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팩트 부럽지 않은 볼륨… ‘슈퍼로봇대전30’

슈로대 팬이라면 필히 구입
2021년 11월 03일 00시 05분 06초

로봇물 게임의 일인자이자, 2D 게임의 최고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는 ‘슈퍼로봇대전(이하 슈로대)’ 시리즈가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했다.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코리아는 PS4 및 닌텐도 스위치 등으로 ‘슈퍼로봇대전30(이하 슈로대30)’을 한글화로 출시했다. 슈퍼로봇대전 시리즈는 매년 한 작품 이상 시장에 선보이고 있으나, 이번 작은 지난해는 건너뛰고 2년 만에 출시한 점이 특징이다.

 

아울러 슈로대30은 오랜만에 출시하는 작품이다 보니 국내외 팬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는데, 특히 수량한정으로 판매됐던 초한정판은 예약과 동시에 완판이 될 정도로 큰 호응을 끌어냈다. 참고로 전 시리즈를 국내외로 보유한 필자의 경우 일본판의 경우 한정판은 단 한 번도 구입하는데 어려움이 없었으나, 이번 작은 되팔이들 때문에 초한정판 구입을 포기했다. 물론, 정식 발매한 초한정판의 경우 기종별로 어렵게 구입은 했다.

 


 


 

■ 시스템적으로 많은 변화 이뤄지다

 

본론으로 들어와 슈로대30은 기존 감각으로 플레이하면 안 될 정도로 게임 상당수가 변경됐다. 대표적으로 일자진행식(분기 있음)으로 진행했던 스토리가 미션 선택으로 바뀌어 게임 자유도를 높였다. 예를 들면 기존 슈로대는 한 화를 클리어하면 다음 화가 넘어가는 방식이었지만, 이번 작은 스토리가 진행하는 키 미션을 곧바로 진행하지 않고 각양각색 조건 및 시나리오 구성된 서브 미션부터 미리 즐기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미션을 어떻게 선택하는가에 따라 대사 스크립트가 달라지기에 회차 플레이 때마다 색다른 느낌으로 시나리오를 체험할 수 있다. 여기에 무한 반복이 가능한 ‘~전선’ 미션과 맵을 일일이 돌아다니며 강화파츠를 얻는 ‘~유물’ 미션’, 맵에서 특별 보상을 주는 요정 찾기 등 갖가지 미션들로 이뤄져 풍족한 느낌을 준다.

 

그리고 전작들은 각 화별로 시나리오가 나뉘었으나, 이번 작은 메인 및 서브 미션 등이 1화로 구분되기 때문에 모든 미션을 클리어하면 100화는 가뿐히 넘어간다. 물론, 키 미션 위주로 깨면 그리 길진 않으나, 이쪽을 선택하면 숨겨진 요소들을 모두 얻기는 힘들다. 필자의 경우 1회차 때 ~유물 미션을 제외하고 메인 및 서브 미션 등을 모두 클리어했는데, 이때 클리어한 미션 카운팅을 보니 130개였다. 또 엔딩 후 ~유물 미션을 천천히 다 깨니 미션 150개가 가뿐히 넘었다.

 


 


 


 

위만 보더라도 이번 슈로대30은 올 컴플리트를 꿈꾼다면 그간 역대 최대 볼륨이라 손꼽히던 ‘슈퍼로봇대전 임팩트’ 분량을 가뿐히 뛰어넘는다.

 

슈로대30은 시나리오 진행 방식 외에도 자잘하게 변경된 부분들이 많다. 먼저 맵상 메뉴 선택창이 링커맨드로 바뀌었다. 메뉴 선택창이 링커맨드로 바뀌어 나름 깔끔해졌으나, 개인적으로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적응하는데 좀 걸렸다. 또 맵상에 적아군 총전력이 표기돼 현재 전투 상황을 빠르게 파악이 가능해졌고, 숙련도 시스템이 폐지돼 게임플레이가 한층 쾌적해졌다.

 

새롭게 추가된 시스템 중 ‘오토배틀’은 모바일 게임에서 자주 보던 오토 모드와 비슷한 느낌으로 구현됐다. 반복 미션이 많은 게임 구조상 반드시 필요한 메뉴이지만, 강적과 싸울 때는 오토배틀로는 원하는 만큼 결과가 안 나오니 직접 조작해 악을 처단하자. 

