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 음성은 또 다른 캐릭터 해석, '라이브러리 오브 루이나'

독특한 감성의 카드 배틀 게임
2024년 05월 03일 01시 03분 51초

프로젝트 문의 도서관 배틀 시뮬레이션 게임, '라이브러리 오브 루이나'가 지난 25일 PS4, 닌텐도 스위치를 통해 정식 출시됐다.

 

라이브러리 오브 루이나는 프로젝트 문의 첫 타이틀인 로보토미 코퍼레이션의 독자 세계관 및 캐릭터를 계승한 타이틀로, 이번 출시된 콘솔 버전은 기존에 탑재됐던 한국어 더빙만이 아닌 일본 성우진이 투입되어 새롭게 연기한 일본어 풀보이스 더빙이 추가된 버전이다. 또한 PC 버전에서 DLC로 판매되고 있는 사운드트랙 및 아트북이 게임에 수록된 상태로 판매된다. 플레이어는 도서관의 일원이 되어 다양한 손님과 전투를 벌이게 되며 접대라고 부르는 이 과정을 통해 새로운 책과 카드를 습득, 더욱 강력한 책장과 장비들을 갖추며 이야기를 풀어나가야 한다.

 

이번 리뷰는 PS4 버전을 PS5에서 플레이한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된다. 설정과 스토리가 큰 매력포인트로 인정 받는 게임인 만큼 스크린샷이나 언급은 최대한 스포일러를 피해 초반부의 것을 활용한다.

 

 

 

■ 느닷없이 사서로?

 

라이브러리 오브 루이나에서 플레이어는 전작에도 등장했던 캐릭터 '앤젤라'가 도서관장이자 사서인 주연으로 등장하며 플레이어는 우연히 앤젤라의 도서관에 진입하게 된 남성 캐릭터 '롤랑'이 앤젤라와 만나 어떤 일을 겪고, 그 후 도서관의 사서가 되어 손님들을 어떻게 접대해나가는지나 도서관의 각 구획에 위치한 기존의 사서들과 만나기도 하며 손님과 그들의 이야기를 지켜볼 수 있다. 실제 플레이어는 사서가 된 롤랑을 조작하는 것으로 게임을 시작하게 되고 이후 추가되는 사서들을 조작해 손님을 접대한다.

 

중요한 공간이자 이야기가 펼쳐지는 무대이기도 한 도서관은 이야기 구조상 마치 일종의 덫 같은 역할을 한다. 도서관은 초대장을 대상이 된 인물에게 보내며 다양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볼 수 있고 이들에게 성공하면 일확천금, 실패하면 도서관의 책이 된다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의 먹잇감을 보여주면서 도서관으로 유도한다. 그러면 플레이어는 사서들을 조작해 이들을 '접대'한다는 개념으로 일종의 카드 배틀 방식으로 전개되는 전투를 치른 후 책으로 환원시켜버린다.

 

그런 이야기 구조로 라이브러리 오브 루이나의 도입부가 시작되며, 도서관을 찾아오는 다양한 이들의 모습은 그런 일을 당해도 쌀 것 같다 생각하게 되는 인물이 있는가 하면 이런 애가 이런 일을 당해야만 하나 싶은 대상도 존재한다. 각각의 집단이나 그들의 이야기를 살펴보는 것은 본 타이틀에서 나름대로 흥미로운 과정이다.

 


 


 


캐릭터들을 접대해 얻을 수 있는 카드는 그들과 컨셉이 일치

 

■ 책장 만들고 장비 갖춰 배틀

 

접대는 카드 배틀 방식으로 진행된다. 플레이어는 진행에 따라 롤랑 한 명이 아니라 층마다 다수의 사서를 운용할 수 있게 되며 각각의 사서는 저마다 덱 시스템인 전투 책장을 보유한다. 이 전투 책장은 기본 무한으로 제공되는 카드들 외에 접대를 해서 얻는 책들을 넣어 나만의 강력한 책장을 만들어갈 수 있는 익숙한 시스템이다. 또, 접대를 통해 얻은 각 손님의 책을 소각하면 일종의 캐릭터 외형 및 특성과 능력치가 딸린 핵심 책장을 얻을 수 있고 접대 결과 사서에게 부위별로 장착 가능한 일종의 장비 아이템을 얻게 되는 경우도 있다.

