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들의 질타 이어진 게임업계 주주총회

불황 속 국내 게임업계, 각오 다지다
2023년 03월 29일 15시 50분 22초

엔씨와 넷마블, 크래프톤 등 국내 게임업계 상장사들이 주주들의 쓴 소리를 듣고 각오를 다졌다.

 

엔씨는 29일 오전, 판교 사옥에서 제26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2022년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 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보수 한도 승인 등 4개 안건을 상정했다.

 

이날 주주총회 의장으로 참석한 김택진 대표는 수익성 개선과 글로벌 시장 공략 의지를 강조했다. 김 대표는 "전사 비용 합리화와 체계화를 진행해 수익성을 향상시킬 것"이라며 "글로벌 기업과의 파트너십 통해 사업 경쟁력을 키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올해는 'TL'을 필두로 플랫폼 다변화를 이루고, 비MMORPG 신작 4종을 통해 포트폴리오 다각화, 장르 다변화로 한국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 최근 챗GPT로 주목받고 있는 AI 기술에 대하여 "국내 게임업계 최초로 AI기술을 게임 개발에 적용했을 뿐만 아니라 최근 '프로젝트M'을 통해 AI 기술, 비주얼 기술의 핵심 집약체인 '디지털 휴먼'을 선보였다"고 국내 AI 기술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김택진 대표(사진=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연매출 2조 5718억 원, 영업이익 5590억 원을 달성하며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지만, 주주들의 매서운 목소리는 피할 수 없었다. 특히 한 주주는 엔씨웨스트의 부실 경영에 대해 지적하고 "책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김 대표는 이에 "윤 CSO는 오랫동안 인공지능(AI) 기술 연구 조직을 이끌어왔고, 최근 미국에서 열린 GDC(게임 개발자 회의)에서 '디지털 휴먼' 기술을 발표하는 등 회사에 기여했다"며 "CPO 역시 모바일 시장을 기반으로 한 엔씨소프트의 해외 매출 증대를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CSO와 CPO에 대한 보상은 제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사외이사로 구성된 보상위원회에서 결정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또 다른 주주는 "엔씨소프트의 현금성 자산이 너무 오래 잠을 자고 있다"며 현금성 자산을 사업에 적극 활용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홍원준 CFO는 "'바탐피싱'이라는 M&A 전략을 게임사 외에도 검토 중이라 앞으로 결과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주가 부양을 위해 자사주 소각을 진행해야 한다는 주주 의견도 나왔다. 홍 CFO는 "자사주 소각은 일회성으로 진행하면 아무런 효과가 없다"며 "일반적인 자사주 처리 말고 다른 전략적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엔씨소프트는 이날 주총에서 주주 다수의 동의로 최영주 포항공대 교수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하고,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정교화 넷플릭스코리아 정책·법무 총괄을 각각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으로 신규 선임했다. 이사 보수 한도는 200억 원으로 동결했다.

 

같은 날인 29일, 넷마블은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지타워 컨벤션홀에서 제 12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방준혁 이사회 의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과 권영식·도기욱 각자대표의 신규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임기는 3년이다.

 

기존 넷마블 사내이사는 방준혁 의장이 유일했으나 이번에 집행임원제도를 폐지하면서 두 대표가 이사로 나서며 넷마블 사내이사는 총 3인 체제로 전환하게 됐다. 그동안 권영식·도기욱 각자대표는 넷마블 이사회 집행임원직을 맡으며 각각 사업총괄과 경영전략을 담당했다. 앞으로 두 사람이 이사회 소집과 의사 결정 권한을 갖게 됨에 따라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된 두 사람 앞에는 실적 개선이라는 거대한 과제가 놓여져 있다. 지난해 넷마블은 연매출 2조6734억 원, 영업손실 1천44억 원을 기록했다.

 

이를 의식한 듯 권영식 대표는 주주총회에서 실적개선에 대한 각오를 드러냈다. 특히 모바일 뿐 아니라 PC와 콘솔을 아우르는 신작을 출시하는 멀티플랫폼 전략을 도입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중국시장 진출에 대한 강한 의지도 내비쳤다.

