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얼로 억까했네, 액션의 맛 살린 신작 '스텔라 블레이드'

생각보다 더 재미있었다
2024년 04월 24일 23시 00분 00초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는 오는 26일 시프트업이 개발한 첫 콘솔 액션 게임 '스텔라 블레이드'를 PS5 독점으로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첫 세컨드파티 게임인 만큼 스텔라 블레이드는 2024년 첫 번째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SIE나 시프트업으로부터 게임의 적극적인 마케팅이 이루어지고 있다. 스텔라 블레이드는 어느 날 갑자기 지구에 등장한 인류의 적, 네이티브를 물리치기 위해 지구 밖 콜로니에서 내려온 전사 이브의 여정을 그려내는 3D 액션 게임이다. 네이티브라는 존재들은 엘더, 알파로 불리는 고위 존재의 의지를 따라 인류를 공격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누구도 이들의 정확한 유래를 알지 못한다는 설정이다. 플레이어는 주인공인 이브로 게임을 플레이하게 되며 파괴된 지구에서 살아남은 생존자 아담과 과거 제5차 강하부대 소속인 릴리를 만나 네이티브와 싸우며 인류 최우의 도시 자이온의 시민들을 위해서도 여러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게임샷은 스텔라 블레이드의 출시에 앞서 전체 게임을 플레이해볼 수 있었으며 제시된 가이드라인에 따라 중후반부 직전까지의 내용을 언급할 수 있다. 가능한 주요 스토리 스포일러는 억제하겠지만 컨텐츠 언급 등을 통해 게임의 일부 스포일러는 가미될 수 있음을 먼저 알린다. 스크린샷의 경우 PS5 자체 캡쳐와 균형 모드 기준이다.

 


체험판 인계 시 아바돈부터 다시 클리어하면 된다.

 

■ 지구를 되찾기 위한 이브 프로젝트

 

스텔라 블레이드는 선형적으로 스토리를 따라가며 플레이하면서 중간중간 플레이어가 가능한 선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여지를 주며 이 때 서브 컨텐츠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게임의 시스템을 짜냈다. 또, 완전히 참신한 초대박 스토리라인을 택하기보다는 여러 창작물에서 종종 사용되는 방식의 모티브 및 스토리를 주물러 스텔라 블레이드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스텔라 블레이드는 주인공인 이브나 주연급 캐릭터 아담, 적들의 이름이나 자이온 주민들이 이브와 같은 강하부대원을 부르는 호칭, 기타 요소들로 미루어 전반적으로 기독교 성서에서 일부 모티브를 차용한 것으로 생각된다. 사전 정보를 접하거나 직접 체험판을 플레이해봤던 게이머들이 쉽게 추측할 수 있던 것처럼 말이다.

 

게임에서 이브는 지구에 강하부대로 떨어진 직후 보여주는 장면들을 통해 콜로니에서만 살아오다 지구의 환경을 처음 접한 것이라는 사실을 플레이어에게 전달한다. 이는 스텔라 블레이드의 세계를 게임으로 처음 접하는 게이머들과 시각적 동기화를 이룬다는 생각이 든다. 지구의 비 자체를 처음 느끼고, 실제 현실의 인류에게는 익숙한 지도를 알아보지 못하는 미래 세대 이브의 모습, 그리고 게임 속에서 갈 수 있는 몇몇 지역들과 지구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의 거주지이자 인류 최후의 도시라고 불리는 자이온 등에서 습득할 수 있는 여러 데이터 로그 등은 플레이어가 자연스레 이브 강하 이전 지구에서의 이야기를 파악할 수 있게 만든다.

 

 

 

게임 내에서는 이런 이야기들을 메인 스토리와 서브 퀘스트 등에서 직접적으로 다루는데, 김형태 대표가 언급했던 것처럼 인간이란 무엇인가? 라는 명제에서 시작된 작품인 만큼 게임에서도 이 명제와 관련된 요소들 또한 곳곳에서 확인 가능하다. 진지한 분위기의 이브 이야기나 주조연들의 서브 퀘스트 라인들이 주류를 이루며 이런 퀘스트들은 가끔 생각할 거리도 던져주지만 때때로 읽을거리 중에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및 미래 인류 세대들의 유머 요소도 찾아볼 수 있다. 또, 명백하게 패러디 요소인 것들도 찾아볼 수 있어 게임 등 미디어 관련 지식을 가지고 있다면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부분도 존재.

 

이브와 게임 메인 서사를 알 수 있는 메인 퀘스트, 자이온 및 세미 오픈월드에서 돌아다니며 받을 수 있는 조연 캐릭터의 단계별 연계 퀘스트, 의뢰 게시판이나 거래를 통해 친밀도를 높이면 받을 수 있는 퀘스트 등으로 게임의 이야기는 물론 해당 캐릭터에 얽힌 이야기들도 파악하는 것이 가능하며 이런 서브 퀘스트들을 플레이하면서 얻은 정보들은 전반적인 스텔라 블레이드 세계를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이런 서브 컨텐츠를 클리어하지 않으면 게임 내 미해결 떡밥이나 정체 등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상태로 게임이 끝나게 된다. 또, 가방에 물고기 카테고리가 구분되어 있는데 후반 즈음부터 스토리 위주로 퀘스트를 진행했더니 엔딩까지 이 메뉴에 뭔가가 실리는 것을 볼 수 없었다.

