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호요의 오픈월드 액션 RPG '원신'이 지난 19일 오전 11시부터 비공개테스트를 개시했다. 이번 비공개테스트는 내달 7일까지 진행되며 이와 함께 신규 트레일러 영상을 선보이기도 했다. PC와 모바일 플랫폼이 동시에 진행되는 이번 테스트에서 플레이어는 '여행자'라는 캐릭터를 플레이하면서 하나뿐이지만 잃어버린 가족을 되찾고 티바트 대륙의 비밀을 파헤치며 이 세계에서 모험을 떠나게 된다.
출시 전 정보들이 조금씩 공개되는 단계부터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과 흡사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던 것처럼 시야에 비치는 광활한 티바트 대륙 대부분의 장소들을 플레이어가 직접 가볼 수 있고, 플레이 가능한 여러 캐릭터와 신의 눈이라 불리는 능력으로 원소의 힘을 다루며 펼치는 전략적 전투와 패키지 게임 느낌의 스토리 진행이 특징적이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바람신을 추앙하는 자유의 도시 몬드와 대지의 신을 섬기는 리월항 일대를 직접 탐험할 수 있다.
이번 테스트는 처음 접속한 기기가 아니면 계정이 막히는 이유로 여러 기종을 시험할 수 없었으므로 PC 버전을 기준으로 진행했다.
■ '여행자'와 티바트 대륙
원신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캐릭터는 세계를 여행하는 쌍둥이들이다. 인트로에서 미호요의 다른 출시작 붕괴 시리즈에 등장하는 모 캐릭터와 굉장히 닮은 존재에게 습격을 받아 플레이어가 선택하지 않은 다른 한 명과는 헤어지게 된다. 이 캐릭터는 플레이어가 이름을 붙일 수 있으며 공식적으론 여행자라는 호칭으로 불리는 존재로 원신의 세계에서도 이질적인 능력을 지닌 존재다.
티바트 대륙에서는 신의 눈이란 능력으로 인해 한 가지 속성의 원소를 다룰 수 있는데 티바트 대륙 출신이 아닌 여행자는 각 원소를 담당하는 신상과 교감을 하면 그 속성을 사용할 수 있게 되는 독특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를 이용해 게임을 진행하며 자신의 파티에 부족한 속성을 보충하면서 진행하는 것이 가능하다. 다만 비공개테스트에서는 바람 속성의 몬드 지역과 대지 속성의 리월에만 가볼 수 있었으므로 이외의 속성과 교감하면 어떤 능력이 생기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
마스코트 페이몬과 여행자(우)
티바트 대륙은 굉장히 넓다. 당장 비공개테스트에서 추측할 수 있는 내용으로만 봐도 7개 속성의 신상이 존재하는 각 지역이 있을테니 최소 7개의 지역은 존재할 터인데, 이번에 공개한 몬드와 리월 지역만 해도 한 화면에 월드맵이 다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거대하다는 느낌을 줬다. 그리고 이 넓은 땅의 곳곳을 플레이어가 대부분 직접 밟아볼 수 있다는 것이 원신의 특징이다. 심지어 하늘 높이 떠 있는 부유섬까지도 그 근처에 존재할 퍼즐을 풀어내면 올라갈 수 있어 현재로서 갈 수 없는 장소는 공개되지 않은 장소를 제외하면 극히 드물 정도다.
몬드와 리월은 서로 섬기는 신이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풍경이나 건축 양식도 상당히 다르다. 몬드가 정통 판타지에서 볼 수 있는 건축물들과 언덕, 절벽 지형 등을 자주 볼 수 있다면 리월은 구름보다 높은 봉우리들이나 동양풍의 건축물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용어도 객잔 등 동양 문화권에서 주로 사용하는 것들이 많다. 몬드 주변에선 상당히 잦은 빈도로 절벽과 마주할 수 있으며 반대로 리월에선 상당히 높은 빈도로 산이 많다.
몬드(상)와 리월(하)의 건축양식 차이
이렇게 넓은 티바트 대륙에서 플레이어는 굉장히 많은 수의 퍼즐이나 숨겨진 지역, 보물상자 등을 발견할 수 있다. 단지 몬드와 리월만 공개됐을 뿐인데도 상당히 많은 수의 보물상자와 숨겨진 퍼즐 기믹들이 많이 배치되어 있어서 이것들을 찾으러 다니는 재미도 쏠쏠하다. 대신 맵에는 워프나 주요 도시의 일부 시설들만 표기되므로 만약 지금 발견한 보물상자나 기믹을 지나칠 생각이라면 맵 핀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편이 좋다.
정식 오픈 이후로 얼마나 더 넓은 지역을 가볼 수 있게 될지는 모르지만 비공개테스트에서 마주한 티바트 대륙은 플레이어의 탐험심을 자극하는 광활한 대지였다.
