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마리의 파트너 디지몬과 함께, '디지몬 월드 넥스트 오더'

다마고치가 생각나는 육성 방식
2023년 03월 09일 09시 38분 48초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 코리아는 닌텐도 스위치, 스팀용 '디지몬 월드 넥스트 오더' 한국어판을 지난 2월 22일 정식 발매했다.

 

디지몬 월드 넥스트 오더는 지난 2017년 발매된 디지몬 월드 넥스트 오더 INTERNATIONAL EDITION을 닌텐도 스위치와 스팀 버전에 이식한 신작으로, 디지몬 월드 시리즈의 시스템을 계승한 육성 RPG다. 플레이어는 게임 내에서 저마다 다른 성격과 개성, 수명을 가진 파트너 디지몬을 육성해 함께 디지몬 IP의 주요 무대인 디지털 월드를 모험하고, 야생 디지몬들과 배틀을 즐기는 것이 가능하다. 게임 내에는 총 230종 이상의 디지몬이 등장하며 플레이어는 독특하게 두 마리의 파트너 디지몬을 동시에 육성시키고 동행한다.

 

본 리뷰는 PC 스팀 버전 위주로 작성되었으며 디지몬 월드 넥스트 오더는 현재 스팀에서 59,8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 갑자기 디지털 월드로

 

게임의 메인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것은 소년 또는 소녀 주인공이다. 디지몬 월드 넥스트 오더 내에서 주인공이 살던 현실 세계에는 마치 실제 디지몬 상품을 팔고 있는 실제 현실과 마찬가지로 다마고치 형태의 디지바이스 완구를 판매한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주인공은 이 디지바이스를 기반으로 벌이는 대전에서 4강 내에 들어가는 강자로, 게임 도입부에 자신의 디지바이스 완구를 만졌다가 돌연 디지털 월드로 떨어지게 된다. 디지털 월드의 모처에 떨어진 주인공은 워그레이몬과 메탈가루몬이라는 파트너와 함께 그곳에 나타난 파워드라몬을 쓰러뜨리게 된다.

 

이후 이 강력한 파워드라몬과의 전투로 인해 두 파트너는 사망하게 되고, 할배몬이 리더로 있는 디지털 월드 속 시작의 마을 플로티아에서 파트너 디지몬 두 마리를 다시 처음부터 육성하는 상황에 빠진다. 플레이어는 일단 돌아갈 방법도 찾고, 겸사겸사 파워드라몬이 나타나 디지털 월드의 곳곳을 공격해오는 현상을 막거나 조사하면서 디지털 월드의 위기 역시 구해야 한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플레이어가 디지털 월드에 빠진 시점에 다른 인간도 만날 수 있다. 다만 그들 역시 플레이어처럼 동시에 두 마리의 파트너 디지몬과 함께하고 있지 않아 시작부터 주인공이 특별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체감할 수 있다.

 

스토리 진행 단계는 메일을 받으면서 알 수 있다. 메인 퀘스트와 서브 퀘스트, EX 퀘스트 및 일일 퀘스트 등을 메시지를 통해서 파악할 수 있으며 게임 진행에 따라 클리어할 수 있는 수단이 생기는 퀘스트나 아예 어느 정도까지 진행하는 것을 조건으로 달고 있는 서브 퀘스트도 있어 퀘스트 느낌표를 띄우고 있는 디지몬들을 만나도 바로바로 이를 지울 수 없다.

 


 


와! 근본 듀오!

 

 

 

■ 다마고치 느낌의 육성

 

3D로 표현되어 있고 퀘스트 컨텐츠나 다른 컨텐츠들로 꾸며져있기는 하지만 디지몬 월드 넥스트 오더의 전반적인 파트너 디지몬 육성이나 모험 과정은 마치 구 다마고치 디지바이스의 방식을 차용했다고 생각하게 된다. 플레이 중에는 요일과 시간이 흐르고, 이 때 필드에 나가서 야생 디지몬들과 전투를 벌이거나 플로리아에서 트레이닝을 진행해 능력치를 향상시키는 것이 가능한 점과 일정 간격마다 식사를 챙겨줘야 한다는 점, 그리고 때가 되면 화장실을 보내줘야 한다는 점 등에서 그런 감성을 느낄 수 있었다.

 

전투를 바탕으로 깔고 들어가는 퀘스트나 메인 스토리 진행을 위해서라도 꾸준하고 계획적인 트레이닝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향후 게임 진행을 통해 플로리아의 규모가 커지고 서브 퀘스트 달성으로 주민이 늘어 마을 시설이 확장되는 과정을 통해서도 다소 파트너 디지몬의 성장 강화를 노려볼 수 있지만 근본적으론 트레이닝을 얼마나 잘 시키느냐에 따라 빠르게 파트너 디지몬을 성장시킬 수가 있다. 아예 튜토리얼에서 안내를 부탁하면 알에서 막 깨어난 유년기 파트너를 일정 수준까지 트레이닝 장소에서 훈련시켜 진화시키는 것을 추천하고 있다.

