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정신은 좋았다, 탐색형 2D 액션 팩맨 '쉐도우 라비린스'

게이머 휘어잡을 강력한 한 방이 있었더라면
2025년 10월 02일 14시 35분 28초

입이 달린 노란색 구체 캐릭터가 맵에 늘어선 동그라미들을 먹는 간단하고도 재미있는 고전 게임, 팩맨. 팩맨은 단순하면서도 반복해서 도전하게 만드는 즐거운 게임 시리즈로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던 아케이드 고전 명작이다.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는 그런 팩맨의 출시 45주년을 기념하며 기존의 팩맨 시리즈와는 사뭇 다른 스타일의 팩맨 IP 신작을 출시해 눈길을 끌었던 바 있다. 탐색형 2D 액션 장르를 표방하는 '쉐도우 라비린스'다. 흔히 메트로이드와 캐슬바니아를 합쳐 메트로바니아라 부르기도 하는 게임들의 스타일에 가깝다. 기자의 주변 사람들에게 이 게임이 팩맨 IP 게임이라 언급하면 꽤나 놀라는 반응을 볼 수 있었다.

 

다양한 팩맨 게임들 중에서도 유독 이질적인 분위기의 쉐도우 라비린스를 PC 스팀에서 플레이해봤다.

 

 

 

■ 이야기의 궁금증 유발은 좋다

 

쉐도우 라비린스의 메인스토리는 갑작스럽게 시작되지만 그 전개나 이야기의 흐름이 아주 종잡을 수 없는 스타일은 아니다. 게임을 플레이할수록 만나게 되는 등장인물의 말이나 주인공과 팩맨을 닮은 PUCK의 대화를 읽어보면 전반적인 이야기의 흐름을 파악하기엔 무리가 없다.

 

오히려 대체 왜 주인공이 이런 장소에 오게 됐는지, 팩맨이랑 쏙 닮았으면서 보스를 무찌른 뒤 거대하고 검은 형태의 팩맨으로 변해 보스를 게걸스럽게 먹어치우는 PUCK의 정체, 이런 일련의 상황을 뒷받침하는 정보 등에 대한 궁금증을 적당하게 유발한다고 느꼈다.

 


 

 

 

하지만 탐색형 2D 액션을 표방하는 만큼 게임의 주요 스토리 이외 나머지 읽을거리 토막들은 게임 내 온갖 장소에 뿌려진 수집물에 몰아넣었다는 점에서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다. 완전하게 쉐도우 라비린스의 세계나 스토리를 파악하려면 맵 구석구석을 뒤지고 수집품으로 가는 길을 뚫어야 하는 셈이다. 

 

이런 스토리 및 세계관 전개 방식은 게임의 스토리 요소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나름대로 괜찮은 감상을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찾는 과정에서 꽤 스트레스를 받을지도 모르겠다.

 


부지런히 복선도 뿌리고

 


메모도 뿌린다

 

■ 알듯말듯한 난이도와 팩맨 기믹요소

 

게임의 이동 및 전투 애니메이션은 좋게 말해서 군더더기가 없다. 반대로 말하면 좀 삐걱대고 허술하게 느껴진다고 생각될 수도 있다. 하지만 조작감은 생각보다 괜찮은 편이어서 다소 놀랐다.

 

게임의 난이도는 참 아리송하다. 일반 구간에서 굉장히 귀찮은 부분이 있는가 하면, 도전적이어야 할 보스전에서는 여러 패턴을 구사할 보스가 계속 같은 패턴을 연속으로 반복해서 공략을 날로 먹을 수 있는 상황이 매우 자주 벌어졌다.

 


 


게이지를 모아 GAIA를 불러낼 수 있을 때부터 본격적인 시작이다

 

게임을 진행하며 주인공의 공격력이나 회피 등에 사용하는 게이지를 향상시킬 수 있고, 장착 가능한 스킬들은 상점에서 소재와 함께 돈을 지불해 구매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 기술을 구매하기 위해 소재를 모은다는 것 자체는 괜찮은데, 특히 초기엔 이런 성장의 체감이 크게는 느껴지지 않는 편이다. 확실히 검 공격력을 2에서 3으로 올리면 조금 더 강해지긴 하는데, 보스의 체력을 기준으로 보면 그렇게 강해진 체감을 하기 힘든 편이다.

 

원작 IP인 팩맨이나 일종의 이스터에그로 볼 수 있는 구 남코 계열 게임의 오마주 몬스터들은 보는 맛과 플레이의 맛을 더했다. 특정 레일에서는 주인공이 팩맨의 형태로 변신할 수 있고, 이 기믹을 활용해 일반적으로 갈 수 없는 장소에 도달하기도 하는 등 탐험의 맛은 나름대로 확보하고 있다.

 


처음 만난 시점엔 살 수 있는 품목이 없다

 

■ 중심이 아쉽다

 

쉐도우 라비린스는 게임 자체만을 두고 보면 무난한 평작의 느낌을 준다. 이게 팩맨 게임이 아니었거나 메트로바니아 같은 스타일의 게임이 아니었다면, 어느 한 쪽의 게임이었다면 그럭저럭 플레이할만한 타이틀이란 감상이다.

 

하지만 팩맨도 메트로바니아도 살짝 아쉬운 이 밸런스를 잡아줄 중심이 비어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항상 따라다니는 PUCK을 통한 존재감 발산이나 보스 처치 후의 포식 PUCK, 은근히 다음 내용이 궁금한 이야기 등 나눠두고 보면 꽤 괜찮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이 요소들이 다 합쳐진 쉐도우 라비린스를 플레이해보면 뭔가가 아쉽다. 이 게임의 정체성과 재미를 결정지을 묵직한 한 방이 아쉬웠다.

 

쉐도우 라비린스는 일부 보스에 한해서는 꽤 도전하는 맛도 있고, 기자처럼 팩맨 기믹의 조작감이 거슬리지 않는 쪽이라면. 그리고 흩어진 이야기를 모으러 다니면서 이야기를 완성시키는 과정에 즐거움을 느끼는 게이머라면 쉐도우 라비린스에 대해 호의적인 평을 내릴 수 있을 것이나 그렇지 않은 경우는 불호 의견을 내비칠만한, 호불호가 꽤 강하게 갈리는 타이틀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도전적인 시도를 응원했던 터라, 강렬한 마무리를 짓지 못해 아쉽다는 생각도 든다.​ 

 


 


 


팩맨 기믹 조작감이 나쁘다는 이야기도 제법 많은데, 솔직히 적응하기 쉬워서 잘 모르겠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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