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중순에 출시된 D3퍼블리셔 제작 PS4용 신작 '지구방위군5'은 뜻밖에도 정식 한국어 버전으로만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게임 내 음성 전부를 한국어 더빙으로 처리하면서 지구방위군 특유의 매력을 살리는 무전 통신들까지 전부 한국어 음성으로 만나볼 수 있게된 작품이다.
지구방위군5는 미지의 외계 생명체들이 침략하면서 이에 대치한 인류를 그리는 지구방위군 시리즈의 최신작으로, 일본 내 누적 판매량 35만장을 돌파한 액션 슈팅 게임이다. 서기 2022년을 무대로 미지의 외계 생명체 침략자들과 전지구방위기구군(EDF, Earth Defense Force)의 혈투를 그린 작품이다. 플레이어는 EDF 소속이 되어 수많은 거대 생물과 살상 기계들을 섬멸하고 지구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싸우게 된다.
이번 신작 지구방위군5에서는 시리즈 사상 최대의 미션 종류와 4종류의 병과, 1000종에 달하는 무기가 등장하며 모든 미션에서 최대 4명까지 온라인 협력 플레이를, 화면 분할을 통해 최대 2명까지 오프라인 협력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 침략! 지구의 종말 위기
지구방위군5의 이야기는 플레이어의 캐릭터가 군인이 아닌 민간인이며 EDF 기지에 취직하면서 EDF 기지에 거대한 개미 형태의 외계인이 침입해 초토화되는 사건이 발생하며 시작된다. 플레이어는 스테이지에 진입하기 전에 레인저, 윙 다이버, 에어 레이더, 펜서 중 하나의 병과를 선택할 수 있고 첫 스테이지에서부터 EDF 소속 군인에게 기본적인 조작과 함께 클래스의 운용 방법을 배운다.
곤충의 형태를 취하고 있는 외계인들이 UFO 함선과 모함, 탑 형태의 전송 장치 등을 타고 갑작스레 침략해온다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굉장히 많은 수의 거대 곤충, 로봇, 인간형 외계인 등을 마주하게 되며 이들은 모두 플레이어와 EDF가 대적해 처치해야만 하는 침략자들이다. 우리가 평소 보는 크기의 곤충들 중에서도 경우에 따라 혐오감을 주는 개체들이 꽤 있는데 지구방위군5에서는 그런 곤충들이 '우글우글'이라는 표현에 딱 맞을 정도로 굉장한 물량이 쳐들어오는데다 한 마리가 아파트의 한 구획 정도는 되는 크기로 거대해 시각적인 위압감이 엄청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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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가상의 지구에서 2022년의 발전한 기술은 로봇 형태의 군수장비 등을 마련하고 있을 정도로 현실 세계의 기술보다 더 발전한 군사 기술 수준을 보여주고는 있지만 침략자들도 그 거대해진 크기에 걸맞게 살상 능력도 뛰어나 이들이 침략한 시점부터 군 부대도 침략자들의 물량공세에 밀리기 시작한다. 갑작스런 침략이었기에 군 부대는 물론이며 도시의 민간인들에게도 이런 절망적인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작품 초반부부터 시야를 뒤덮는 거대한 곤충형 외계인의 무리, 하늘을 뒤덮는 외계함선, 거대한 모선 등 SF나 UFO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구미가 동할 시각요소들이 많다.
건물도 파괴된다
■ 무쌍 같지만 그렇지도 않다
지구방위군5에서는 오프라인 플레이와 온라인 멀티플레이 모두 스테이지 형식으로 진행된다. 마치 오락실에서 즐길 수 있는 스테이지 형식의 아케이드 게임처럼 이 작품은 각각의 길거나 짧은 스테이지들로 구성되어 있는 것. 총 100 스테이지 이상의 많은 분량을 자랑하고, 약간의 차이로 온라인 멀티플레이와 오프라인 플레이의 스테이지 수가 조금 다르게 책정되어 있다.
기본적으로 스테이지에 진입해서 무전 대화 등을 통해 스토리가 전개되고 그와 동시에 다양한 스테이지 환경에서의 전투가 발생한다. 엄청난 물량의 침략을 감행하는 곤충들을 사전에 장착한 두 종류의 무장을 적극 활용해 쓸어버리다보면 어느새 스테이지가 끝나있을 것. 곤충형 외계인들을 처치할 때는 체액을 뿜어대면서 폭발하기 때문에 꽤 징그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무기의 파괴력을 실감할 수 있다. 모여서 EDF 군인을 공격하는 곤충들에게 범위형 공격을 가해 아군을 구출하고 곤충들도 날려버리는 등 시원스러운 플레이가 특징이다.
그렇다고 마냥 무쌍 시리즈처럼 플레이어가 시원스레 적들을 쓸어버릴 수 있는 건 아니다. 스테이지에 진입하기 전에 수시로 클래스와 난이도를 변경할 수 있는데, 난이도 간 격차가 꽤 큰 편이라 보통 난이도와 하드 난이도의 격차가 확연하게 벌어진다. 극초반 스테이지부터 난관에 봉착하는 하드 난이도로 게임을 즐기다 보통 난이도로 내려오면 그야말로 호로관의 여포가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바꿔 말하자면 가볍게 즐기기 위해서는 보통 난이도로 즐기면 수월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고, 파고들기를 원하는 플레이어라면 더 높은 난이도를 공략하면 된다.
