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기로 즐거운 유령 포획, 루이지 주연의 '루이지맨션2 HD'

루이지가 즐겁다고는 안 했어
2024년 07월 29일 03시 13분 22초

한국닌텐도는 지난 6월 닌텐도 스위치를 통해 '루이지 맨션 2 HD'를 정식 발매했다.

 

루이지 맨션 2 HD는 루이지 맨션 시리즈의 두 번째 타이틀인 루이지 맨션 다크 문을 HD 리마스터한 작품이다. 플레이어는 겁 많고 소심한 루이지가 유령이 사는 맨션을 모험하게 된다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신기한 힘을 지닌 다크 문이 밤하늘에 떠 있는 유령 계곡에서 유령 연구자 아라따 박사가 킹부끄에 의해 파괴된 다크 문과 날뛰기 시작한 유령들을 대처하기 위해 루이지를 억지로 끌고 와 조사를 떠맡게 된 것이다. 스핀오프 시리즈들이 대개 그렇듯 루이지 맨션 2 HD 또한 원작과는 다른 방식의 시스템으로 독특한 재미를 선사한다.

 

이외에도 타워 1층부터 정상을 목표로 진행하는 최대 4인 협력 플레이 지원 공포의 타워 모드도 존재한다.

 

 

 

■ 겁쟁이 루이지의 유령 퇴치

 

루이지 맨션 2 HD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는 것처럼 마리오의 형제 루이지를 주인공으로 삼은 스핀오프 시리즈 작품이다. 플레이어는 마리오가 아닌 루이지를 조작해 게임의 스토리를 즐기게 된다. 겁이 많고 소심한 성격으로 묘사되는 루이지는 이 시리즈에서 계속 유령들과 마주하고 그들을 포획하는 일종의 퇴치 활동을 하게 되는데 이번 작품 역시 루이지는 분주히 유령들을 포획하며 유령 계곡의 여러 지역을 탐험해야 한다. 물론 겁 많은 루이지가 자발적으로 나선 것은 아니고, 서두에서 언급한 것처럼 유령 계곡에서 쾌활한 유령들과 사이좋게 지내던 유령 연구자 아라따 박사에게 강제로 끌려와 조사를 강요받는다는 느낌이다.

 

밝고 쾌활해 아라따 박사와 사이좋게 지내고 있었던 유령 계곡의 유령들이 흩어져 난동을 부리게 된 것은 슈퍼마리오 시리즈에서 등장하는 유령 부끄부끄의 왕 킹부끄가 개입되어 있다. 유령 계곡을 안정시키던 하늘의 다크 문을 여러 조각으로 박살내버려 유령 계곡에 수상한 안개가 퍼지면서 계곡의 유령들이 갑자기 날뛰기 시작하고 말아 아라따 박사가 곤란을 겪은 것. 때문에 작중에 루이지가 만나는 유령들은 유령 계곡의 유령들은 물론이고, 숨어 있는 부끄부끄들이나 킹부끄도 포함되어 있다.

 

스토리 전개는 스테이지 클리어 방식으로 진행되며 하나의 지역을 스테이지 형식으로 나눠 각 스테이지를 진행할수록 지역 내 갈 수 있는 구역이 늘어나니 단계적으로 해당 지역을 점점 더 많이 탐사할 수 있다. 다만 클리어하더라도 다시 플레이할 때 동일한 스토리를 따르기 때문에 원래 갈 수 없던 곳은 나중에 장비 등을 다 갖춘 상태에서도 갈 수 없는 구조에 가깝다.

 


 


 

 

 

■ 고ㅇ트 버스ㅇ즈!

 

청소기처럼 생긴 장비를 갖추고 유령을 빨아들여 퇴치한다는 발상은 1984년 개봉해 세계적인 인기를 구가했던 코미디 영화 고스트 버스터즈 시리즈에서 촉발되어 이후 많은 매체에서 패러디됐다. 루이지 맨션 시리즈 또한 이런 청소기 형태의 장비를 사용해 유령을 포획하는 방식인데, 아라따 박사가 제공하는 다양한 대 유령 장비들은 줄여서 부르면 원작 출시 당시 존재했던 닌텐도 기기들의 이름을 나타내는 소소한 웃음포인트가 있다. 예를 들면 다크 문 조각을 정화할 때 사용한다는 개운한 브러쉬는 게임보이의 GB, 루이지와의 통신 기기 더블 스크림은 닌텐도 DS의 DS 같은 식이다. 더블 스크림은 실제 닌텐도 DS와 상당히 닮았기 때문에 이런 요소들을 아는 사람들을 위한 유머라고 할 수 있다.

