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블로4', OBT서 선보인 드루이드와 강령술사 체험기

극과 극인 그대들
2023년 03월 27일 03시 26분 09초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5일 새벽 1시부터 오는 28일 새벽 4시까지 출시 예정작 '디아블로4'의 오픈 베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오픈 베타 테스트라는 이름에 맞게 이번에 진행되는 디아블로4의 베타 테스트는 제한된 인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지난 얼리액세스 베타 테스트와 달리 모두에게 개방되는 베타 테스트로, 게임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기간 내에 언제든 배틀넷 계정을 통해 디아블로4의 오픈 베타 테스트를 즐길 수 있다. 컨텐츠는 1막으로 제한된 얼리액세스 베타 빌드와 동일하나 오픈 베타 빌드의 경우 얼리액세스에서 사용할 수 없었던 나머지 두 직업인 강령술사와 드루이드를 생성해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에는 생성 가능 캐릭터에 새롭게 추가된 이 두 직업의 특징이나 사용감에 대해 가볍게 이야기해보고 싶다.

 

 

 

■ 변신과 원소를 활용하는 드루이드

 

디아블로 정식 넘버링 시리즈에 드루이드 직업이 돌아온 것은 실로 오랜만이다. 최근 디아블로2의 리마스터판인 디아블로2:레저렉션이 출시되어 잊고 있었지만 원작의 확장팩이 출시되면서 드루이드가 추가 직업으로 등장했었다. 당시의 드루이드는 늑대와 같은 야수로 직접 변신해서 거점 밖으로 나가면 달려들기 시작하는 무수한 악마의 군세를 발톱으로 쓸어버리거나 원소를 활용한 스킬을 구사해 싸울 수도 있었고, 동물 친구들을 소환해서 자신과 함께 싸우도록 하는 것도 가능했다.

 

무려 20여 년의 세월을 거쳐 다시 정식 넘버링 시리즈에 모습을 드러낸 드루이드는 2편에서 드루이드를 좋아하던 팬들에게도 좋은 소식으로 다가왔다. 헌데 긴 시간동안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탄탄하고 호리호리한 모습을 보여주던 드루이드는 어디론가 가버리고 남성과 여성 모두 거대한 몸집의 캐릭터로 돌아왔다. 사실 여기서부터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감지한 기분이 들었지만 이를 애써 무시하고 오픈 베타 테스트에서 개방된 드루이드를 선택해 게임을 시작했다.

 

 

 

디아블로4의 전투 메커니즘에 따라 드루이드 역시 PC 키보드+마우스 플레이 기준 마우스 왼쪽 클릭에 배정되는 기본 공격으로 고유 자원인 영력을 수급하고 이를 다른 기술들에 활용하는 방식으로 싸운다. 그리고 외모 외에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로 생각되는 것이 변신을 항시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디아블로4의 드루이드는 어떤 변신 스킬을 배우고 사용하느냐에 따라 순간순간 야수 형태로 변신하고 전투가 끝나면 다시 인간 형태로 돌아오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여기에, 늑대 변신이나 곰 변신, 원소 등에 특화시킨 트리를 찍을 수도 있지만 이를 잘 섞어서 효율적으로 만들며 더 강하게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가령 곰 변신과 늑대 변신의 기술을 바꿔가면서 사용하는 것이 가능한 것이다. 디아블로4에선 주요 액티브 스킬을 배우고 추가로 보조 속성 효과를 부여하는 스킬 노드에 투자해 해당 스킬에 추가 효과를 부여하는 것이 가능하다. 25레벨까지만 육성할 수 있는 오픈 베타 테스트 환경에서는 투자할 수 있는 포인트가 정식 서비스보다 훨씬 부족한 편이니 다양한 스킬을 찍으면서 싸우는 경우보다 이 제한된 포인트를 최적화해서 투자하는 방식으로 주 사용 스킬쪽에 최대한 효율 투자하는 방식이 주류를 이뤘다.

