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에도 블리자드는 왜 이용자가 감소하나

신작 부재에 친중 논란, 주요 인물 '줄퇴사'
2021년 05월 11일 16시 39분 47초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 게임업계가 호황을 맞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으로 팬층이 두터웠던 것으로 유명한 블리자드만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지난 4일 공개한 2021년 1분기 실적에 따르면 블리자드 게임의 지난 1분기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약 2,700만 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 분기 대비 200만 명, 전년 동기 대비 500만 명이 감소한 수치다.

 


블리자드의 MAU 수치 (출처=Statista)

 

블리자드의 이 같은 상황에 대한 가장 큰 원인은 신작 타이틀의 부재. 블리자드는 2016년 5월 온라인 FPS '오버워치'를 출시한 이후 새로운 게임의 출시는 없었다. 다만 기존 게임의 리마스터 버전인 '월드오브워크래프트 클래식',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워크래프트3: 리포지드' 등을 출시하는데 그쳤다.

 

특히 '워크래프트3: 리포지드'는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고, '블리자드 게임'에 대한 신뢰도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워크래프트:3 리포지드'는 2018년 블리즈컨에서 처음으로 공개 될 당시 대폭 개선된 그래픽과 모델링, 향상된 연출과 밸런스, 4시간 분량의 인게임 컷신 추가 등으로 팬들의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하지만 정작 출시 된 후 팬들의 반응은 '분노'에 가까웠다. 인게임 컷신의 추가는 없었고, 오히려 전보다 어색한 그래픽과 연출력 때문에 혹평을 받았다. 해외 게임 리뷰 사이트인 '메타크리틱'에서는 이용자 평점 10점 중 0.5점을 받았을 정도다.

 

그나마 신작이라고 쳐줄 만한 게임은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어둠땅' 정도였으나 이 역시 MAU 증가에 그닥 도움은 주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어둠땅 출시는 지난해 11월 23일로, 2020년 4분기에 속한다. 그러나 직전 분기의 경우 3,000만 명이었던 MAU는 4분기에 2,900만 명으로 감소했고, 직후인 2021년 1분기에는 2,700만 명으로 또 감소했다.

 


 

그러나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게임 뿐만이 아니라 회사에 대한 신뢰감이 떨어졌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2019년 발생했던 '블리자드 보이콧'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2019년 10월 열린 하스스톤 그랜드마스터즈 정규 시즌에서 홍콩 민주화 시위를 지지한다는 뜻을 밝힌 선수에게 블리자드는 상금 몰수 및 1년간 대회 출전권 박탈 등의 징계를 내리고, 관련한 질문을 던진 중계진을 해고하면서 전세계 팬들의 질타를 받았다.

 

이에 '블리자드 보이콧'이 온라인을 휩쓸었고, 이어 11월에 열린 2019 블리즈컨에서도 홍콩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는 이들이 몰려 블리즈컨 행사장 앞에서 '홍콩 민주화 시위를 지지한다'는 내용의 티셔츠를 무료로 나눠주는 등 항의를 이어갔다.

 

결국 블리자드의 J.알렌 브랙 대표는 "지나치게 성급한 의사 결정으로 상황을 어렵게 만들었고, 소통하기까지 너무 오래 걸렸다"며 "이 부분에 대해 겸허히 받아들이고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그러나 해당 선수에 대한 징계는 철회하지 않으면서 사과에 대한 진정성 여부도 논란이 된 바 있다.

 

블리자드의 '친중'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하스스톤에서는 중국의 검열을 위해 카드의 일러스트 변경이 수시로 일어났으며, '디아블로' IP를 활용한 최초의 모바일 게임 '디아블로 이모탈'이 중국 넷이즈의 주도로 이뤄진다는 점 등 블리자드 게임 팬들에게 계속 된 실망감을 안겨줬다.

 


 

그런 와중에 주요인물들의 퇴사가 줄줄이 이어졌다. 2019년 4월에는 마이크 모하임 블리자드 공동 설립자가 퇴사를 결정했고, 7월에는 프랭크 피어스 공동설립자가 퇴사했다. 그해 9월에 마이크 모하임 대표가 게임 개발사를 '드림 헤이븐'을 설립한다는 소식에 더스틴 브라우더, 앨런 다비리, 벤 톰슨 등이 블리자드에서 퇴사했다.

 

이어 10월에는 팀 모턴, 팀 캠벨 등 블리자드 RTS 게임들의 핵심 개발자들이 빠져나와 새로운 개발사를 차렸고, 올해 4월에는 '오버워치'의 시작부터 지금까지를 이끌어온 제프 카플란과 '스타크래프트2'의 데이비드 킴 수석 게임 디자이너도 퇴사를 결정했다.

 

'개발자 한 명이 퇴사 하는 것이 뭐 대수냐'라는 시각도 있지만, 주요 인물들의 '줄퇴사' 소식 자체만으로 블리자드에 대한 불안감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블리자드 게임 팬들은 게임에 대한 애정이 높은 만큼 개발자에 대한 팬심도 두텁기 때문이다. '디아블로 이모탈'의 개발 협력사가 넷이즈라고 했을 때 팬들이 분노했던 것과 일맥상통하다.

 

물론 그렇다고 블리자드가 넋 놓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 연내 '디아블로 2: 레저렉션'과 '디아블로 이모탈'이 출시될 예정이며, '오버워치 2'와 '디아블로 4'도 2022년 출시를 목표로 제작 중이다. 다만 이 마저도 '신작'이 아닌 '차기작'이기 때문에 새로운 게임에 대한 팬들의 갈증을 해소시켜 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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