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틸 던, 보다 깊어진 '영화 같은' 매력

그래픽과 카메라 앵글의 개선 및 변경
2024년 10월 14일 19시 28분 16초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코리아는 지난 4일과 5일 각각 PS5, PC 버전 슬래셔 호러 어드벤처 '언틸 던(Until Dawn)'을 정식 출시했다.

 

언틸 던은 현재 더 다크 픽처스 앤솔로지 시리즈, 쿼리 등 인터랙티브 무비 스타일의 게임을 꾸준히 만들었던 슈퍼매시브 게임즈가 지난 2015년 처음 PS4를 통해 선보였던 타이틀이다. 새롭게 출시된 버전은 발리스틱 문이 개발을 담당해 퀄리티 향상을 시도했다. 공식적인 명칭은 리마스터와 리메이크 같은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이를 두고 재구축 및 개선이라 언급하며 새롭게 출시 된 버전이 언틸 던, 기존 출시 버전에는 언틸 던 2015라는 이름을 붙여 구분했다.

 

언틸 던은 1년 전 친구 두 명이 사라졌던 외딴 산장으로 8명의 친구들이 돌아오면서 산 속의 휴양지가 악몽의 장소로 돌변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타이틀로, 이번 리뷰는 PS5 버전을 기반으로 작성하며 전반적으로 스토리가 긴 편은 아니고 스토리가 핵심 요소인 만큼 스크린샷과 스토리 관련 언급은 초반부의 것을 위주로 사용함을 알린다.

 

 

 

■ 눈 덮인 산 속, 외딴 산장에서

 

플레이어가 처음 게임을 시작하면 산장 바깥에서 베스라는 캐릭터를 조작하며 기본적인 게임 플레이 방식에 대한 튜토리얼에 이어 산장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여준다. 이후 에밀리, 제스를 비롯한 산장 안의 친구들이 해나라는 친구를 속여 골탕을 먹인 결과 해나는 추위에 대비하지도 않고 무작정 산장 밖으로 뛰쳐나가게 되는 전개가 펼쳐진다. 이후 베스를 조작하면서 산장 바깥을 탐색하며 해나를 찾을 수 있지만 모종의 사건으로 이 둘은 행방불명이 되고 1년의 시간이 흐른다.

 

본격적인 이야기의 시작은 여기서부터다. 도입부에서도 꽤 임팩트 있는 장면을 연출해냈지만 1년 뒤 친구들을 다시 불러모아 같은 산장에 같은 인원들이 오르게 되고, 그들의 관계 또한 1년 전의 모습과는 다소 달라져 있었다. 그러니까 어떤 인물과 어떤 인물이 사귀고 있던 사이였는데 1년이 지난 본편 시간대에선 다른 사람과 연인 관계에 있다거나 하는 식이다. 게임 전체가 인터랙티브 무비의 형식을 하고 있어 종종 나타나는 버튼 액션이나 대화 선택지를 고르는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산장에 도착한 이후엔 본격적으로 슬래셔 호러 특유의 위험한 상황들이 벌어지며,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이야기 전개도 기본적인 틀은 유지한 채 디테일한 부분에서 달라지기 시작한다. 사실상 도움을 청하러 이동하기엔 위험한 '눈 덮인 산 위의 외딴 산장'이라는 장소를 배경으로 일행이 위협적인 존재에게 농락당할 것인지, 위기를 넘어 나아갈 것인지는 플레이어의 선택에 달려 있다.

 


 


사실 플레이 하다 보면 대개 살려줘야 하나 싶은 녀석들만 잘 모아놨다.

 

 

 

■ 당신은 죽을 수도 있다, 버튼액션·선택지

 

게임 플레이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인터랙티브 무비 특유의 버튼 액션과 대화 선택지 방식이 주를 이룬다. 예를 들어 샘이라는 캐릭터가 위험한 상황에 빠져 도주하고 있는 상황이 있다고 치면 몇 차례의 버튼 액션이 위험 요소와 연동되어 발생하고, 해당 버튼 액션에 성공하면 일단 위협적인 요소를 전부 피할 수 있지만 실패한다면 장애물에 걸리는 등 캐릭터가 위험에 빠지고 심하면 죽음에 이르기까지 한다. 다만 항상 성공해야만 하는 것도 아니고, 경우에 따라 가만히 있거나 다른 선택을 하는 것이 정답인 경우도 있다. 이는 초반부 튜토리얼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며 행동하지 않거나 들키지 않아야 하는 조작에서는 게임 패드를 움직이지 않고 있어야 성공한다.

