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길현·이은지PD, 쿠키런 킹덤…4년간의 개발 분투기

그 중 제일은 사랑이라
2021년 06월 10일 23시 07분 41초

2021 NDC 둘째날 진행된 세션 중에서는 지난 1월 21일 정식으로 스마트 플랫폼에 출시되어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받은 쿠키런:킹덤의 프로젝트 진행 과정과 4년여에 걸친 게임 개발 분투기, '감정을 움직이는 사랑받는 게임 만들기'에 대해 데브시스터즈의 조길현, 이은지 공동PD가 진행한 강연이 있다. 본 세션에서는 좋은 게임을 만드는 다양한 방법들 중 쿠키런:킹덤의 개발과정에서 찾아낸 한 가지 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쿠키런:킹덤은 데브시스터즈 킹덤에서 개발하고 데브시스터즈에서 퍼블리싱한 모바일 캐주얼 소셜 RPG로 쿠키런 IP 시리즈의 최신작이다. 마녀의 오븐에서 태어난 쿠키들이 먹히지 않기 위해 오븐에서 탈출한 이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기본적으로 쿠키들이 터전을 이루고, 자신들만의 왕국을 건설하면서 미지의 쿠키 세계를 탐험하고 몰려오는 적들과 싸우며 왕국의 영향력을 넓혀나간다는 컨셉의 경험을 제공하는 게임이다. 장르적 한계가 보였음에도 짧은 기간 내에 엄청난 흥행 성과를 보여주는 게임이기도 하다.

 

 

 

■ 쿠키런:킹덤은 사랑이다?

 

두 PD는 좋은 게임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좋은 컨텐츠를 만드는 것은 결국 누군가의 감정을 움직여야 하는 일이라며, 다양한 감정의 키워드 중 사랑이란 키워드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막연하고 거대한 단어긴 하지만 쿠키런:킹덤을 사랑할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처음 작업을 시작했을 때 쿠키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조길현 PD와 이은지 PD는 현재 데브시스터즈에서 쿠키런:킹덤 프로젝트의 공동 총괄 PD를 담당하고 있으며 개발 스튜디오 데브시스터즈킹덤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기도 하다. 그들은 모두 쿠키런:킹덤 이전부터 꾸준히 쿠키런 for kakao 등의 IP 전반에 참가해온 이력이 있다. 오븐브레이크에서부터 시작해 쿠키런 for kakao를 거치며 세계관이 확장되고 당시의 철학 아래 쿠키런:킹덤의 개발을 이어오고 있는 셈이다.

 

런게임의 형식으로 꾸준히 운영해오던 둘은 더 넓은 세계로, 다양한 형태로 펼쳐나가고 싶다는 마음으로 의기투합했고 이것이 쿠키런의 새로운 프로젝트의 시작이 됐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위해 쿠키런 IP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보고 싶어하는 장면, 어떤 장면을 보여주면 쿠키런 IP를 사랑하게 될 수 있을지 등에 대해 고민하며 게임 장르나 타깃 설정이 아닌 보고 싶은 장면에서부터 기획을 시작했다. 또한 사업계획서 같은 사업적인 관점이 아니라 실제로 유저가 접하고 즐거움을 느낄만한 부분을 상상하는 것으로 상위 방향성 기획을 진행했다.

 

기존 쿠키런 for kakao에 존재하는 멸망한 쿠키 왕국이란 스테이지를 실마리로 게임의 콘셉트가 확정됐다. 최초의 상위 방향성은 쿠키 왕국을 건설하고 쿠키들을 모아 함께 모험을 떠나는 형태의 게임을 기획했고, 현재 쿠키런:킹덤의 개발과 출시까지 이어지게 된다.

