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는 지난 7일 그라인딩 기어 게임즈가 개발한 액션슬래시 PC 온라인 게임 '패스 오브 엑자일2'의 앞서 해보기를 개시했다.
패스 오브 엑자일2는 소니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의 온라인 신작 발표회인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를 비롯해 게임스컴 2024, 도쿄게임쇼 2024 등 글로벌 게임 축제들에서 공개된 바 있는 신작으로, 전 세계 게임 전시회와 시네마틱 및 인게임 트레일러, 각종 직업 및 컨텐츠 영상 등을 공개하며 기대감을 높여왔다. 출시 전인 지난 6일에는 스팀 글로벌 매출 1위를 기록하고, DB 사이트 기준 7~8일에는 스팀의 피크 유저 수가 57만, 지난 14~15일 사이에는 50만 명을 각각 기록하며 준수한 초반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한편 패스 오브 엑자일2은 전작인 패스 오브 엑자일의 핵앤슬래시 성격에 액션 RPG의 컨트롤 재미를 더해 액션슬래시 장르를 구축하려는 시도를 보여준다. 총 6개 액트, 600종의 몬스터 및 100종의 보스 등 방대한 컨텐츠, 12개 직업과 36종의 전직 클래스, 원하는 대로 커스터마이징해 사용하는 스킬 시스템 등이 특징으로 내세워진다. 국내에서는 카카오게임즈를 통해서 플레이 가능하다.
■ 오픈 단계에선 3개 액트
스토리 모드이자 본격적인 패스 오브 엑자일의 엔드 게임 단계 이전의 맛보기 느낌인 액트는 앞서 해보기 오픈 단계에서는 3개만 존재한다. 물론 필수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액트의 숫자는 지금도 6개이긴 한데, 서로 다른 6개 액트가 아니라 기본 액트3의 보스를 처치하고 돌아가는 차원문을 타면 바로 잔혹 난이도의 액트1로 넘어가 잔혹 난이도 액트3까지 다시 진행해야 하는 방식이다. 액트의 스토리는 출시 전에도 관심을 받았던 처형대의 캐릭터 선택 화면에서 플레이어가 선택한 캐릭터만 살아남아 탈출한 뒤, 위기에 빠진 클리어펠 야영지에 도달하면서 시작된다.
이후 플레이어는 클리어펠 야영지의 구성원들을 돕다가 두건 쓴 자를 구해주게 되고, 그와 함께 계속해서 무언가를 추격한다. 액트의 스토리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단순히 판타지풍의 세계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시간여행 요소나 SF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요소가 나타난다는 점이었다. 다만 현재는 앞서 해보기 빌드라서 다수의 텍스트가 영어 텍스트로 출력되므로 좀 읽기 번거로울 수 있다. 스토리는 액트를 진행하며 보게 되는 대사들과 각 NPC들과 상호작용해 토픽을 선택하는 방식, 그리고 맵 여기저기에 놓인 포고문 등의 오브젝트를 통해 알아갈 수 있다. 물론 스토리에 관심이 없다면 대충 넘기면서 액트만 진행해도 무방하다.
왼쪽의 토픽을 누르면 대화가 이루어진다.
선택하지 않은 캐릭터는 모두 처형된다.
스토리 컨텐츠인 액트를 1~3, 잔혹 1~3까지 전부 진행해야만 아틀라스 스킬 트리와 맵핑 컨텐츠를 할 수 있다는 점은 조금 답답할 수 있는 부분이다. 각 액트들이 나름대로의 테마가 갖춰진 장소들을 배경으로 삼고 있는데, 역시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운 것은 앞서 언급한 액트 3의 과거 파트였다. 여기서는 로봇 수준의 몹들도 등장해 기술적으로 뛰어난 문명을 엿보게 해주기도 하고, 특정 탑 형태의 맵에서는 맵 기믹이 불편하지만 눈길을 끌기도 했다.
