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부한 플레이타임 자랑, SRPG의 전설 '택틱스 오우거:리본'

PSP판 기반의 리마스터
2022년 12월 11일 07시 04분 24초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 코리아는 PS5, PS4, 닌텐도 스위치용 전략 RPG '택틱스 오우거:리본'을 지난 11월 11일에, 그리고 PC 스팀 버전을 12일에 정식으로 출시했다.

 

택틱스 오우거:리본은 택틱스 오우거:Let us Cling Together를 기반으로 그래픽과 사운드를 향상시키고, 게임 디자인에 힘을 실어 새로운 택틱스 오우거로 시대에 걸맞는 발전을 추구했다는 작품이다. 택틱스 오우거의 리메이크였던 택틱스 오우거:운명의 수레바퀴를 현세대 기종에 맞게 다시금 되살린 타이틀로, 전면적인 변화를 두지는 않았지만 스케일업 등의 단순한 리마스터에 그치지 않고 여러 부분을 조정하면서 기존에 플레이했던 팬들도 색다른 느낌으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게 했다는 것을 특징으로 내세운다.

 

한편 볼륨이 방대하고 긴 플레이타임을 가진 게임이기는 하지만 스토리의 주요 반전 등 중요한 스포일러에 대한 언급은 최대한 피했으나, 그 외 작은 이야기들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음을 미리 알린다.

 

 

 

■ 발레리아 섬에서의 분쟁

 

택틱스 오우거:리본은 전설의 오우거 배틀 등 택틱스 오우거의 시작부터 무대로 삼았던 제테기네아 대륙에서 아득히 먼, 발레리아 섬에서 일어나는 분쟁을 그린 시뮬레이션 RPG다. 본 작품은 플레이어가 게임을 진행하면서 하는 선택들로 전개나 결말이 달라지는 멀티 스토리 및 멀티 엔딩 시스템을 채택했다. 주인공 데님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다양한 결단을 내리게 만들고 이를 통해 주변 인물들부터 시작해 더 나아가 발레리아의 역사를 크게 움직일 정도의 영향력을 끼치게 된다.

 

본 작품은 몇 개의 챕터로 이야기를 구성하고 있다. 어떻게 플레이했느냐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겠지만 한 챕터에 10시간 이상의 플레이타임이 소요되기도 하며 각 챕터는 앞서 언급한 멀티 스토리와 멀티 엔딩 시스템을 접목하고 있기 때문에 각기 다른 루트의 엔딩을 보는 것만으로도 꽤나 많은 플레이타임을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워렌 리포트 등을 통해서만 볼 수 있는 이벤트나 이런저런 방식으로 진입할 수 있는 분기들, 그리고 영입할 수 있는 다양한 네임드 캐릭터들 등을 모조리 수집하는 등 진행도를 꽉꽉 채우려고 한다면 정말 방대한 분량의 플레이타임이 된다.

 

플레이어가 게임의 스토리 분기들이나 주요 결정들을 선택하기 때문에 데님의 이미지가 선택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거나 사건이 아예 달라지기도 하며 데님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메인 스토리나 사이드 스토리 외에도 워렌 리포트에서 각각의 캐릭터 배경 스토리와 발레리아 섬의 시국에 대한 뉴스들을 접하는 것도 가능하니 수시로 워렌 리포트를 확인하는 것도 이 작품의 스토리를 즐기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챕터가 끝나면 뉴스들을 비롯한 워렌 리포트가 조금씩 달라지니 미리미리 확인하자

 

■ 고저차, WT 등의 전략적 전투

 

택틱스 오우거:리본을 즐기면서 플레이어는 수도 없이 많은 횟수의 전투를 치르게 될 것이다. 그것이 수동으로 직접 진행하는 것이거나, 자동 AI에게 위임해 레벨링 작업을 하는 연습 전투가 되거나 무관하게 말이다. SRPG의 꽃이자 핵심은 역시나 전략성이 살아있는 전투라고 할 수 있을텐데 택틱스 오우거:리본은 이런 전략적 요소들을 다양하게 구현해 플레이어가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물론 후반부로 진행하면 이번 리마스터 출시의 단점으로도 볼 수 있을만한 부분에 봉착하게 되기도 하겠지만 말이다.

 

본 작품의 전장들은 지형에 따른 높낮이가 적용된 입체적인 필드에서 전략적인 전투를 추구하고 있다. 언덕길의 형태로 한 쪽이 낮고 다른 한 쪽은 점점 높아지는 마을이라거나, 이동할 수 있는 수로, 비교적 고저차가 크지 않은 초원 타입의 전장 등 다양한 전장에서 전투를 펼친다. 주문이나 원거리 공격 등이 가해지는 길에 장애물이나 아군이 있으면 공격이 무효화되거나 아군을 맞추는 등 위치에 대한 주의도 필요해진다. 전반적인 맵의 크기가 아주 크다기보단 긴 전장의 경우 적당한 크기의 전장을 연속적으로 돌파해야 하는 방식으로 길이를 조절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또한 택틱스 오우거:리본에서는 배틀 AI를 향상시켰고, 상황에 따른 적의 전술에 대응하여 어떻게 싸울지를 고민해야 한다.

 


높이 때문에 지나가지 못하는 길은 대형마수를 두고 발판삼아 이동하는 것이 가능하다.

