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이야기를 재조명, 와플드와 기억 속 모험 '원피스 오디세이'

미디어믹스 중 잘 만들어진 신작
2023년 01월 31일 14시 17분 55초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 코리아는 PS4, PS5, Xbox Series X/S, 스팀용 RPG '원피스 오디세이' 한국어판을 지난 12일 정식으로 발매했다.

 

원피스 오디세이는 만화 원작의 애니메이션 원피스를 기반으로 하는 미디어믹스 타이틀이다. 시점은 밀짚모자 해적 일당의 디자인이 바뀐 이후로, 항해를 하던 도중 갑자기 폭풍에 휩쓸린 밀짚모자 일당이 주위가 폭풍으로 둘러싸인 풍요로운 자연 속 수수께끼의 섬, 와플드로 표류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주축으로 한다. 바다에 가라앉은 사우전드 써니 호와 힘을 잃어버린 밀짚모자 일당은 섬을 탈출하기 위해 새로운 모험을 떠나게 된다. 플레이어는 추억으로의 회귀 컨셉으로 펼쳐지는 원피스의 새로운 이야기를 체험할 수 있다.

 

이번 리뷰는 PS5로 플레이한 것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 불가사의한 섬 와플드

 

루피와 밀짚모자 해적단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항해를 하던 도중 갑자기 발생한 폭풍에 휩쓸리고, 그대로 수수께끼의 섬에 표류하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그들의 해적선 사우전드 써니 호로 탈출을 도모할 수도 없는 상황. 밀짚모자 일당은 어쩔 수 없이 이 섬을 탐색하기로 결정한다. 표류하며 흩어진 동료들을 다시 만나는 과정에서 의문의 소녀에 의해 힘을 잃게 된다. 이는 게임 시스템적으로도, 스토리적으로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데 처음 게임을 시작했을 때 밀짚모자 일당은 40레벨에 다양한 기술들을 사용할 수 있지만 힘을 잃은 시점부터 1레벨로 돌아가 능력을 되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그리고 소녀와 또 다른 캐릭터 아디오의 등장을 통해 플레이어와 밀짚모자 일당은 이 섬이 와플드라는 것과 힘을 되찾기 위해 해적에게 적대적인 리무를 납득시키고 힘을 빌릴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게 된다. 리무는 접촉하는 것으로 밀짚모자 일당의 힘을 큐브로 만들어 흩어버렸고 이를 되찾기 위해 섬의 유적을 탐색하며 그 과정에서 밀짚모자 일당이 지나온 과거의 기억을 다시금 리무와 함께 체험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따라서 원피스 오디세이의 스토리는 크게 밀짚모자 일당의 과거를 되짚는 기억 속 세계에서 모험하는 과거 파트와 와플드를 탐험하는 현재 파트로 구분할 수 있다.

 

밀짚모자 일당의 기억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과거의 에피소드가 다시 진행되기는 하지만 이미 과거를 지나온 밀짚모자 일당은 조금이지만 과거와 다른 전개를 만들어나가기도 한다. 이번 신작 원피스 오디세이는 이렇게 밀짚모자 일당의 과거를 되짚는 일종의 시간여행과도 같은 스토리를 풀어나간다.

 


 


오리지널 캐릭터 리무

 


 

 

 

■ 턴과 에어리어 기반의 전투

 

원피스 오디세이의 전투는 심볼 인카운트 방식으로 진행된다. 심볼 인카운트 타입의 RPG가 종종 갖추고 있는 허점을 노렸을 때, 혹은 노려졌을 때 선제공격을 가하거나 당할 수 있는 시스템 또한 구현되어 있다. 전투에 돌입하면 보편적인 JRPG들처럼 턴 기반의 전투가 시작되는데, 아군과 적들은 각각의 에어리어로 나뉘어 전투를 진행한다. 일반적으론 같은 에어리어에 있는 적들부터 처리해야 하며 원거리 기술을 사용해 다른 에어리어의 적을 멀리서 공격하거나 아예 해당 에리어로 넘어가 같은 에어리어 내에서 전투를 벌이는 것 역시 가능하다.

 

플레이어는 밀짚모자 해적단의 멤버들 중 네 명의 멤버를 한 파티에 편성할 수 있다. 이들은 전투에 나서는 멤버들로, 편성되지 않은 멤버들은 예비 상태로 전투 도중이나 평소 메뉴를 열어 교대할 수 있다. 생각보다 이 교대를 효과적으로 이용하면 전투를 편리하게 이끌 수 있다. 아군과 적을 불문하고 각각의 캐릭터는 저마다 타입 속성을 지니고 있어서 각 타입의 상성 차에 따라 꽤 큰 피해량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전투에서 자신의 에리어나 다른 적들과 역상성인 멤버를 다른 해적단 멤버로 교체해서 효율적인 전투를 진행할 수 있다. 특히 이 교체에 별도 턴 소모가 없기 때문에 받는 피해와 입히는 피해 양면에서 교체를 잘 고려해 사용하면 게임이 한결 편해진다.

