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코리아는 프롬소프트웨어가 개발한 오픈필드 액션RPG '엘든링'의 유저들이 목 빠지게 고대하던 DLC '황금 나무의 그림자' 출시를 앞두고 미디어 대상으로 선행 플레이 및 리뷰 기회를 제공했다.
엘든링의 DLC 황금 나무의 그림자는 지난 2022년 출시된 후 전 세계 게임 시장을 평정하며 소울라이크 열풍을 본격적으로 파급한 대작 엘든링의 최초 추가 컨텐츠다. 플레이어인 빛바랜 자는 메인 스토리 도중 신규 지역 '그림자의 땅'으로 향해 본편에서 뭔가 아리송한 미회수 복선이나 모호한 동선을 지닌 미켈라, 그리고 그림자의 땅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는 가시공 메스메르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시킨다. 이번 DLC는 2년 이상 준비된 만큼 신규 지역과 스토리 외에도 무기나 주문, 여러 적 등 신규 요소들이 추가되어 팬들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한편 출시 전 리뷰이기도 하고, 프롬소프트웨어의 게임들이 플레이어가 소위 프롬뇌라고 불리는 스타일로 이야기를 알아가고 유추하는 맛이나 탐험과 전투의 맛 등에서 매력을 가지고 있으므로 가능하면 이를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따라 언급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 다만 사용한 스크린샷 등에 그림자의 땅 지도 전경이나 특정 지역과 적, 보스에 대한 정보들이 포함되어 있음을 미리 알린다.
■ 가자, 새로운 땅으로
새로운 마음으로, 혹은 회차를 넘어가지 않고 멈췄던 게이머들과 비슷한 감상을 느끼기 위해 새로운 캐릭터를 육성해 가능한 빠르게 황금 나무의 그림자 컨텐츠를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적들만 정리하면서 그림자의 땅으로 향했다. 앞서 알려진 것처럼 DLC 황금 나무의 그림자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케일리드 지역에서 맞붙을 수 있는 라단을 쓰러뜨리고, 틈새의 땅 지하 지도에 별도로 존재하는 모그윈 왕조로 향해 피의 군주 모그를 쓰러뜨려야 한다. 아마 처음 플레이하는 빛바랜 자나 컨트롤에 자신이 없는 편인 경우엔 라단보다 모그에서 꽤나 고생을 할 수도 있다. 실제로 스팀 도전과제 달성도 기준으로 라단과 모그를 처치한 비율이 생각만큼 높지 않은 편이라 출시 몇 주 전부터 DLC 플레이를 위해 어서 진도를 빼두라고 권유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둘을 처치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특히 모그는 본편에서도 미켈라가 들어간 고치를 자신의 왕조에 쟁여두고 있는 상태인데, 모그를 쓰러뜨리고 그가 지키던 고치에서 삐져나와 늘어진 미켈라의 손에 접촉하면 그림자의 땅으로 갈 수 있다. 본편 무대인 틈새의 땅과는 별도의 지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엘든링 하면 떠오르는 빛나는 황금 나무가 틈새의 땅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라면 그림자의 땅에 진입하면 거대하게 자란 그림자 나무를 볼 수 있다. 처음 그림자의 땅에 들어선 뒤 축복에 접촉하고, 이후 지도를 획득해 반투명한 묘비로 가득찬 묘지 평원의 지도를 펼치면 생각보다 실망할 수 있다. 어라, 크기가 이것밖에 안돼?하고 말이다.
생각보다 넓다.
하지만 본편이 그랬던 것처럼 이것은 초반만 그렇고, 지역을 나아가면서 각지의 지도를 습득하고 그림자의 땅 지도 전체를 확인해보니 꽤나 넓은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본편에서 와, 저기는 멋진데 가볼 수 없을까?라고 생각하면 실제로 갈 수 있는 경우가 많았던 것처럼 황금 나무의 그림자에서도 저긴 갈 수 있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면 대개 갈 수 있는 곳이었다. 때문에 이제 다 돌아봤겠지? 싶으면 새로 탐험할 수 있는 길이나 공간이 발견되기도 하는 등 모험하는 맛이 있었다.
지역들도 나름대로 특색을 잘 살렸다. 묘지 평원부터 인근 성채들의 경우 비슷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그 외 지역의 경우 지역 개성이 뚜렷했다. 용찬 교회가 있는 지역이나,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진입할 수 있었던 지역은 플레이 장르가 살짝 달라졌다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일단 지역에 진입한 시점부터 그런 분위기를 팍팍 내기도 하고 말이다. 결과적으로 그림자의 땅을 탐험하는 것은 재미있었고, 그림자의 땅에서만 별도로 적용되는 그림자 나무의 가호나 영혼 재의 가호 단계를 높여가면서 진입 당시보다 확실히 강해지고 버틸만해진다는 느낌을 줬다.