 

각 스킬 단계에 따라서 곰 변신, 늑대 변신, 원소, 소환 등이 뒤섞여있어 자신이 추구하는 스킬 트리를 구성해가야 한다. 하지만 이 제한된 트리 내에서 드루이드가 챙겨야 하는 능력치들이나 스킬이 잘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일단 일정 레벨에 도달하면 직업 특화 능력을 배우기 위해 고유 퀘스트를 진행하게 되는데 드루이드의 경우 베타 테스트 지역 바깥이 목적지인지라 특화 능력을 테스트 내내 배울 수 없었다. 또, 변신이나 원소, 소환 모두 전반적으로 다른 직업에 비해 밀린다는 느낌을 줬다.

 


비주얼에서 드루이드 변신 폼과 일반 몬스터의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곰 변신을 하면 체력 80% 이상인 건강 상태를 잘 유지하면서 전투를 진행하는 편이 좋은데 곰 형태로 변신하는 것 자체에서는 극적인 방어력 이득 같은 것을 기대하기가 어려워 다른 근거리 딜러 직업과 마찬가지로 때리고 도망다니다 스킬 한 방을 크게 먹여주는 방법이 정석적이었다. 그나마 특정 스킬의 경우 나름의 타격감을 느낄 수 있었지만 저레벨에서 본 캐릭터를 기반으로 어느 정도 세팅을 갖춘 상태가 아니라면 꽤 애를 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는 늑대 변신 트리도 비슷했다. 늑대 변신 트리를 타는 경우는 주요 딜링 스킬을 사용해 체력을 회복하고 영력 수급 스킬로 이를 지속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전투를 유지하는 방식이 주를 이룬다. 아직 25레벨까지의 스펙만으로 속단할 수는 없겠지만 전반적으로 공격의 강함과 유지력이 이전만 못하다는 느낌을 제법 받았다. 또 일반적인 적들을 상대할 때도 비슷한 스펙의 다른 직업을 플레이하고 있을 때보다 힘에 부친다고 느꼈는데 심지어 약간 큰 규모의 던전에서 만날 수 있는 보스 무리어미와의 싸움에서는 육성 도중에 만났다면 자칫 죽을 수도 있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디아블로4에서는 회복 물약을 정해진 수만 가지고 다닐 수 있고 적에게서 떨어진 포션을 수급하는 방식으로 수를 채우는데다 근거리 딜러는 사실상 필연적으로 공격을 피하더라도 다소 맞으면서 싸우게 되는 상황이 온다. 곰 변신과 늑대 변신은 이런 상황에서 튼튼한 방어도, 막강한 공격력도 보여주지 못한다는 느낌이 강하다. 이는 동물 친구를 소환하는 늑대 소환도 마찬가지다. 스킬을 직접 사용해서 원하는 때 늑대를 다시 소환할 수 있는 방식이 아닌데다 다른 직업의 소환수에 비해서 확실히 떨어지는 딜량을 보여준다. 그렇다고 그다지 튼튼하지도 않은 편이다.

 

원소 트리로 가서 소위 엘리드루라는 형태를 추구하면 나름대로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도 적들을 상대하기 한결 나아지는 느낌을 준다. 하지만 여기서도 다소 딜레마가 생긴다. 엘리드루는 드루이드의 근본 트리 중 하나이기는 하지만 비슷하게 원소 마법을 다루는 원소술사가 훨씬 강하고 편하게 싸울 수 있는데 굳이 엘리드루를 타서 싸워야 할까 싶은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같은 근거리 딜러 식구인 야만용사와 좋은 승부를 하거나 조금 밀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번 타이틀의 경우 전설 등급의 스킬 옵션만 잘 갖춰도 제법 강력한 위력을 가진 캐릭터가 완성되나 드루이드는 변신, 원소, 소환 모든 면에서 이리저리 트리를 갈아타봐도 정말 갖추고 갖춰야 좀 살만해진다는 느낌이지 와, 강하다 라는 생각이 드는 편은 아니었다.

