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어스 택틱스'는 콘솔 Xbox 라인업의 인기 시리즈인 '기어스 오브 워' 시리즈의 신작으로 본편들과 달리 빠르게 진행되는 턴 기반 전략 게임이다. 스팀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게임 진행을 위해선 엑스박스 프로필 계정이 필요하다.
기어스 오브 워 1편에서 12년 전을 배경으로 하는 기어스 택틱스는 평화롭던 세라 행성의 도시들이 지하에서 솟아오르는 위협적 존재 로커스트 호드의 공격으로 차례차례 함락당하는 상황을 다루고 있다. 혼란에 빠진 정부와 강력한 로커스트 호드의 전력으로 아비규환이 된 세라 행성에서 게이브 디아즈가 지휘하고 생존자들로 이루어진 분대가 인류의 마지막 희망으로 떠오른다.
플레이어는 게임을 진행하면서 전투는 물론이요, 장비를 개발하거나 교체하고 분대 인원을 충원하며 이야기를 진행해나가게 된다. 기어스 택틱스는 비슷한 장르의 시리즈 작품인 엑스컴 시리즈 등과 다르게 고전 SRPG들처럼 스토리 진행을 중점으로 둔 신작이다.
■ 스토리 위주의 턴 전략 게임
기어스 택틱스는 간단한 스토리와 큰 목표를 주고 제약을 걸어 플레이어의 자율적인 진행을 유도하는 최근의 턴 기반 전략 게임들과 달리 고전 SRPG들처럼 메인 스토리의 진행에 집중하고 그 외의 컨텐츠들은 메인 스토리의 진행을 돕는 정도의 기능을 갖추고 있다. 플레이어는 기어스 택틱스의 주인공인 게이브 디아즈로 분대를 운영하면서 때로는 병사를 구출하고 부대를 편성해 로커스트에 대항하게 된다.
이번 작품에서도 전작에서 COG의 의장으로 등장했던 프레스콧이 상관으로 등장하며 로커스트 호드의 공격에 폭격 명령이 떨어진 가운데 주인공 디아즈에게 임무를 내리며 지원도 제대로 해주지 않고, 정보도 많이 가르쳐주지 않아 숨기는 구석을 보여줘서 게임을 진행하는 동안에 다양한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짜증나는 상관의 모습을 여지없이 보여주며 그의 명령으로 로커스트의 수석 생명공학자인 우콘을 암살하는 기어스 택틱스의 메인 임무가 시작된다.
전투 파트는 우콘을 처치하기 위해 떠나는 디아즈의 분대 활약을 그린 메인 스토리가 담긴 스토리 임무와 스토리 임무 사이사이에 배치된 부가 임무들로 구성되어 있다. 스토리 임무와 부가 임무 진행은 턴 기반 전략 게임의 큰 틀을 벗어나지 않지만 기어스 택틱스의 특징적인 요소로 각 액트 마지막 챕터의 스토리 임무에서는 강력한 로커스트 호드 측 보스와 결전을 벌이는 보스전을 배치했다.
한편 1편으로부터 12년 전이라는 시점 외에도 기어스 오브 워 본편과의 접점으로 이 작품의 주인공인 디아즈가 기어스 오브 워4의 새 주인공인 케이트 디아즈의 아버지라는 사실이 있다.
보.아.하.니
■ 기어스 특색 살린 전투
다소 고어틱한 묘사도 있지만 박력적인 액션으로 가득했던 본편과 달리 턴 기반 전략 게임으로 변화를 꾀한 기어스 택틱스는 장르의 특성상 아무래도 본편에 비해선 다소 박진감이 부족하게 느껴질 순 있지만 기어스 시리즈의 특색을 요소요소에 배치하고, 기존 턴 기반 전략 게임의 장점들을 규합해 적용하는 등 기어스 팬들의 요구를 충족시키며 다른 장르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를 위해 노력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투는 보편적으로 알려진 동일 장르 게임들과 비슷하게 진행된다. 이동과 전투, 장전 등의 모든 행동이 일정량의 행동 포인트를 소모하며 보통은 매 턴 3개의 행동 포인트가 자연 회복되어 이를 활용해 전략을 펼친다. 이동 거리에 따라 소모되는 행동 포인트의 양도 다르고, 처형을 시키거나 성장트리에서 특정 트리를 성장시킨 분대원이 있는 경우는 추가로 행동 포인트를 수급해 좀 더 많은 전략적 선택지를 가져오는 것도 가능하다.
주인공을 비롯한 영웅 분류의 분대원과 모집 또는 구출을 통해 만나는 일반 분대원들의 체력이나 내구성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기 때문에 초반부부터 등장하는 약한 적에게 맞아도 몇 번이면 순식간에 다운되는 상황이 벌어지는 등 은근히 난이도가 있는 편이다. 다운된 후에도 일정 턴 이내에 일어나지 못하거나 공격을 받아 죽임을 당하면 완전히 분대원을 잃기 때문에 상당히 주의해야 하며 임무 진행 도중 적들이 수시로 여기저기서 추가 등장하기 때문에 종종 무방비한 방향에서 기습을 당할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단순히 비행체에서 뛰어내리는 것 말고도 기어스 시리즈 특유의 이머전스 홀을 통해 기어나오는 적들도 존재한다. 이머전스 홀은 땅 속에서 나타나는 로커스트 호드의 특징을 살린 개념으로 땅벌레가 굴을 파고 굴을 통해 계속해서 로커스트들이 등장한다는 설정인데, 기어스 택틱스에서도 이머전스 홀이 나타난다는 표시 후에 적이 턴마다 등장한다. 원작과 동일하게 이머전스 홀이 완전히 열린 후 수류탄을 던져넣으면 매몰시켜서 더 많은 적의 출현을 방지할 수 있다.
