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명작의 재탄생, ‘진 여신전생 3 녹턴 리마스터’

대작 게임을 새롭게 즐긴다
2020년 11월 29일 00시 58분 29초

‘페르소나’ 및 ‘진 여신전생’ ‘세계수의 미궁’ 시리즈 등 매력적이고 뛰어난 게임성과 완성도로 무장한 JRPG 작품들을 선보이며 전 세계 수많은 게이머들을 매료시킨 일본의 게임 개발사 아틀러스의 신작 게임이 지난 29일 세가퍼블리싱코리아에 의해 국내 정식 발매됐다.

 

PS4 및 닌텐도 스위치 플랫폼으로 선보인 이번 신작은 다름 아닌 ‘진 여신전생 3 녹턴 리마스터’로 진 여신전생 시리즈의 3번째 작품이자 PS2 JRPG를 통틀어 명작이라 칭송받는 동명의 게임을 현세대 거치형 콘솔 기반으로 난이도 조절, 시스템의 편의성 개선, HD 그래픽 리마스터링 등이 이뤄진 것이 특징.

참고로 본 리뷰는 PS4 플랫폼을 기반으로 작성됐다.

 

  

  

■ 난이도 추가와 편의성 상향, 보다 수월해진 게임 플레이

 

지난 1987년 패미컴 및 PC88 베이스 기종으로 첫선을 보인 본 시리즈는 개발사 아틀러스와 퍼블리셔 세가의 게임 프랜차이즈를 대표하는 작품군이라 불러 손색이 없을 만큼 훌륭한 작품성을 자랑한다. 폐허가 된 세상을 배경으로 꿈과 희망 이 모두가 보이지 않는 어둡고 암울한 세기말적인 분위기, 고요함과 음산함, 악마가 어우러진 오컬트 요소 등은 본 작만의 매력이자 특색으로 필자 역이 이에 매료돼 매번 시리즈의 신작을 즐기곤 한다.

 

이 중에서도 지난 2003년 PS2 기종으로 발매된 진 여신전생 3 녹턴은 그 당시는 물론 지금까지 JRPG 대작 반열에 자주 거론될 만큼의 훌륭한 게임성으로 무장한 것이 특징. 개인적으로 여신전생 시리즈를 통틀어 플레이의 만족도가 가장 높았다. 덧붙여 현재까지 출시된 시리즈 중 가장 눈에 띄는 작품성을 지닌 점도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그 예시를 몇 가지 들자면 3편은 기존의 본가 시리즈들과 조금 다른 스토리 전개 양향을 띈다. 조금 더 풀어 쓰자면 본 작품은 진 여신전생 1, 2의 뒤를 잇는 정식 넘버링 후속작이나 전반적인 스토리 구도나 주인공, 그리고 여신전생 시리즈를 통틀어 작품 내 세계관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악마소환 프로그램’과의 연관성도 사실상 전무하다. 쉽게 말해 본가 넘버링의 탈을 쓴 스핀오프 작이라 불러 무방할 수준.

 

이러한 스토리 설계는 초기작인 ‘디지털 데빌 스토리 여신전생’부터 시리즈를 즐겨온 팬들에게는 나름 호불호로 남을 수 있다. 스토리 구조도, 주인공의 정체도 기존 작품과 정반대의 양상을 띠기 때문. 허나 이를 통해 얻어지는 이점도 간과할 수 없다. 이런 외전 격 스토리라인, 즉 전작들과의 스토리의 연결성이 적은 덕분에 기존 시리즈를 접하지 않은 유저도 3편 하나만으로 게임을 충분히 즐겁게 즐길 수 있고, 전반적인 게임의 흐름과 그 분위기 역시 시리즈에서 손꼽힐 만큼 그 완성도가 뛰어나다. 덧붙여 플레이의 선택지에 따라 게임의 결말이 바뀌는 멀티 엔딩 시스템의 도입도 게임의 완성도를 한층 증가시키며 회차 플레이 재미 역시 우수한 편.

 

더불어 게임의 오리지널판이 부를 수 있는 ‘진 여신전생 3 녹턴’의 출시 이후로도 새로운 즐길 거리가 추가된 완전판 격인 ‘진 여신전생 3 녹턴 매니악스’ 및 ‘매니악스 크로니클 에디션’이 발매되는 등 그 볼륨 역시 상당하다.

 

 

 

 

 

 

 

이렇듯 게임성 하나만큼은 일품. 이번 리마스터 버전을 통해 PS2의 황혼기를 장식한 명작 JRPG를 새로운 그래픽과 추가 요소를 포함해 다시 즐겨본다는 건 매우 가슴 설레는 경험이자 큰 즐거움이었다.

 

매니악스 팩으로 플레이 시 무려 6가지의 다채로운 엔딩을 볼 수 있고 과거 PS2 시절에 발매했던 매니악스 버전의 경우 일부 대사의 누락과 오탈자 등 여러모로 문제가 있던 불완전한 모습을 보여 많은 이들의 공분을 샀으나 이번 리마스터 버전은 이러한 현지화의 결함이 모두 완벽하게 수정됐고 주인공과 악마를 비롯한 주요 등장인물들의 음성이 새롭게 레코딩 돼 수록된 점 역시 감동의 요소. 이렇듯 텍스트의 현지화 및 보이스의 퀄리티 하난 플레이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만든다.

