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모식스가 방콕 중심가에 지사를 설립한 이유

맘모식스 유철호 대표, 맘모식스 아시아 우승훈 사업이사
2023년 10월 25일 19시 19분 32초

'갤럭시티 코리아 XR', '갤럭시티 어스' 프로젝트 등 XR 관광 메타버스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맘모식스가 태국 방콕에 '맘모식스 아시아'를 설립했다.

 

보통의 소규모 개발사라면 '해외 지사 설립'은 감히 도전하기 힘든 일일텐데, 맘모식스가 태국에 지사를 설립하게 된 까닭과 목표는 무엇일까.

 

태국 방콕에서 '정신은 아직도 스타트업'이라며 웃는 맘모식스의 유철호 대표와 맘모식스 아시아의 우승훈 사업이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맘모식스 유철호 대표(좌) 맘모식스 아시아 우승훈 사업이사​(우)

 

- 맘모식스 아시아는 어떤 회사인가?

 

유철호 대표: 사실 제 전공이 태국어였기 때문에 태국 사람들이랑 일하고 싶었고, 태국에 대한 친근함이 컸다.

 

우승훈 이사: 맘모식스 아시아를 설립한 가장 큰 목적은 아트 스튜디오였다. 우리같은 중소개발사의 경우 신입을 많이 받을 수 밖에 없는데, 태국인이든 한국인이든 차이가 없더라. 대표님의 의지도 있었지만 그에 더하여 국제 유수 광고 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쥐는 태국인들의 '센스'를 활용해보고 싶었다.


- 중소 기업임에도 태국 지사를 세운 것에 대해 의외였다.

 

유철호 대표: 한국에서 스타트업을 세우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제가 이리저리 따져보기 보다는 '일단 해보자'는 성격이다(웃음) 그런데 생각보다 아시아 직원들의 작업 퀄리티가 높고 습득 속도도 빨랐다. 그리고 착실해서 지사가 어느정도 자리잡은 후에는 (지사 설립이) 무모한 도전이 아니었다, 오히려 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 태국 지사에서 맡고 있는 역할은?

 

우승훈 이사: 기획, 아트, 프로그램 중 태국은 아트 팀이라고 보시면 된다. 우리는 지사라고 보지 않고 팀으로 보고 있다. 공교롭게도 한국의 이직 시즌(3월)에 태국 지사가 세팅됐는데, 한국에서 생긴 빈 자리를 태국 팀이 너무나도 잘 메꿔줬고 아트 팀은 태국에 맡기자고 결정하게 됐다.

 

- 경영진 입장에서 보면 물리적 거리가 상당한데 어떻게 비중을 두고 있나?

 

유철호 대표: 한국 반, 태국 반씩 살고 있다

우승훈 이사: 저는 3분의 2는 한국, 3분의 1은 태국에서 살고 있다. 어쨌든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경영진이 몸으로 때우는 수 밖에 없다(웃음)

 

- 태국 현지 직원들에 대한 생각은?

 

유철호 대표: 태국 직원들과 이야기 하는데, 태국에 있는 글로벌 기업들이 현지 직원에 대한 대접이나 대우가 좋지 않다고 하더라. 10년차, 20년차가 되어도 대접을 안 해준다더라. 그러나 저는 태국을 좀 좋아하는 것도 있고, 태국 사람을 좀 더 챙겨주고 싶은 것도 있어서 직원들에게 항상 '나 혼자 하는게 아니기 때문에 직원들 스스로 열심히 하면 다른 회사들보다 훨씬 더 대접을 잘 해줄 것이고, 더 좋은 삶을 살게 해주고 싶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한 마디로 전통적으로 태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직원과 사장의 계급 시스템과 다르게 접근하고 있다.

 


 

- 다른 나라도 많은데 왜 하필 태국이었을까?

 

우승훈 이사: 경영적 관점에서 안정성이 높다는 믿음이 있었고, 태국에 있는 그래픽 스튜디오 중 3D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도전 정신을 자극하기도 했다. 대부분 2D다.

 

- 지사를 설립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유철호 대표: 일단 저도 태국어 전공이긴 하지만 한국어를 잘 하는 태국인 현지 매니저와 함께 일하고 있다. 영어가 거의 없고, 관공서든 어디든 서류가 태국어로만 되어 있기 때문에 현지 매니저가 없으면 애로사항이 많을 것이다. 다만 대표의 역할과 현지 매니저의 역할을 제대로 구분해야 한다. 사업의 방향성은 대표가 잡아야 하고 현지 매니저는 직원 관리와 통역의 역할에서 벗어나면 안된다.