화기를 사용한 원거리 공격과 근접 톱니로 적을 갈아버리는 근접 공격 사이의 밸런스가 나름대로 괜찮은 편이다. 원거리에서의 공격은 조금만 거리가 벌어지거나 사이에 구조물이나 물체가 있는 경우 순식간에 명중률이 곤두박질치고 공격력도 무난한 편이다. 하지만 일정 구역을 지정해 적이 범위에 들어오면 탄약을 소모해 선제공격을 취하는 경계 시스템과 적당한 위치선정이 만나면 굉장히 안정적이다. 반면 근접 공격은 어지간한 적들은 한 방에 보내버릴 수 있는 강력한 위력이나 처형을 통한 행동 포인트의 회복 등의 부가 효과를 가지고 있어도 적의 공격에 노출된다는 점 등 명확한 약점을 가지고 있어 결국 어느 한쪽에 치중하지 않고 상황이 맞으면 적당히 활용하게 된다.
기어스 시리즈 특유의 박력있는 연출과 고어 묘사는 이번 작품에서도 여지없이 발휘되기 때문에 스크린샷 선별에 난항을 겪게 만들 정도이기도 했다. 특히 기어스 시리즈 특유의 강력한 근접 공격이나 처형 커맨드를 실행할 때 이곳 저곳이 잘리거나 날아가고 토마토 주스가 콸콸 분사되는 등 여전한 모습을 보여준다.
■ 분대 육성과 커스터마이즈
전투에 나서는 분대원은 최대 4명까지이며 메인 스토리에 개입하는 영웅 캐릭터와 스토리엔 참여하지 않는 일반 분대원의 구분이 있다. 전략 사고로 인한 손실이나 한 명이 하나의 임무에만 참여할 수 있다는 부가 임무 제약의 존재 때문에 영웅 분대원과 일부 분대원만 집중 육성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 규모 내의 고른 육성이 필요하다. 분대원의 충원은 부가 임무에서 병력을 구출했을 때나 특정 상황에만 이루어지고 일정 횟수의 임무를 진행한 후엔 고용하지 않은 분대원이 사라진다.
일단 레벨이 오른 상태에서 모집되는 분대원은 스킬을 마음대로 배우고 있기 때문에 원하는 방향으로 육성하려면 재분배 재화를 소모해야 한다는 점에서 중고 분대원을 모집할 때 다소 꺼려지는 감이 적잖이 있다. 그렇다고 당장 필요하지 않은 대원만 목록에 있다는 것이 마냥 쓸모가 없지는 않다. 레벨이 높은 모집 분대원은 현재 자신이 육성하는 분대원들보다 더 좋은 장비를 착용하고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고용 후 장비를 바꿔치고 정리하는 방식을 쓸 수도 있다.
전투에 참가해 활약한 만큼 분대원이 성장하고 레벨이 오를 때마다 2개씩 스킬트리를 올릴 수 있다. 각각의 분대원들은 저마다 특정 역할에 특화된 병과를 보유하고 있고 각 병과마다 4가지 항목에 특화된 트리를 올리게 된다. 아무래도 어지간한 잡탕 트리보다는 확실하게 방향을 정해서 목표까지 찍어나가는 편이 낫다고 느껴진다. 스킬 트리 외에도 무기와 방어구를 교체할 수 있다. 임무에서 획득한 상자들이나 분대원이 장착하고 있는 장비들을 바꿔 끼우면서 좀 더 강력한 분대원으로 거듭나게 된다.
장비의 교체 외에도 각 장비는 외관을 바꿀 수 있고 분대원의 경우도 외형을 다소 손보는 것이 가능하다. 캐릭터의 아이덴티티가 확립된 영웅 분대원의 경우도 방어구 안에 입고 있는 옷이라던가 하는 소소한 항목에서 커스터마이즈 요소를 갖추고 있다. 이런 장르의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름 변경 시스템도 있어서 나만의 분대원들을 육성하는 감각을 느끼는 것도 가능하다.
■ 특유의 박력 살린 신작
기어스 택틱스는 본편과 장르가 달라졌지만 기어스 시리즈 특유의 철분 냄새가 낭자한 박력을 느낄 수 있는 신작이다. 아무래도 스토리를 중심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여타 동일 장르 시리즈들에 비하면 다회차 플레이에 매력을 느끼기가 어렵다. 대신 스토리를 한 번 쭉 주파하는 동안에는 기어스 시리즈 특유의 맛을 느낄 수 있으며 전투 상황에서의 액션도 나름대로 괜찮았다. 장르에 맞추긴 했지만 원작 요소를 살린 시스템들도 괜찮았다.
다만 부가 임무는 점점 루즈해지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했다. 스토리 임무 사이의 부가 임무들은 성공과 실패를 무관하고 필수로 몇 번을 진행해야 다음 임무로 넘어갈 수 있는데 이 횟수가 진행할수록 늘어나며 제약으로 인해 후반으로 갈수록 점점 지루함을 더할 수 있다는 부분이 조금 아쉽다. 그래도 분대원 부가 임무 출전 제약 때문에 각 부가 임무에 투입할 전력을 계획적으로 구상하는 맛이 있었다.
다소 불합리하게 느껴지는 요소도 있기는 하지만 전투가 꽤 괜찮은 속도감과 긴장감이 있으면서 즐겁다. 마지막 챕터의 보스전에서 공략 요소들을 넣어둔 것도 긍정적인 포인트다. 전략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최소한 적당한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며 이에 더해 기어스 시리즈의 팬이라면 더욱 나쁘지 않을 신작.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