 

이외로도 앞서 언급했듯 엔딩 후에도 바로 회차 연동 없이 남은 미션들을 클리어하는 것이 가능해졌고(깜짝 보스도 등장), 서브오더 시스템 폐지, 서포터는 선택 수 제한이 생겼지만 능력은 더욱 강화, 디테일해진 회차 연동 계승 설정, 난이도 변경 언제든지 가능, 부대 강화가 ‘AOS 업데이트’라는 이름으로 시스템이 좀 더 세분화 등 추가 및 변경들이 대폭 이뤄졌다.

 


 


 

■ 호불호는 갈리지만, 풍족한 참전작 및 볼륨은 강점

 

이어 슈로대30의 연출 쪽인 부분을 보면, 전작 ‘슈퍼로봇대전T’처럼 역대급 애니메이션 퀄리티를 보여준다. 전작이 이어 재참전하는 ‘마법기사 레이어스’의 경우 실제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컷인이 플레이어를 매료시키고, 신참전작 일부는 혼자서 실제 애니메이션을 찍는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고퀄리티 연출을 보여준다. 단 전작에서 혹평받았던 ‘진겟타드래곤’ 연출은 전작 것을 그대로 사용해 이번에도 혹평이 자자하고, ‘용자왕 가오가이가’ 시리즈 역시 복붙 연출들이 많아 호불호가 갈리는 편.

 

연출에서 혹평 자자한 부분도 많은데, 대표적으로 암전이라고 불리는 화면 전환 시 검은화면 나오는 부분과 의도한 것 같으면서도 아닌 것 같은 전투 연출 중 프레임 드랍이 있다. 암전 현상은 모든 연출이 그런 것이 아니기에 플레이하다 보면 적응이 가능한데, 프레임 드랍은 무슨 생각으로 그대로 넣었는지 모르겠다.

 

BGM은 코러스가 대폭 삭제됐던 전작들과 달리 이번에는 주요 BGM에 코러스가 들어갔고, 주인공 캐릭터들은 모두 보컬곡으로 수록됐다. 또 게임 내 맵 BGM은 ‘~차’ 시리즈부터 ‘알파’ 시리즈, ‘신 슈퍼로봇대전’, ‘슈퍼로봇대전A’의 맵 BGM을 리메이크한 곡들로 이뤄져 올드 팬들의 귀를 즐겁게 한다. 덧붙여 추가로 결제하면 작품별 원곡(보컬 및 BGM)을 게임 내 BGM으로도 사용 가능하기도 하다.

 

슈로대30의 참전작들에 대해서도 언급해보겠다. 먼저 이번 작 패키지 일러스트에 그려진 ‘마징가Z’와 ‘진겟타드래곤’, ‘뉴건담’ 포즈는 시리즈 첫 작품인 GB용 슈로대 패키지 일러스트를 오마주했는데, 본 작품에서는 상징적인 기체는 마징가Z와 뉴건담은 나오지만 겟타-1은 참가하지 않는다. 여기에 겟타 팬들을 능욕이라도 하듯 진겟타드래곤은 별다른 변화 없이 그대로 참전, 진겟타는 맵상 이벤트로만 나오고 끝, ‘진드래곤’은 약간의 변화는 있다지만 사실상 ‘슈퍼로봇대전V’를 복붙해놨다. 그래도 양심은 있는지 진겟타드래곤에 파징파워 같은 겟타선 방출이라는 버프를 부여했다.

 


 


 

‘마징가Z: 인피니티’는 초강력 로켓 펀치 연출에 대한 아쉬움은 없으나, 원작에서 나왔던 마징가Z와 ‘그레이트 마징가’, ‘M17’의 합체기는 이번 작에서도 구현되지 못했다. 대신 이러한 아쉬움을 자아내듯 ‘마징카이저: 인피니티즘’이 등장했다. 이 버전의 마징카이저의 경우 카이저노바는 구현되지 않고 파이널 카이저 블레이드가 최종기로 나온다.

 

마법기사 레이어스와 건X소드는 전작과 큰 변화가 없는 편이나, 레이어스 쪽에 거대 산융 유닛이 추가돼 웃음을 자아낸다. 또 RX78-2 건담은 새로운 연출로 구현, MSV 쪽 기체인 ‘풀아머 건담 마크2’와 ‘풀아머 백식 개’, ‘양산형 뉴건담’은 현세대 그래픽 연출로 다시 보는 것이 가능해졌으며, 뉴건담과 ‘제타건담’은 연출이 새롭게 만들어졌다.

 


 


 


 


 

‘기동전사 V건담’은 오랜만에 등장한 작품답게 성능과 연출이 대폭 강화됐고, ‘기동전사 건담NT’는 성능이 애매모호하지만 연출만큼은 으뜸이다. ‘중전기 엘가임’은 역대급으로 원작 재현을 잘했다고 할 정도로 원작 후반부 이야기가 게임 내 잘 녹여졌고, 연출과 성능 역시 역대급이다. 

