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게임즈는 지난 14일 자사가 서비스하고 니즈게임즈가 개발한 멀티플랫폼 핵앤슬래시 액션 RPG '언디셈버'의 정식 서비스를 알렸다.
언디셈버는 악신인 열 세 번째 존재 서펜스의 부활을 막기 위해 나아가는 룬 헌터의 여정을 그리는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장비와 룬 조합을 통해 클래스의 제한이 없는 성장을 추구할 수 있으며 18세 이상의 게임 이용자라면 누구나 라인게임즈 플로어를 통한 PC 플랫폼이나 iOS 및 안드로이드 스마트 기기를 통해 멀티 플랫폼으로 게임을 플레이 할 수 있다. 멀티 플랫폼 게임답게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하며 현재 정식 서비스를 기념하는 다양한 이벤트들이 진행되고 있다.
한편 언디셈버는 이번 국내 서비스 시작에 이어 올 상반기 중 글로벌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며, 이번 리뷰는 안드로이드 스마트 플랫폼 기기를 기반으로 작성되었다. 스크린샷은 갤럭시 폴드2를 기반으로 촬영되었다.
■ 직업은? 룬 헌터
언디셈버의 세계는 과거 무에서 태어난 열 두 존재가 서로의 힘을 나누고 트라움을 창조해 자손들과 어울려 살아가던 조화의 시기를 누리던 어느 날, 예상치 못하게 열 세 번째 존재인 악의 신 서펜스가 탄생하고 서펜스에 의해 세계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자손들이 악에 물들어 열 두 신이 룬과 정수에 담긴 자신들의 힘을 자손들과 공유해 처단하려 시도했으나 실패하고, 열 두 신이 하나가 되어 서펜스와 함께 세계의 시작 이전으로 돌아가기를 결정했다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격돌 끝에 서펜스의 영혼이 두 갈래로 쪼개져 세상에 흩어지고 열 두 존재 역시 육신과 이름을 잃은 채 무한 속에 잠들어버리고 만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트라움의 자손들은 다시 룬의 힘을 활용하며 그를 통해 조디악에 접어들어 신들을 깨우게 되고 그들은 별을 이어 형상을 만들고 이름을 호명하는 방식으로 열 두 신을 되찾으려는 시도를 하게 된다. 신들이 원래의 모습을 갖추면 필연적으로 서펜스 역시 부활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 턱이 없고, 그런 서사를 거치며 언디셈버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플레이어는 룬 헌터라는 존재로, 처음에는 작은 사건에 휘말리지만 이윽고 악의 신 서펜스의 부활에 맞서 세상에 완전한 것은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모든 플레이어의 캐릭터는 룬 헌터이며 다른 MMORPG나 RPG 장르에서 볼 수 있는 직업 개념이 정확하게 도입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직업별 장비 제한이 있는 것이 아닌 능력치 투자에 따라 어떤 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지 결정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플레이어가 추구할 수 있는 캐릭터 육성 방향성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편의상 크게 분류하자면 근접 무기를 활용하는 전사 계열이나 원거리 무기인 활을 사용하는 궁수 계열, 마법을 사용하는 마법사 계열로 나눌 수 있겠다.
■ 조디악과 룬으로 자유로운 성장
언디셈버에서 가장 큰 특징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자유로운 성장 방식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플레이어는 자신의 캐릭터 육성 방향에 따라서 세 가지 능력치인 힘, 민첩, 지능에 포인트를 투자할 수 있다. 힘은 생명력과 방어도에 영향을 주며 민첩은 적중도 및 회피도에 영향을 주고, 지능은 마나와 보호막에 영향을 끼치는 식이다. 쿼터뷰 핵앤슬래시 액션 RPG의 선배인 디아블로 시리즈가 그러했듯, 무기를 비롯한 장비들을 장착할 때는 일정 수치의 능력치가 필요하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방향성의 장비에 맞추어 능력치 투자를 하게 된다.
또, 레벨이 오를 때마다 얻을 수 있는 조디악 능력치와 별도로 10레벨부터는 조디악 특성 포인트를 얻을 수 있다. 이는 기초 능력치와 별개로 플레이어가 원하는 특성을 순서에 맞춰 올릴 수 있는 포인트다. 조디악 특성마다 3개 이상의 선택지가 존재하며, 각 단계의 어떤 특성이든 마지막 특성까지 포인트를 투자하면 다음 단계의 조디악 특성이 열리는 식이다. 조디악 특성엔 물리 공격에 특화된 특성들이나 마법, 궁술에 영향을 주는 것 외에도 회복 등 여타 플레이어들이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에 맞는 방식을 찾을 수 있도록 다양화되어 있다.
