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와 받아치기가 맛있는, '와룡:폴른 다이너스티(Wo Long:Fallen Dynasty)'

삼국지와 동양풍 다크 판타지의 조화
2023년 03월 10일 00시 38분 48초

지난 3일 디지털터치는 코에이 테크모 게임스의 다크 삼국 액션 RPG '와룡:폴른 다이너스티(Wo Long:Fallen Dynasty)' PS5, PS4, Xbox Series X/S, Xbox One, Xbox 게임패스, 스팀,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판을 정식 발매했다.

 

와룡:폴른 다이너스티는 인왕 시리즈를 제작한 팀 닌자가 제공하는 다크 삼국지 소울라이크 게임이다. 게임은 서기 184년 후한 말기의 중국, 전란과 황폐함에 지배받는 세상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오랜 세월 이어온 한 왕조가 몰락을 향해 움직이고 있는 상황을 그리는 보편적인 삼국지 도입부와 같은 설정으로 시작한다. 다만 조금 다른 점은 이 게임에 동양 판타지풍의 요소가 더해졌다는 것. 플레이어는 무명의 의용병으로, 중국 무술 스타일의 액션을 구사하며 화려한 액션으로 초인적인 강함의 무장들과 요마로 넘쳐나는 삼국난세에 맞서게 된다.

 

본 리뷰는 PS5 버전의 플레이를 기준으로 작성되었다.

 

 

 

■ 같은 황건적의 난, 다른 이야기

 

와룡:폴른 다이너스티는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중국의 역사를 바탕으로 창작된 고전 삼국지 연의를 비튼 게임이다. 대개 삼국지 관련 창작물이 그러하듯 와룡:폴른 다이너스티 역시 황건적의 난으로 게임이 시작된다. 하지만 이 게임이 평범한 삼국지 배경의 세계관을 그린다고 생각하지는 않도록 캐릭터를 생성하기 전 게임의 인트로에서부터 중국 고대 제왕들이 갈망했던 선도의 비보 '단약'에 대해 언급되기도 하는 등 게임 속 세계가 공상적 요소를 더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플레이어는 튜토리얼도 겸하고 있는 인트로 스테이지 서주에서 백성을 참살하고 수탈하는 황건적에 맞서는 의용병이다. 황건적을 상대하다 공격을 받아 쓰러지지만 안대를 한 소년으로 인해 목숨을 구할 수 있게 되고, 그와 동행하면서 황건적들을 쓰러뜨리며 나아간다. 최종적으로 서주를 공격하던 황건적 우두머리 장량과의 전투를 마치면 모종의 이유로 안대를 착용한 소년과 플레이어는 헤어지게 되며 사악해보이는 검은 도사와 마주하기도 한다. 일직선으로 쭉 진행해 장량과의 전투에 바로 도달했다면 여기서 처음으로 신수가 등장해 동양 판타지의 요소를 확인할 수 있다.

 


 


 

서주에서의 싸움 이후 플레이어는 계속해서 황건적 무리를 홀로 쓰러뜨리고 다니며, 이 과정에서 와룡:폴른 다이너스티의 히로인격 캐릭터이자 때때로 함께 전투에 참여해주기도 하는 홍정이나 유비, 관우, 장비 삼형제, 조조와 손견, 원소 등 역사 속 등장인물들과 만날 수 있다. 다만 플레이어의 캐릭터가 어느 한 세력에 적을 두는 것이 아니라 의용병 입장으로 역사를 거니는 스토리이기 때문에 사실상 스토리 속에서 주로 함께하는 동행자는 홍정 정도라고 볼 수 있다.

 

삼국지의 장대한 이야기 중 와룡:폴른 다이너스티 본편에서는 관도대전 부근의 이야기까지만 즐길 수 있다. 예고된 DLC들을 통해 추후의 역사를 다룰 것으로 생각된다.

 


도원결의 스틸

 

 

 

■ 깃발과 기세, 받아치기가 중요한 전투

 

