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두각시 곡예사의 자유, '저글러 테일'

짧고 간결
2021년 09월 30일 21시 37분 14초

에이치투 인터렉티브는 믹스트비전의 퍼즐 어드벤처 게임 '저글러 테일' PS4, PS5 한국어판을 지난 29일 소비자가격 19,800원에 정식으로 출시했다. 저글러 테일의 PS4 및 PS5 한국어판은 크로스 바이를 지원해 양 기종에서 플레이가 가능하다.

 

저글러 테일은 인형극 그 자체의 느낌을 주는 퍼즐 어드벤처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꼭두각시 인형인 애비가 되어 유럽 전래 동화가 연상되는 세계를 탐험하게 된다. 극중 애비는 서커스단에 노예처럼 붙잡혀 있는 곡예사로 낮에는 관객 앞에서 재주를 부리다 공연이 끝나면 우리에 갇혀 살아간다. 꼭두각시의 특징을 살린 방식의 퍼즐을 풀어나가면서 애비를 가로막는 장애물을 피해 올바른 길을 찾고, 끈질기게 애비를 쫓는 잔인한 악당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궁극적으론 자유를 되찾는 것이 목표인 게임이다.

 

저글러 테일은 짧지만 꼭두각시의 특성을 활용한 퍼즐이나 자유라는 주제의식에 집중하기엔 괜찮은 신작이다.

 

 

 

■ 꼭두각시 애비

 

이야기의 주인공인 애비는 서커스단에서 가혹하게 부려먹히는 소녀 곡예사다. 당장 이야기의 초입을 플레이해보면 애비가 살아가는 환경을 바로 알 수 있는데, 서커스 소속의 붙잡힌 곰과 페어를 이뤄 곡예를 부리는 등 서커스단의 흥행에 기여하고 있음에도 쇼가 끝나고 난 후에는 곧장 곰과 마찬가지로 철창에 갇혀버리는 부자유한 신세를 보여준다. 저글러 테일은 그런 애비가 우연찮게 서커스단을 탈출하게 되면서 세상 밖으로 나와 자유를 만끽하려는 내용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서커스의 흥행에 잘 써먹던 애비가 사라지고 그녀의 뒤를 쫓기 시작한 단장이나 그가 고용한 냉혹한 암살자 등 밖에서 만나는 이들의 모두가 우호적이지는 않았다. 애비는 탈출하고 또 탈출하면서도 처음 탈출할 때처럼 동물과 협력하거나, 때로는 이야기를 입담과 함께 재치있게 이끌어가는 인형사 잭에 의한 도움을 받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자유를 향해 달려나간다. 단지 인간들만이 아니라 숲의 괴수 거미와 맞서기도 하는 등 자유를 쟁취하는 길은 험난한 여정이 기다리고 있다.

 

작품의 설정 자체가 인형극 형식을 빌리고 있어서인지 대부분의 등장인물이나 동물에겐 꼭두각시처럼 실이 묶여있다. 때문에 애비는 길을 나아가면서 하늘 높이 연결된 실이 막혀버리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어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예를 들어 나뭇가지가 실에 걸린다면 횃불을 가져와 나뭇가지를 불태워버린다던가 하면서 말이다. 이런 식으로 등장인물이 꼭두각시라는 특징을 살린 퍼즐들이 종종 등장한다.

 


 

 

 

■ 꼭두각시의 진짜 자유

 

사실 생각해보면 잭이 호의를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애비를 살려줄 때도 있지만 애초에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가 꼭두각시의 실에 구속된 상태인지라 애비가 단장이나 암살자 톤다로부터 도망치는 와중에도 줄에 묶인 등장인물들의 자유에 대해 잠깐 생각하게 되기도 한다. 가령 초반부에 죽어가는 늑대를 구하기 위해 애비가 갈고리로 늑대의 줄을 끊어버리면 유쾌하게 굴던 인형사 잭도 그러지 말라면서 핀잔을 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 끝까지 플레이하면 꽤 괜찮은 감상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소소한 설정들을 관심있게 보면서 게임을 플레이하다보면 애비가 원하는 자유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든다. 스토리는 그리 길지 않아 도전과제를 달성하려고 이전 챕터로 돌아가는 목표가 없다면 정말 빠르게 클리어하는 것이 가능하다. 가볍게 즐긴다면 가볍게 즐길 수 있고, 게임에서 던지는 메시지를 생각하며 플레이해도 너무 골이 아프지 않은 정도로 적당해 게임을 하면서 부담스럽지 않은 신작이었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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