 

스토리 진행에 따라서 밀짚모자 해적단 이외의 멤버가 게스트로 참전해 함께 싸우는 경우도 존재한다. 도입부에 힘을 잃은 시점부터 1레벨로 돌아가 기술도 상당히 줄어든 상태로 게임을 진행해 화력이 부족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가끔 오기도 하지만 첫 번째 기억 속 세계인 알라바스타 편을 해결하면서 루피의 기어2 기술 등 보다 강력한 기술들을 해적단 멤버들이 익히기 때문에 화력이나 유틸리티적인 기술들이 늘어 좀 더 전투의 선택지가 늘어난다. 이런 기술들은 전투 돌입과 일반 공격 타격 등을 통해 얻을 수 있는 TP를 소모해 사용하며 전투 종료 시에도 TP가 유지되므로 스킬을 몰아칠 타이밍을 재면서 전투를 진행하는 것도 가능.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각 캐릭터 사이의 유대기를 사용할 수도 있다.

 

■ 호불호는 갈릴 수 있는 게임

 

그간 많은 미디어믹스 게임들을 플레이해본 사람들도 있겠지만 원피스 오디세이는 그런 미디어믹스 IP 기반 게임들 중에서도 꽤 풍부한 플레이타임과 의외의 완성도를 가진 게임이다. 물론 극초반에 제한적인 이동이나 잦은 암전 및 로딩 등 상당히 편의성 밑 제한적인 요소들에는 아쉬움을 느꼈지만 게임 전반적인 면으로 놓고 보자면 JRPG 특유의 강점들을 적절히 살려내면서 난이도는 쉽지만 무난하게 즐길만한 JRPG가 만들어졌다고 느낄 수 있었다. 불만이 좀 있다면 기본 이동 속도가 느리고 달리기조차 기본 이동 속도와 큰 차이가 나지 않아 답답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 타이틀의 핵심 스토리가 일종의 시간여행이라고도 볼 수 있는 기억 속 과거를 되짚는 이야기를 주로 깔고 가기 때문에 이런 스토리 구성의 특성상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다. 보통의 고유 IP라면 다를 수 있지만 원피스같은 미디어믹스 기반의 게임에서 과거를 되짚는다는 것은 이미 본 스토리를 다시 보아야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새로운 스토리를 기대하고 있었던 사람이라면 실망감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반면에 같은 스토리라도 미래의 밀짚모자 일당이 같은 사건을 미래 시점에서 다시 돌이키며 조금 다른 스토리를 만든다는 점이 좋은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특히 원피스의 특정 캐릭터 팬이라면 은근히 가슴이 찡한 장면이 나올 수도 있고 말이다.

 


온 세상이 버기다

 

완전히 새로운 스토리의 양은 적지만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의외로 JRPG적 특성은 제법 잘 살리고 있어 수집 요소 등 메인 컨텐츠와 서브 컨텐츠가 꽤나 착실하다. 특히 각각의 캐릭터가 가진 스킬을 강화할 수 있는 큐브가 맵 여러 장소에 숨겨져있고 밀짚모자 해적단의 멤버들이 각기 고유한 능력을 지니고 있어 맵을 이동하면서도 각종 요소에 상호작용하기 위해 캐릭터를 바꿔가며 맵을 탐색하고 아이템을 획득하는 것은 흥미로울 수 있다. 다만 이 부분에 있어선 아쉬웠던 것이 캐릭터의 다소 느린 이동 속도였다. 빠릿빠릿하게 캐릭터를 바꾸고 금방 이동해서 맵 구석구석을 탐색할 수 있다면 편하겠지만 편법을 사용할 수 없는 콘솔 입장에서는 답답한 것을 원치 않는 게이머의 경우 불편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과거를 돌이키면서 다양한 추억 속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와플드에선 새로운 캐릭터가 일부 등장하기도 하나 전투에서 마주하는 일반적인 적의 종류가 아주 다양하다곤 느끼기 힘들었고 실제 전투에서 맞서 싸우는 유명 캐릭터들이 좀 더 많았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더불어 시리즈의 장기화로 인한 자연스러운 노화 때문인지 일부 캐릭터의 음성은 상당히 달라져 듣기 괴로운 경우도 있었다. 그럼에도 원피스 오디세이는 근래 출시됐던 미디어믹스 게임들 중에선 제법 괜찮은 출시작이다. 원피스를 좋아한다면 한 번 플레이해볼만한 신작.​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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