 

보편적인 시스템으로 풀어서 이야기하자면 덱에 들어가는 카드에는 저마다 속성 개념의 공격 및 방어 같은 유형이 여럿 존재하고 피해를 입히는 양 등의 수치가 적혀 있다. 또, 다양한 부가 효과를 내는 카드도 존재하니 이런 카드의 시너지를 잘 생각해 덱을 짠다는 카드 배틀 게임의 기본적인 방식을 잘 수행해야 한다. 거기에 척 봐도 강한 카드가 많이 있다고 무작정 덱에 집어넣는 것이 아니라 코스트를 잘 생각해 덱을 만드는 것이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하다. 공방에서 적절한 카드가 있는데 코스드가 덜 회복되어 사용할 수 없는 상태에서 져버리면 순식간에 위기 상황으로 몰릴 수도 있다.

 

도서관의 각 층에 존재하는 사서는 과제를 지니고 있다. 해당 층의 과제를 전부 수행하면 환상체와의 전투를 할 수 있으며 승리하면 층 완성 단계가 상승하고 강력한 효과를 지닌 카드도 얻을 수 있다. 배틀에서 독특한 요소는 체력 외의 수치가 존재한다는 점이나 전투 상황에 따라 채워지는 게이지를 통해 환상체에게서 얻은 카드 버프 효과를 받을 수 있다는 점 등이 있다. 특히 환상체와의 전투는 적이 내는 카드의 유형이 패턴화되기도 해 이를 잘 파악하며 정확히 찌르는 덱을 준비하는 것으로 대처 가능한 부분도 있는 일종의 묘수풀이 느낌을 주기도.

 

난이도가 마냥 쉬운 편은 아니지만 패배해도 돌아가서 다시 덱을 구상하거나, 스토리의 경우 요구하는 책을 다시 파밍해서 재도전하는 것이 가능해 난이도 때문에 진행에 있어 낭패를 크게 보는 일은 적다.

 


 


 


신경쓸 것들이 좀 있지만 빠른 진행 같은 것을 켜두면 꽤 가볍게 즐길 수 있다.

 

 

 

■ 일본어 더빙이 색다른 느낌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은 아무래도 조작감과 콘솔 버전에 새로이 들어간 일본어 더빙을 꼽을 수 있다. 조작감 면으로는 기본 조작 기기인 듀얼센스나 듀얼쇼크 기준에서 다소 익숙해질 시간이 필요했다. 상대적으로 컨트롤러 조작이 불편하기 쉬운 장르이기도 하고 탭 같은 메뉴 구역을 이동할 때 버튼 한 번으로 딱딱 넘어가주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메뉴 구역으로 버튼을 눌러 박스를 이동한 뒤 거기서 다시 원하는 메뉴를 선택하는 방식을 거쳐 조금 번거로운 감은 확실히 있었다. 이런 부분은 추후 패치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닐까 싶은 생각은 든다.

 

일본어 더빙은 원작의 한국어 더빙과는 또 다른 캐릭터 해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 실제 여타 다국어 더빙이 수록된 게임들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현상인데, 같은 캐릭터라도 동일한 캐릭터성 내에서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었는지로 차이가 나거나 아예 주된 캐릭터성을 뒤집어 다른 캐릭터 같다는 느낌을 주는 경우도 있다. 뭐 앤젤라 같은 캐릭터는 대사나 행동에 맞게 일본어 음성에서도 한결같은 표독함과 시크함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생각보다 다른 감상을 느끼게 하는 경우도 많았다.

 

라이브러리 오브 루이나는 그 독특한 감성에 기인해 호불호가 갈릴만한 요소들이 있으나 아직 플레이해보지 않은 카드 게임을 좋아하는 게이머와 일본어 음성 버전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게이머라면 플레이할 수 있는 이식작이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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