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8일 오후 2시 강원도 강릉시의 '강릉 올림픽 파크' 내에 위치한 '강릉 아레나'에서 22년 LCK 서머 시즌의 최종 우승자가 가려진다.
특히 이번 결승전은 단순히 결승전을 관람하는 것이 아니라 27일 준비된 전야제(펜페스타)의 다양한 행사들과 편리하게 이동이 가능한 카카오T 셔틀을 준비해 타 지역에서 오는 팬들에게 1박 2일 코스로 축제를 즐기게 한 것이 눈에 띄는데 경기장 밖에도 대형 스크린을 설치, 결승전 중계를 통해 아쉽게 결승전 관람 티켓을 얻지 못한 팬들도 축제에 함께 할 수 있도록 했다. 단순한 결승전의 느낌이 아니라 마치 준비된 1박 2일 행사의 형태로 기획되었다고 할까. 이러한 부분은 국내 LOL 팬들의 수를 생각하면 바람직한 형태의 운영이라고 생각된다.
결승전에 앞서 27일 전야제 행사가 진행된다
결승전은 일요일 오후 1시 40분에 시작해 2시부터 본 경기가 진행된다.
■ 결승전 진출 팀 프리뷰
- 젠지
올 시즌 젠지의 여름은 맑고 파랬다. 시즌 초 우승 후보 3순위에 머물던 젠지는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담원 기아가 몰락하고 T1의 폼이 저하되면서 팀 창단 이래 최고의 기회를 맞았으며 여기에 고참 선수인 피넛과 룰러의 전성기를 능가하는 플레이와 이제는 조금씩 팀에 녹아들기 시작하는 쵸비의 존재, 그리고 어느덧 최고의 서포터에 오른 리헨즈에 이르기까지 팀 자체의 전력 상승으로 이번 서머 시즌의 절대 강자로 군림했다.
비록 이전 시즌의 T1처럼 전승 우승을 한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경기를 2대 0 셧아웃으로 승리했고, 다른 팀들과 체급 차이가 느껴질 만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서머 시즌 초기 본 기자가 언급했던 것처럼 바뀐 메타가 젠지에게는 상당한 영향을 미쳤고, 이후 펼쳐질 롤챔스까지도 기대하게 만들 만한 결과를 보여주었다.
전체적인 전력이 20시즌 담원 기아에 버금갈 정도로 22 서머 시즌 젠지는 정말로 강력하고 그 폼이나 분위기 또한 기복 없이 이어지고 있다. 사견으로 22 스프링 시즌의 T1과 서머 시즌의 젠지는 젠지가 보다 탄탄한 전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 T1
22 스프링 시즌의 T1이 너무 가시적인 결과물을 내다보니 서머 시즌의 T1이 다소 묻힌 감이 있지만 T1 역시 우수한 전력으로 정규 시즌 2위를, 그리고 결승전에 진출했다.
이 성적도 분명 좋은 성적이기는 하지만 워낙 스프링 시즌의 결과물이 좋다 보니 팬들 입장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있을 듯한데, 스프링 시즌의 성적은 경쟁자라 할 수 있는 담원 기아와 젠지가 다소 주춤한 상태였다는 부분도 존재하고 본 게임이라 할 수 있는 서머 시즌은 스프링 시즌과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많은 만큼 어느 정도 납득이 될 만한 부분도 있다.
특히 젠지의 경우 바뀐 메타의 혜택을 많이 받음과 동시에 노장 선수들의 활약이 엄청난 반면, T1은 원딜 구마유시가 폭망하며(이는 개인의 폼 저하도 있겠지만 다른 팀들의 전력 분석에 의한 약점 노출도 이유라 생각된다) 1위로 가는 원동력을 잃어버렸다. 여기에 서머 시즌 후반 T1 답지 못한 플레이를 보여주는 등 전반적인 폼이 떨어지다 보니 이번 결승전에 대한 기대감이 다소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결승전까지 준비할 시간은 일주일이나 있었다. 그 시간에 준비를 잘 했다면 우승도 결코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 라인 별 전력 분석
- 탑
현재 젠지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은 탑이다. 반면 T1은 탑 라이너의 실력이 팀원 중에서 가장 좋다. 유일하게 올 타임 퍼스트 팀에 선정된 것이 바로 탑 라이너 제우스다.
퍼스트 팀 구성만 봐도 T1에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처럼 서로 상극인 포지션인 만큼 탑은 확실하게 T1의 우위다. 그나마 도란이 그간의 경험치를 바탕으로 시즌 후반 들어 한 사람 몫을 해 주고 있기는 하지만 제우스는 MSI 이후로 급성장했고, 실력이나 안정성, 캐리력에서 따라올 상대가 없다.