그림자의 땅을 탐험하는 것은 이런 가호들로 인해 중요도가 높아진다. 물론 실력으로 충분히 본편을 가지고 놀았던 빛바랜 자들이야 영향을 덜 받을 수도 있겠지만, 자연스레 이곳저곳 들쑤시고 다니니 꽤 편해진 것을 생각해보면 탐험의 보상으로 충분하다는 느낌이다. 아, 물론 단석이나 빛 바랜 단석 같은 강화용 아이템도 습득물이나 드롭 아이템으로 자주 제공된다는 점 역시 영향이 있겠지만 말이다.
■ 미켈라의 자취를 좇아
앞서 소개됐던 것처럼 황금 나무의 그림자에서는 플레이어가 뚜렷하게 미켈라라는 대상의 발자취를 좇는다는 부분을 확실히 하고 있다. 다른 곳으로 새지 않고 첫 축복에서 가도를 따라 나아가다 보면 예쁘게 생긴 황금빛 십자 기둥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고, 그 주변에서 적사자 프레이야, 노병 안스바흐 등의 NPC들과 마주하게 된다. 이런 이들 외에도 레다, 단, 뿔인간 등 미켈라에게 매료되어 그 자취를 추적하는 이들과 대면하게 되며 그림자의 땅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이들과의 이야기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미켈라의 자취는 그림자의 땅 사방에 흩뿌려져있다. 처음 만나는 NPC나 갈림길에서 탑의 도시 벨라트 방면으로 행선지를 우선하면 만나게 되는 노병 안스바흐가 이 미켈라의 십자 문양을 찾으면 알려달라는 언급을 하면서 확실히 목표를 제시한다. 물론 이를 우선하지 않고 그냥 탐험을 진행해도 되기는 하지만 프롬소프트웨어 특유의 스토리 진행 시스템이나 본편에서도 종종 있던 퀘스트나 이야기를 미처 다 보지 못한 채 메인 스토리가 전개되는 상황을 마주할 가능성도 있으니 가능하면 빠릿하게 NPC들의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메인스토리를 따라가길 추천한다. 이에 따라 공투할 수 있던 금빛 메시지가 사라지기도 하니 손에 자신 없는 빛바랜 자라면 더욱 서두르지 말고 착실하게 플레이하기를 바란다.
미켈라의 자취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NPC들의 짤막한 에피소드가 아닌 메인스토리도 몇몇 주요 인물들의 자취를 느낄 수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스토리에서 중심으로 여기는 것은 발표대로 미켈라다. 엘든링에서 종종 볼 수 있는 흰색 영체들도 동원해서 플레이어에게 DLC의 메인스토리를 가능한 놓치지 않도록 유도하는 편. 이번에도 수집 가능한 그림이나 쪽지 같은 읽을거리 아이템도 제공되며 맵 자체가 엘든링의 이야기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다만 퀘스트 순서가 달랐던 것인지는 몰라도 특정 지역들은 아예 미켈라와 관련이 직접적으로 이루어지기보단 한 걸음 정도 떨어진 외전이라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드는 지역도 있었다.
■ 새로운 장비와 적들로 전투를
새로운 무기군이나 장비, 주문과 기도 등을 활용해서 새로운 유형의 적과 벌이는 전투도 프롬소프트웨어 게임답게 때때로 혈압이 오를 것 같은 까다로움을 자랑하기도 한다. 계속 도전하게 마늘고, 비로소 클리어했을 때의 쾌감은 제법 강한 느낌이다. 주로 마주하게 되는 적들도 꽤 강하다. 메스메르의 군병과 기사들은 각기 강력하면서도 까다로운 공격을 펼쳐오는데다 그림자의 땅 곳곳에 세력을 뻗쳐 진을 치고 있으므로 자주 만나게 된다. 특정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징그러운 유형의 벌레인간들이나 색놀이 느낌이지만 훨씬 강해서 실 뿜기 한 방으로 다 맞으면 비명횡사하게 만드는 부패의 권속 무리 등도 강력한 적이다.
보스들은 추억을 제공하는 주요 보스들 외에도 미니 던전 등으로 은근히 많은 수를 만나볼 수 있다. 미니 던전들의 경우 본편의 묘지 던전 디자인을 비슷하게 활용한 것들이 많기는 했지만 말이다. 그래도 PvP 느낌으로 출혈 등이 통하지 않는 플레이어형 보스와 싸울 수 있는 동서남북의 묘와 몇몇 필드에 돌아다니는 거대한 소각로 골렘, 신규 보스들은 그 비주얼이나 전투 패턴이 나름대로 매력적이었다. 기마전을 가해오는 보스나 페이즈가 구분된 보스들도 존재하고, 본편의 멀기트가 대기하는 스톰빌 루트와 흐느낌의 반도 중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달라졌던 초반 난이도 구조도 약간 비슷한 느낌을 준다.