 

가장 어려웠던 것은, 스타트업을 설립하는 것, 그 자체였다. 큰 회사들은 보통 현지에 법인장을 세워서 사업을 하곤 하는데, 우리는 계산해보니 수지가 안 맞더라. 처음엔 태국어와 한국어를 모두 잘하는 한국인 교포를 섭외해볼까 생각도 해봤는데, 그런 친구들은 뽑아도 스타트업을 해본적이 없었기 때문에 아마 오래가지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승훈 이사: 매니저가 있다 하더라도 아주 기본적인 언어를 습득해두는게 좋다고 생각한다. 통역하면서 생기는, 미묘하게 바뀌는 뉘앙스를 캐치할 수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여러가지 공무를 처리 할 때 상황에서 뉘앙스가 부정적이다, 긍정적이다라는걸 내가 캐치할 수 있으니 전략을 준비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더라.

 

- 지사 설립이나 진출을 생각하는 분들에게 주의해야 할 점이나 조언이 있다면?

 

우승훈 이사: '동남아는 인건비가 싸니까 싸게 부릴 수 있어'라고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다. 근데 말이 '부리는'거지, 경영은 제대로 해야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즉, 한국에서도 경영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여기서 '낮은 인건비'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건데, 경영을 현지인 매니저한테 아무렇게나 맡겨놓고는 나중에 '뒤통수 맞았다', '내가 생각했던거랑 다르다'며 푸념하시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유철호 대표: 언어가 진짜 중요하다. 예를 들어 대표가 영어를 잘 하는 한국 사람인데, 영어를 하는 태국인 매니저와 일을 하다보면 결국 한국인 대표와 태국인 직원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의 갭이 어마어마해지는 걸 본 적이 있다. 심지어 우리 매니저는 한국어로 한국 직원들하고 대화를 하는데도 문화적 차이로 오해가 생길 정도인데, 영어가 끼면 얼마나 더 오해가 커지겠는가.

 

그리고 부대 비용은 한국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비싸다. 식비와 인건비만 싸지, 나머지는 다 비싸고 오래 걸린다. 한국에서 스타트업 만들어 직원 4명 데리고 1년 운영하는 비용이 1억 5천에서 2억 들어간다고 치면, 태국도 그 정도 들어간다고 보시면 된다. 인건비가 싼 대신, 통역이 있어야 하고 경리도 있어야 한다.

 

우승훈 이사: 즉, 작은 규모로 스타트업을 운영하실 생각이면 한국과 비슷한데, 어느 정도 회사의 규모가 커지면 오히려 비약적으로 운영비가 낮아진다고 보시면 된다. '낮은 인건비'의 혜택이 그 때부터 드러나는 셈이다. 그래서 경영 마인드를 철저히 세운 다음에 진출하시기를 권한다.

 


 

- 맘모식스 아시아의 목표는?

 

유철호 대표: '맘모식스의 아트팀'에서 벗어나 내년에 자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독립 아트 스튜디오가 되는 것이다. 그 후에는 규모를 확장시킬 계획이다. 오히려 나중에는 맘모식스보다 더 커질 것 같다(웃음)


- 맘모식스가 벌써 8년차다. 아직도 스타트업이라는 인식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우승훈 이사: 지금은 스타트업이라기 보다는 소규모 개발사라고 보시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보면 스타트업의 영역을 벗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유 대표님이나 저나 '스타트업의 정신'은 못 버리고 있는 것 같다(웃음)

 

- 맘모식스가 추구하는 목표는?

 

유철호 대표: 전에는 사실 10년 넘기는게 목표였다. 그런데 지금은 30년짜리 기업으로 만들어보자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려면 어떻게 버틸 것인가, 지금까지 어떻게 버텨왔나, 지금 뭘 해야 하는가,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가... 이런 고민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 한 마디로 버티는게 목표다(웃음)

 

우승훈 이사: 저도 공감한다. 특히 이렇게 해외를 돌아다니면서 일하는 것 자체가 너무 재밌고 즐거워서, 이렇게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다양한 문화를 배경으로 30년을 같이 버틸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맘모식스의 갤럭시티 어스 - 방콕

김성태 / mediatec@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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