 


 

 

 

전투는 플레이어가 사전에 지정한 전략대로 진행하나 도중에 파트너들을 응원할 수 있고, 이 포인트를 통해서 파트너에게 오더를 내릴 수 있다. 두 파트너가 합동 필살기를 사용하거나 특수한 기술 ExE를 발동시킬 수도 있다. 전투를 통해서 향상되는 능력치는 특별한 경우들을 제외하면 미미한 편인지라 막힌다면 트레이닝을 시야에 둬야 한다는 신호가 되기도 한다. 또, 같은 맵 내에서도 분명 비슷한 수준의 디지몬인데 너무 강한 적이 있고 아주 가볍게 이겨버리는 적도 있어 이를 파악할 필요도 있다.

 

파트너 디지몬을 진화시킬 수 있는 것은 당연한데, 두 마리를 동시에 육성한다는 점과 특정 조건들을 맞춰야 원하는 디지몬으로 진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 맞물려서 은근히 저격 진화가 어렵게 느껴지는 편이다. 전투 이후 칭찬하거나 야단을 치면서 유대 관계를 조절할 수도 있고 먹이의 종류에 따라 예절 등의 수치가 변동하기 때문에 원하는 진화를 시키려면 계획을 착실히 수행해야 한다. 칭찬을 하면서 유대를 쌓다보면 해당 디지몬의 진화 트리 정보가 조금씩 밝혀진다.

 

한편 디지몬들에게는 수명이 있다. 때문에 디지몬들은 일정 기간 육성하다보면 갑자기 죽음을 맞이한다. 이게 메인 스토리를 진행하려는 시점에서 발생하면 갑자기 급하게 다음 세대 파트너 디지몬을 육성해야 하는 상황에 쫓기기도 한다. 이런 수명 요소는 음식이나 전투를 통해 오르는 테이머 레벨을 높여 관련 테이머 스킬을 투자하면 완화시킬 수 있다. 수명 외에도 다음 세대 디지몬에게 능력치를 일정 부분 계승시키거나 진화시켰을 때 향상되는 수치, 아이템 소지 수 등 다양한 방면에서 테이머를 강화할 수 있다.

 


 


처음엔 모든 조건이 가려져있다.

 

■ 큰 변화는 없지만

 

디지몬 월드 넥스트 오더는 사실 큰 변화까지는 없는 이식작이다. 그래도 국내 한정 공식 한국어판의 출시라는 점이 의미가 있고, 디지몬 월드 시리즈를 좋아했거나 디지바이스 육성의 감성을 좋아한다는 게이머, 혹은 디지몬 자체를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플레이해볼만한 타이틀이다. 전면적인 리메이크나 리마스터가 아닌 이상 시대의 차이에서 오는 투박함은 어쩔 수 없지만 달리기의 추가 등 소소한 변화들이 있어 조금이나마 게임 진행이 쾌적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신 기능을 게임 내에서 별도로 안내해주지 않아 후반부에 가서, 혹은 아예 엔딩을 보고 알게 된 게이머도 있을 정도다.

 

게임 진행 도중 은근히 불편한 요소들이 그대로 유지됐다. 예를 들어 메인 퀘스트는 그렇다 치고 서브 퀘스트같이 여러 개를 받고 진행할 수 있는 경우는 메일 체크가 좀 헷갈릴 수 있다. 이미 완료한 서브 퀘스트 메일에 별도의 표시가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어느 퀘스트를 진행하지 않았나 대략적으로 알고 있을 필요가 있다. 또 전투의 난이도가 은근히 있는 편인지라 처음 디지몬 월드 넥스트 오더를 플레이하는 게이머라면 가장 쉬운 난이도로 게임의 분위기를 파악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디지몬 팬이지만 아직 이 타이틀을 플레이해보지 않았다면 해볼만한 이식작이라고 생각한다. 의외로 본편이 꽤 오래 전에 출시된 게임인데도 공략 정보가 많지는 않은 편이기도 하다. 과거에 존재했던 공략들이 말소된 경우도 있고, 궁금한 부분을 직접 들이받으면서 하거나 디지몬 관련 커뮤니티에 진입해서 정보를 얻는 것도 막혔을 때 돌파구의 하나가 될 것이다. 여담으로, 온라인 배틀 기능이 있기는 한데 인게임에서의 배틀 방식과 달리 실제 제품처럼 디지바이스 세 개에 디지몬을 등록시켜 자동으로 배틀해 승패를 가리는 방식이다.​ 

 


거리를 잘 재지 않고 오더를 내리면 MP만 낭비한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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