 

또, 이제는 시리즈의 전통적인 요소라고 보아도 될만한 시스템들이 마련되어 있다. 플레이어가 바로 다음 스토리를 향해 돌진하는 성격이 아니라 주변을 좀 탐색하고 싶은 유형의 게이머라면 죽음이나 앞으로 있을 주요 사건에 대한 예고를 짤막한 영상으로 볼 수 있는 시스템이 첫 번째로, 여기서는 토템이 그 역할을 한다. 토템에 따라 다른 예고를 해주며 이를 보고 플레이어가 대략 어느 시점에서 같은 상황이 발생할 것인지 등을 조금이나마 예견할 수 있게 된다.

 


 


조작 가능한 구간도 UI를 최소화했다.

 

또, '나비효과'를 처음부터 강조하고 있는 게임 답게 플레이어가 했던 선택들이나 이를 바탕으로 캐릭터들 사이에 형성되는 관계도에 따라 그들의 반응이나 대처가 달라지기도 한다. 가볍게는 대화에서 짜증을 부리거나 지지해주는 것부터 심하게는 중요한 순간 소위 말하는 '트롤링'을 해버리는 케이스까지 존재해 늘 선택에 신중해야 한다. 이런 나비효과 요소들은 게임을 플레이하며 특정 선택지에서 발현된다. 앞서 언급한 토템이나 나비 효과를 비롯해 작중에 등장하는 의문의 남자 관련, 1952 관련, 쌍둥이 관련 정보들을 게임 플레이를 통해 획득 가능하고, 이를 모두 획득하면서 진상에 대해 알아가는 것도 하나의 재미라고 할 수 있다.

 

플레이 도중 가장 중요한 부분은 상황에 대한 판단이나 반응을 신중하게 결정하라는 것.

 


 

 

 

■ 재구축에도 풀프라이스는

 

언틸 던을 PS4에서만 플레이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새롭게 플레이 할 수 있는 게이머들에게는 크게 다가오지 않겠지만 기존 버전을 플레이 했던 입장에서는 풀프라이스라는 부분에서 다소 주저함이 생길 수 있다. 확실히 인물 그래픽도 훨씬 더 향상됐고 특정 장면에서의 시간대 표현이나 앵글 자체가 아예 변경된 부분도 있어 개선 사항을 바로 느낄 수 있으며 수집 요소와 신규 탐험 환경 내러티브 재구성 등을 이루어냈지만 아무래도 전체적인 느낌을 아는 기존 게이머 입장에선 조금 훅이 약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거기에 원 개발사인 슈퍼매시브 게임즈가 언틸 던의 신선한 즐거움을 선보인 후 꾸준히 비슷한 형식의 타이틀을 배출하고 있다는 점에서 신선도가 다소 떨어질 수 있다. '더 다크 픽처스 앤솔로지' 시리즈가 1년 간격으로 네 편 출시됐고, 독립된 스토리를 가진 '쿼리'도 앤솔로지 마지막 타이틀과 같은 해에 출시됐다. 특히 쿼리는 '계절감과 소재만 약간 변경된 상태의 언틸 던'이라는 느낌도 들었던 만큼, 첫 출시 당시 보다 상대적으로 약한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아직 슈퍼매시브 게임즈의 내러티브 기반 인터랙티브 무비 게임을 플레이해보지 않았거나, 원작을 플레이해보지 않았다면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는 타이틀이다. 풀프라이스의 가격까지는 분량을 생각하면 여전히 조금 아쉽다고 생각되지만 더 다크 픽처스 앤솔로지 시리즈를 재미있게 즐겼다면 언틸 던 또한 흥미롭고 긴장감 있는 소재, 슈퍼매시브 게임즈가 잘 구사하는 영화적이고 극적인 연출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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