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 그룹 스테이지 종료, 이제 8강전이다

8강전, 어떻게 진행될까
2021년 10월 19일 15시 16분 18초

다사다난했던 2021년 롤드컵 그룹 스테이지가 드디어 끝을 맺었다. 

 

이번 그룹 스테이지는 정말 롤드컵 역사 상 역대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강팀과 약팀의 구분이 없는, 그리고 기자는 물론이고 전문가들의 예측을 안드로메다로 날려버리는 결과를 보여주며 마무리됐다. 

 

특히 마지막날에 펼쳐진 D조의 경기는 혼전의 끝판왕이라고 해도 될 정도의 결과가 펼쳐졌는데, 1라운드 팀 간 대전에서 승리한 팀은 모두 2라운드에서 패배했다. 한 마디로 모든 팀들이 1승 1패를 나누어 가졌다는 말이다. 

 

이로 인해 정규 경기가 끝난 시점에서 네 팀이 모두 3승 3패 동률인 상황이 연출됐고, 결국 순위 결정전도 4강 토너먼트 식으로 진행됐다. 이를 통해 젠지가 조 1위, 매드 라이온스가 조 2위로 8강에 진출하게 됐다. 

 


이것은 토너먼트 대진표가 아니다, D조 순위결정전 대진표다

 

- 올 해 그룹 스테이지의 이모저모

 

그룹 스테이지에서 순위 결정전을 제외하고 전승과 전패를 기록한 것은 담원과 DFM이 유일하며, 5승 1패를 기록한 팀 역시 T1 한 팀뿐이다. 또한 1승 5패 역시 프나틱이 유일하다. 

 


유일한 전승 팀 담원 기아

 

이는 저 4팀을 제외한 12개 팀이 4승 2패에서 2승 4패 까지의 승패를 기록하며, 단 한 경기 차이로 웃고 우는 상황이 연출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동률 팀이 많은 만큼 B그룹을 제외한 모든 조에서 순위결정전(타이브레이커)이 펼쳐졌으며, A조에서는 2위, C조와 D조에서는 1,2위가 모두 순위 결정전을 통해 확정됐다. 경기 수에 있어서도 2라운드의 경우 A조는 2라운드 및 순위결정전을 포함해 8경기, C조는 7경기, D조에서는 총 9경기가 진행되어 보는 맛이 있던 최고의 시즌이 되기도 했다. 물론 그만큼 보는 내내 긴장감이 컸지만 결국 국내 팀 모두 8강에 진출하는 해피엔딩이 펼쳐지기도 했고 말이다. 

 

1라운드와 달리 2라운드에서 많은 반전이 있었던 시즌이기도 하다. 담원과 더불어 결승에서 만날 것으로 예상됐던(심지어 두 팀 경기를 미리 보는 결승전이라고까지 했는데…) 펀플러스는 2라운드에서 순위 결정전을 포함 4전 4패를 하면서 조 최하위로 탈락했고, 1라운드 3패를 기록했던 C9은 반대로 담원전을 제외한 2라운드 전승을 기록하며 조 2위로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펀플러스의 예선 최하위 탈락은 이번 대회 최고의 이변이라 할 수 있는데, 그동안 파워 랭킹 등을 들먹이며 승승 장구하던 중국인들에게는 절망의 시작이자, 한국 게이머들에게 통쾌한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펀플러스의 광탈 원인으로는 여러가지가 꼽히지만 그 중 하나가 바로 ‘우물안 도인비’ 설이다. LPL 내에서는 서머 MVP를 받을 정도로 실력과 커맨더 능력이 최상위에 속했지만, 막상 대회를 통해 쇼메이커나 유럽의 희망 퍽즈 등 일명 특급의 실력을 자랑하는 미드와의 대전에서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롤드컵 기간까지 자신의 폼을 찾지 못한 너구리도 패배에 많은 지분을 남겼으며, 전체적으로 모든 선수들의 폼이 떨어진 것도 원인이지 않을까 싶다.  