■ 전략적인 전투 시스템
원신의 전투 시스템은 꽤 전략적으로 짜여있다. 다른 게임들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상성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플레이어가 이를 궁리할 수 있도록 극대화했다. 기본적으로 4명의 캐릭터를 파티로 짜서 수시로 바꾸며 진행하는 이 게임에서는 특히 원소 간 상성과 반응이 굉장히 중요하다. 단순한 물리 공격으로는 두 자릿수나 찔끔찔끔 나오던 피해량이 상성을 이용하면 세 자릿수를 넉넉하게 넘길 정도로 차이가 크다.
예를 들어 차지하면 불 속성이 화살에 더해지는 앰버를 사용해 적에게 화염 원소 효과를 넣은 상태에서 전기 속성이 기본 공격과 차지 공격에 모두 붙는 리사를 꺼내 공격을 가하면 과부하라는 원소 반응이 발생하면서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다. 이런 원소 반응들은 모든 속성에 적용되어 있어 풀 속성은 불 속성 공격에 취약하고 물 속성에 불 속성 공격을 가하면 증발 반응으로 큰 피해를 입힌다거나, 반대로 물 원소로 불을 끄며 더 많은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역상성 관계, 얼음 속성에 전기 속성 공격을 가해 초전도 반응을 발생시켜 큰 피해와 광역 도트 피해를 입히는 등 수시로 원소 반응을 활용해야 전투가 수월해진다.
빙속성 슬라임에게 과부하를 시도
피해량을 높이는 효과적인 전투법 외에도 전투에서 원소의 기능을 활용할 때가 있다. 전투 기믹으로 방패를 들고 있는 적에게는 빈틈을 보였을 때만 피해를 제대로 입힐 수 있지만 이들에게 화염 원소가 담긴 공격을 가하면 불이 붙어 방패 내구도를 빠르게 깎으며 태워버리는 것이 가능하다. 소형 몬스터의 방패는 이런 식으로 사라지면 금방 처리가 가능하지만 몸집이 큰 무리의 보스 역할을 하는 방패 몬스터는 전투 도중 다시 방패를 생성하기도 한다.
다인 플레이 기능을 통해 다른 플레이어의 세계로 돌입하거나 자신의 세계에 다른 플레이어가 올 수 있게 받아들이면 함께 플레이하는 것도 가능하다. 최대 4인 파티로 구성되며 솔로 플레이와 다른 점은 1P 외에는 던전 컨텐츠 개시를 결정할 수 없고 자신이 조작할 수 있는 캐릭터의 수도 파티원 숫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
■ 다 챙기려면 힘들겠다 싶은 육성
위에서 이야기한 것들을 생각해보면 짐작이 가겠지만 원신에서는 여행자나 자신이 좋아하는 하나의 캐릭터만 몰아서 육성하는 것보다 고르게 캐릭터들을 육성하는 편이 좋다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다. 가깝게는 최소 4인의 캐릭터를, 멀게는 각 속성별로 상황에 맞게 꺼내서 쓸 수 있는 캐릭터들을 하나씩은 육성해두는 편이 진행에 수월하다. 각각의 캐릭터마다 육성해야하는 요소가 많아서 여러 캐릭터를 키울 때는 꽤 힘들다는 느낌도 든다.
전체 레벨이라 볼 수 있는 모험 레벨과는 별도로 캐릭터의 레벨과 무기, 성유물의 레벨을 각각 올릴 수 있으며 이외에 운명의 자리와 특성이라는 시스템은 특정한 재화를 모아 올릴 수 있다. 이외에는 자료에서 볼 수 있는 캐릭터 설정 관련 컨텐츠들을 개방할 수 있는데, 이는 캐릭터의 호감도 레벨에 따라 차례로 개방되는 식이다. 호감도 경험치는 각종 컨텐츠를 진행하면 보상으로 주어질 때가 있지만 레벨업이 느린 편이다.
무기와 성유물은 별의 갯수로 등급이 메겨지는 그 시스템을 가져왔다. 게임 플레이를 통해서도 드물게 4성 장비들이나 성유물을 획득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3성 장비들을 주로 획득 가능하다. 무기와 성유물은 다른 무기와 성유물, 그리고 강화용 재화를 사용해서 레벨을 올릴 수 있고, 무기는 동일한 장비를 넣어 제련하는 것으로 더욱 높은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특정 제련 수치에 도달하면 무기의 외형이 변경되며 성유물의 경우 강화도에 따라 또 다른 옵션이 추가로 붙는다. 따라서 원하는 세트 성유물의 스탯을 맞추려고 한다면 꽤나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등급에 따라서 올릴 수 있는 레벨의 상한이 존재한다.
캐릭터의 레벨과 무기는 돌파 시스템이 있어 제한 레벨에 도달하면 재화를 투자해 레벨 상한을 높일 수 있다. 이와 비슷한 개념이 운명의 자리다. 운명의 자리는 특성과 마찬가지로 각각의 캐릭터를 더욱 강하게 만들 수 있는 요소 중 하나로, 주인공을 제외하면 대부분은 동일한 캐릭터를 기원(뽑기)으로 뽑아서 획득할 수 있는 재화가 필요하다. 반면 특성은 재화를 모은다면 그냥 레벨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이 차이다.
