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 스프링, 주목할 만한 신인들

2023 LCK 스프링 시즌 5주차 경기 분석
2023년 02월 15일 13시 46분 38초

이제 1라운드 경기도 각 팀 별로 마지막 경기만이 남았다. 5주차 경기의 경우, 1라운드 경기가 종료된 후 바로 2라운드 경기가 시작되는데, 이번 주 경기를 통해 스프링 시즌도 어느덧 반환점에 접어들게 된다. 절반 정도의 경기가 진행된 만큼이나 올 시즌 새로이 등장한 신인 선수들의 실력도 이제는 어느 정도 검증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22 시즌의 경우, 생각보다 두각을 나타내는 신인이 거의 없던 해였다. T1의 제우스만이 독보적인 모습을 보였을 뿐, 다른 선수들은 사실 주목받지 못한 활약을 했다. 

 

제우스의 경우 21시즌에 T1에서 데뷔했지만 당시는 일부 경기만 뛰었을 뿐이고, 풀 시즌을 뛴 것은 22 시즌이 처음이기에 22년 기준에서 신인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 

 

어쨌든, 작년과 다르게 올 시즌은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되는 신인들이 제법 눈에 보이고 있는데과연 주목할 만한 실력을 가진, 그리고 자신의 몫을 충분히 하고 있는 신인 선수들은 누구일까.  

 

리브 샌드박스 - 윌러(Willer: 김정현)

 

윌러는 엄밀히 말해 정통적인(?) 신인은 아니다. 연차로도 3년차다. 하지만 아직까지 한 해, 심지어 한 시즌도 꾸준히 스타팅 멤버로 출전한 적이 없기에 올 스프링 시즌이 진정한 커리어의 첫 해인 셈이다. 21년 한화생명e스포츠에서 서머 시즌 중반에, 그리고 22년에는 온플릭의 서브로 간간히 등장하며 가능성을 알린 것이 전부다. 

 

어찌 보면 한화생명e스포츠에 같이 몸 담았다가 23 시즌이 시작되며 타 팀으로 이적한 탑 솔러 두두와 비슷한 유형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차이라면 두두는 올 시즌 전에도 온전히 풀 시즌을 치룬 경험이 있는 선수이고, 윌러는 풀 시즌 경험이 없다는 것이 다르다. 

 

윌러의 실력은 현재 스프링 시즌의 적은 경기들 만으로도 충분히 입증되고 있다. 기본적으로 현재 메타라 할 수 있는 마오카이 및 세주아니, 오공과 엘리스 등을 모두 잘 하며(어찌 보면 현재 메타의 가장 큰 수혜자일지도…) 지난 kt롤스터 전에서는 3연속으로 스틸에 성공하는 등 피지컬에서도 상급의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

 


 

물론 캐니언이나 피넛 정도의 S급 정글러와 비교하면 아직은 실력 면에서 부족하지만(사실 이들과 대등한 플레이를 하는 선수들은 다른 팀에도 없다), 이들을 제외하고는 상위급 평가를 받을 만큼 준수한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심지어 리브 샌드박스 흥행 돌풍의 핵심 주역이 바로 윌러다. 지표 자체는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지만 정글러만큼 지표가 의미 없는 포지션도 없다(물론 그럼에도 캐니언과 피넛의 지표가 월등하기는 하다). 중요한 순간에 스틸 한 번, 갱킹 한 번만 효과적으로 성공해도 영웅이 되는 것이 정글러 아니던가.

 

22 시즌과는 다른 모습으로 만개한 기량을 선 보이다 보니 각종 커뮤니티나 방송 해설진들의 칭찬도 이어지고 있으며, 앞으로의 모습이 더욱 기대되는 선수이기도 하다. 한화생명e스포츠에서 간간히 보여주었던 고점 플레이를 리브 샌드박스에서는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 느낌이다. 

 

여담으로 현재 윌러와 두두가 좋은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보니 이들이 그대로 한화생명e스포츠에서 선수로 활약했다면 팀의 성적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의견도 많은 편. 본 기자 역시 이 의견에 1000% 공감하는데, 만약이라는 가정 하에 이들이 선수로 플레이 했다면 아마도 최소 3위 정도는 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젠지 – 페이즈(Peyz: 김수환)


페이즈의 CL 경력은 화려하다. 22 시즌 1라운드 MVP, ALL CL팀 원딜러. 여기에 펜타 킬 2회(서머 시즌에만)에 다수의 쿼드라 킬까지 페이즈는 일명 CL을 씹어 먹었던 최고의 원딜러였다. 