 


쿠키런:킹덤의 프로토타입

 

■ 우리가 사랑하고 몰입해야 유저도

 

매력적인 콘셉트와 IP를 이해하는 개발역량이 있는 팀이 갖춰져 이후 개발과정이 순탄하게 흘러갈 것만 같았지만 이후에는 모든 개발과정이 순탄치 못했다. 4년간의 개발 과정 중에 계속해서 난관들이 펼쳐진 것이다. 게임의 방향을 잡을 때 여러 난관 중에 가장 넘어서기 어려웠던 것이 장르와 타깃에 대한 의심이었다. 건설형 SNG와 캐릭터 수집형 RPG가 공존하는 게임이다보니 각각의 게임성과 유저 특성이 다르다고 인식하고 있는 장르이기 때문에 비효율적이란 우려를 계속해서 들어왔다고 밝혔다.

 

다양한 우려와 질문들은 개발팀 내·외부에 존재했던 고민들이기 때문에 차근차근 하나씩 설득해나가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 가장 큰 의심이었던 장르의 성공사례가 없다는 점에 대해 소모적인 논쟁보다 유저들에게 종합적으로 어떤 경험을 제공할 것인가에 집중하며 해소했다. 개발자가 아닌 사람들은 특정 게임을 장르 관점으로 접근해서 즐기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

 

전통적인 장르의 구분, 인구 통계학적 타깃 분류 등은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해 전형적인 타깃 분류법을 탈피하고 종합적인 경험과 감정을 기반으로 개발했으며 쿠키런:킹덤 프로젝트의 핵심 미션을 '쿠키런 세계라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쿠키런 세계에 애착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게임을 만든다.'로 잡고 개발이 진행됐다.

 

결국 그들은 감정을 최우선 목표로 두는 개발 방식을 추구했다고 볼 수 있는데 높은 수준의 결과물을 만들어내기에 좋은 방법이었다. 쿠키들과 함께하며 쿠키들에게 정이들고 사랑스러움을 느껴서, 자신의 왕국에 파격적인 랜드마크를 건설하는 순간이 뿌듯해서 이 게임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는 감정을 느끼도록 집중한 것이다.

 

사랑할 수 있는 세계는 실제로 있을 것 같은 디테일에서 나온다. 마치 반지의 제왕에서 엘프어가 존재하는 것처럼 이 세계 안에 체계와 구성과 납득할 수 있고 설득력 있는 디테일을 갖췄을 때 사람들이 세계에 몰입할 수 있다. 그들은 한 달 동안 개발을 올스톱하고 쿠키런:킹덤의 세계를 구성해나가는 작업을 거쳤다. 디테일에 너무 집착한다는 말에 대해선 실재감을 느껴야 애정을 가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두 PD는 개발 과정에서 마주친 여러 질문과 의심들, 난관들을 극복하고 설득하면서 4년간 개발을 하니 안팎의 불안이 가라앉고 오히려 제품의 확신을 주게 되는 과정이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 의도와 가치를 담아낸 결과

 

두 달 만에 누적 다운로드 천만을 돌파하고 게임 출시 직후 점차적으로 이용자 수가 감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쿠키런:킹덤은 일반적 케이스들과 달리 점차 사용자 수가 증가했고 사용자 수로 모바일 게임 중 가장 높은 순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론칭 4개월을 넘어가면서도 데일리 액티브 유저 그래프가 떨어지지 않고 거의 그대로 유지되고 있을 정도다. 심지어 업데이트 이후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 1위부터 30위까지를 장악하기도 할 정도로 큰 파급력을 갖게 됐다. 연령대를 거르지 않고 모든 연령층에 고루 사랑을 받으며 질주중인 쿠키런:킹덤을 보며 경험과 감정 중심의 개발 노력이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 전달이 됐다고 느껴 뿌듯함과 감사함을 느꼈다고 말하기도 했다.

 

끝으로 두 PD는 사랑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든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쿠키런:킹덤의 개발 과정을 예로 들어 "어떻게 하면 사랑받는 게임을 만들 수 있고, 사랑을 줄 수 있는 게임은 어떤 게임인지에 대한 질문들을 끊임없이 던지고 답을 찾아가는 길고 긴 여정이었다"며 "단순한 컨텐츠 제공자와 소비자의 관계를 넘어 세계를 함께 만들어나가고 있다고 실감했다"고 밝혔다.

 

이번 세션의 시작에서 좋은 게임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져왔다. 그들이 찾은 좋은 게임 만들기의 답은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었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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