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데빌인사이드, '요괴대백과' 감성 그린다

[인터뷰] 니오스트림 이재준 CTO 외
2020년 10월 30일 14시 51분 28초

국내 개발사 최초로 PS5 기간 독점 타이틀로 선정되어 화제가 된 '리틀 데빌 인사이드'.

 

니오스트림이라는 소규모 개발사에서 개발 중인 이 게임은 지난 2015년 등록된지 단 6일 만에 스팀 그린라이트를 통과한 바 있으며, 킥스타터 모금에서도 목표액의 122%를 가뿐히 달성하는 등 커뮤니티의 열렬한 호응과 기대를 받고 있는 국산 인디 게임이다.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괴물과 미스테리를 연구하는 대학 부서의 박사에게 고용된 몰락 귀족이 되어 세계 곳곳을 탐험하게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초현실적이지만 다소 친숙한 환경 속에서 인간, 생물, 괴물과 상호 작용하고, 배우고, 사냥하고, 생존하는 등 풍부한 콘텐츠와 애니메이션 같은 그래픽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11월 12일, PS5 출시를 앞두고 '리틀 데빌 인사이드'의 이재준 CTO, 이재혁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이현석 PD를 만나 게임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참고로 '리틀 데빌 인사이드'의 출시는 내년으로 예정되어 있다.

 


(좌측부터) 이재혁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이현석 PD, 이재준 CTO

 

- 지난 PS5 디지털 쇼케이스 발표 당시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 해외에서도 관심을 많이 받았는데.

 

이재준: 킥스타터 캠페인 당시에도 해외에서도 응원을 많이 받아 목표 금액을 넘을 수 있었다. 쇼케이스 이후 인디게임 중에서도 기존 게임보다 신선하다는 평을 많이 받아 기분이 좋다.

 

이재혁: 특별한 지역을 목표로 하지는 않았는데,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세계관 때문인지 해외에서 관심을 더 많이 가져주는 것 같다.

 

- 게임의 이름에 대해 설명한다면.

 

이재혁: 제목의 의미는 스포일러일 수 있어서 조심스럽다. '개발 철학이 들어가 있다'는 정도로만 말하겠다.

 

-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삼은 이유는?

 

이재혁: 과학과 전설이 부딪히는 시기다. 어려서 500원짜리 '요괴대백과'를 보고 진짜 저런 괴물들이, 박사들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적인 캐릭터인 빈센트와 어울리는 시대적 배경이기도 하다. 어릴적 꿈을 우리의 언어로 이야기한다고 보시면 될 것 같다.

 

이재준: 귀신 나온다, 괴물 나온다 하는 말이 있지 않나. 그런 감성을 이용자들도 느꼈으면 하는 생각이다. 허구지만 추억에 남아있는 것들을 전달하고 싶었다.

 

- 화풍이 독특하다.

 

이재혁: 특별히 예뻐보이거나 그런 이유는 아니었다. 처음에 둘이 시작하는데 내가 좋다고 생각하는, '깔끔한 느낌'을 주기 위해 이런 화풍이 됐다. 장난감이 살아움직이는 것 같은 느낌이 좋아서 의도적으로 색상도 단순하게 했다. 실사 같은 캐릭터가 실사처럼 움직이면 당연한 것이 되겠지만, '장난감'이 실제처럼 움직이면 더 재미있을 것 같았다.

 

- 게임 진행의 핵심은?

 

이재혁: TV 시트콤과 같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몬스터, 귀신, 희귀 현상 등 초자연적인 현상을 연구하면서 미션을 받고 이를 수행하는데, 각자 다른 배경을 가진 3명의 일상에 초점을 맞추고 싶었다.

 

이현석: 트레일러에도 그런 코드를 넣으려고 했다. 화장실 장면처럼.

 

이재혁: 하얀 머리 박사가 빈센트인데 편하게 지낸다. 필드에서 고생하는 빌리와 대조적이다. 대비를 중요시 여기며 게임을 만들었다. 고용인과 피고용인이라는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코드가 익스트림한 환경 속에 녹아들기를 바랬다. 또 단순히 몬스터를 잡고 오는 것이 아니라, 여행을 떠나고 캠핑을 하면서 먹을 것을 준비하고... 그런 일상적인 부분을 녹였다.




- '대조적인 표현'에 대해 더 설명해달라.