가장 처음 묘지 평원에 들어선 뒤 빠르게 갈 수 있는 탑의 도시 벨라트나 우측의 요새 중 덜 까다로운 쪽은 탑의 도시 벨라트였다. 요새가 규모가 더 적은 편이긴 하지만 인간형 적들이 많이 있어 좀 귀찮은 감이 있었고 탑의 도시 벨라트는 망령 계열의 적들이 많이 포진해 강력한 적이 드문드문 섞인 중간지점 이전의 경우 훨씬 편했다. 보스의 경우도 벨라트의 보스는 사자춤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것으로 보이는 신수 사자무, 요새 쪽은 쌍월의 기사 렐라나가 위치하고 있으며 개인적으로는 사자무 쪽이 처음 상대하기에 쉬운 적이라 생각된다.
보스전의 경우 NPC를 협력자로 불러낼 수 있는 경우가 있고, 아예 영체조차 소환할 수 없는 경우도 존재한다. 전자는 조건부에 따라 영체를 소환할 수 있게 되기도. 앞서 언급한 사자무나 렐라나와 싸울 때 사자무는 적사자 프레이야를, 렐라나는 다른 협력자 둘을 소환해 싸울 수 있다. 여기에 영체가 더해지기 때문에 사실 화신의 물방울 같은 영체를 소환한다면 둘 다 어느 정도 긴장만 놓지 않으면 쉽게 잡을 수 있는 편이다. 당연하게도 모든 DLC 보스들이 비슷하게 어렵지는 않고 정말 쉽게 이길 수 있는 보스가 있는가 하면 생각보다 고생을 하게 만드는 보스도 존재한다.
새로운 장비들도 눈길을 끈다. 역수검은 한 자루만 착용해도 양손잡기를 하면 두 자루의 검을 쥐고 싸울 수 있는 방식의 무기다. 꽤 빠른 호흡으로 적을 공격하는데, 강화만 잘 되면 꽤나 잘 써먹을 수 있을만한 무기다. 처음 달려있는 전회도 사냥개 스텝과 비슷하지만 좀 더 단순하게 대각선에서 파고드는 사각에서의 일격이다. 이외에도 인파이트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격투 타입의 무기, 조향사들이 사용하던 조향병, 중간 느낌의 무기인 경대검 등 새로운 카테고리의 장비는 물론 기존에 존재하던 탈리스만이 더욱 강화된 버전을 습득할 수 있다거나, 새로운 것과 강화판 전회, 마법 등을 만나볼 수 있어 좋았다. 가령, 사자무의 추억을 바꿔 신수의 서리밟기를 배울 수 있고 초반부터 획득 가능한 전회 중에는 사자베기의 강화판도 존재한다.
■ 탐험의 맛과 새로운 맛은 확실해
이미 엘든링이나 프롬소프트웨어의 게임들을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긴 망자들이라면 느끼는 바가 다를 수도 있겠지만, DLC 황금 나무의 그림자는 미켈라의 자취를 좇는 이야기나 미켈라에 매료되어 그림자의 땅을 탐색하는 NPC들, 그리고 탐험할 맛이 나는 아름답기도, 을씨년스럽거나 으스스하기도 한 지역들을 둘러보는 재미가 있었다. 앞에서도 이야기했던 것처럼 이제 다 봤겠지 싶을 때 새로이 등장하는 길이나 구역을 발견할 때 뭐가 있을까?란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하고, 실제로 덜 밝혀낸 것 같은 요소들도 좀 있었다.
새로운 무기도 어느 것에 투자할 지 조금 고민되기는 했지만 제대로 파볼만한 무기도 나름 있었다. 격투 장비의 경우는 좀 당하는 입장에서 굉장히 짜증나는 무기이기도 했다. 격투 장비를 들고 나오는 특정 보스가 초근접전을 펼치면서 자꾸 구르면 시점 고정을 풀지 않을 경우 카메라가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맞지 않을 것도 맞게 되는 경우가 있었고 말이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도 있기는 했지만 확실히 기다린 만큼 즐길거리는 많았던 DLC라고 말할 수 있다. 여기만 더 보고, 얘만 이기고 쉬어야지라는 생각을 해도 어느새 아침이 밝아오는 경험을 하게 만드는 재미가 있다. 가이드라인이 아니더라도 즐거움을 위해 모든 내용을 말해버릴 수 없는 것이 아쉬울 따름.
한편, DLC 황금 나무의 그림자는 오는 21일 출시될 예정이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