 


그냥 표정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그런가 하면 B조에서는 2라운드 전승을 기록한 T1이 2패를 기록한 또 다른 우승 후보 EDG를 제치고 조 1위로 진출했고, C조 역시 한화가 전승을 기록하며 1,2위 결정전에 올랐지만 아쉽게도 패하며 조 2위로 8강에 올랐다. 

 

D조의 경우는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경기가 끝난 시점에서 모두 동률 상황이 된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는 등 난전이 진행된 가운데 젠지가 당당히 1위를 차지해 새벽까지 이를 지켜본 국내 팬들에게 즐거움을 줬다. 

 

팀 전력을 보면, 우승 후보이기는 했지만 일명 ‘파워 랭킹’ 상으로 1위를 하지 못했던 담원이(다들 아시겠지만 파워랭킹 1위는 예선 탈락했다) 엄청난 상승세를 보여주면서 압도적인 실력으로 전승을 거뒀다. 현재 상황만 본다면 담원의 롤드컵 2연패는 마침표만 찍으면 되는 수준이랄까.

 

다른 한국 팀들도 상당히 선전했다. 한국 2,3 시드인 T1과 젠지가 조 1위를 기록하면서 한국 팀이 3개 조에서 1위를 기록했고, 4시드 한화 또한 조 2위로 진출해 LCK 소속 팀 모두 8강 진출을 이뤄 냈다. 

 


깔끔하게 조 1위를 기록한 T1

 

반면 중국은 1라운드 까지만 해도 3개 팀이 1위를, 1개 팀이 2위를 하며 상승세를 탔지만, 2라운드가 종료된 상황에서 RNG와 EDG 두 팀만이 8강에 진출한 성적표를 받게 되자 망연자실한 모양새다.

 

북미와 유럽 지역 역시 1라운드 당시만 해도 8강에 한 팀도 올라가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었지만 모든 팀이 2라운드에서 선전하며 C9과 매드 라이온스가 8강에 진출해 체면 치례를 할 수 있게 됐다.  

 


자국 내의 신데렐라 팀 LNG의 행보는 이 경기를 마지막으로 끝을 맺었다

 

이번 그룹 스테이지의 신데렐라였던 DFM은 충분한 실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긴장을 많이 해서인지 전패로 조별 예선을 마감했는데, 이제 그 느낌을 경험한 만큼 내년에는 조금 더 나은 성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올 시즌 시드권을 받았던 PSG 역시 약간의 차이로 8강 진출에 실패한 만큼 내년에는 보다 강한 모습으로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그룹 스테이지에서 사용된 챔프들을 살펴보면 최근의 패치에 맞춘 변화가 눈에 띈다. 작년 롤드컵의 경우 아펠리우스와 이즈리얼, 유미와 오른 등이 눈에 띄었지만 올 시즌은 르블랑과 미스포츈의 비율이 높았고 라이즈나 그웬, 비에고 및 리신, 그레이브즈 등도 많이 사용됐다.

 

특이한 부분으로는 한국팀의 경우 유미를 사용한 경기가 많았는데, 이에 반해 다른 국가 팀들은 유미를 많이 사용하지 않았다. 

 


유미를 사용한 팀의 승률이 제법 높다

 

탑의 경우는 그레이브즈나 케넨, 제이스 등이 많이 등장했다. 전반적으로 상체 게임이 많이 이루어지다 보니 뚜벅이 챔프의 비중이 상당히 줄었으며, 오른과 같은 탱키한 챔프보다는 딜을 뽑아줄 수 있는 챔프가 많이 사용됐다. 