 

 

 

■ 피와 폭발, 해골과 함께하는 강령술사

 

드루이드와 오픈 베타 테스트 동기로 합류한 강령술사의 경우 드루이드와 달리 시리즈에 꾸준히 모습을 보인 직업이다. 이번에는 5개의 기본 직업에 포함된 강령술사는 피와 관련된 스킬, 뼈 스킬 등을 배울 수 있다. 게다가 기본으로 해골 전사들을 소환해 데리고 다닐 수가 있어 처음부터 쾌적한 성장이 가능한 직업이라는 생각이 든다. 베타 구간인 1막 내에서 25레벨까지 육성하기 가장 쾌적했던 직업은 원소술사였는데, 강령술사는 그와 비슷하거나 앞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령술사의 해골은 제법 강하고 갈수록 수의 폭력으로 활약하는 소환물이며 적을 쓰러뜨리거나 스킬과 아이템의 강화 효과를 통해 생성되는 시체 더미를 소모해 불러낼 수 있다. 일반적인 적을 상대할 때에는 해골 군단이 죽을 일이 많지 않으나 정예 수준의 적이 여럿 있을 때, 또는 도살자나 보스급 적과 싸움을 벌일 때는 해골 군단의 전멸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하지만 피 안개 스킬의 보조 노드를 찍어서 시체 더미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해골을 불러낼 수 있고 아이템으로도 이를 강화할 수 있어 조금 도망다니면서 기회를 노리면 다시 공세를 가져올 수 있다.

 

 

 

트리에 따라 주 딜링 스킬로 활용되는 뼈의 창은 같은 단계의 다른 딜링 스킬에 비해서도 상당히 강력한 위력을 보여줬다. 일단 사출됐을 때 위력도 강한 편인데 다시 세 갈래로 분리되어 돌아오기 때문에 광역 공격으로도 유효하게 활용할 수 있다. 나중엔 마법을 사용하는 해골 소환수도 나오고, 착용한 아이템에 따라 수도 더 늘어나 디아블로 시리즈의 강령술사하면 떠오르는 수의 폭력을 볼 수 있다. 해골들이 앞에서 전투를 벌이는 동안 뒤에서 뼈의 창을 딸깍이는 것만으로도 무난하게 적들을 물리칠 수 있었다.

 

여기에 피 안개와 시체 폭발의 연계가 이루어지는 전설 장비를 세팅하면 상당히 압도적인 비주얼과 그만큼의 위력을 발휘하는 반자동 전투 방식이 갖춰진다. 피 안개가 시체를 생성하고 시체 폭발을 통해 다시 새로운 시체가 생기며 이 루프가 적 대부분을 쓰러뜨릴 때까지 이어져 사방에서 피와 살점의 폭발이 일어난다. 앞에서 설명한 스킬들만으로도 성장할 때 어려움 없이 쾌적한 전투가 가능하고 1막 지역에 세 군데 존재하는 보루도 굉장히 무난하게 혼자 클리어할 수 있지만 전설 장비를 좀 모아서 이 세팅을 하면 압도적인 화력과 편리함을 즐길 수 있다.

 

 

 

궁극기도 괜찮은 편이지만 피 안개와 시체 폭발, 그리고 관련 전설 세팅을 통한 시너지가 어마어마한 위력과 효율을 보여주기에 베타 구간에선 이 두 스킬과 뼈의 창에 주로 스킬 포인트를 할애했다. PvE 상황에서 원거리 딜러가 상당히 편리하게 여유를 가지고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시스템과 강령술사 특유의 해골 소환, 피 안개와 시체 폭발 스킬의 시너지 등을 통해 세팅이 되지 않은 상태로도 쉽게 성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까지의 정보와 경험을 기준으로 강령술사는 밑바닥에서 첫 캐릭터로 키우기에 꽤나 좋은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플레이 내내 25레벨 육성까지 아무런 위기가 없었고, 아마 베타 구간인 1막 범위 내에서 위기가 될 수 있을만한 상황이라면 고난이도로 월드 레벨을 설정했거나 하드코어 모드일 때 저레벨인데 갑자기 도살자를 만나는 경우를 꼽을 수 있겠다. 후반에 어떻게 될 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큰 변화가 없이 정식 서비스 시 고레벨까지 이런 성능이 유지된다면 원소술사, 도적과 함께 강령술사가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을 것 같은 강함을 뽐냈다.

 

결론적으로 이번 베타 테스트 기간으로만 두고 봤을 때 드루이드는 대대적인 개편이 필요하다고 ​느꼈고, 강령술사는 지금 이대로도 굉장히 강력하다는 인상을 남겼다. 극과 극인 그대들은 과연 정식 서비스 때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까?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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