 

게임 내 스테이지의 진행에서도 이 도구들을 얻으면서 점점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진다. 주로 첫 번째 지역 내 스테이지를 진행하는 동안 얻을 수 있는데 가장 기본적인 도구인 청소기 유령싹싹으로 유령을 빨아들이고 초록 램프에 상호작용을 해서 작동시킬 수 있는 스트로브는 실제 스토리 내에서도 하나의 세트로 취급된다. 처음 유령싹싹을 발견한 뒤에도 그것만으로는 유령을 빨아들일 수 없고, 유령이 바라보는 상태에서 스트로브를 사용해 플래시를 터뜨린 이후에 유령싹싹으로 빨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유령을 빨아들이기 시작하면 일종의 낚시처럼 힘싸움이 벌어진다. 유령이 도망치는 방향과 반대로 스틱을 당기면서 유령의 체력이 떨어질 때까지 흡수하면 포획에 성공하는 식이다. 물론 한 명의 유령만 등장하는 것도 아니고 계속해서 물건으로 시야를 방어하는 유령 등 여러 종류의 유령이 등장해 힘싸움이나 흡수 타이밍, 그리고 스트로브 플래시를 터뜨리는 타이밍을 잘 봐가면서 진행하는 것이 좋다. 보스전의 경우도 이런 전투 기믹을 극대화하고 있다. 예시로 첫 번째 지역의 최종보스인 거미를 상대할 때 주변 환경과 유령싹싹, 스트로브를 적극 활용해서 대응해야 클리어가 가능하다.

 

전투 외에도 지역 내에 숨겨진 보석들을 찾는 수집 요소나 표시된 스테이지마다 숨어있는 부끄부끄를 찾아 포획하는 요소가 존재하며 스테이지에서 지역을 탐사할 때도 숨겨진 요소나 기믹을 파훼해야만 갈 수 있는 곳들이 있다.

 


 


 

 

 

■ 검증된 시리즈의 재미는 확실

 

루이지 맨션 2 HD는 본가 슈퍼마리오 시리즈의 방식과 다르기도 하고, 단순히 달리기나 점프, 변신 요소 등을 활용한 것보다는 많은 요소들이 존재하는 게임이다. 그렇지만 여전히 캐주얼한 맛으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이기도 하며 아예 루이지 맨션 2 HD로 처음 루이지 맨션 시리즈를 접했다고 하더라도 스테이지 하나에서 둘 정도를 클리어하다보면 금방 적응해 즐길 수 있을만큼 진입장벽 또한 낮다. 그렇다고 마냥 쉽게 만들어지지도 않았으므로 모두가 재미있는 선에서 즐길 수 있는 마리오의 골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점 또한 긍정적이다.

 

상당히 재미있지만 편의성 부분에서는 살짝 아쉬운 감도 있었다. 일단 때때로 시점 조절이 좀 불편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고, 무엇보다 스테이지에 갈 때 고고 카메라를 사용해 입자화해서 해당 지역의 CCTV로 출력되는 연출을 하는데 이를 입장 시에는 스킵할 수 있지만 퇴장할 때는 스킵할 수 없게 되어 좀 일관적이지 않다는 느낌을 준다. 그렇다고 스테이지를 다시 플레이할 때 스킵 기능이 온전히 작동하는지 시도해봤는데, 발견하지 못했던 부끄부끄를 잡기 위해 다시 진입한 스테이지에서도 클리어 후 퇴장 연출이나 스코어 보드 스킵 기능을 이용할 수 없었다. 이런 면에선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컨텐츠 자체에 대해서는 원래 재미있는 시리즈이니 이 리마스터에 큰 불만은 없는 편이다. 스테이지 클리어와 포획한 유령들이나 부끄부끄를 구경할 수 있는 일종의 갤러리 기능, 그리고 원한다면 로컬 및 온라인 멀티플레이가 가능한 공포의 타워 모드까지 즐긴다면 충분히 오래 즐길 수 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부끄부끄나 숨겨진 장소 등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냥 쭉 클리어하는 것만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은 그 나름대로 캐주얼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고, 파고들어 모든 스테이지의 컨텐츠를 100% 끝장내려는 사람에게는 나름의 추가 플레이타임이 존재하는 즐거운 작품.​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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