 


 


 

 

 

■ 재미에 중점을 둔 스타일리시 액션

 

게임을 플레이하며 느낀 것은 액션 파트가 재미있다는 것이었다. 검을 사용해서 싸우는 속도감 있는 근접전이나 일정 시점부터 사용할 수 있는 드론 변형 총기, 보조 아이템 등을 활용하게 되며 검술은 스킬 트리를 투자할수록 다채로운 액션을 간단한 조작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총기 또한 드론 업그레이드를 통해 더욱 강력한 견제 수단이 된다. 특히 회피와 패링을 번갈아 완벽하게 수행하는 것은 게임의 공략에도, 액션성에도 큰 기여를 하는 편이다. 여기서 퍼펙트 패리를 성공시켰을 때 손맛이 제법 좋기도 하고 적에 따라 다르지만 연속 퍼펙트 패리를 해냈을 때의 쾌감이 좋았다. 퍼펙트 패리나 베타 스킬 등으로 적의 균형을 무너뜨려 사용할 수 있는 처형 모션도 꽤 별미.

 

서브 퀘스트 등을 수행할 때 주로 기존에 갔던 지역이나 황무지, 대사막 같은 세미 오픈월드를 돌아다니게 된다. 여기서 다수의 적과 상대하게 되는 경우도 있고 서브 퀘스트 도중, 혹은 탐험 도중에 보스전 중 하나인 엘리트 네이티브들과 전투를 벌이기도 한다. 적의 공격 패턴을 잘 보면 이 적은 어떤 방식으로 공략해야 할 지 대략 감이 잡히는 편이다. 가령 회피보다는 패리만으로 쉽게 상대할 수 있는 상대가 존재한다던가 하는 식으로. 체험판 탐험 가능 구역이었던 도입부 에이도스7에서도 느낄 수 있었겠지만 가끔 악랄한 배치로 플레이어를 놀라게 만드는 부분이 종종 있다.

 

또한 전투에서 플레이어에게 일시적인 제약을 주고 플레이하게 만드는 파트도 있다. 가령 총기만을 사용해서 싸워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 때는 해당 구간의 분위기나 게임의 연출이 그런 방식에 맞춰지면서 순간적으로 게임의 장르가 바뀐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아, 보스전 등에서 플레이어가 버튼액션을 해야 하는 구간은 한두 번 정도 존재하나 대부분의 경우 이를 실패한다고 즉사하는 등의 불이익은 주어지지 않는다. 대신 보스전 도입부에서의 버튼액션은 체력을 조금 잃고 시작하기도 하고, 보스 처치 시 버튼액션은 실패하면 다시 약간의 체력이 회복되어 버튼액션을 재시도해야 한다.

 

 

 

뭐, 국외 일부 미디어에서는 모종의 사상에 입각하여 이브의 외형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경향이 있어 시끌시끌한데 애초에 논란 삼은 곳에서 이브에 대해 비현실적이고 왜곡된 묘사라고 딴죽을 걸었지만 자체적으로 제작한 이브의 얼굴 외에 신체 모델링은 국내에 실존하는 신재은 모델을 게임용으로 스캔해 활용했다는 명백한 사실이 있다. 또, 결과적으로 체험판과 이번 전체 게임을 플레이해보며 느낀 것은 그런 이브의 캐릭터 디자인 및 슈트 디자인이 보다 스텔라 블레이드의 스타일리시한 액션을 살려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임에서 이브나 강하부대원들은 장검 같은 무기를 사용하고 이리저리 아크로바틱한 회피 동작이나 아예 신체적인 능력을 넘어서는 동작을 보여주기도 하는 전투법을 구사한다. 또, 베타 에너지를 활용해 사용할 수 있는 베타 스킬이나 버스트 게이지를 모아 사용할 수 있는 버스트 스킬 또한 타격감, 속도감, 스타일리시함을 살린 것들이 제법 포함되어 있다. 베타 및 버스트 스킬 외에도 스킬 포인트를 투자해 조작법이 추가되는 콤보 기술이나 적들의 특정 패턴에서 사용 가능한 블링크 등의 액션은 부해보이는 캐릭터보다 상대적으로 날렵한 디자인의 캐릭터가 더욱 맛을 살릴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슈트 형태의 의상을 비롯해 약 30종 가량의 의상은 일상복이나 코스튬 느낌의 슈트 디자인도 존재하고 게임을 플레이하며 획득해 제작해서 언제든 바꿔입을 수 있지만 이는 플레이어에게 선택지를 제공할 뿐이고 게임 성능에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 이런 소소한 커스터마이즈 요소는 다양한 선택지가 되어 플레이어의 즐거운 고민 요소가 된다. 가끔 뜨악한 느낌이 드는 코스튬도 있기야 하다. 여담으로, 외형 요소는 의상, 안경 파츠, 귀걸이 파츠까지 3종이다. 안경의 경우 일반 안경 외에도 선글라스, 안경, 고글 등이 존재한다. 디럭스 구성품을 통해 아담과 릴리의 의상도 한 벌이 주어지고 드론의 외형도 1종이 제공된다. 드론 외형은 이외에도 플레이 도중 하나를 얻을 수 있다. 해당 디럭스 특전은 자이온 진입 이후 아지트 인근에 놓인 디럭스 상자를 습득하면 받을 수 있다.