난이도에 따라 아군이 입는 아군 공격 피해량도 달라지며 이에 주의해야 하기에 마냥 무기를 난사해 적을 처치할 수 없다. 우군 병사들을 향해서도 아군 공격 피해를 입히는데 멀티플레이에서는 더 주의가 필요하다. 앞서 언급한 난이도 때문에라도 무쌍이 어렵거니와, 아군 공격까지 신경을 쓰게 되니 체감 난이도가 꽤 오르는 편.
■ 병과와 장비의 준비
이번 작품에서 대시가 생기며 전체적으로 기동성이 조금씩 향상됐다. 병과별로 마련할 수 있는 장비들의 차이가 있고 자신이 주력으로 플레이하는 병과가 아니더라도 트로피를 모으거나 모르는 사람과 멀티플레이를 하려고 한다면 주력 외의 병과도 틈틈이 장비 파밍을 해두는 것이 좋다. 또, 아머 올리기를 소홀히 하지 않아야 고난이도 멀티플레이에서도 쉽게 죽임을 당하지 않아 팀의 와해를 방지할 수 있으니 난이도에 맞게 자신의 상태를 준비한다.
레인저는 질주가 생기면서 전투 중 무수하게 떨어지는 아이템을 확보하거나 기동력을 살린 전투를 운용하기에 유리해졌다. 보조장비에 슬롯을 달아서 기능을 높이거나, 그 대신 탈것을 호출해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등의 선택지가 있다. 윙 다이버는 주 장비와 보조장비를 모두 착용할 수 있고 에너지 잔량에 따라 비행과 부스터를 사용할 수 있다. 익숙해지기만 한다면 전장을 날아다니면서 스테이지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 전력을 가지고 있다.
에어레이더의 경우 유일하게 보조장비가 아예 없고 다양한 탈것과 3개의 무기를 선택할 수 있다. 또, 다른 병과들과 다르게 몇 가지 플레이 방식이 나뉘어 압도적인 딜량이나 아군 지원 등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펜서는 다른 직업군이 할 수 없게된 중복 무기를 장착해 출전할 수 있다.
장비는 스테이지마다 얻을 수 있는 종류가 다른데, 같은 장비라도 레벨이나 별의 갯수에 따라 성능이 달라지기 때문에 반복 플레이를 통해 더 좋은 무기를 획득하는 것을 노리는 파밍을 하거나 수집률을 채우기 위해 스테이지를 반복적으로 클리어하게 되기도 한다.
■ 심플 시리즈 탈피한 B급 감성
지구방위군5의 원류를 따라가보면 D3퍼블리셔의 염가판 소프트 시리즈인 심플 시리즈를 빼놓을 수 없다. 정말 간단히 설명하자면 D3퍼블리셔가 이식, 리메이크하거나 완전 신작을 내놓는데 그 가격이 1500엔에서 2000엔, 많으면 2800엔 정도까지 저가형으로 출시하는 시리즈를 말한다. 가격에 걸맞는 보기 안쓰러운 게임들도 많지만 지구방위군 시리즈처럼 대놓고 B급 테이스트를 내세우며 개성과 즐거움으로 승부하는 성공한 시리즈도 있다.
이번 지구방위군5는 D3퍼블리셔의 그런 심플 시리즈에서 탈피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게임성도, 볼륨업도 성공하면서 국내에서는 마니아들에게 어필하고 있지만 서두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일본 내에서는 35만장의 판매고를 올리기도 했다. 다만 탈피한 것은 그런 것만이 아니라 가격 역시 심플 시리즈를 탈피해 일본 판매가 7800엔을 끊었고, 국내판 역시 스탠다드 에디션이 59800원을 기록하고 있다.
B급 감성을 대놓고 어필하고 있지만 비주얼적인 측면을 차치하고 보면 꽤 공을 들인 작품이기도 하다. 국내판 기준으로도 한국어 전체 더빙을 하면서 플레이어가 최대한 EDF의 무전 등을 통해 현장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으며 이 무전 대화나 방송들을 듣는 것으로도 하나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 작품의 비주얼 같은 외면을 보면 PS4보다 고전 게임에 더 가까운 비주얼이지만 한 번 게임을 잡아보면 한 판만 더를 생각하고 있을 정도의 재미가 있다.
지구방위군5를 즐기면서 우글우글하다고 할 수 있는 양의 곤충, 공룡, 로봇, UFO, 외계인을 한 번에 만나볼 수 있다. 특히 곤충은 초반부터 질리도록 보게 되는데 곤충을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끔찍한 게임일 수 있으니 주의하도록 하자. 벌레에 거부감이 없고, 아케이드성이 강한 슈팅 액션 게임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추천해볼만한 작품.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