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농심 레드포스는 한화생명e스포츠에게 약했다. 무엇보다 농심 레드포스에는 없는 ‘바이퍼’가 한화생명e스포츠에는 존재했다.
농심 레드포스는 2세트 유리한 상황에서 내린 조급한 결정이 결국 악수가 되어 결국 2대 0 패배를 기록했다. 다만 승리한 한화생명e스포츠 입장에서도 최근의 문제들이 전혀 고쳐지지 않은 모습을 보이면서 앞으로의 행보가 걱정되는 분위기다.
특히나 최근 승리한 경기에 바이퍼의 지분이 상당하다는 것이 문제로 꼽히고 있다. 3라운드와 4라운드에 승리한 경기 모두 바이퍼가 POM을 받았다. 그만큼 바이퍼가 해 줘야 승리가 가능하다는 것이고, 상체의 힘이 전혀 나오지 못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어쨌든 어제 승리로 한화생명e스포츠는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 짓게 됐다.
OK저축은행 브리온과 BNK 피어엑스의 경기는 두 세트 모두 초 중반 유리한 상황을 이끌었던 OK저축은행 브리온이 역전을 당하며 2대 0으로 패했다. BNK 피어엑스 역시 좋은 상태는 아니었지만 OK저축은행 브리온의 중반 이후 운영, 그리고 보다 저돌적이었던 BNK 피어엑스가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낸 경기였다. ‘클로저’는 좋지 않았고, ‘디아블’은 훨훨 날았다.
특히나 ‘네오 OK저축은행 브리온’이 BNK 피어엑스에게 유독 약한 모습을 보이면서 라이즈 그룹의 순의 경쟁은 더욱 더 안개 속으로 빠지게 됐다.
금일은 현재 최상위 전력을 가진 두 팀과 최하위 전력을 가진 두 팀의 경기가 있다. 공교로운 사실은 오늘 경기를 하는 팀들 중 젠지와 DN 프릭스의 승패가 정확히 반대이고(21승 1패와 1승 21패), T1과 DRX 역시 그렇다는 것이다(15승 7패와 7승 15패).
1경기 : DRX VS DN 프릭스
- DRX 전력 분석
DRX와 OK저축은행 브리온, 그리고 BNK 피어엑스의 순위 경쟁은 마지막 5라운드가 되어서야 윤곽이 보일 것 같다.
물론 어제 승리한 BNK 피어엑스가 4라운드 경기에서 DRX에게도 승리를 한다면 양상이 달라지겠지만 DRX가 올 시즌 2승 1패로 BNK 피어엑스에게 앞서 있는 상황이기에(심지어 1패도 시즌 초 상태가 좋았던 당시에 패배한 것이다) BNK 피어엑스가 승리를 거두는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DRX는 현재 10%의 전력이 부족한 느낌이다. 분명 여러 팀과 접전을 펼치기는 하고 한 세트 정도는 충분히 가져온다. 하지만 약간의 힘이 부족해 패배하는 상황이 많이 나오는 느낌이다.
오늘 경기는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팀과의 경기다. 다른 팀들은 모두 승리하는데 혼자만 승리하지 못하는 상황이 된다면 이 자체로 순위 싸움에 불리한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다.
- DN 프릭스 전력 분석
지난 경기에서의 충격이 워낙 강했던 만큼이나 이번 경기에서의 기대감이 높지는 않다. 그 정도로 압도적인 유리함을 가졌던 경기마저 패한다면, 심지어 상대가 탑 급 전력을 가진 팀도 아니고 현재 7, 8위 수준의 팀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사실상 경기력 문제도 있지만 팀의 전반적인 모든 것이 무너져 있는 상태라고 봐도 무방해 보인다.
물론 전력 차이가 크지 않은 만큼이나 언제나 ‘승리할 가능성’은 존재한다. 그리고 오늘 상대가 그래도 라이즈 그룹에 속한 팀들 사이에서 가장 해 볼 만한 상대인 것도 맞다.
다만 오늘도 역시 승리보다는 패배할 가능성이 높다. 심지어 지난 OK저축은행 브리온전 2세트의 결과로 충격을 먹은 선수들도 분명 존재할 것이기에 심기일전한 모습보다는 더 무기력한 모습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 실제 경기 분석
현재 9위를 기록중인 팀이 이처럼 자신 있어 할 만한 경기가 있을까. 하지만 오늘은 그렇다. 압도적인 최하위, 심지어 전력과 멘탈, 의지 및 집중력까지 무너진 상대와 경기를 하기 때문이다.
분명 간간히 DN 프릭스의 날카로움이 빛나는 경우가 있다. 또한 경기 초반에는 결코 DN 프릭스의 경기력이 나쁘지 않다. 하지만 중반을 넘어가면 급격히 무너지고 승기를 잡은 경기에서도 실수를 하거나 좋지 못한 판단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팀의 정신적인 부분이나 집중도, 멘탈에 문제가 많다는 이야기다.