문제는 역시 일정 시점부터 캐릭터 육성이 많이 더뎌지는게 느껴진다는 점이고, 이런 과정을 여러 번 거쳐야 한다는 것인데, 각각의 육성 컨텐츠에 필요한 재료를 모을 수 있는 던전인 비경은 피로도 수치라 할 수 있는 자원을 소모해 입장하는 방식이라 과금 없이 진행한다면 육성이 상당히 많이 늦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그나마 주인공 캐릭터인 여행자는 운명의 자리를 개방할 수 있는 아이템을 스토리 진행으로 확정 획득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피로감이 덜한 편이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원신에서 즐길 수 있는 대부분의 컨텐츠 자체가 일종의 패키지 콘솔 게임 같은 느낌으로 진행하는 터라 자신의 템포에 맞춰서 진행해도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것.
비경은 그곳에 존재하는 것부터 퍼즐로 끌어내야 하는 것 등이 있다.
■ 개선과 조정을 기대
원신은 광대한 티바트 대륙을 탐험하는 즐거움과 상성을 강조한 원소 위주의 전투 시스템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출시 전부터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는 지금까지 따라오는 잡음들이 있기는 하지만 서브컬쳐의 색을 입히고 다양한 작품에서 장점을 캐치해 만들어낸 이 신작은 서브컬쳐 팬에게는 어쩌면 원판이 되는 쪽보다도 마음에 들 수 있다. 아직 개선될 부분들은 곳곳에 보이지만 의외로 생각한 것보다 잘 만들어진 완성도를 보여줬다.
편의성의 증대는 필요하다. 시스템에 융통성이 없는 편이라고 해도 될 정도인데, 강화는 강화용 재화를 제외하면 5개까지만 투입할 수 있어 무의미하게 반복작업이 이어지고, 더 심한 쪽은 요리 시스템이다. 요리는 일정량의 숙련도를 채우면 자동 요리가 열리는데 자동 요리를 눌러도 1개씩만 완성되어 원하는 양을 만들려면 계속해서 자동 요리와 완료를 거쳐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수동 요리는 간단한 타이밍 맞추기
또한 스태미너의 조정 또는 탈것 시스템이 있다면 좀 더 수월하게 모험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스태미너 소모 효율의 배분이 다소 묘하기 때문에 더욱 그런 기분이 든다. 원신의 스태미너 시스템은 달리기, 수영, 등반과 활공 등에서 소모되는 방식이며 활공을 제외한 각각의 활동에서 가속하면 더 많은 스태미너가 소모된다. 헌데 이 가속의 효율의 생각보다 나쁜 편이다.
달릴 때가 가장 빠르게 스태미너가 소모되는 느낌이고, 등반 시 점프나 수영의 자유형 가속도 그다지 효율적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느리지만 가속하지 않고 등반과 수영을 하는 것이 훨씬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다. 특히 달리기를 뺀 수영과 등반, 활공 시에는 스태미너가 모두 떨어지면 그대로 죽음으로 직결되기 때문에 상당히 스태미너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차지 공격에 스태미너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광활한 대지를 탐험하는 것이 주된 컨텐츠 중 하나인 원신의 비공개테스트에서 이처럼 스태미너로 인한 갑작스런 죽음을 당한 플레이어들은 꽤나 있을 것이다. 그래도 이것은 가끔 있는 일 정도라서 덜하지만 달리기의 스태미너 조정은 필요해보인다. 마찬가지로 굉장히 넓은 곳을 탐험할 수 있는 야생의 숨결에서는 이 문제를 링크가 부를 수 있는 말에 탑승하게 하면서 피로도를 줄였는데, 원신에서는 오로지 캐릭터가 도보로 이동하고 각지의 워프로 돌아다니는 형태라 조금 답답하게 느껴지기는 했다. 워프를 다 찍고 나면 그래도 조금 편리해지지만 퀘스트를 위해 이동할 때도 은근한 답답함이 밀려왔다.
아직 테스트 빌드라서 그런 것이겠지만 메인 스토리 퀘스트인 마신 퀘스트 라인을 제외하면 음성이 들어가지 않았고, 퀘스트를 진행하기 위해 모험 레벨을 높여야 하는 간격이 꽤 큰 편이라서 흐름이 끊기는 느낌도 준다. 테스트 빌드 기준으로 모험 레벨 18에도 마신 스토리는 프롤로그가 채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일 정도다. 이외에도 캐릭터 수급을 게임 진행으로도 할 수 있지만 나머지 캐릭터들은 뽑기 시스템인 기원에서 획득해야 한다는 점이나, 이들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운명의 자리 시스템, 그리고 무기와 캐릭터가 같은 풀에서 뽑히는 기원 시스템 자체 등이 신경쓰이지만 원신은 일단 정식 출시가 된다고 해도 즐길 생각이 드는 게임이다.
코어를 공격하면 잠시 정지하는 유적 골렘들과 페이즈가 있는 풍마룡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