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영세업체는 '생존'이 문제...대기업 종사자는 '연봉 불만'

사업체 규모 작을 수록 노동환경 열악
2021년 01월 11일 17시 35분 33초


 

국내 게임업계가 코로나19로 인해 호황을 맞았지만, 노동 환경에서의 그림자는 더욱 뚜렷해졌다. 소규모 업체는 생존 자체가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고, 대기업 종사자들은 연봉이 타 산업에 비해 낮다고 불만을 터뜨린 것이다.

 

최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0년 게임산업 종사자 노동환경 실태조사'에 따르면 임금/보수 수준 만족도와 워라밸 만족도, 복리후생 만족도 등 최근 노동자들이 노동 환경에서 중요시 하는 항목들은 모두 사업장 규모가 커질 수록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보수 수준 만족도 평균은 56.5점이나, 5인 미만 사업장은 34.3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고, 300인 이상 사업장은 74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평균 61.3점을 기록한 워라밸 만족도 역시 5인 미만 사업장은 51.9점으로 가장 낮았고 300인 이상 사업장은 73.2점으로 가장 높았으며, 평균 58.9점을 기록한 복리후생 만족도 역시 5인 미만 사업장은 48.8점으로 가장 낮았고 300인 이상 사업장은 69.8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러한 결과는 소규모 사업체들의 운영 자체가 더욱 어려워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소규모 사업체들은 자금 조달 및 투자 유치가 가장 어렵다고 답했으며, 그 다음으로는 비즈니스 모델 유지 및 확장, 게임 출시 및 서비스 경로, 각종 정부 지원사업 선정, 좋은 인력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소규모 사업체들은 코로나19에 부정적 영향도 크게 받았다. 타사 게임 하청(매출비중 31%)이나 게임 외 하청(매출비중 42.6%)으로 운영되는 5인 미만 사업체는 임금보수는 물론 업무강도, 노동시간, 고용안정성 등에서 최소 10점 이상 감소했다. 대신 재택근무는 가장 크게 증가했다. 즉 일거리가 줄어들면서 노동시간이나 업무강도가 감소했고, 이에 따라 고용 안정성 및 임금보수 역시 감소한 것이다.

 

특히 5인 미만 사업체에 일하는 종사자들은 다른 게임회사나 타 분야로 이직이 매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구직 또는 경력 유지발전 기회 부분이 크게 감소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50인 이상의 사업체 종사자들은 구직 또는 경력 유지발전 기회 부분이 17~41점으로 최대 58점 차이가 났고, 회사 규모가 커질수록 동종 업계 이직이 쉽다고 답했다. 즉 다른 회사로 이직을 하려고 해도 5인 미만 사업체에서 일했던 경력은 '경력'이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대기업 노조들 역시 '임금이 적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넥슨 노동조합 '스타팅포인트'는 새해 신년사를 통해 "조선일보가 넥슨 직원들보다 연봉이 세다. 넥슨의 영업이익이 수십프로인데 왜 이 모양인지 모르겠다"며 "새해 연봉 많이 받아봅시다"라고 밝혔다.

 

넥슨 노조는 연봉 인상 외 올해 목표로 노동조합 창립기념일(조합원 전용 유급휴일), 장기근속자 리프레쉬 휴가 개선, 생활지원 대출 제도 신설, 근무지 보호 제도, 시급 정상화, 육아휴직 기간 확대 및 출산휴가 지원금 보장, 연차사용촉진제 강화, 무료 석식제공 등을 꼽았다.

 

한편, 실태조사에 따르면 업계 전반적으로는 이전보다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에 비해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3.8시간 감소하였으며, 주52시간 초과 비율도 14.5% 감소했다. 크런치 모드 경험율도 23.7%로 2019년(60.6%)에 비해 낮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크런치 이후 휴식은 대체적으로 보장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일단 크런치가 진행되면 평균 7.5일간 지속되며, 길게는 일주일간 52.9시간, 한 번에 25.4시간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에 대한 인식과 게임 분야 직업의 미래전망도 전체적으로 긍정적으로 조사됐다. 특히 5년 뒤까지 지속가능성 90%로, 전년(62.7%)에 비해 매우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역량수준 평가도 2019년 대비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다만 개개인의 역량이라기 보다는 게임엔진 보급, 네트워크 등 기술의 진화가 게임업계 역량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다.

 

종사자들은 향후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기업이 노력해야 할 점으로 보상체계 개편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다음으로는 노동시간 유연화, 워라밸 확보, 작업환경 개선 등 순으로 나타났다. 사업체는 투자유치, 창업지원, 세제혜택 등을 중요한 우선순위 과제로 꼽았다.

 

주52시간 근무제는 전체 업체 중 68.2%가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 도입 이전과 변화가 없다는 답변이 많았지만, 근무시간 감소, 유연근무제 등 근무시간 유연성 확대, 신규인력 추가 채용, 생산성 향상 등의 변화가 부분적으로 나타났다.

 

다만 종사자와 사업체간의 시각차이는 존재했다. 종사자들은 업무강도, 크런치 모드, 임금수준, 고용안정성, 생산성, 휴가일수, 휴가 사용 가능성 등이 모두 크게 증가했다고 답했으나, 사업체에서는 오히려 업무강도, 특히 크런치 모드의 가능성이 크게 줄었다고 답했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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