오늘 경기 역시 이와 비슷한 흐름으로 진행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상대가 DRX이기에 한 세트 정도는 가져올 수 있을 것 같지만 결국 승리는 DRX가 가져가는 양상이 그려진다.
최근 DN 프릭스의 패배가 많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진행된 양 팀의 경기들을 보면 의외로 활발한 교전이 잘 일어나지 않는 양상을 보인다. 이 경기 역시 대부분의 세트에서 다소 지루한 양상의 경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2경기 : 젠지 VS T1
- 젠지 전력 분석
지난 맞대결에서의 젠지는 사실 100%의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생각된다. 홈그라운드 형태로 펼쳐진 탓에 보다 압도적인 응원을 받은 T1이 조금이나마 더 유리한 상황에 있었고 MSI와 EWC 모두 결승전 진출 및 우승까지 한 탓에, 심지어 3라운드 첫 경기에 배치되면서 체력적인 부분이나 새로운 메타 준비에 애로사항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T1 역시 같은 일정을 소화하기는 했다. 하지만 EWC 결승전이 3,4위전 이후에 펼쳐졌고, 5전 3선승제로 세트 수에도 차이가 있었다. 여기에 T1은 3라운드 3일차 경기에 첫 경기를 진행했고, 그 경기가 바로 젠지와 T1의 경기였다. 여러 모로 젠지가 더 힘든 일정이었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그에 반해 오늘 경기는 어느 정도 피로도 풀렸고 메타 해석도 마친 상태에서 진행된다. 여기에 T1을 응원하는 엄청난 팬들이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지난 경기의 패배로 집중력은 더 좋아진 상태다. 3라운드와는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 T1 전력 분석
젠지와는 반대로 T1의 지난 젠지전은 상당히 긍정적인 요소들이 많았다. 물론 이러한 부분들이 승패를 확정 지을 만큼 엄청난 차이를 내는 것은 아니지만 최상위권 프로의 세계에서는 충분히 승패의 변수가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다.
다만 T1 역시 플레이가 나쁘지 않았다. 최근 진행된 젠지와의 5전제 경기 모두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이 있었고, 여름 시즌의 폼도 상당히 좋은 상황이기에 앞서 언급했던 부분들이 없었더라도 충분히 접전 양상이 이어졌을 것이다.
T1은 현재 모든 선수들이 고루 잘 해주고 있다. 이전 기사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선수에 따라 경기마다 잘 해주는 정도에 차이가 있을 뿐 문제가 되는 선수는 없다. 이 부분이 특히나 앞으로의 팀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 실제 경기 분석
사실 이 경기의 결과를 토대로 일희일비 할 정도는 아니다. T1이 또 다시 승리를 거두더라도 젠지보다 T1의 전력이 더 낫다고 볼 수 없고, 반대로 젠지가 승리한다고 해서 T1의 경기력이 떨어졌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젠지 입장에서는 사실상의 정규 시즌 1위를 확정지은 상황에서 앞으로 있을 플레이오프에 대비하는 플레이를 펼칠 가능성이 높다. 특히나 상대가 강팀이라면 더더욱 데이터의 변별력이 좋아질 수밖에 없다. 반드시 승리를 해야 할 필요도 없기에 이후 플레이오프나 롤드컵을 위해서라면 여러 가능성을 시험하는 기회로 삼는 것이 보다 유리하다.
T1은 젠지에 비해 승리에 대한 열망이 높다. 현재 한화생명e스포츠의 상태가 영 아니라고는 하지만 양 팀의 맞대결에서 한 경기라도 패한다면 2위로 올라서는데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젠지보다는 조금 더 ‘진심’의 플레이가 나올 가능성이 높지만 아직도 팀의 합이나 전략을 성장시키는 과정이기에 현재의 전력보다 나은 모습이 플레이오프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양팀 모두 ‘결과’보다는 ‘과정’에 있는 경기인 만큼 현 시점에서는 오늘 경기의 결과가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다.
당장의 전력은 T1보다 젠지가 조금 더 좋다고 생각되기에 젠지의 승리에 조금 더 무게가 실린다. 다만 젠지가 어떠한 텐션을 보여주는가에 따라 T1의 승리가 나올 수도 있다.
젠지의 2대 1 승리를 예상하며, 두 팀 간의 대결은 승리한 세트에서 큰 격차를 벌리며 승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세트 자체에서 접전 양상 보다는 어느 한 쪽으로 기우는 양상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최근 젠지가 과거와 달리 1세트에서 강한 모습을 보인다는 것도 고려할 부분이다. 1세트는 젠지, 2세트는 T1의 승리 이후 마지막 세트에서 승패가 결정되는 형태로 흘러가지 않을까 싶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