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1과 젠지, 22 서머 시즌의 리턴 매치

23 LCK 스프링 플레이오프 결승전 분석
2023년 04월 09일 12시 43분 53초

예상을 뒤엎고 젠지가 kt롤스터를 잡아내면서 스프링 시즌 플레이오프 결승전은 T1과 젠지의 22 서머 시즌 리턴 매치로 결정됐다. 

 


 

22 서머 시즌에서는 젠지가 확실한 경기력으로 T1에게 승리했다. 하지만 이번은 다르다. 강자가 T1이고 도전하는 쪽은 젠지다. 직전 결승전의 리턴 매치지만 그 상황은 완전히 반대인 셈이다. 

 

23 스프링 플레이오프 결승전은 금일 오후 3시,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진행된다. 우승컵을 들어 올릴 단 한 팀은 과연 어느 팀이 될까.    


- 라인 별 비교

 

 

도란은 아직까지 의문 부호다. kt롤스터전에서 좋은 플레이도 펼쳤지만 그렇지 않은 플레이도 많았다. 경기 내내 쵸비나 피넛이 날아다닌 것과 비교해 크게 활약을 하지 못했다. 특히 기인답지 않은 성급한 플레이로 인해 반사 이익을 얻은 부분도 상당했다.

 

하지만 제우스도 정상적인 상태는 아니다. 지난 젠지전에서 나름 판정승을 거두기는 했지만 확실히 정규 시즌 정도의 파괴력이 나오지 않고 있고 게임 내의 비중도 낮아졌다. 그러한 비중이 바텀 라인으로 옮겨진 상황이다. 

 

두 선수가 모두 정규 시즌에 비해 다소 폼이 떨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차이점이라면 제우스는 변동 폭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것이고 도란은 크다는 점이다. 그러한 만큼이나 어느 한 쪽이 일방적인 우위를 가져가기 보다는 세트 별로, 그리고 챔프에 따라 다른 결과들이 나올 확률이 높다. 

 

종합적으로 본다면 제우스가 조금 더 나은 듯하다. 물론 그 차이가 그렇게 커 보이지는 않는다.  

 

정글

 

정글에서는 피넛의 폼 회복이 눈에 띈다. 사실 스프링 정규 시즌, 그리고 kt롤스터와의 경기 이전까지는 확실히 22 서머 시즌에 비해 피넛의 몸이 무거운 듯이 느껴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kt롤스터전을 통해 작년의 폼이 돌아오면서 자신이 왜 최상급 정글러인지를 증명해 냈다. 

 


이것이 각성한 피넛이다

 

이는 젠지에게 상당히 긍정적인 부분이고, 반대로 T1에게는 매우 아쉬운 소식이다. 오너가 현재 믿을맨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불안한 부분이 많이 노출되고 있는데, 피넛이 확실히 부활하면서 T1의 고민도 더욱 커지게 됐다. 

 

kt롤스터전 승리의 일등 공신은 누가 뭐래도 피넛이며, 이러한 기세는 결승전에도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글러에 있어서는 젠지가 보다 우위에 있다고 생각된다. 

 

미드

 

지난 kt롤스터 전에서 보여 준 쵸비의 플레이는 상당히 날카로웠다. 폼이 상당히 좋았던 비디디를 무력화시켰고, 팀에도 상당한 기여를 했다. 

 

피넛과 더불어 젠지에서 현재 가장 폼이 좋은 선수가 아닐까 싶은데, 그러한 만큼이나 전성기의 재림이라고까지 평가받고 있는 페이커와 좋은 승부가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일단 플레이오프에서 보여 준 모습은 페이커가 앞선다. 하지만 kt롤스터전 경기 활약을 생각하면 쵸비 역시 밀리는 상황은 결코 아니다. 그러한 만큼 단순히 두 사람의 실력보다는 다른 팀원들의 플레이에 따라 두 선수의 결과에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력적으로는 현재 비등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바텀

 

페이즈는 확실히 후반 캐리력이 있는 선수다. 다만 kt롤스터전에서도 드러났지만 경기 초반 플레이가 상당히 약하다. 

 

3세트의 경우 극초반 리헨즈의 실수로 분위기가 완전히 넘어간 것이 컸고, 에이밍 또한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하면서 어느 정도 가시성 있는 성과를 내기는 했으나 이것이 순수한 실력으로 인한 결과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1세트를 제외하고 젠지의 상체가 kt롤스터의 상체를 압도하면서 경기가 무난하게 흘러간 원인도 있었다.  

 

T1의 바텀은 케리아와 구마유시의 시너지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 플레이오프 첫 경기에서는 사실 만족스러운 모습은 아니었다. 하지만 젠지전의 경우 구마유시와 케리아가 확실히 젠지 바텀을 상회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는데, 별일이 없는 한 이러한 구도는 결승전에서도 동일하게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 데이 당시 확실한 바텀 우위를 자신한 구마유시

 

플레이가 아쉬웠던 kt롤스터와 달리 T1의 상체는 1위 팀 다운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는데 순수 바텀 전력은 분명 T1이 앞서고 있기에 젠지로서는 게임 초 중반 바텀 주도권을 잡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변수라면 아펠리오스를 어느 팀이 가져가는가, 그리고 물오른 피넛이 과연 바텀에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아닐까 싶다.