 

이재혁: 컷신보다는 플레이적인 부분에서 대조가 보일 것이다. 빈센트는 결정하는 역할이고 빌리가 수행한다. 필드에 나가는 캐릭터가 있고 나가지 않는 캐릭터가 있다. 직업적 특성이나 시대적 배경에서 대조적인 부분이 있다. 전설과 과학이 부딪히는 빅토리아 시대도 그렇고, 배경은 광활하지만 캐릭터는 미니멀한 부분도 그렇다.

 

- 빈센트가 빌리에게 명령하는 방식인지.

 

이재혁: 이용자가 3명의 캐릭터를 모두 플레이한다. 여행자 빌리를 가혹한 환경에 처하도록 만드는 것도 이용자이고, 플레이하는 것도 이용자다. 그런 부분에서 괴리감을 느끼게 하고 싶다. 빈센트 박사 입장에서 빌리의 행동을 선택하는 식이다. 빈센트는 미스테리한 부분이 있어 이용자가 유추하게끔 의도하고 있다.


- 사막, 설원, 도시 등 지형이 다양하다. 미션은 어느 정도나 준비할 예정인지.

 

이재혁: 미션은 여력이 닿는 데까지 준비할 것이다. 지역은 샌드박스 오픈월드 지향하고 있지만 하나로 연결된 오픈월드는 아니다. '워킹 시뮬레이터가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여행의 느낌을 낼 수 있도록 적당한 사이즈로 만들고 연결을 부드럽게 하는 나름대로의 방법을 사용했다.

 

- 서바이벌 요소에 대해 설명해달라.

 

이재혁: 일단 주인공이 '영웅'이 아니다. 살려고 발버둥친다는 느낌을 주고 싶다. 찰리 채플린의 이야기처럼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인 그런 컨셉트로 만들었다. 참고로 해외 이용자들은 '코론도의 배신'이라는 게임을 많이 언급하시더라. 서바이벌 요소와 여행 요소가 들어가는 것이 유사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 플레이 타임은 어느 정도인가

 

이재혁: 평균 플레이타임은 20시간 정도로 본다. 다만 보다 자유롭게 플레이 할 수 있는 세계관을 던져주고 싶은 생각이 있다.

 

- 후속작 계획도 있는가

 

이재혁: 이번 메시지가 잘 전달된다면 원래 생각한 세계관을 다 펼치고 싶다. 스핀오프작도 생각하고 있다.

 

- 콘솔게임 개발 노하우가 많지 않아 어려움도 많았을 것 같다.

 

이재준: 지옥을 맛 봤다.(웃음)

 

이재혁: 개발 방향이 달라서 그걸 맞추는 게 어려웠다. 장르가 달라 제작 스타일도 달랐다.

 

이재준: 스타트업이어서 항상 '이게 가능할까'하는 두려움을 극복해야 하는 입장이다. 새로운 도전을 하려고 들어와도 몸으로 겪을 때 너무 힘들 수 있다. 생각 맞추는 과정도 힘들고. 도중에 떠난 친구들도 있지만,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 행복하다. 끝까지 함께 가고 싶다.

 

- 현재 게임의 완성도는 어느 정도인가

 

이재혁: 트레일러보다는 완성도가 높다고 말할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직 완성도가 높다고는 말하지 못하겠다. PD님과 의견도 다를 것 같다.

 

이현석: 빨리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다.

 

 

 

- 게임 출시일은? 패키지 출시 여부도 궁금하다.

 

이재혁: 출시일은 미공개다. 올해는 아닐 것이라는 정도만 말하겠다. 패키지 출시 여부도 소니와 논의 중이다.

 

- 인디게임 개발사들의 콘솔 게임 개발 도전이 많아지고 있다.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재혁: 응원하는 입장이다. 존경스럽기도 하고. 같은 길을 빨리 걷고 싶다.

 

이재준: 같은 길에 서 있다고 생각한다. 인디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더욱 끝까지 가서 함께 결과를 봤으면 한다.

 

이현석: 콘솔 게임 개발 경험이 한국 회사는 별로 없다. 같이 만들어 가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의지 있는 분들이 함께 모여서 좋은 게임을 만들었으면 한다.​ 

 

* 본 기사는 한국전문미디어협회와 게임기자클럽이 홍보-마케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개발사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캠페인 ‘점프 업, 게임 코리아’ 일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김성태 / mediatec@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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