아이러니한 것은 T1의 유일한 비교 우위 지역인 탑이 현재 메타에서 그 비중 자체가 상당히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실제로 탑과 바텀을 비교하면 현재 바텀의 중요성이 배 이상으로 크다. 탑이 완전히 밀려도 바텀만 어느 정도 해 주면 지지 않는 경기가 수 없이 나오는 것이 이를 반증하는 부분이랄까.
어쨌든 탑은 제우스의 압승이 예상되고, 레넥톤 같은 초반에 강한 챔프를 사용할 경우, 초반부터 승기를 가져갈 확률이 높다. 반면 도란은 분명 전략적으로 어느 정도 CS를 포기하더라도 죽지 않는 플레이를 하며 중 후반 한타 싸움에 도움을 주는 오른이나 갱플링크 같이 다른 라인을 서포트 해 주는 챔프를 할 가능성이 높다.
- 정글
오너의 정글러 능력이 결코 나쁘지는 않다. 심지어 올타임 세컨드 팀에 속하기도 했고 번뜩이는 플레이나 실력 또한 출중하다. 하지만 상대가 바로 회춘한 피넛이다. 스프링 시즌의 캐니언 대 나머지 정글러들 정도의 차이는 아닐지라도 그 차이는 엄연히 존재하며, 이는 다른 팀원들을 많이 서포트하는 정글러 포지션의 특성 상 경기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제우스와 오너로 이어지는 탑 – 정글 라인은 분명 T1이 위다. 하지만 이제는 상체 싸움이 별로 중요하지 않아졌다. 결론적으로 원딜을 잘 키운 팀이 승리하는 공식이 보편적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물론 아트록스 등 잘 키운 탑 챔프가 캐리하는 상황도 간간히 연출되지만 이미 상체는 버린 상황이다 보니 각 팀의 정글러가 어떤 라인에 힘을 실어줄 지 궁금해진다.
- 미드
페이커는 분명 팀원을 생각하는 미드다. 반면 쵸비는 팀원들간의 연계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미드 자체의 힘을 중요시하는 선수다.
페이커가 어쩔 때 보면 잘 하는 듯 보이다가도 어쩔 때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선수 자체의 폼 문제라기 보다 팀원들간의 유기적인 결합이 잘 맞으면 좋은 장면이 연출되는 듯하다. 그렇다 보니 팀원들이 전반적으로 무기력해지면 페이커도 큰 활약을 펼칠 수 없지만 어느 정도만 활약을 해 주면 시너지를 내게 된다.
페이커의 어깨가 참으로 무거운 상황이다
반면 쵸비는 팀 자체에 주는 시너지는 크지 않지만 그 스스로 불리한 상황을 역전해 낼 수 있는 선수다. 다만 젠지로 팀을 옮긴 이후부터는 다른 팀원들을 믿어서인지 과거와 같은 날카로운 플레이나 다소 무리한 움직임이 사라져 그 빛이 바랜 느낌이 있기도 하다.
어쨌든 미드는 분명 쵸비에게 주도권이 있다. 워낙 CS잘 잘 수급하는 선수이고 상대적으로 많은 로밍을 다니는 페이커에 비해 흔들림 없이 미드에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탑과 마찬가지로 미드 역시 정글러의 영향을 많이 받는 자리인 만큼 미드쪽은 젠지의 우세가 점 쳐진다. 다만 그 차이가 탑처럼 크지는 않다.
- 바텀
가장 중요한 전장이자 현재 메타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바텀 라인은 젠지가 아주 많이 앞서 있다. 서머 시즌 MVP에 빛나는 룰러와 구마유시의 매치 만으로도 이미 무게 추가 확 기울어져 있는데 서포터의 매칭 또한 젠지에게 웃어준다. 여기에 가끔씩 등장하는 상대진 정글러가 바로 피넛이다.
룰러의 기세를 과연 막을 수 있을까
T1이 이렇듯 어려운 상황을 딛고 바텀에서 눈에 보이는 성과를 얻지 못한다면 이번 서머 시즌의 우승은 어렵다. 반대로 젠지는 지금까지 하던 대로만 하면 주도권을 가져갈 수 있다.
T1의 경우 서머 시즌 후반 리브 샌드박스에게 패했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원딜러의 차이다. kt롤스터의 후반 약진 역시 원딜러의 활약에 기인한다.
원딜러의 중요성은 서포터에서도 확인이 가능한데, 현재 서포터들은 챔프가 살아 있을 경우 유미나 나미를 선택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이러한 점은 LPL이 더 심하다). 원딜러에게 최대한 힘을 실어주면서 생존력과 중 후반 딜링까지 책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확실히 최근의 게임에서는 노틸이나 라칸, 레오나 같은 서포터의 등장이 줄었다
참고로 26일 열린 LPL 플레이오프 준결승전에서 LPL 퍼스트 원딜에 오른 TES의 재키러브는 2세트에서 9만이 넘는 딜량을 기록했다. 경기가 장시간 진행된 것도 이유지만 이처럼 서포터의 지원을 받는 원딜러의 화력은 무시무시하다. 국내외 경기에서도 인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원딜러가 상대 챔프들을 쓸어 담는 상황이 심심치 않게 연출될 정도다.
