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면으로 압도시킨 공포 신작, '여귀교2:석혼로'

점프스케어 일색을 탈피하다
2024년 10월 29일 19시 25분 52초

에이치투인터랙티브는 지난 24일 미스터리 호러 어드벤처 '여귀교2:석혼로'를 PS5 한국어 자막판으로 정식 출시했다.

 

여귀교2:석혼로는 미스터리 호러 게임 여귀교:구원으로 가는 길의 후속작이다. 플레이어는 대학교에서 벌어지는 신입 환영 행사 호러 페스티벌을 네 사람의 시선으로 체험하게 된다. 게임은 밤의 캠퍼스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기괴한 실종 사건과 학교 곳곳에 도사리는 긴장감, 적당한 유머와 순수한 공포를 자아낸다. 소름 끼치는 소문들을 플레이어에게 인식시키면서 으스스한 학교 캠퍼스 속을 탐험해 미스터리한 이야기들과 진상을 파헤치고 때때로 주변을 관찰하고 귀신에게서 도망치거나, 수수께끼를 풀면서 신비한 등을 활용해 숨겨진 단서를 찾는 것이 주된 특징이다.

 

여귀교2:석혼로는 현재 PS 스토어 기준으로 39,900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본 리뷰에서는 짧은 전체 플레이타임상 초반부 스토리를 위주로 내용을 풀어나간다. 따라서 초반부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음을 밝힌다.

 

 

 

■ 네 명이 체험할 학교괴담

 

게임의 배경은 캠퍼스 호러 스토리 TOP10으로 유명한 문화대학의 수많은 귀신 관련 전설을 간직한 대인관이다. 여기서 신입생 환영회 행사인 호러 카니발이 개최될 예정이며 게임의 주역들은 각기 다른 이유지만 공포에 관련된 이슈를 위해 대인관에 모이게 된다. 예를 들어 가장 처음 게임을 시작하고 대인관 엘리베이터에 얽힌 영상을 본 뒤 플레이 하는 기자 렌 슈위는 문화 대학교 자료실과 렌 슈위의 이름을 언급하며 도와달라는 미스터리한 편지, 그리고 귀월을 맞아 학교괴담과 연관된 독점 보도를 따내겠다는 대외적인 이유로 학교를 찾아오며, 그 다음으로 플레이 하게 되는 첸 런지에는 호러 카니발 출품용 영화를 찍으려는 영화 동아리 멤버라 친구이자 배역을 맡은 위 하이러, 우 쯔난과 함께 교내에 남아있다 미스터리한 현상에 휘말리게 된다.

 

게임에는 학교, 캠퍼스라 하면 응당 생각이 날만한 학교괴담과 작중 실제 일어난 사건에 연관된 공포스러운 소문을 소재로 삼아 플레이어에게 꾸준히 각종 요소와 매체로 주입하곤 한다. 핵심적인 매개체 대인관 엘리베이터와 1960년에 벌어졌다는 치정살인 등이 서로 연결되어 있고, 작중에 등장하는 다양한 귀신이나 등장인물들도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알아가는 부분이 흥미롭다. 그리고 진행 과정에 나오는 퍼즐들도 학교의 동아리들에서 착안한 테마로 제공해 분위기에 어울린다.

 

등장하는 귀신들의 경우도 마지막에 등장하는 귀신을 제외하면 꽤 무섭거나 매력적으로 연출해냈다. 처음 등장하는 귀신은 시각적인 기괴함과 청각적인 압박감을 주며, 그 다음으로 만나게 되는 귀신은 사실상 마스코트와 비슷한 느낌으로 장난스럽지만 경우에 따라선 무서운 귀신처럼 돌변하기도 한다. 발레리나 파트에서는 아름답고 무시무시한 압박감을 연출해 여귀교 내의 귀신들만이 아닌 근래 공포 게임들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을 선사한다.

 

여담으로, 도중에 미스터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들어봤을 엘리사 램 사건을 오마주한 장면도 등장한다.

 


 


 

 

 

■ 탐색과 퍼즐, 귀신으로부터 살아남기

 

플레이어는 게임 진행도에 따라 각기 다른 캐릭터의 시점으로 게임을 플레이 하게 된다. 게임의 흐름은 컷신과 대화를 통한 스토리 진행과 이를 위한 탐색, 그리고 퍼즐, 귀신과의 승부로 구성되어 있다. 다음 이야기가 진행될 목적지로 가기 위한 단서를 찾으려고 문화대학교 대인관을 돌아다니며 여러 동아리 부실이나 직원들과 관련된 장소, 창고 등 학교 내부를 여기저기 뒤지면서 이야기의 흐름과 진상을 가늠할 수 있게 되는 것.