소울라이크를 표방하고 있는 게임답게 전투는 나름대로의 난이도를 갖추고 있다. 이는 앞서 이야기한 튜토리얼격 스테이지 서주의 싸움에서도 마찬가지로, 많은 플레이어들이 호랑이와 서주 스테이지 보스 장량에게 고배를 맛보기도 했다. 이미 소울라이크 게임들에 도가 튼 플레이어라면 쉽게 간파하고 게임을 진행할 수 있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게이머들은 장량에게 받아치기 교습을 받으면서 게임에 대한 감을 깨우치게 된다. 받아치기의 성능이 상당히 좋기 때문에 이를 적극 활용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대다수의 소울라이크 게임들과 마찬가지로 와룡:폴른 다이너스티의 전투 역시 무작정 무기를 휘둘러대면 안 된다. 이렇게 마구 휘둘러서 거침없이 공격을 가하는 것이 잘 먹히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공격할 타이밍과 회피 및 받아치기를 사용할 타이밍을 잘 재면서 싸워야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 이는 전장을 돌아다니는 도중에 마주치는 보통의 적들은 물론 강적과 보스들에게도 통용되는 이야기로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받아치기 성능이 굉장히 좋아 대부분의 패턴을 이 받아치기로 소화하는 것이 가능하다. 무기를 사용하는 적의 공격은 물론이고 온갖 공격들을 받아낼 수 있어서 이것만 숙련해둬도 게임의 난이도가 많이 내려간다고 느낄 것.

 


 


기세를 모두 깎으면 강력한 일격을 가할 수 있다.

 

회피도 사용할 수 있지만 무작정 연속으로 회피하기는 어렵다. 와룡:폴른 다이너스티의 기세 시스템 때문이다. 이 기세는 화면 중앙 하단에 표시되는 바를 통해 알 수 있고 강한 적이나 보스들에게도 존재한다. 회피나 선술같은 행동을 취하면 기세가 크게 감소하고, 공격하거나 받아내기를 수행하는 등의 전투 행동을 통해 기세를 높일 수가 있다. 전투를 수월하게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하고 싶다면 이 기세를 적절하게 관리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대신 장비의 무게가 너무 무거워지면 받아치기를 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기도 하니 이런 부분엔 주의가 필요하다.

 

또 다른 고유 시스템으로 군기와 표기 시스템이 있다. 각 전장에는 곳곳에 흩어진 깃발을 꼽을 수 있는 장소가 존재한다. 이는 플레이어의 사기 랭크에 영향을 끼친다. 잠시 돌아가 사기 랭크에 대해 먼저 이야기하자면 일종의 스테이지 난이도를 조절하는 시스템이다. 각 전장에 돌입할 때나 죽음을 맞이할 때마다 초기화되는 사기 랭크는 적과 자신의 강함을 파악하기에도 적합한 수치다. 차이가 크면 단순한 공격에도 큰 피해를 입어 비명횡사하기도 하지만 전투나 깃발을 놓으면서 사기 레벨을 높이면 상당히 전투가 수월해진다.

 

군기와 표기를 놓을 수 있는 장소를 찾아 깃발을 세우면 불굴 랭크가 상승한다. 죽었다가 다시 시작했을 때 최초 사기 랭크는 불굴 랭크 아래로 떨어지지 않으므로 가능하면 깃발을 잘 찾아다니면서 불굴 랭크를 높여 사기가 너무 많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는 방식으로 게임의 난이도를 보다 수월하게 만들 수가 있다.

 


 

 

 

■ 육성과 선술, 원군

 

군기는 캐릭터의 체력 전체 회복이나 회복 아이템인 용유의 항아리를 채워주는 것은 물론이고 다른 기능 여러 가지를 제공한다. 일단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는 기능도 군기에 접촉해야 가능하다. 전투를 통해 쌓인 일종의 경험치를 소모해서 오행 능력치에 투자하는 것으로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으며 가지고 있는 장비마다 영향을 받는 능력치가 다르기 때문에 어떤 무기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능력치를 조절하는 경우도 자주 있다. 또, 선술을 사용하기 위해서도 최소한의 요구치가 있어 원하는 선술을 구사하려면 어느 정도 능력치를 투자해주는 것이 좋다. 각 능력치마다 향상시켜주는 부분이 다르니 이 부분도 파악하고 투자하자. 이후 게임을 진행하면 천주산 도사들의 마을에 도달해 능력치를 재분배하는 기능도 제공된다.

 

선술은 스킬의 일종이라고 보면 된다. 오행 속성별로 선술이 존재하며 해당 오행의 속성 공격을 투사하는 것부터 바닥을 까는 형태의 선술, 은신해서 접근하는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선술, 공격 시 회복이 가능한 선술 등 다양한 것들이 준비되어 있다. 선술을 사용하기 위해선 기세를 크게 소모하기 때문에 선술을 적절한 타이밍에 잘 활용하는 것으로 전투를 매끄럽게 진행할 수 있는 기능으로 생각하는 편이 좋다. 비교적 초기 단계에 배울 수 있는 특정 선술의 경우 일시적으로 공격력을 크게 높일 수 있어 맞지 않을 자신이 있다면 잘 활용할 수 있다.

