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P에서 플레이하던 감성 그대로, '페르소나3 포터블'

정말 그대로
2023년 01월 30일 17시 00분 03초

세가퍼블리싱코리아는 지난해 발표했던 일정대로 지난 19일 '페르소나3 포터블'을 Xbox 게임패스, Xbox Series X/S, Xbox One, 윈도우즈 PC, PS4, PS5, 닌텐도 스위치, 스팀에서 동시 발매했다.

 

페르소나3 포터블은 일본에서 지난 2009년에 휴대용 기기인 플레이스테이션 포터블, 즉 PSP로 발매되어 시리즈 최초로 플레이어가 주인공의 성별을 고를 수 있는 시스템으로 화제가 되기도 한 작품이다. 이어 2013년에는 일본에서 극장판 애니메이션을 총 4부작으로 개봉하는 등 게임 이외에도 다방면으로 사랑받으면서 페르소나 시리즈의 본격적인 인기를 견인하기 시작한 타이틀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런 페르소나3 포터블이 13년이라는 시간의 간극을 거쳐 드디어 처음으로 이식이 결정됐다.]

 

플레이어는 특별과외활동부라는 집단에 소속되어 약 1년 동안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 이번 리뷰의 플레이 기종은 PS5.

 

 

 

■ 인공섬 위에서 진행되는 1년

 

페르소나3 포터블은 2009년 도쿄 미나토구에 위치한 인공섬 타츠미 포트 아일랜드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플레이어는 이 지역에 위치한 월광관 고등학교에 입학해 1년의 시간을 보내게 된다. 타츠미 포트 아일랜드로 전학을 온 주인공은 우연히 심야 시간대 사이에 존재하는 쉐도 타임을 볼 수 있었고, 대범하게도 도시 전체가 똑바로 선 관 투성이와 혈흔이 낭자하는 상황으로 표변했음에도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보이며 이 사건을 넘긴다. 그러나 이를 파악하고 있던 집단, 특별과외활동부는 주인공에게 쉐도 타임의 비밀과 이에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무기력증의 상관관계를 파헤치는 일에 협조해달라 부탁하는 내용으로 게임의 도입부가 장식된다.

 

플레이어는 게임 시작에 앞서 남성 또는 여성 주인공으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데 이는 단순히 성별이나 대사의 말투가 달라지는 수준인 것이 아니라 대사, 페르소나 시리즈의 상징적 시스템인 커뮤 및 연인 관계로 돌입할 수 있는 캐릭터 자체가 바뀌기도 하는 등 남성 캐릭터와 여성 캐릭터로 플레이했을 때 차이를 확실히 느낄 수 있을만한 시스템이다. 게임에서도 페르소나3 포터블을 처음 플레이하는 게이머라면 남성 주인공으로 플레이해 게임 본연의 분위기와 스토리를 즐길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으며 이미 시리즈를 경험한 게이머는 여성 주인공으로 플레이하는 것을 추천하고 있다.

 

페르소나 시리즈들이 대개 그런 것처럼 꽤 청춘 커뮤물처럼 느껴지는 요소들이 있기는 하지만 시리즈 내에서도 일종의 과도기적 포지션에 있는 타이틀인데다 메인 테마까지 죽음인지라 여신전생 시리즈 특유의 그런 분위기들과 페르소나4부터 느낄 수 있었던 그런 분위기가 혼재한다는 느낌을 준다. 특히 4편과 5편을 플레이했지만 아직 페르소나3을 플레이해보지 않은 게이머라면 다소의 온도차를 확연히 느낄 수 있을 것. 게임의 흐름은 매일 시간대별로 나뉜 일정에 원하는 행동을 하면서 보름달이 되는 날에는 강력한 쉐도와 전투를 치르게 되는 방식으로 메인 스토리를 진전시킨다.

 


 


준페이(고2)는 다시 봐도 놀라운 비주얼

 

 

 

■ 페르소나 시리즈 특유의 전투

 

페르소나3 포터블의 전투 시스템은 페르소나 시리즈의 익숙한 전투 방식을 그대로 가져가고 있다. 페르소나3과 FES, 페르소나4의 시스템을 적당히 조합해서 후속작의 전투 시스템이나 카메오를 등장시키기도 하는 등 시리즈 팬에게도 친숙한 접근법을 취한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보름달이 뜰 때마다 진행되는 메인스토리 외에도 이에 대비해 주인공과 특별과외활동부 멤버들을 한 파티에 편성하고 기숙사로 돌아온 밤 시간에 쉐도 타임을 노려 타르타로스라는 던전에 진입할 수 있다.

