3개의 라인을 좌우로 움직이며 장애물을 피하고 달리는 미니게임에서는 캐릭터 대신 보유한 몬스터링의 몬스터로 플레이하게 된다.
아몬 같은 보스몬스터도 몬스터링으로 포획이 되는데, 막상 이런데서만 볼 수 있다니
지스타로부터 약 반 년 만에 스토리에서 아쉬운 평을 들었던 부분을 꽤 조절해나갔기 때문에, 남은 기간에도 개선을 할 수 있는 여지는 있다고 여겨진다. 잘 빠진 캐릭터 모델링과 캐주얼한 게임성 등 잠재력은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므로 몬길러스들과 피드백을 주고받으면서 좋은 방향으로 완성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더 하고 싶었는데 CBT 분량이 너무 일찍 끝났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