 

게임 난이도의 조정 역시 매우 반가운 부분. 녹턴의 난이도는 여신전생 시리즈 중에선 비교적 쉬운 편에 속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같은 시리즈가 비교 대상일 뿐, 타 JRPG 들과 비교하면 절대 쉽다고 말할 수 없다. 동 레벨 대의 적은커녕 플레이어보다 한참 낮은 레벨의 캐릭터한테도 절대 방심하지 못할 만큼 말이다. 이러한 난이도임에도 불구하고 지정된 저장 포인트에서만 세이브가 가능한 열악한 세이브 시스템도 한몫 해 순간의 실수가 자칫 게임 오버로 이어져 다시 적게는 몇 십분, 많게는 수 시간을 다시 진행해야 하는 경우도 흔하며 필자 역시 과거 이로 인해 큰 고통을 받은 적이 있다.

 

이 부분은 기존의 노말 난이도보다 더 쉬운 ‘Merciful이란 신규 난이도의 도입과 ‘중간 저장’ 시스템의 도입을 통해 개선됐다. 이로써 플레이어는 세이브 포인트의 압박 없이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세이브, 로드를 할 수 있어 전보다 쾌적하고 부담감 없는 게임 플레이를 즐길 수 있고 Merciful 난이도의 경우 기본 공격력 및 경험치 증가, 적의 카운터 확률이 크게 감소된 덕분에 과장을 조금 보태 전혀 세이브에 신경 쓰지 않아도 게임 엔딩을 볼 수 있을 만큼 진행이 쉽고 수월해져 JRPG 초심자에게 안성맞춤, 플레이의 숙련자라 할지라도 전투보다 스토리에 집중하고 싶을 경우 본 난이도를 추천한다. 덧붙여 게임의 난이도를 플레이어의 취향대로 실시간 변경할 수 있는 점 역시나 마음에 든다.

 

아울러 다수의 편의성 증대 또한 매우 만족스럽다. 오로지 듀얼쇼크의 L1과 L2 버튼만으로 좌우 시점 조작이 가능했던 PS2 와 달리 듀얼쇼크4 또는 조이콘 아날로그 스틱으로도 시점의 전환이 가능한 부분은 게임 플레이를 보다 매끄럽고 원활하게 만들어주며 이 외에도 화면 밝기 및 음량 조절의 세분화 등이 있다.

 

 

 

 

 

■ 원작의 감성은 그대로, 전반적인 퀄리티는 한층 UP

 

그래픽 퀄리티의 상향 역시 리마스터 버전을 논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부분 중 하나다. 폴리곤이 튀던 PS2의 버전의 그래픽과 저열한 해상도는 리마스터에서 HD해상도, 그리고 보다 매끄러운 그래픽으로 재탄생해 사물과 배경, 캐릭터의 디테일이 대폭 올라 선명하고 해상도에서 또렷한 해상도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됐다.

 

허나 이 부분은 도저히 8세대 콘솔의 신작이라 말하기엔 부족한 면이 많다. 객관적으로 그래픽을 평가하자면 이는 발매 15년 차인 초창기 PS3 게임의 그래픽 수준인 데다 그래픽과 텍스쳐가 선명도가 높아진 점은 만족스러우나 역으로 색감이 너무 밝아져 원작에서 보여줬던 음산한 공포감이 보다 줄어드는 아쉬움이 남게 됐다.

 

더불어 캐릭터 모델링도 완전히 새로 작업한 것이 아닌 기존 폴리곤 모델링을 기반으로 외곽선 등 일부분의 수정만 거치다 보니 이 부분은 PS2 버전보다 오히려 괴리감이 더 드는 요소로 작용하며 배경의 경우 블러 효과를 제외하면 PS2판과 사실상 똑같은 비주얼이다. 작중 등장하는 영상 컷 신 또한 무려 17년 전 원작의 영상 그대로를 사용한 점, 그리고 영상의 화면 비율 역시 16:9가 보편화된 현시대에 여전히 4:3를 사용해 좌우 레터박스가 상당히 남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그나마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 원작의 감성을 그대로 보존했다고 볼 순 있겠다.

 

아울러 게임 진행 중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프리징 및 튕김은 그 무엇보다 조속히 해결돼야 할 과제다. 필자의 경우 터미널 이동 중에 게임이 멈추는 현상을 자주 경험할 수 있었고 여기서 세이브를 날리기라도 한다면 정말 답이 없다. 개발사 측에서 이를 인지했고 조만간 수정 패치를 배포할 예정이라 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이렇듯 본 작품은 시리즈는 물론 JRPG를 통틀어 가장 매력적인 작품 중 하나인 진 여신전생 3 녹턴을 현역 플랫폼에서 즐길 수 있는 점이 큰 매력이다. 시리즈의 팬, 그리고 JRPG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권한다.

 

 

 

 

 

 

김자운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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