액트 진행 도중에는 액트의 필수 보스 외에도 맵을 뒤적이면서 발견할 수 있는 다른 보스들도 존재한다. 2편에서는 이동기가 따로 존재하지 않고, 회피기인 구르기가 존재하며 이를 잘 활용해야 보스전이나 일반적인 몹들과의 전투에 큰 도움이 된다. 다만 무한히 사용할 수 있는 대신 구른 뒤 일어나기까지 약간의 후 딜레이가 있고, 적을 통과할 수는 없어 구르지도 못하고 둘러싸여 죽는 경우도 가끔 발생한다. 현 시점에는 플레이어 캐릭터 크기를 줄이는 패치를 통해 구르기가 좀 더 용이해졌다. 여전히 상황에 따라 갇혀서 얻어맞고 죽기는 하지만 좀 개선된 부분이다.
액트3의 도리아니를 처치하면 잔혹 액트1로 넘어가게 된다.
■ 파밍과 빌드 짜기, 크래프팅
패스 오브 엑자일의 매력은 핵앤슬래시라는 장르 자체도 해당 장르 마니아들에게 어필이 되는 부분이지만, 이를 더욱 빛나게 해주는 몇 가지 요소들이 있다. 이는 아직 완성 단계는 아니지만 전작과 게임의 성질이 다소 변화한 속편에서도 어느 정도 이어지고 있다. 파밍은 사실 처음 앞서 해보기가 시작된 단계에선 조금 과할 정도로 높은 등급의 아이템 드랍율이 낮다는 느낌을 줬지만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조정이 이루어지고 있다.
빌드를 짜는 자유도는 패스 오브 엑자일 시리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미이자 특징 중 하나다. 2편에서도 플레이어들은 자신만의 빌드를 짜거나, 빌드를 열심히 연구하며 짜내는 다른 플레이어의 빌드를 참고하면서 나만의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다. 물론 그만큼 아직 검증되지 않은 빌드는 전투 난이도가 다소 올라간 2편에서는 꽤 고생을 하게 되는 감도 있지만 말이다. 플레이어는 게임을 플레이하며 퀘스트 보상이나 전투의 드랍 아이템으로 스킬, 보조 스킬, 정신력 스킬 젬 등을 획득할 수 있고 각 레벨에 따른 새로운 스킬을 스킬 젬에 부여하거나 기존의 스킬 레벨을 높이는 데에 사용할 수도 있다.
이건 트리가 시작하는 부분일 뿐이고 엄청 많은 노드가 준비되어 있다.
좌측의 슬롯은 전부 비어있고, 플레이어가 스킬 젬을 사용해 직접 채워가는 것.
각 스킬 젬마다 보조 젬을 장착할 수 있는 슬롯이 존재하고 특정 아이템을 사용해 보조 젬 슬롯을 늘리는 것도 가능해서 보다 디테일한 스킬 조정이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보조 젬을 사용할 때 특정 스킬에 추천되는 보조 스킬들이 몇 종류 표시되지만 여기 표시되지 않은 다른 보조 스킬도 부여해서 원하는 스킬에 넣을 수 있다. 또, 자유도가 높은 만큼 빌드를 구성할 때는 보조 능력과의 궁합도 잘 생각해야 한다. 특히 빌드가 다듬어지지 않은 초반부에는 이게 정말 중요한데, 특정 보조 젬의 효과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해당 보조젬만 넣어서는 오히려 위력이 반감되어 dps까지 떨어지는 상황을 볼 수 있기에 보조 젬의 상성을 잘 생각하면서 스킬을 만들어가야 한다. 물론 언제든 교체할 수 있으니 이런저런 시도를 해보는 맛이 있다.
레벨이 오르면서 얻는 패시브 스킬 포인트는 이번에도 처음 봤을 때 압도당할 것 같은 규모의 노드들로 이루어져있다. 딱 보면 나도 모르게 고민하게 되는 분량의 스킬 노드가 존재하고, 이 노드 트리를 보면서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의 캐릭터 육성에 유용한 노드들을 찍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크래프팅은 패스 오브 엑자일2에도 존재하는 다양한 아이템 보정 및 강화 아이템을 통해 주로 진행하게 된다. 기본적으로 가장 낮은 등급의 장비도 오브를 사용해 상위 등급으로 올릴 수 있고, 옵션도 오브를 사용해 추가할 수 있는데다 장비 퀄리티를 높이는 아이템을 사용해 효율도 향상시킬 수 있다. 이런 계통의 게임이 그렇듯 이 장비를 직접 제작하거나 파밍하는 것이 주된 목표 중 하나가 되기도 한다. 오브의 종류가 꽤 다양해 이런저런 시도를 해보면서 플레이 할 수 있다.