이 말은 곧 T1에게는 가장 큰 무기를 사용할 수 없다는 말과 같다. 순위에도 들지 못한 구마유시와 LCK 최고의 원딜러 룰러, 이 엄청난 갭 차이를 어떻게 극복할지가 관건이다.
더불어 현재 원딜러 3대장으로 꼽히고 있는 루시안과 제리, 그리고 시비르 중 어느 팀이 어떤 챔프를 사용할지도 관심거리다.
■ 결승전 승리팀 예상
결론적으로 말해 T1이 젠지에게 승리할 확률은 5%도 채 되지 않아 보인다. 순수한 기자 개인의 의견을 말한다면 젠지가 질 수 없는 경기이고, 지는 경기가 그려지지도 않는다. 비록 서머 시즌 첫 경기에서 T1이 승리하기는 했지만 그 때의 젠지도, T1도 아닌 상태이고 T1의 컨디션도 서머 시즌 초반보다 나쁘다. 직전 담원과의 4강전에서 보여준 경기력으로는 결코 쉽지 않은 상대가 젠지다.
최근 메타에서 가장 중요한 원딜이 팀의 약점일 뿐 아니라 밴픽의 실력도 좋다고 보기 어렵다. 선수들의 폼은 전체적으로 조금씩 떨어져 있다. 실제로 4강전에서 젠지에게 무참히 패배한 리브 샌드박스와 T1이 경기했다면 50대 50의 박빙 승부를 예측했을 정도다.
젠지는 단점이 없다. 교전 능력, 전술, 밴픽에서부터 타고난 운영 능력까지 모두 LCK 최상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고 심지어 담원 기아처럼 명장병에 걸린 감독도 아니다. 선수들이 확실한 팀웍으로 승리를 위한 베스트 전술을 뽑아 밀고 나간다.
리브 샌드박스전에서 보여준 젠지의 벤픽은 안정감 그 자체였다
그러한 만큼이나 승자가 누가 될 것인가 하는 예측보다는 T1이 어떻게 하면 젠지를 상대할 수 있을까 하는 관점이 우선이다. 최근 LPL 플레이오프 경기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탑 라이너가 게임 초반 2,3킬을 당해도 이러한 스노우볼이 잘 굴러가지 않는 것이 현재의 메타다. 결국 상대의 약한 탑 라인을 공략하기 보다는 탑에서의 이점을 바탕으로 이러한 플러스 점수를 바텀에 어떻게든 연계시켜야 한다.
여기에 앞서도 언급했지만 T1은 원딜이 가장 취약하고 젠지는 원딜이 가장 확실하다. 이 말은 눕는 픽을 선택한다고 해도 승리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는 것이다.
결국 T1이 상대적 강팀인 젠지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초 중반 원딜의 능력이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시점에서 경기의 흐름을 가져와야 한다. 그만큼 바텀 라인의 주도권을 초반에 가져오는 것이 T1이 승리하는 몇 없는 가능성 중 하나라고 생각되는데, 만약 구마유시의 폼이 지금까지의 모습 그대로라면 사실 상 결승전은 힘들다고 봐야 하며, 그나마 폼이 조금이나마 올라왔다면 그래도 기발한 밴픽과 전략으로 승리를 가져올 수 있다. LOL에서 상대적으로 열세인 팀이 승리하는 경기는 상당히 많다. T1은 이러한 기적을 만들어야 한다.
젠지의 입장에서는 최근 2인자의 입장에서 몇 년을 있었다. 젠지라는 이름을 달고 우승을 한 기억도 없다. 그러한 만큼 이번 결승전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를 것이고 우승 확률도 매우 높다. 이번이 가장 우승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이번 결승전은 객관적으로 이변이 나지 않는, 매우 무난한 흐름으로 젠지가 승리할 확률이 매우 높으며 T1이 무언가를 하기 위해 상당히 바쁘게 움직일 수밖에 없는 만큼 모든 세트가 킬 수가 많이 나는 경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접전보다는 어느 한 쪽으로 기울어지는 경기가 많을 것으로 보여 팀 간 킬수 차이도 많이 나는 양상을 보일 것으로 생각된다.
서머 시즌 플레이오프 경기는 경기 시간이 길어지면서 킬수가 많이 나는 경기가 많다
젠지 대 T1의 경기는 3대 0 또는 3대 1로 젠지의 승리를 95% 예상하며, 만약 젠지의 승리를 예측한 수많은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고 T1이 승리한다면 T1의 저력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