 


엑소스파인과 기어 조합으로 세부조정

 

■ 액션 게임으로의 재미는 충분

 

시프트업의 첫 콘솔 게임 도전기는 성공적인 완성물을 선보일 수 있었다고 평가하고 싶다. 솔직히 김형태 대표의 구 일러스트 화풍이 인상적이라 상대적으로 호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던 시기에도 최초로 공개됐던 시기의 스텔라 블레이드를 보고 비주얼로 시선을 끄는 그저 그런 K 콘솔게임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품기도 했으나 체험판이나 본편을 플레이하면서 그런 생각은 사라졌다. 액션 게임으로서 챙길만한 재미는 충분히 챙겼고, 심지어 패리 등의 손맛이나 점진적으로 강해지는 보스들과의 전투, 특히 마지막으로 갔을 때의 전투는 꽤 즐거웠다.

 

난이도 배분에 있어선 클리어 이후 개방되는 어려움 난이도 외에 일반 난이도나 스토리 난이도 모두 플레이해보면서 아주 드라마틱한 차이를 느끼지도 않았다. 체감상 최후반 보스들의 경우는 스토리 모드로 해도 연속 패턴에서 설정에 따라 플레이어에게 버튼을 짧게 가이드해주는 것을 제외하면 극적인 난이도 차이가 별로 없는 편이다. 이런 요소를 제외하면 다른 게임들의 스토리 모드처럼 거의 대충해도 클리어하는 식이 아니라 방심하면 일반 모드랑 똑같이 죽을 수 있는 난이도였다. 또 일반 모드로 클리어하면서도 도전을 몇 번 하면 결국 돌파구가 보이는 편이다.

 

일반적인 적을 상대할 때보다 보스전일 때 총기가 의외의 변수였다. 강화를 전부 한 상태에서 보스전 총기는 보스의 가드를 순식간에 까먹기 좋은 견제 무기로 기능한다. 적의 패턴을 경직으로 취소시킬 수도 있고 말이다. 이걸 적절히 쓰느냐 아니냐에 따라 또 보스전 난이도가 다르게 느껴질 정도다. 보스전 중에도 총기를 메인으로 사용해야 하는 보스전은 상당히 쉬운 편.

 


당연히 스킬 트리도 계승되지 않는다.

 

비주얼의 경우 외부에서 시끄럽게 만들었던 캐릭터 디자인에 상대적으로 가려지지만 그 외에도 몬스터나 보스 디자인, 도시 디자인 등이 만족스러운 퀄리티를 보여줬다. 사운드는 보컬 BGM이 꽤 많이 들어가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다. 레퓨즈 캠프에 접근했을 때 들리는 사운드는 편안하고, 일부 보스 BGM은 꽤 인상깊었다.

 

플레이하면서 조금 아쉬운 부분들이 없진 않았다. 여러 문제가 얽혔겠지만 다른 국가판에서는 존재하는 음성 선택지 중 일본어가 국내판에서만 빠져 플레이어의 자체적인 선택지 하나가 줄었다는 점이나 아직 그래픽적인 부분에서 길이를 설정에서만 지정할 수 있는 포니테일의 표현이 신체를 뚫기도 해 아쉬운 감이 있다. 또 때때로 특정 상황이나 각도에서 보이는 등장인물들의 생기없는 눈도 자주 눈길을 끈다.

 

체험판에는 보스 모드가 있었는데 정식 버전에서는 이와 비슷한 추가 모드가 없는 것이나 1회차 클리어 이후의 특전이 의상 하나와 어려움 난이도 해금이라는 점 외에 인계 요소가 없다는 것, 추후 업데이트로 추가할 것이긴 하지만 현 시점으로만 보면 뉴게임+에 준하는 시스템이나 육성한 이후 이브를 활용할 수 없다는 점, 개인적인 버그인지 1회차 이후에 플레이했을 때 오히려 영상 스킵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 복수의 엔딩을 보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다시 플레이해야 한다는 점 등이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스텔라 블레이드는 캐릭터 비주얼로 묘하게 저평가를 당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실제 플레이는 제법 액션의 맛을 살려 게임 플레이 자체의 재미를 선사하는 신작이다. 조금 쉬었다가 다시 차근차근 플레이하며 놓친 것을 찾아보고 싶어진다.​ 

 

* 뉴게임플러스는 출시 시점에서 추가될 것으로 확인된다. 자정 부근 진행된 업데이트로 뉴게임+의 추가를 확인했다. 상술한 영상 건너뛰기도 이후 정상 작동했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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