룬 시스템 역시 그런 자유분방함에 힘을 싣는다. 플레이어는 게임을 플레이하며 스킬 룬이나 링크 룬을 습득할 수 있다. 직업의 경계가 없는 게임인만큼 스킬들은 무기에 무관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이나 특정 무기를 사용하고 있을 때만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이 존재한다. 룬 보드에 넣은 스킬은 스킬 세팅에서 장착할 수 있지만 무기 계열이 맞지 않는 스킬은 발동하지 않는다. 가령, 자신이 한손 둔기나 도끼를 들고 방패를 쥐고 있는 상태라면 화살을 쏘는 스킬을 사용할 수는 없는 것이다.
링크 룬은 스킬 룬 테두리의 색상과 조건이 맞으면 부가 효과를 부여하는 룬 아이템이다. 예를 들어 현재 보드에 넣은 스킬이 초록색과 붉은색 테두리 두 개가 그려져 있다면 해당 스킬 룬에는 초록 룬과 붉은 룬을 해당하는 색상에 맞춰서 넣으면 링크 룬의 효과를 해당 스킬이 발휘하게 된다. 이외에도 인챈트 등의 시스템을 통해 플레이어는 장비나 룬들을 강화하고 옵션을 변경하거나 등급을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 게임을 오래 플레이할수록 이를 통해 높은 링크의 룬을 얻는 것을 필요로 한다.
■ 수동 전투의 재미
자동 방식의 서포트형 게임이 대부분을 이루는 요즈음엔 완전 수동형 게임을 찾기가 더 힘든 편이다. 물론 기존에 다른 플랫폼에서 출시되었다가 좋은 평가를 얻고 스마트 플랫폼에 이식되는 게임들을 포함한 일부 유료 게임들은 여전히 플레이어가 직접 게임을 플레이한다는 수동 방식을 유지하고 있지만 수시로 출시되는 비슷한 장르의 인앱 결제가 있는 게임들의 경우는 자동 시스템을 기본 미덕으로 삼고 있다. 언디셈버는 이런 흐름과 달리 플레이어가 직접 조작하고 육성하는 재미를 추구했다.
안전 지역인 각 액트의 마을에선 자동이동을 지원해 특정 NPC까지 이동해주지만 그 외의 필드에서는 같은 방식의 조작을 취하면 목표가 어느 방향인지를 캐릭터 발밑의 테두리와 화살표로 표시해주기만 한다. 전투에서도 손가락의 피로를 배제할 수 있을 정도인 메인 버튼의 자동 터치 기능이 온/오프 형식으로 존재할 뿐 전투를 자동으로 진행해주지는 않는다. 대신 미니맵을 한 번 터치하면 화면에도 맵이 표시되어 지도를 밝히면서 목표나 특별한 적들이 어디에 있는지 위치를 알려주기에 길을 찾는 데 어려움은 없다.
전투도 액트를 미는 동안은 제법 즐겁다. 쿼터뷰 핵앤슬래시 액션 RPG의 전통을 따르는 플레이 방식은 다수의 적을 한 번에 쓸어버리거나, 자신이 투자하고 육성하는 방향성에 따른 전투 방식으로 전투를 이끌어가기에 시원시원한 맛이 있다. 물론 계속해서 장비와 룬의 수준을 맞춰주며 액트를 밀어야 하겠지만, 스토리도 있고 중간 및 액트 보스급 몬스터들의 경우는 갖가지 패턴 공격을 구사하면서 플레이어의 전투력을 시험하기에 조작하면서 이들을 클리어하는 재미가 분명히 있다.
■ 가방과의 싸움
언디셈버를 플레이하다보면 꾸준히 가방에 들어오는 아이템을 소비해주지 않는 이상 액트2 시점부터 가방의 한도가 터져나가기 시작한다. 유료 결제 재화를 사용해 가방의 크기를 늘리는 것도 가능하나 한 번에 5칸씩 늘어나는 정도라 정말 널널한 공간을 두고 사용하자면 과금을 하거나 수시로 마을 귀환 스크롤을 구매해 왕복하는 수밖에 없다. 다행히도 처음부터 보유하고 있는 펫의 기능으로 10분마다 판매용 상점을 이용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펫 기능은 기간제 유료 아이템을 구매해야만 활성화된다.
전투는 재미있지만 액트를 너무 빨리 밀어버리면 목표를 잃거나 상황에 대한 인식 체감이 확 되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캐릭터 커스터마이즈가 조금 아쉽다고 느꼈는데 생각해보니 캐릭터를 가까이서 볼 일이 거의 없어 이런 부분은 납득이 갔다. 전반적으로 선배격인 디아블로 시리즈나 POE가 생각나는 부분들이 있기도 하기에 기존에 해당 시리즈나 핵앤슬래시 액션 RPG를 즐겼던 사람이라면 조금의 적응과 학습을 거쳐 무난하게 언디셈버를 플레이할 수 있을 것이다.
모바일로도 제법 괜찮은 느낌의 비주얼을 뽑아내면서 자동 없는 수동 전투식 핵앤슬래시를 찾았다면 언디셈버를 시험삼아 플레이해보고 입맛에 맞는지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