 

‘초전자로보 컴배틀러V’는 듬직한 컷인과 불성실한 모션으로 혹평을 받고 있으나, 사실 원작을 본 유저는 잘 알듯이 이만큼 원작 재현을 잘한 적이 없어 어릴 적 비디오로 이 작품을 본 필자는 꽤 만족했다.

 

‘용자경찰 제이데커’는 계속 나왔던 ‘용자특급 마이트가인’보다 살짝 부족한 부분이 보이나, 후반 기체 연출들은 감탄을 자아낼 정도로 잘 만들었다. 최초 참전인 ‘은하기공대 마제스틱 프린스’은 모든 기체가 공을 들였다고 할 정도로 연출과 성능은 무난, ‘나이트&매직’도 콘솔 기종 첫 출연 버프를 받아 나쁘지 않다. ‘코드기아스 부활의 를르슈’ 쪽은 전작들처럼 애정을 갖고 키우지 않으면 애매한 성능이지만 컷인 연출을 멋지게 잘 만들어졌으며, ‘SSSS.GRIDMAN’은 울트라맨 덕후 ‘테라다 타카노부’ PD 취향이 적극 반영됐는지 연출과 성능이 절륜하다. 참고로 SSSS.GRIDMAN은 울트라맨을 제작한 츠부라야프로덕션에서 제작한 특촬물 ‘전광초인 그리드맨’의 정통 후속작이고, 국내는 90년대 북미판이 ‘무적의 컴퓨터특공대’라는 이름으로 SBS에서 방영된 적 있다.

 


 


 


 

 


 


 


 


 

원작 종료 전에 원작자 감수를 받고 등장한 패계왕 ~가오가이가 대 베터맨~은 가오가이가 대전이라 할 정도로 ‘가오가이가’만 대거 나오고 나머지 용자들은 전부 잘렸다. ‘제이아크’도 연출이 전작이랑 차이도 없으나 ‘파이널 가오가이가’ 연출은 훌륭하니 팬들이 아주 혹평하진 않는다. 또 ‘각성인V2’와 ‘베터맨 카타프락토이’는 안 잘리고 나와서 다행이다.

 

오리지널 기체 ‘휘케바인30’과 오리지널 전함 ‘드라이스트레가’는 시나리오에서 크게 튀지 않고 다른 참전작과 잘 융화된 느낌이 강하다. 휘케바인30은 차후 ‘휘케바인30th’라는 후속기로 대체된다. 초회특전 기체인 ‘SRX’와 ‘사이바스터’는 애정만 부어주면 강력해지고 대사 뉘앙스를 보면 ‘슈퍼로봇대전 알파’ 세계관에서 온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 이번 작은 유료로 신규 기체 및 작품들을 DLC로 판매한다. 시즌 패스1 구입자는 ‘초전자머신 볼테스5’와 ‘사쿠라대전 시리즈’ 5기체, ‘하이 뉴건담’, ‘용호왕/호룡왕’, 시즌 패스2 구입자는 ‘기동전사 건담 철혈의 오펀스’, ‘ULTRAMAN’, ‘알트라이젠 리제,’ 라인 바이스리터’를 만나볼 수 있다. 테라다 PD는 참전작에 개인취향은 반영 안 된다고 했지만 ULTRAMAN 출연으로 그의 말은 거짓말로 드러났고, 하이 뉴건담은 전작들에서 그냥 나왔던 기체인데 유료로 판매하는 셈.

 

또한, 사쿠라대전 시리즈 기체는 5대나 나온다고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데, 이는 세가 측 의중이 많이 반영된 상태라고 한다. 참고로 사쿠라대전은 1, 3, 5 등이 정식 발매됐었고, 이쪽 주인공 대부분이 DLC로 나오니 사쿠라대전 팬들에게는 큰 선물이 될 것이다. 그리고 기동전사 건담 철혈의 오펀스는 국내외에서 인기 있는 작품인데 왜 이번 작에서 정식 참전을 안 했는지 의문이 든다.

 

전반적으로 슈로대30 론칭 전 우려가 큰 편이었으나, 막상 게임이 출시하니 풍족한 볼륨과 로봇들을 자유롭게 가지고 놀 수 있는 요소들로 호평을 받고 있다. 슈로대 시리즈 팬이라면 배신을 하지 않을 정도의 완성도의 작품이니 관심이 있다면 필히 즐겨보자.

 


 


 

 

 

이동수 / ssrw@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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