 

각 구역과 전체 수백 층에 달하는 타르타로스는 고전 JRPG식 던전 스타일을 따르고 있다. 심볼 인카운트 형식으로 적의 허를 찌르거나 아군이 선공을 당하면 첫 턴을 빼앗기기도 하는 등 심볼 인카운트 특유의 선공 확률 시스템이 채택되어 있다. 또, 주인공은 초기 페르소나인 오르페우스 외에도 다른 멤버들과 달리 자유롭게 계약한 페르소나들을 변경해서 활용할 수 있으며 이들의 합체기도 아이템 형식으로 전투에 이용할 수 있다. 합체기인 믹스레이드가 일종의 아이템 카드로 변했기 때문에 본편처럼 하르마게돈 난사를 하기엔 어려워졌다.

 

플레이어는 서포터 멤버를 통해 적으로 등장하는 쉐도들의 정보를 일정 턴이 지난 후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만능이 아니고 정보도 아예 파악할 수 없거나 제한적으로 밝혀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아예 쉐도들의 약점을 외우거나 그때그때 여러 타입의 공격을 시도해보며 약점을 찾는 수밖에 없다. 약점이 중요한 것은 적의 약점을 공격하거나 크리티컬이 발생해 적을 다운 상태로 만들었을 때 한 번 더 행동이 가능한 1 more가 발생하기 때문이며, 모든 적을 다운 및 기절 상태에 빠뜨리면 시리즈 특유의 총공격을 발동할 수도 있다. 여기에 여신전생 시리즈처럼 반감이나 무효인 공격을 가해도 아군의 남은 턴이 날아가지는 않으니 상대적으로 캐주얼한 난이도인 편이다.

 


초기 설정은 주인공 외의 파티원은 판단에 맡기도록 되어 있지만 직접 조작으로 전술을 변경할 수 있다.

 


벨벳룸에서의 페르소나 합체나 퀘스트도 지원

 

 

 

■ 리메이크나 완전판을 기대했다면

 

리마스터로 출시된 페르소나3 포터블은 확실히 해상도 등의 리마스터링을 거치긴 했지만 거의 대부분의 요소가 그대로인지라 딱 그 정도에 그치고 있다. 사실상 이식을 위한 리마스터라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때문에 PSP 사양에 맞춘 컨텐츠가 그대로 들어있어 게임 내 애니메이션도 상당히 제한적이고 맵 이동이나 캐릭터들과의 상호작용 및 조사 등이 간소화 된 그대로다. 더불어 앞서 수백층에 달한다는 타르타로스 역시 과거 감성의 던전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기에 요즘의 감각으로 이 게임을 접한다거나 시리즈 중 많은 인기를 얻었던 페르소나3의 리메이크 또는 페르소나4 골든과 같은 완전판 출시를 기대한 팬이라면 아쉬움의 감정을 삼킬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르소나3 포터블은 아직 플레이해보지 않았던 JRPG 게이머나 페르소나4 골든, 5편 등으로 이 시리즈에 관심을 가진 게이머들이 플레이해보기엔 나쁘지 않은 작품이라 생각한다. 정말 PSP판을 거의 그대로 이식할 줄은 몰랐던 것이지 게임의 본질 자체가 무너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2009년 당시의 감성이나 PSP의 제한적 컨텐츠를 감안한다면 볼륨도 제법 뛰어난 편이다. 특히 커뮤 대상이나 대화 등이 달라지는 변화가 존재하는 여성 주인공의 존재로 그럴 마음만 든다면 두 배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 역시 장점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 이상의 변화를 기대했다면 아쉽겠지만 기종이나 시기적인 이유로 아직 플레이해보지 못한 신규 팬이라면 충분히 시리즈 인기작을 즐길만하다.​ 

 


오히려 그 당시의 투박한 그래픽이기에 더 섬뜩한 기분도

 


 


이런 인터페이스도 그대로인지라 편의성이 떨어진다. 구매할 때도 구매 확정 의사를 묻지 않기에 그냥 아이템을 선택하면 바로 구입처리.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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