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폐인 그녀와의 동거, 비주얼노벨 '러브인 로그인'

장르 입문작으로 어울리는 난이도
2023년 01월 01일 00시 53분 02초

지난 22일 스마일게이트 스토브에서 운영하고 있는 인디 게임 플랫폼 스토브인디가 노벨피아 웹소설 '게임 폐인 동거녀와 순애는 어떠신가요'를 원작으로 한 비주얼노벨 게임 '러브인 로그인'을 정식 출시했다.

 

압도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받은 히트 타이틀 러브 딜리버리의 개발사 온파이어게임즈가 담당해 출시 전부터 팬들에게 많은 기대를 받았던 신작 러브인 로그인은 게임 회사 직원인 성현의 시점으로 플레이하는 비주얼노벨 게임이다. 여주인공 다혜와의 호감도에 따라 에피소드 진행과 엔딩이 달라지며, 게임 내 스토리와 관련지어 만들어진 미니 게임을 통한 호감도 공략 요소가 존재한다. 여기에 주인공인 성현을 제외한 주변 인물들의 목소리 더빙을 지원하며 국내 비주얼노벨 게임 최초로 IT 하드웨어 전문 브랜드 에이수스(ASUS)와 콜라보를 진행해 게임 내에서 에이수스 제품을 찾아볼 수도 있다.

 

스토브인디에서 정식으로 선보인 러브인 로그인은 15세 이상의 플레이어들을 위한 일반판과 청소년 이용불가 버전의 시크릿플러스판까지 두 개의 버전으로 만나볼 수 있고, 시크릿플러스판은 지금껏 출시된 국내 비주얼노벨 게임들 중 가장 도전적인 CG와 스토리를 담고 있어 큰 관심을 얻은 바 있다.

 


 

■ 히로인의 매력 뽐내는 스토리

 

러브인 로그인은 서두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웹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된 비주얼노벨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이제 많은 사람들이 떠나고 관성적으로 플레이하는 RPG 특유의 만성적인 생존을 이어나가고 있는 빌리언 사가라는 이름의 게임을 플레이하다 해당 게임사에 취직한 29세 남성 권성현이다. 빌리언 사가를 잘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채용된 그는 게임 초반 독백이나 대화를 통해 입사 전후로 꾸준히 게임을 즐기고 있는 것으로 연출되며 모종의 이유로 일러스트 이벤트 당선자와 만나게 된다.

 

히로인은 박다혜. 이 히로인은 이미 많이 알려진 것처럼 권성현과 함께 오랜 시간 빌리언 사가를 플레이한 게임 폐인 수준의 미소녀, 캐릭터명 김폭딸이다. 빌리언 사가의 이벤트에 일러스트를 투고하고 당선되어 게임사 직원과 만나기로 해 나온 자리에서 마침 우산을 도난당하고 기록적인 폭우로 집이 침수되고 만다. 이 과정에서 권성현과 박다혜는 서로가 함께 오래 게임을 즐겼던 사이라는 것을 알게 되며 박다혜의 침수된 집을 수리하는 한 달 동안 두 사람의 동거 생활이 시작된다는 것이 러브인 로그인의 도입부다.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자면 러브인 로그인의 엔딩까지 이어지는 스토리 구조는 우리가 이미 많은 창작물에서 보아왔던 틀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보여주는 이 게임의 히로인 박다혜의 매력은 플레이어의 손을 붙잡으며, 스토리 챕터 사이사이 SD화한 권성현의 집에서 볼 수 있는 그녀의 다이어리 내용과 박다혜의 대사들로 그녀 개인에 대한 이야기를 살살 뿌려놓아 궁금증을 자극한다. 스토리 자체는 완전히 학습된 맛이지만 박다혜라는 캐릭터의 매력이나 그 스토리를 알고 싶은 궁금증을 생기게 만든다. 물론 박다혜 자체의 이야기도 아주 예측 불가능한 것은 아니고 전작을 플레이했다면 더욱 그렇겠지만, 가끔 흘리는 대사나 다이어리에서 비치는 박다혜의 내면이나 이야기들은 플레이어의 가슴에 와닿는다.

 


 


 


과거와 현재에 걸친 다혜의 심리를 알 수 있는 다이어리는 좋은 요소였다.

 

■ 스토리 진행과 미니게임

 

그런 러브인 로그인의 진행은 스토리와 미니게임으로 구성되어 있다. 스토리 한 파트를 진행하고 권성현의 집에서 다이어리를 보거나 다음 스토리 파트로 넘어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으며 스토리 사이사이에 10번의 미니게임이 진행된다. 이 미니게임을 스킵하면 5의 호감도가, 그리고 성공하면 10의 호감도가 상승해 최종적으로 모든 미니게임을 성공하면 트루엔딩을 볼 수 있는 충분한 호감도가 채워지는 식이다. 더불어 미니게임들의 난이도는 대개 낮은 편이고 계속해서 재도전을 할 수 있어 실패할 걱정은 접어두고 플레이하게 되니 마음이 편하다.