- 전력 분석

 

T1은 분명 밴픽과 전술을 가다듬을 시간이 충분히 있었다. 물론 젠지가 결승전에 올라 온 것은 조금 예외의 상황이었겠지만 그럼에도 젠지보다 많은 준비 시간을 가졌던 것을 부인할 수 없으며 휴식도 충분히 취했다. 

 


 

물론 실전을 경험하고 바로 다음날 경기를 하게 되는 젠지에 비해 경기 감각은 조금 떨어질 수 있지만 이는 한 세트 정도만 해 보면 충분히 회복이 가능하다.

 

피넛과 쵸비의 폼이 좋다는 상황이 경계할 만한 부분이기는 하나 분명 전반적인 전력은 T1이 앞선다. 상체는 얼추 비슷한 상태라고 하더라도 하체의 차이가 크다. 특히 T1이 초 중반 주도권을 가져가는 경우가 많은 팀이다 보니 지난 승자전 경기처럼 초 중반부터 우위에 서게 될 확률도 높다. 

 

반대로 젠지는 어렵게 결승에 올라왔음에도 상대적으로 부정적인 부분들이 많다. 객관적인 팀 전력으로는 큰 차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의 간격이지만 모든 것을 준결승전에 쏟아 부은 상태에서 T1과의 결승전을 진행해야 한다. 

 


 

체력적인 면에서도 불리하고 다양한 전략을 펼치는데도 한계가 있다. 그러한 만큼이나 새로운 것 보다는 팀에게 익숙한 밴픽과 전략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젠지에게 중요한 것은 라인 별 비중을 어떻게 하는가 하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kt롤스터전은 사실 kt롤스터의 바텀이 못 했다. 승리한 1세트도 기인이 만들어 낸 것이고 말이다. 

 

하지만 T1전은 다르다. 바텀 케어가 없다면 초반부터 잡아먹히고 시작할 공산이 크다. 하지만 너무 바텀에 신경을 쓰다 보면 제우스라는 캐리력 있는 탑 라이너를 자유롭게 해 주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쵸비가 중요한 것이 바로 이 이유다. kt롤스터전처럼 쵸비가 탑 쪽을 신경 써 주면 바텀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물론 이 경우 T1의 또 다른 1옵션 페이커가 급성장하는 결과가 나오게 될 가능성도 있다.

 

- 승패 예측

 

아마도 많은 이들이 준결승에서 kt롤스터가 승리하는 결과를 예측했겠지만 현실은 젠지가 살아 남았다. 하지만 결승전에서도 그런 결과가 나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T1은 장점은 많다. 준비 시간의 여유와 넘치는 체력, 엄청난 챔프 폭을 자랑하는 페이커와 서포터 중에서는 가히 넘사벽 급인 케리아가 속해 있다. 

 


올 시즌 케리아의 활약은 정말로 눈 부시다

 

여기에 전력 자체도 앞서고 있고, 올 시즌 젠지에게 전승을 한 기억도 있다. 정규 시즌 내내 다양한 밴픽을 실험해보며 그 어떤 팀들보다 다양한 플레이를 경험한 특징도 가지고 있다. 

 

젠지는 쵸비의 플레이가 매우 괜찮아졌다는 것과 힘든 상황을 이겨내고 올라왔다는 사실, 그리고 T1보다 실전 감각이 더 좋다는 것을 제외하면 플러스 요인이 없다. 이를 수치화 해 시뮬레이션을 돌려 본다면 아마도 높은 확률로 T1이 승리하는 그림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결국 젠지는 뻔한 결말을 피하기 위해 뻔하지 않은 무언가가 필요하다. 이것이 독특한 전략이 될 수도 있고, 누군가가 미치는 것이 될 수도 있다. 어쨌든 결과를 변화시키기 위한 요소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만약 이러한 ‘어떤 것’ 이 없다면 이 경기는 지난 승자전 경기와 마찬가지로 무난한 T1의 3대 1 승리로 가게 될 확률이 높다. 다만 상대적으로 몸이 조금 둔할 수밖에 없는 T1을 상대로 첫 세트를 가져가게 된다면 생각 외의 접전이 될 확률도 있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어느 팀도 3대 0 완승을 거둔 팀이 없을 정도로 참가 팀 모두 실력 차가 넘을 수 없는 수준인 것도 아니고 변수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그만큼 젠지가 승리하는 것도 충분히 나올 수 있는 결과이기는 하나, 이를 위해서는 실력 이상의 결과물이 필요하다. 

 

이 경기는 8대 2 정도로 T1의 우세를 예상하며, 모든 세트를 통틀어 1세트 및 2세트에서 젠지의 승리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아마도 첫 두 세트 중 한 세트 정도는 젠지가 가져 올 확률이 크다.

 

결승전이라는 상황, 그리고 최대한 조심스러운 플레이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경기 시간은 그리 짧지 않을 듯 보이며, 그럼에도 전반적으로 많은 킬이 나오는 경기가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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