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어쩌다 대선 최대 이슈가 되었을까?

대선후보들, '확률형 아이템 규제'
2022년 01월 14일 14시 53분 47초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선 후보들의 치열한 게임 관련 공약이 나오고 있다. 2030 표심이 이번 대선의 캐스팅보트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레이스 초반부터 게임산업 육성 이슈를 성공적으로 선점했다. 이 후보는 지난해 11월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E-스포츠 발전을 위한 국회의원 모임’ 창립 총회에 참석해 게임산업에 호의적인 제스쳐를 취하며 육성해 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하나의 방안으로 '국군체육부대(상무) e스포츠단' 창단을 제안했다. 이 후보는 "축구단 등 여러 상무 스포츠단이 있는데 국군 상무 e스포츠단을 설치하여, 군대 가는 것이 고통이 아니라 자기 역량을 발휘하고 실력을 양성하는 기회가 되는 것이 어떠냐”며 “창단을 위해 의원들께서 노력해 달라”고 전했다.

 

이어 이 후보는 11월 19일 대전 엑스포 시민광장에서 열린 지스타 2021 관련 게임대전 퍼포먼스에 참가, '갤러그' 실력을 뽐내며 "선수뿐 아니라 게임 개발자, 사업자들이 정말 선전하고 미래산업의 한 축을 담당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게임산업은 문화산업이고, 미래산업”이라며 “게임이 마약과 비슷한 것으로 취급되던 시절에 규제정책이 있고 셧다운제도 하고, 연구개발 지원도 줄어서 게임산업 중국에 추월당했다.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게임산업에 대한 시각이 분명히 드러난 것이다.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서는 같은 당 이상헌 의원의 개정안을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 후보는 디씨인사이드 '이재명 갤러리'를 통해 "자정 작용(자율규제)으로 해결되면 가장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게임업계의 자율규제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개정안이 통과되면 게임 이용자들의 권익을 보다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유저들의 목소리를 제도적으로 보장할 수 있도록, 게임시장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데 정치가 할 일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NFT와 P2E에 대해서도 열린 입장을 취했다. 이 후보는 지난해 12월 21일 게임 전문 유튜브 채널 '김성회의 G식백과'와의 인터뷰에 출연, NFT에 대해 빠르게 적응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가상세계라는 것이 예전엔 황당무계했지만 지금은 중요한 부분이 됐다"라며 "사라지기는 커녕 점점 더 커지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빨리 적응하고 활용하는 게 낫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면서도 부정적 효과에 대해서도 의식하고 있다는 뜻을 밝혔다. 게임-메타버스 특보단 출정식에서 이 후보는 축사를 통해 "파급력이 큰 신기술일수록 그림자를 주시해야 한다"며 "새로운 기술로 인해 산업 내 양극화가 심해질 수 있다. 또 새로운 기술일 수록 소득이 낮으면 접근성이 떨어진다"고 우려했다.

 


 

특히 가상공간의 익명성에 기대어 발생하는 범죄, 저작권 논란, 현실사회 규범과의 조화 문제 등의 우려를 살펴볼 것이라고 전하면서, "게임산업 종사자와 이용자를 존중하고, 신기술로 인한 부작용은 예방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게임사들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중국 판호 문제에 대해서도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게임 질병 코드에서는 5년간의 유예 기간을 활용해 게임이용장애가 타 질병과 실제로 같은 선상에서 분류될 수 있는지 면밀한 검토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참고로 이 후보는 성남 시장 때부터 게임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왔다. '손인춘법' 발의 당시 시장으로 재직 중이었던 이 후보는 "이번 발의된 추가규제법안은 산업 자체 성장의 위축을 가져오는 전방위적 규제 법안"이라며 "전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고 있는 한국 게임 산업을 위축시킬 것으로 염려되는 만큼 규제를 철회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말한 바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는 게임산업 발전 공약을 내놓는 등 최근들어 게임과 관련한 행보를 늘리고 있다. 

 

먼저 지난 9일에는 전체 이용가 게임물의 경우 본인 인증 의무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당시 윤 후보는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해 게임산업 발전을 촉진시키고 국민들의 편의를 도모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12일, 윤 후보는 '게임산업 발전 공약'을 통해 확률형 아이템 정보 완전 공개와 더불어 방송사의 시청자위원회와 유사한 이용자위원회를 만들어 게이머들이 게임사를 직접 감시하도록 하겠다고 계획이다. 윤 후보는 "지금까지 게임사는 확률형 아이템의 불공정 행위로 게이머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줬다"며 "일정 규모의 게임사에 '게임물 이용자 권익보호위원회'를 설치하여 게임업계의 투명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경찰청 산하에 온라인 소액사기 전담기구를 설립하여 소액사기 행위를 근절시킨다는 계획이다. 게임을 포함한 온라인 소액사기는 피해액이 100만원 이하인 경우가 많고 절차가 복잡해 피해자들이 고소를 포기하는 경향이 많았다. 이를 전담하는 기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e스포츠에 지역연고제를 도입, e스포츠 생태계가 지역을 기반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를 위해 지역별로 e스포츠 경기장을 설립하고 누구나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돕는 '게임 아카데미'와 올바른 게임 이용을 돕는 '게임 리터러시' 프로그램을 진행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장애인 게임 접근성 위원회'를 설치해 장애인을 포함한 누구나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보조기구와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서 적극 보급하겠다고 밝혔다. 참고로 이날 윤 후보는 이준석 당대표와 함께 '2022 LCK 스프링 개막전'을 관람했다.

 


 

주요 대선 후보들의 이와같은 행보는 무엇보다 2030 표심을 잡기 위함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게임문화에 익숙한 젊은 세대가 이번 대선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윤 후보는 2030 남성들의 반발을 받았던 신지예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을 쳐낸데 이어 여성가족부 폐지 카드까지 들고 나온 상황이다.

 

박상헌 정치평론가는 "지난 서울시장 선거와 이준석 당대표 당선 등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새로운 세대의 표심을 더 중시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기성세대인 대선후보들이 전략적으로 부자연스럽게 모범 답안을 내놓는다고 해서 2030에게 얼마나 소구력이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박상병 정치평론가 역시 "특히 윤석열 후보는 당안팎의 압박으로 20대 남성들의 지지가 아주 절박한 상황"이라면서 "이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게임 공약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상황에 다소 불편해진 것은 게임업계. 대선 후보들이 하나같이 확률형 아이템 규제에 무게를 싣고 있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김성회의 G식백과' 출연 당시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 "몇백만원, 억대로 투자했다는 사람도 있다는데 그건 사기"라며 "최소한 의무적으로 (아이템 당첨될 확률을) 공개하고, 이를 어기면 현금이 오고 가는 거래에 대한 기만이니 제재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올해 초만해도 "수익성 추구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당연하다는 점에서, 기업으로서 수용하기 어려운 영업비밀 공개 의무화 등의 강력한 규제도 무조건 능사가 아니다. 대다수 게임업체의 혁신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답하면서 업체의 편을 드는 듯 했으나, 같은 당 의원들은 물론 청년층 지지자들의 반발로 방향을 180도 선회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저 표를 얻기 위한 포퓰리즘식 구호만 외치고 있다"며 볼멘소리를 냈고, 다른 관계자는 "과연 후보 본인이 게임산업에 대한 이해가 있는지 모르겠다. 그냥 옆에서 이렇게 해야 된다고 해서 공약을 내는 것 같다"며 "확률 공개를 비롯해서 규제 일변도로 나가는 것이 아닌가 걱정된다"고 비판했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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