 

비주얼노벨이 대부분 그렇듯 게임의 스토리 진행은 주인공인 권성현의 시점으로 전개된다. 따라서 플레이어는 러브인 로그인을 플레이하며 권성현이라는 캐릭터의 입장이 되어 스토리를 감상하게 된다. 스토리를 즐기는 부분에서 보편적인 비주얼노벨 게임들과 차이가 있다면 러브인 로그인은 상당히 선택지를 배제한 게임이라는 점이다. 물론 선택지가 존재하지 않는 비주얼노벨이 없는 편은 아니지만, 러브인 로그인에서는 게임의 분기를 가르는 요소가 미니게임으로 쌓은 호감도와 마지막에 주어지는 선택지 정도밖에 없다.

 

먼저 이야기했던 것처럼 미니게임의 난이도도 그리 높은 편은 아니라서 나름의 공략하는 기분을 느끼고 싶다면 조금 성에 차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야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미니게임에 발목을 잡히면 싫기는 하지만 사실 그냥 계속해서 도전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엔딩 분기에 쉽게 도달할 수 있어 비주얼노벨 나름의 긴장감이 덜한 편이다. 물론 스토리 자체를 감상하고 엔딩 분기를 편하게 즐기기엔 상당히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실제 있는 장소들이 다수 등장한다.

 


 


스토리에 맞춘 미니게임들이 배치되어 있다.

 

■ 비주얼노벨의 입문판

 

러브인 로그인을 플레이하면서 든 생각은 히로인인 박다혜가 제법 매력을 뽐내고 있다는 점과 더불어 이 게임이 비주얼노벨 게임의 입문판과 같은 난이도로 짜여져있다는 것이었다. 앞서 소개한 그대로 선택지를 완전히 최소화시켜 엔딩 분기만 결정하게 되어 있는데다 보통이라면 선택지에 따라 호감도가 등락하는 방식이 아닌 무한히 재도전할 수 있는 미니게임으로 호감도를 채울 수 있다는 부분에서 비주얼노벨 게임이나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을 플레이해보지 않은 사람도 손쉽게 끝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점이 그렇다.

 

또, 평가가 다소 갈릴 수 있는 게임이겠구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서브컬쳐 팬이냐 아니냐의 이야기가 아니다. 애초에 러브인 로그인같은 타입의 게임을 서브컬쳐 팬이 아닌 사람이 손에 쥐는 경우가 적기도 하고. 무슨 이야기냐 하면, 원작을 읽은 독자인가 아닌가 또는 온파이어게임즈의 전작 러브 딜리버리를 플레이했는가 아닌가에 따라 평가가 갈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원작을 읽지 않았다면 분량은 다소 적지만 무난하게 즐기고 넘어갈 수 있는, 히로인이나 작화가 매력적인 비주얼노벨이었다. 또는 29세에 직장을 다니고 있는 사회인 입장의 주인공답지 않다고 여겨지는 부분이 있다. 정도에서 그치거나 전작을 찾아서 플레이해보려는 생각도 들 수 있겠지만 이 게임의 원작을 알고 있는 입장이라면 매력이 상당히 떨어졌고 거의 다른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 수 있는 주인공이나 다른 등장인물들의 괴리감을 느낄 수 있다. 또, 원작의 매력적인 주인공을 좋아했다면 같이 사진을 찍는 장면에서 원래 모습을 그려주긴 했어도 SD 등에서 재미를 위한 표현으로 스테레오 타입 오타쿠 비주얼로 변모한 주인공이 충격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좋아하는 장면이 게임에 구현되지 않았다는 것으로 아쉬움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또 전작인 러브 딜리버리를 플레이했다면 꽤나 반가운 등장인물이나 상황이 묘사되는데,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전작을 플레이하지 않은 사람은 갈등의 해결이 조연급 캐릭터 한 명의 연락으로 해소되는 어찌 보면 데우스 엑스 마키나적인 해소가 이루어지는 부분에서 의아함을 느끼겠지만 전작을 플레이했던 사람이라면 이 사람의 등장이 상당히 반가웠을 것. 물론 엑스트라 컷은 상당히 도전적이라 평가할 수 있겠다.

 

이런저런 아쉬운 부분들이 있었지만 러브인 로그인은 짧은 분량이지만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비주얼노벨 입문작을 찾고 있다면 플레이하도록 권유할 수 있을만한 신작이다. 게임을 플레이하며 수집한 CG나 스토리 파트들은 엑스트라 메뉴에서 다시 감상할 수 있고, 게임 플레이 도중 로그를 열어 저장한 음성 대사를 다시 재생할 수 있는 나만의 엑스트라 보이스 컨텐츠도 구현되어 있다.​ 

 


스토리에 따라 집에서의 SD 표현도 달라진다.

 


썸네일과 폰트의 색상을 조절해야 할 것 같다.

 


김폭딸과의 러브 스토리를 즐겨보자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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