 

그 뿐인가 아카데미 시절 최고의 유망주로 꼽혔던 선수이자, CL에서 가장 잘하는 선수로 가장 많은 언급이 됐던 선수이기도 하다. 젠지가 룰러 대신에 페이즈를 콜업하기로 한 결정 역시 이러한 이유가 크다. 

 

하지만 CL과 1부 리그는 다르다. 그리고 그 빈 자리를 채워야 할 대상이 다름아닌 현재 최고의 원딜러로 평가받는 룰러다. 

 


 

스프링 시즌 초반에는 불안했다. 생각보다 딜량이 나오지 않기도 했고 잔 실수가 많이 보였다. 하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경기 감각도 살아났다. 

 

이는 지표로도 드러나는데, 현재 POG 포인트 공동 1위를 기록 중이고(400포인트) K/DA 비율은 원딜러 중 가장 높다. 원딜러 최고의 지표라 할 수 있는 DPM도 상위권이고, 경험치만 쌓이면 대성할 만한 기질이 보이는 선수다. 

 


 

물론 긍정적인 부분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kt롤스터 전처럼 잘 되는 경기와 그렇지 못한 경기가 극명하게 보이는 편이기도 하고, 라인전이 상당히 약하다. 

 

특히 라인전의 경우 다른 상급 원딜러들과 비교해 가장 큰 차이가 나는 부분인데, 이는 라인전의 열세에서 오는 차이를 그만큼 다른 선수들이 보완해 주었다는 것이고, 다른 팀이라면 이러한 높은 킬비와 딜량이 쉽지 않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결론적으로 현재의 좋은 결과들은 젠지라는 팀에 있기에 일정 부분 가능했다는 것. 그렇다고 페이즈의 실력을 폄하할 정도까지는 아니다. 분명 젠지 버프를 받기는 했지만 페이즈의 실력은 리얼이며, 앞으로 더 크게 성장할 만한 가능성과 스타성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국내를 대표하는 원딜러들은 연차가 제법 되는 편이다. 그나마 구마유시가 4년차에 접어든 선수로 젊은 축에 속하는데, 이렇듯 가능성 있는 젊은 원딜러의 등장이 상당히 반갑기도 하다. 

 

어쨌든 페이즈는 신인 선수들 중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고, 앞으로 얼마만큼의 성장을 이루어 낼 지가 궁금한 선수다. 기대할 만한 선수인 것은 분명하다.  

 

농심 레드포스 – 든든(DnDn: 박근우)

 

LCK CL을 관심 있게 지켜본 분들이라면 잘 알고 있겠지만 든든은 22 LCK CL 결승전 MVP 출신의 선수다. CL에서의 든든은 상위권 탑솔러로 평가받았고, 여러 경기에서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럼에도 사실 상 2군 선수들의 정식 1군 콜 업은 쉽지 않다. 실력도 중요하지만 그 외의 변수들도 도움을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처럼 좋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팀에서 새로운 선수를 영입하는 대신에 전년도 CL 우승을 거머쥔 챌린지 팀 전체를 1군으로 콜업시키는 선택을 한 것이다. 

 


 

무엇보다 다른 1군 선수와 경쟁하는 상황도 아닌 붙박이 주전 보장에, 다른 낯선 선수들과 플레이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간 함께 해온 챌린지 팀 팀원들과 함께 경기를 한다. 그러한 만큼이나 처음 1군으로 콜 업 된 다른 선수들과는 달리 심리적인 안정감과 동시에 신인이라고 해서 불편하게 느낄 만한 것도 없다. 단순히 게임만 잘 하면 됐다. 

 

하지만 체급의 한계라는 것은 존재하기 마련이고, 부족한 경험을 채워 줄 선배들도 없었다. 농심 레드포스의 최하위는 예정된 수순이었으며, 팬들의 반응 역시 버린 시즌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러한 가운데 든든의 활약은 농심 레드포스 내에서도 단연 돋보였다. 실제 경기를 보면 알 수 있지만 다른 탑 라이너들에게 크게 밀리지 않는 플레이를 펼치고 있고, 플레이 메이킹 능력도 상당히 좋다. 농심 레드포스의 전력이 다른 팀들과 비교해 한 수 이상 쳐지는 것을 감안할 때 이 정도면 이후가 기대될 만한 선수라 할 수 있다. 

 


 

물론 최 하위를 달리는 팀 사정 상 세부 지표가 그다지 좋을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에서 확실히 제 몫은 해 주는 선수다. 