 


 

 

 

이 선술은 오행상극이라는 시스템의 영향을 받는다. 속성으로 볼 수 있는 오행은 각기 상극이 있어서 상극인 오행의 선술을 만나면 상쇄되어 버린다. 꽤나 초반부에 소개되는 부분이라 잊기 쉬운 부분인데, 이를 적극 활용해서 한결 수월하게 상대할 수 있는 보스도 존재한다. 또, 상극의 영향을 받지 않는 기술도 존재한다. 게임을 진행하며 만나는 각 삼국 무장들과의 인연으로 획득하게 되는 신수 능력은 막강한 효과를 내며 상쇄되지 않기 때문에 좋은 카드로 활용 가능하다. 예를 들어 아직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 입장이라면 어떻게든 진행하면서 청룡을 얻으면 사실상 회복약을 좀 더 들고 시작하는 느낌으로 큰 회복기 하나를 쥔 채 플레이하는 것이 가능하다. 심지어 사용할 때 사기 랭크가 10 이상이면 행동불능에 빠진 원군도 일제히 부활시키는 능력이 포함되어 있다.

 

원군 시스템은 기존 소울라이크 게임의 시스템과 비슷하다. 일단 이야기를 진행하며 스토리에 따라 NPC 캐릭터로 삼국지 무장들이 원군으로 참전한다. 스테이지에 따라 두 명의 무장이 함께할 때도 있지만 보통 한 명의 무장과 함께 전장을 나아간다. 한 명만 참전하는 스테이지에서도 병사의 호부 아이템을 소모해서 추가로 다른 무장을 불러낼 수 있어 너무 힘들게 느껴진다면 무장을 원군으로 불러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 술잔 아이템을 주거나 함께 전투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관계를 향상시키면 최종적으로 의형제가 되어 해당 무장의 복사 장비들을 보상으로 받을 수 있다.

 

이외에도 온라인 기능을 통해서 다른 플레이어를 자신의 세계로 불러와 함께 싸우거나 자신이 다른 플레이어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가능하고, 설정에 따라 다른 플레이어가 침공해 PvP가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기본 설정이 켜져있는 상태이므로 게임 진행에 방해를 받고 싶지 않은 경우 침입을 막아두는 것이 쾌적하다.

 


 

 

 

■ 전투가 매력

 

스토리에 있어서는 인왕 시리즈와 비슷하게 아쉬운 부분들이 보인다고 생각한다. 또, 삼국지가 워낙 긴 이야기를 다루기 때문인지 본편과 3개의 DLC로 나뉘어 이야기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본편은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관도대전 언저리에서 끝이 나는데 사실상 큰 줄기로 보면 황건적-동탁-관도대전 순이기 때문에 상당히 촘촘하면서도 짧은 사건을 다룬다는 느낌을 준다. 메인 스토리가 진행되는 전장 외에도 서브 전장들이 다소 존재하며 게임이 동양적 판타지와 융합된 세계관을 다뤄 일반 적부터 강력한 적들에 요마들도 등장한다.

 

확실히 상대적으로 쉽게 느껴질 수 있는 게임이고, 난이도 곡선도 여포 등 일부 보스를 제외하면 들쭉날쭉인 편이라 완전히 날로 먹을 수 있는 파트가 있기도 하는 등의 모습을 보여주지만 불합리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다. 전투에서 공격한 대상이나 플레이어를 공격한 대상에게 타깃이 고정되는데 다수와의 전투에선 이게 상당한 방해가 된다. 매번 직접 풀던가 옵션으로 조절해야 하는데 PS5를 기준으로 어떤 옵션을 만져봐도 자동 타깃 고정 옵션을 켜고 끌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이는 낙양 이전까지는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다단히트를 가하고 빠르게 접근하는 자객을 비롯해 다수의 적과 싸우는 경우가 많은 낙양부터의 전장에서는 상당한 방해다. 받아치기로 막아내도 타깃이 이리저리 튀어서 상당히 불편하게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와룡:폴른 다이너스티는 매력적인 삼국지 세계관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비틀어 그 속에서 펼쳐지는 전투를 핵심 요소로 삼는 게임이다. 다양한 무기와 옵션들을 바탕으로, 중국 무술을 접목시킨 모션들과 받아치기의 찰진 표현이 특히 전투에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반대로 플레이어가 확실히 요령을 파악하고 나면 한결 쉽게 즐길 수 있는 정도의 난이도이기 때문에 소울라이크 게임들 중에서도 아주 매운 맛의 게임을 기대한다면 기대가 빗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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