 

레벨링에 있어선 클래스별이 아닌 유닛별로 레벨을 각자 관리하는 시스템을 채택했다. 따라서 플레이어는 각각의 캐릭터들에 있어 다양한 클래스와 무구, 스킬, 마법을 조합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주인공인 데님을 필두로 클론 캐릭터들이나 네임드 캐릭터들은 모두 무기와 클래스를 변경할 수 있으며 스킬은 네 개까지 장착할 수 있다. 스킬 장착에 제한이 있고 주문도 클래스의 경계를 넘나들 수는 없으니 나만의 클래스처럼 캐릭터들을 육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각 캐릭터는 고유의 능력치와 클래스 능력치, 그리고 무게 등의 요소를 합친 WT 포인트에 따라 전투에서의 행동 순서가 결정된다. WT을 거쳐 어택 턴이 돌아올 때마다 각각의 캐릭터가 이동, 행동, 스킬(주문과 다르다)을 한 번씩 사용할 수가 있다. 언데드의 경우 회복기인 힐을 걸면 오히려 체력을 줄인다거나, 그냥 쓰러뜨려도 3번의 AT가 돌아가면 부활하는 기믹이 있어 엑소시즘으로 확인사살을 해버려야 하는 등 클래스와 종족에 따른 흥미로운 요소들도 준비되어 있다.

 

 

 

각 전장마다 출전할 수 있는 아군 어택 팀의 상한이 다르다.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상점이나 단순한, 또는 꽤나 복잡하고 긴 조건을 달성해 동료를 얻는 등 아군의 전력을 증강하는 것은 가능하나 전장에 출전할 수 있는 어택 팀의 수는 제한적이므로 주로 활용할 어택 팀의 조합을 구상하는 것도 이 게임의 묘미 중 하나라 할 수 있겠다. 심지어 설득 기술을 장착하고 해당 설득 기술의 종족에게 사용하면 일정 확률로 그 즉시 적 유닛이 아군에 합류하며 이후 생존하면 영구적으로 아군에 합류시킬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이렇게 유닛을 많이 확보하고 키울 수 있지만 모종의 이유로 유닛을 소모하게 되거나 전장에서 쓰러진 후 해당 캐릭터의 어택 턴이 세 번 돌아올 때까지 부활시키지 못하면 그대로 캐릭터가 완전히 사망한다.

 


감사합니다 카노푸스 선생님

 

■ 레벨 캡 시스템은 호불호

 

PS5 플레이를 기준으로 하고 있지만 PS5나 다른 기종들에도 배틀 템포를 조절하면서 2배속 기능을 삽입했고, 조작의 편리성을 도모하고 UI를 개편하는 등 편의성을 개편한 모습들도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다소 불편한 부분들이 눈에 띄고, 조금 더 완벽하게 갖출 수 있을 것 같은 기능들도 눈에 띈다. 예를 들어 챕터1을 조금 진행하다 보면 AI에게 위임하는 기능이 생기는데, 기본 설정을 만지지 않은 순정 상태로 AI 위임을 맡겼다가 도중에 캐릭터들이 대사를 읊으면서 스킬을 사용하면 말풍선이 넘어가지 않고 멈춰버려 가끔 확인하면서 직접 말풍선을 넘겨줘야 한다.

 

난이도 조절에 대해서도 볼멘소리를 듣기도 했다. 택틱스 오우거:리본의 사전 정보를 습득하지 않고 처음 작품을 접한 게이머의 경우 챕터1의 극초반은 상당히 수월하게 클리어하면서 별로 어렵지도 않다고 생각하게 되기 일쑤지만 루트를 따라가다 만나는 첫 번째 벽 스테이지와 지형, 강함을 마주하게 되면 처음으로 이 게임의 난이도가 마냥 호락호락하지는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별도의 난이도 선택이 없기 때문에 이런 경우 레벨이 부족하면 레벨 육성, 레벨을 갖춘 상태라면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더불어 후반부 난이도는 이번 작품에서 도입된 레벨 캡 시스템인 유니온 레벨과 맞물려서 꽤나 어렵게 느껴질만한 부분들이 다수 포진하고 있다. 이미 요령을 파악하고 있는 경우는 이것도 단순 작업 수준으로 전락시켜 돌파할 수 있겠지만 처음으로 택틱스 오우거:리본을 접하거나 SRPG에 익숙하지 않은 입문자가 이 후반부 스테이지들에 진입하면 좌절감을 느낄만한 구성도 있다고 본다.

 

앞서 이야기한 난이도 문제를 필두로 기존작에 비해 이런저런 아쉬운 부분들이 눈에 띄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읽을거리가 많은 이 게임에서 한국어 언어가 적용되고 스토리 풀보이스 작업이 완료되었으며 BGM을 일신하는 등 여러 변화를 주었다는 점에서 고전 게임 리마스터 특유의 향취를 거부하지 않는다면 새로 SRPG에 입문하려는 게이머나 SRPG를 좋아하는 게이머도 플레이하며 재미를 느낄 수 있을만한 작품이다. 긴박한 조작을 요하지도 않기에 게임패드를 활용하는 콘솔로도 쉽게 조작할 수 있고, 특히 휴대용 기기로 누워서 플레이하기에 안성맞춤인 장르다.​ 

 


아이템 외에 용병을 구입할 수도 있다.

 


 


여담으로 퇴실할 때 의자를 꼭 넣고 가는 모습이 발레리아의 정중함을 보여준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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