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을 살리려는 중고신입의적, '신업:도둑의 길'

사실 친딸도 아니지만
2022년 11월 01일 00시 41분 01초

디지털터치는 어콰이어가 제작한 액션 게임 '신업:도둑의 길' PS4 및 닌텐도 스위치 한국어판을 지난 13일 정식 출시했다.

 

신업:도둑의 길은 병에 걸린 딸을 위하여, 한 번 그만두었던 도둑의 길로 돌아가 의적이 되어 악을 처단하는 도둑 에비조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은신 기술을 활용하여 조용히 숨어들고, 절도 기술로 멋지게 물건을 손에 넣어야 한다. 분별없이 물건을 훔치고 자신의 잇속만 챙기는 여기저기에 널린 악당 강도가 될 것인지, 사람들을 위한 의적이 될 것인지는 플레이어의 선택에 달려 있다. 에비조는 딸을 위해 도둑질을 행하면서 사람을 죽이지 않는 선한 마음을 가진 캐릭터로 그려진다.

 

한편 신업:도둑의 길은 2006년 PS2로 처음 발매된 게임을 리마스터한 타이틀이다.

 

 

 

■ 딸을 위한 의적 에비조

 

게임사의 소개도 그렇고, 서두에서도 언급했지만 신업:도둑의 길의 주인공인 에비조는 건강이 좋지 않은 딸을 위해 다시 도둑질에 손을 대기 시작한, 그리고 의적 활동을 하려고 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그런데 이 남자, 도둑 치고는 갸륵한 설정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지만 튜토리얼 스테이지부터 그려지는 신업:도둑의 길 인트로를 플레이해보면 딱히 선인이라고도 할 수 없는 인물이다. 일단 그 딸이라는 등장인물 자체가 과거 에비조가 몸을 담았던 의적단이 변모하면서 털던 집의 딸을 데려다 키우는 것이니…….

 

사실상 과거 의적단의 일원이었던 동료들이 변절하면서 일가를 몰살시키고 있었으니 구출했다고도 볼 수 있지만 엄밀히 따지면 남의 집을 털다 우연히 그 집 딸을 데려다 키운다는 느낌이 강하다. 그렇지만 과거나 게임의 시작 부분인 현재나 에비조가 의적 활동에 뜻을 두고 있다는 것은 동일하다. 동료들이 변절했을 때도 의적이 아니게 된 것에 실망하고 손을 씻어 목수로 자리잡게 되었으며, 딸의 치료를 위해 다시 도둑질에 손을 댔을 때도 모종의 인물과 함께 의적을 노린다는 설정 자체가 그의 정체성을 표현하려 한다.

 

물론 여기서도 딸을 낫게 하기 위해 도둑질로 눈을 돌린다는 점이 그렇기는 하지만, 에비조의 집이 있는 마을이나 게임 내 시대의 형편을 보면 나름대로 주인공인 에비조에게 면죄부를 부여한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구 에비조

 


에비조와 스즈나

 

■ 모든 것을 훔쳐라

 

에비조가 사는 지역에는 목욕탕으로 위장한 도둑탕이 자리잡고 있다. 일대의 도둑들이 모여들어 정보를 공유하고 의뢰를 확인하는 이 도둑탕의 두령에게 상납금을 바치면서 고액의 도둑 의뢰를 수행하고 그 수익을 손에 넣어 일단 부를 챙길 것인지, 훔친 물건들을 마을의 구휼함에 던져넣어 의적으로 평판을 드높일 것인지는 전적으로 플레이어의 선택이다. 기본적으로는 도둑질을 할 목표물이 지정되어 있고 나머지 수많은 오브젝트들을 도둑질해 보따리를 채운다는 것이 이 게임의 도둑질 메커니즘이다.

 

물건들이 많은 저택이나 대형 장물들이 많은 경우 기본으로 에비조가 가진 보따리에는 모두 들어가지 않는 경우가 많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보따리나 변장을 차차 마련하면 점차 개선되는 부분들이지만 처음에는 나름의 취사선택이 필요하다. 비싼 것들 위주로 도둑질을 한다거나 하면서 말이다. 도둑질을 하러 다니는 사이 경비나 시민들에게 발견되는 일이 자주 발생할 수 있는데 만약 발견되더라도 즉시 회피를 발동하면 저스트 스텔스 상태가 되어 일시적으로 들키지 않고 소매치기를 시도하거나 몸을 숨기는 것도 가능하다.

 

 

 

불살을 모토로 하고 있는 게임이기 때문에 에비조가 무력으로 경비원을 쓰러뜨려 어딘가에 숨겨둔다거나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만 소매치기를 계속 시도해서 무력화시키거나 보따리를 내려두고 걷어차서 일시적으로 무력화하는 것은 가능해 이를 활용해서 도둑질의 위기 상황에서 벗어나는 것도 가능하다. 변장을 하지 않은 상태로 도둑질을 하다 걸리면 수배서가 자세해지면서 에비조에게 귀찮은 추격자가 붙으니 이 부분에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의적이냐 그저 악독한 도둑이냐의 갈림길 외에도 플레이어가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에비조가 다시 도둑질에 눈을 돌리게 만든 딸의 병세를 수시로 파악해 상태를 좋게 만들어주며 관리해야 한다. 만약 딸 스즈나의 병세를 제때 잡지 못하고 악화되게 둔 채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한다면 스즈나가 사망하고 게임오버가 될 수 있다.

 

 

 

■ 도둑질 자체의 재미 추구

 

신업:도둑의 길은 은신과 도둑질 그 자체에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된 게임이다. 처음에는 쉽게 슬쩍할 수 없었던 장물들도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점차 쉽게 '빌려갈' 수 있게 되며 보따리의 종류에 따라 짊어질 수 있는 양도 달라진다. 거기에 저스트 스텔스나 은신 상태에서 연속 소매치기나 연속 물건 털기에 성공했을 때 화려 점수를 벌 수 있는 등 스타일리쉬한 도둑질을 지향하는 도둑 게임이다. 무거운 시대상이나 스즈나의 상황 속에서도 게임 곳곳에선 나름대로 유머러스한 연출을 넣는 등 게임의 분위기를 적당히 가볍게 조절하는 요소도 존재.

 

다만 2006년 출시작을 리마스터했다지만 사실상 이식 수준에 그쳤기 때문에 고전 게임의 비주얼과 게임 플레이 감각을 참을 수 없다면 추천하기 조금 꺼려지는 타이틀이라 할 수 있다. 은신을 활용한 의적질을 해보고 싶다면 추천.​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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