 

정글은 선혈 트리 AD 정글러가 많이 선호됐는데, 리신이나 자르반, 올라프와 신짜오 및 비에고 등이 픽의 대다수를 차지했다. 미드에서는 페이트와 르블랑을 많이 선택했고, 라이즈나 사일러스도 자주 등장했다. 전반적으로 AD보다 AP 미드를 많이 선호하는 모습이었는데, 작년 롤드컵에서 많이 등장했던 오리아나는 이번 시즌에서 거의 보기 힘든 챔프가 됐다. 

 

바텀의 경우 루시안과 유미의 조합이 워낙 사기이다 보니 밴으로 인해 조합이 거의 나오지 못했다. 가장 인기 있던 챔프는 미스포츈이며, 루시안이나 이즈리얼, 진도 많이 선택됐다. 

 

롤드컵 직전에 펼쳐진 각종 리그 경기들과 비교하면 아펠리오스의 경우 너프로 인해 모험을 거는 쪽에서 간간히 선택하는 정도에 그쳤으며, 애쉬나 직스, 칼라스타 등도 거의 등장하지 않았다. 

 

서포터는 쓰레쉬 같은 인기 챔프의 비중이 줄고 유미나 라칸 등의 활용이 늘었다. 언제나 사랑 받는 레오나는 이번 대회에서도 상당히 중용됐다. 초반에는 아무무를 사용하는 팀이 있었지만 챔프 능력에 의문이 붙으면서 후반에는 사용하지 않는 픽이 되어 버렸다. 

 

- 8강전 대진 구성

 

8강전부터는 토너먼트 식으로 경기가 진행된다. 각 조의 1위가 다른 조 2위와 경기를 펼쳐 승리한 팀이 4강 토너먼트로 진출하는 식이다. 경기는 5판 3선제로 진행되며, 이로 인해 단판 승부로 변수가 많았던 그룹 스테이지에 비해 변수가 보다 줄어 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 스테이지 최종 순위(각 조 1,2위가 8강 진출)

 

8강전 추첨은 D조 경기 종료 후 10여분이 지난 상태에서 바로 진행됐으며, 별도의 행사 없이 경기 심판이 추첨을 하는, 매우 심플한 과정으로 치뤄졌다. 이를 통해 8강전 대진은 다음과 같이 확정됐다. 

 


 

한화가 T1과 내전을 치루게 되기는 했지만 국내 3개 팀이 1위로 진출한 상황에서(그리고 남은 1위팀 RNG는 같은 조 소속이기에 8강 및 4강에서 만날 수 없다) 이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고, 중국팀의 경우 8강에 진출한 두 팀이 8강전에서 맛붙게 되면서 국내 팀에게는 이보다 좋을 수 없는 대진표가 만들어졌다. C9이나 매드 라이온스 등 중국팀보다 실력이 떨어지는 팀을 8강전에서 상대하게 됐고 말이다. 

 

특히 젠지의 경우 이번 8강 대진에서 가장 수혜를 받은 팀으로 꼽히고 있는데, 가장 만만한 상대인 C9을 상대로 만나게 됐고, 준결승에서도 가장 강력한 팀인 담원을 피할 수 있어 완벽한 대진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젠지가 8강을 확정한 후 BDD가 가진 공식 인터뷰에서도 대진 추첨에 관해 최상의 결과라고 언급할 정도다. 

 

반면 T1은 결승으로 가는 길이 매우 험난한 팀이 됐다. 한화와의 내전도 부담 될 뿐더러 4강에 진출한다고 해도 담원이라는 거대한 산을 꺾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어쨌든 젠지만 조금 노력해 준다면 국내 팀 간의 결승전도 충분히 가능성 있어 보이는 행복한 상황이 됐다.

 

8강전은 하루에 하나의 대전이 진행되며, 한국 시간으로 22일 저녁 9시 T1 대 한화의 경기를 시작으로 23일 RNG 대 EDG, 24일 담원 대 MAD 및 25일 젠지와 C9전이 진행된다. 각 팀의 8강 경기 일자는 경기가 늦게 끝난 조를 고려해 결정됐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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