이런 오브들을 사용해 아이템의 옵션을 추가하거나 바꿀 수 있다.
이런 거래 시스템을 통해 구매하는 것도 가능하다.
■ '슬래시'까지 조금 걸리지만
현재는 앞서 해보기 단계여서 그런지, 아직 덜 완성된 부분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동시에, 앞서 해보기 출시 초기부터 계속해서 빠른 핫픽스나 업데이트를 거치며 게임을 조정하고 있다. 이런 작업들로 인해 여러 빌드가 많은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으며 소위 말하는 압도적 OP 빌드는 그에 따라 칼질이 되면서 어제와 오늘의 성능이 달라지는 경우도 있다. 굉장히 큰 변화가 생겨 기존의 방식대로 빌드를 굴릴 수 없는 경우도 있고, 단순히 자동화로 쉽게 굴러가던 것이 수동으로 변하는 정도의 변화를 맞은 경우도 있다. 앞서 해보기 단계에서는 이런 변화들을 종종 맞이하게 될 것은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개발사는 이번 패스 오브 엑자일2에 대해 전작의 장르인 핵앤슬래시와 조금 다른 액션슬래시라는 표현을 활용했다. 쿼터뷰 시점이나 다수의 적을 상대하는 플레이어의 캐릭터 같은 요소들은 비슷하지만 게임의 플레이 난이도는 조금 올라간 것을 체감할 수 있다. 선택한 클래스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이지만, 예를 들어 원거리 클래스인 위치 같은 경우는 잔혹 난이도가 아니라 그냥 시작한 직후 첫 번째 액트에서 가장 처음 만나는 튜토리얼성 보스에게조차 한 번 맞으면 목숨이 간당간당하고, 이 내구성 부분은 어느 정도 빌드를 갖추기 전까지 이어진다. 맞으면 사망이니 맞지 않고 이겨야 하는 약간 난이도가 있는 액션 게임들의 특징을 흡수했다는 느낌이다. 물론 빌드와 파밍을 거치면서 몇 번 정도는 에너지 실드나 체력 자체의 향상 등을 통해 버텨지기도 하지만 여전히 맞지 않는 편이 좋은 것은 동일하게 유지된다.
첫 액트 보스인 백작도 많은 이들을 좌절시키고 있다.
초기에 빌드가 정립되지 않은 시기에는 이런 부분이 확실하게 다가와 어느 정도 빌드가 틀이 잡힐만한 액트3 이전까지는 꽤나 체감 난이도가 높은 편이다. 머서너리나 위치처럼 좀 쉽게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좋은 성능의 빌드가 완성되어 있는 경우는 착착 진행할 수 있긴 하다. 이 초기 액트3 이전까지의 감상이 아마 패스 오브 엑자일2의 새로운 맛을 평가하는 구간이 될 것 같다. 이 이후로는 핵앤슬래시의 몹 학살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꽤나 '슬래시'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전투를 즐길 수 있게 된다.
패스 오브 엑자일2는 전작과는 사뭇 다른 색다른 맛을 내는 데에는 나름대로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앞서 해보기 기간이라 많은 부분이 구현 예정이지만 이후 모든 것이 갖춰진 시점에 플레이 하게 될 것이 기대된다.
여담으로, 당연한 말이지만 적어도 권장 사양까지는 되는 기기에서 플레이하는 것이 시각적으로 보기 좋다. 최소 사양을 조금 넘긴 GTX1060 시기의 스펙을 가진 PC로도 쾌적하게 육성은 할 수 있었지만 시각적으로는 업스케일링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보는 맛이 달라진다.
이 빌드는 정말 편했는데, 다른 많은 빌드도 시도해보고 싶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