 

퍼즐은 그렇게까지 어렵지 않은 것들로 구성됐다. 물론 공포 게임이 단순 워킹 시뮬레이터와 연출만 버무린 방식이 되기 십상이나, 그렇다고 게임성을 위해 템포까지 망가뜨려가며 퍼즐에 하염없이 시간을 보내진 않도록 단번에 알 수 있는 정도의 퍼즐들만을 배치했다. 오죽하면 기자가 개인적으로 그렇게 선호하지 않는 슬라이드 퍼즐도 3x3 사이즈로 상당히 쉽게 구성됐다. 또,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나름대로 퍼즐이 등장하는 상황이나 장소, 배경에 연관지어 자연스럽게 만든 부분도 호평할만 하다. 게임 동아리에서 벌어지는 퍼즐 대결은 컴퓨터를 활용한 방식으로, 보드게임 동아리와 관련된 퍼즐은 보드게임이라는 테마에 맞게 파티를 구성하는 직업을 단서로 삼는 등 무난하고 분위기에 어울리는 것들을 배치하는 데에 힘썼다.

 

귀신으로부터 살아남는 것도 긴장감을 적절하게 유지한다. 가장 처음 추격전을 벌이게 되는 귀신의 경우 로밍하는 루트를 잘 살피다가 게임 초반에 얻는 호원등으로 틈틈이 막힌 공간을 정화해 살아남아야 하며, 두 번째는 추격전이 아닌 일종의 미니 게임 같은 방식으로 상대하게 된다. 그리고 이 게임의 알파이자 오메가라고도 할 수 있는 다음 귀신과의 대면에서는 호원등이나 미니 게임이 아니라 SCP 등으로 익숙한 방식의 규칙 하에 살아남아야만 한다.

 


호원등으로 단서나 막힌 길을 뚫을 수 있다.

 


퍼즐 중 하나

 


발각당하면 화면 상단에 눈동자가 붉게 빛난다.

 

■ 생각 이상으로 맛있는 공포

 

대만의 소프트스타 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한 여귀교2:석혼로에서는 다양한 공포 연출이 등장한다. 단순히 점프스케어식 귀신과 호러 연출에만 집중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플레이어에게 공포를 선사하려고 노력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죽음의 순간을 효과적으로 만들기 위해 게임오버가 되는 상황에선 추격하던 귀신이 갑자기 튀어나와 플레이어를 죽이지만 그 외에도 생각보다 여러 호러적 연출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준다. 클리셰적인 기물 배치나 그로 인한 소소한 공포는 물론이고, 귀신들의 비주얼이 마지막 등장하는 귀신을 제외하면 분위기가 꽤나 괜찮았다. 공포에 약한 편인데 여귀교2:석혼로는 단순히 깜짝 놀라는 방식의 공포만을 고집하지 않고 비주얼이나 상황, 소리 등을 잘 활용해 맛있는 공포감을 만들어냈다고 생각된다.

 

이건 특히 앞에서 입이 닳게 호평을 한 발레리나 씬이 그렇다. 그저 공포스러움만을 주는 것이 아니라 발레리나라는 소재와 그 배경 스토리, 그리고 웅장한 아드리안 베렌게르의 Red Dress가 합쳐져 아름다운 선과 웅장한 장면, 그 안의 공포심을 잘 융합시켜 정말 뛰어난 한 장면을 만들어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말초적인 맛보다 좀 더 예술 쪽에 가까운 연출인데 다른 것을 다 제쳐놓고 이 장면만 보더라도 한 번 플레이를 고려할만한 웰메이드 신이다.

 

물론 그렇다고 여귀교2:석혼로가 희대의 명작이라는 이야기까지는 아니다. 아쉬운 부분들이 분명 있고, 전체 플레이타임이 그렇게 길지 않다는 면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을 수 있겠지만, 단순 점프스케어로 점철된 공포 게임에 지쳤다면 분위기와 연출, 그 조화에 노력을 기울이고 때때로 등장인물이나 상황, 이스터에그로 유머러스한 분위기를 불어넣어 적절한 B급 공포영화 감성을 잘 살려낸 신작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게임은 중국어 더빙과 영어 더빙을 지원한다.​ 

 


이런 인물이나

 


특히 이런 인물이 무서울 때마다 적당한 긴장 완화를 시켜준다.

 


진짜는 이게 아니란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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