 


권영식 대표(사진=넷마블)

 

한편, 넷마블은 임기가 만료된 방 의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고, 윤대균 아주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 이동헌 고려대 세종캠퍼스 글로벌비즈니스대학 교수, 황득수 CJ ENM 엔터테인먼트부문 경영지원실장도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신규 선임해 총 9인의 이사회 체제로 전환했다.

 

어제, 28일에는 크래프톤의 주주총회가 진행됐다. 이날 크래프톤은 장병규 이사회 의장과 김창한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임기는 3년이다.

 

이사회는 김 대표 선임 배경으로 "회사의 중장기 전략 수립을 통한 사업 경쟁력 강화와 신사업 추진을 통한 매출, IP 다각화에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크래프톤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견인할 적임자로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크래프톤의 주가는 상장 이후 대폭 하락한 상황. 이에 따른 주주들의 성토를 피할 수 없었다. 참고로 28일 이날 크래프톤 종가는 17만9500원을 기록했다. 공모가인 49만8000원 대비 약 66% 하락한 수치다.

 

이에 김 대표는 "주가가 많이 하락했고, 작년 저희가 출시한 게임의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친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지금까지 축적된 회사와 개인의 역량을 응축해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만일 제 무능함이 지속된다면 임기 전에 은퇴할 각오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좌측부터) 배동근 크래프톤 CFO, 김창한 크래프톤 CEO,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사진=크래프톤) 

 

이어 회사의 현 상태에 대해 "강력한 라이브 서비스를 기반으로 수익을 내며 새로운 IP(지식재산)를 발굴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내년에는 보다 많은 라인업을 선보일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주주들은 "일단 믿는 수 밖에 없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한편 크래프톤은 같은 날, 공시를 통해 자사주 96만만주를 장내 취득 후 소각하기로 결정헀다고 밝혔다. 취득·소각 예정 금액은 1679억400만원으로, 오는 29일부터 6월 28일까지 취득을 진행할 예정이다. 취득한 자사주는 다음날인 6월 29일 소각한다.

 

앞서 크래프톤은 향후 3개년간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잉여 현금 흐름(FCF)에서 투자금액을 제외한 상당 부분을 지속적으로 주주환원에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매해 전 FCC에서 투자금액을 제외한 금액의 40% 한도에서 자기주식을 취득, 매각하겠다고 발표했다.

 

반면 27일 열렸던 카카오게임즈 주주총회는 차분한 분위기로 지나갔다. 카카오게임즈의 주주총회에서는 제10기 및 별도재무제표 승인, 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이사 퇴직금 지급 규정 개정,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등이 원안대로 통과됐다.

 

카카오게임즈는 이날 임승연 국민대학교 재무금융회계학과 교수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회사 측은 임 사외이사 선임 배경으로 "미국 공인회계사 자격 소유자로 현재는 국민대학교 회계학부 교수 재임 중이며 재무, 회계 분야에 뛰어난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라며 "이에 사외이사이자 감사위원회 위원으로서 당사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감사위원회의 전문성을 강화하여 주주권 보호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로빈스승훈 사외이사도 이날 재선임 안건이 통과되며 2년 연임하게 됐다.

 

이사 보수한도를 80억원으로 승인하는 안건도 통과시켰다. 전년 대비 이사 수는 7명에서 8명으로 1명 늘었다.

 

또 작년 11월 보상위원회를 통해 도입 된 대표이사에 대한 새로운 보상제도에 따라, 이날 주총에서 이사 퇴직금 지급 규정 개정의 건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이에 대표이사 퇴직금지급률이 1배에서 3배로 상향됐다. 다만 회사의 명예에 손상을 입히거나 치명적인 손해를 입혔을 경우 등 이사에 대한 퇴직금을 감액하거나 지급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급제한 규정을 신설해 이사의 책임을 강화했다.

 

이밖에도 대표이사 역할에 대한 동기부여 및 장기 인센티브 성격의 주식연계보상 지급을 목적으로 조계현 대표에 주식매수선택권 5만주를 부여하는 안건이 통과됐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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