 

아직 경험이 부족한 만큼 아쉬운 부분이 많기는 하다. 농심 레드포스 안에서는 돋보이는 활약을 하지만 다른 1군 선수들과 플레이 시에도 그러한 메리트가 있을 지 의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페이즈가 팀의 엄청난 선배들 효과를 톡톡히 받는 것과 다르게 든든은 소년 가장의 입장이라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페이즈와 비슷한 상황이었다면 아마도 든든 역시 여러 지표들이 더 좋아지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든든은 안정적인 플레이를 보여주며 닉네임처럼 ‘든든’한 모습이 인상적인 선수다. 중계진이나 팬들의 반응도 긍정적이고, 첫 시즌 경험치를 먹은 후의 성장이 기대되는 선수이기도 하다. 팀이 농심 레드포스다 보니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잘 받지 못하지만 주목할 만한 선수인 것은 분명하다. 

 

■ 2월 15일 경기 분석

 

1경기 - kt롤스터 VS DRX

 

현재 폼 만으로 보면 결과가 너무나 뻔하게 보이는 매치다. 3연승의 kt롤스터 와 연패중인 DRX의 경기다.

 

kt롤스터는 현재 폼이 너무나 좋다. 다만 변수라면 디플러스 기아와 젠지 모두 상당히 안일한 벤픽을 한 경향이 있어 실제보다 현재 실력이 과대 평가되었을 수도 있다는 점. 이번 DRX전의 모습을 보면 각성한 kt롤스터인 것인지, 아니면 상대의 안일함에 기댄 승리일지를 알 수 있을 듯하다. 

 


 

DRX는 총체적 난국이다. 베릴이 태업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종합적인 지표에서 베릴이 최하위를 달리고 있다. 뭐 사실 베릴만 그런 것은 아니다. 라스칼을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지표상으로 최하위권이니 말이다. 

 


 

특히나 덕담은 심각한 수준인데, DPM을 포함한 대부분의 지표에서 압도적인 최하위를 기록 중이고 종합적으로도 모든 원딜러를 통틀어 유일하게 한참 아래에 위치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좋은 성적이 나올 리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소 한 세트 정도는 어떻게든 비비는 저력을 보여주는 것이 DRX의 신기한 점이다. 뭐랄까 엉킨 실타래를 풀 수만 있다면 어느 정도 회복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그게 잘 안되는 느낌이다.

 

이 경기는 kt롤스터의 2대 0 승리를 예상하며, 모든 세트에서 kt롤스터가 완승할 것으로 보인다. 킬이 많이 나오지 않는 경기가 될 확률이 높다. 

 

2경기 - 한화생명e스포츠 VS 농심 레드포스

 

또 다른 최하위권 팀의 경기다. 앞선 DRX와 마찬가지로 농심 레드포스 역시 승리할 확률이 낮은 경기다. 

 

한화생명e스포츠는 변화가 필요하다. 직전 디플러스 기아와의 경기처럼 스프링 시즌 초반에 보여준 스타일로는 순위 상승이 쉽지 않다. 잘 하는 법을 깨우쳤는데, 이것을 반 이상 잊어버린 느낌이랄까. 이대로라면 적어도 스프링 시즌은 쉽지 않은 여정이 예상된다. 

 


 

물론 그럼에도 농심 레드포스에게 패할 일은 없을 것 같다. 지금까지 패배했던 팀들 모두 현재 순위가 한화생명e스포츠보다 높은 팀들이고, 자신들보다 낮은 팀에게 패배한 적은 없었다. kt롤스터처럼 뜬금없이 광동 프릭스에게 패하는 일도 없었고 말이다. 

 

이는 체급 차이가 확연하게 나는 팀들에게는 개개인의 피지컬 만으로도 승리가 가능하다는 말이다. 한 마디로 농구 경기에서 아무런 작전이 없어도 개인의 기량만으로 상대에게 승리하는 셈이다. 바로 이 작전이 더해진다면 한화생명e스포츠의 전력이 엄청나게 상승할 텐데 그것이 되지 않는 점이 한화생명e스포츠의 아쉬운 점이다.  

 

어쨌든 농심 레드포스는 현재 체급이 가장 낮은 팀이고, 그만큼 한화생명e스포츠가 패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앞 경기인 kt롤스터와 DRX의 경기에서 DRX가 승리할 확률이 10%쯤 된다고 하면 농심 레드포스가 승리할 확률은 2%쯤 되지 않을까. 물론 스포츠 경기의 경우, 저 정도의 확률이 실제로 승리로 이어지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말이다.    

 


 

반면 세트 스코어는 2대 1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이는 한화생명e스포츠 역시 다양한 밴픽과 조합, 그리고 전략들을 시도해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생명e스포츠가 승리하는 경기에서는 압도적인 승리가 이루어질 확률이 높은 경기이며, 농심 레드포스 자체가 상당히 호전적이고 한화생명e스포츠 역시 오는 싸움을 마다하는 팀은 아니기에 많은 킬이 나오는 화끈한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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