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성장 한계 느낀 게임업체, 엔터에 투자

엔씨, 크래프톤...엔터 자회사 설립 및 투자 단행
2020년 08월 26일 16시 46분 28초


 

엔씨소프트와 스마일게이트, 크래프톤 등 대형 게임사들이 엔터테인먼트 사업 확장에 본격 나서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김택헌 수석부사장이 직접 총괄하는 자회사 '클렙'를 설립했다. 클렙은 엔씨소프트가 보유한 기술 및 IP를 영상, 웹툰, 온라인 음악서비스, 인터넷 방송 등 각종 엔터테인먼트 영역과 결합하는 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앞서 엔씨소프트는 시각특수효과(VFX) 전문기업 '포스크리에이티브파티'와 영화투자배급사 '메리크리스마스'에 각각 220억원, 100억원대 투자를 하는 등 엔터테인먼트 관련 회사에 높은 관심을 보여왔다. 그러나 보다 직접적이고 본격적인 자회사 설립은 처음이다.

 

클렙에는 김택헌 수석부사장 외에 엔터테인먼트 관련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김정하 엔씨 엔터사업실 실장과 심세란 모 연예기획사 소속 이사가 사내이사로 합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아이온, 블레이드&소울 등 자체 IP를 게임은 물론 다양한 미디어 영역으로 확장하는 한편 또 다른 신규 IP를 발굴하는 형태의 협업도 강화하고 있다”며 “클렙 역시 엔터테인먼트와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디지털 콘텐츠 비즈니스를 만드는 스튜디오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참고로 엔씨소프트는 매년 문화축제 '피버 페스티벌'을 개최하여 다수의 아티스트들과 협업하고 음원을 제작하고 있으며, 웹툰 플랫폼인 '버프툰'을 운영하고 여기서 연재된 작품을 활용한 드라마를 제작하는 등 다양한 방면의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진행 중이다. 

 


 

스마일게이트는 영화 산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도가니', '연가시', '설국열차', '명량' 등의 영화 제작에 투자하며 성공을 거둔 스마일게이트는 지난 2017년 태국 재계 1위 CP그룹과 '문화 콘텐츠 펀드'를 조성, 게임 뿐만이 아니라 영화, 드라마 등 문화 콘텐츠 IP 발굴에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자사의 대표작인 '크로스파이어' IP를 활용한 영화와 드라마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7월 중국 텐센트 비디오를 통해 방영 된 드라마 '천월화선'은 공개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1억뷰를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으며, 중국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웨이보에서 드라마 인기 순위 1위에 올랐고, 실시간 검색어 30위 안에 관련 검색어가 3건이나 게재되기도 했다.

 

지난 2015년 공식화한 '크로스파이어' IP를 활용한 영화는 드디어 가시화되고 있다. 영화 '분노의 질주' 시리즈를 만든 미국 할리우드의 영화 제작사 오리지널필름과 제작 계약을 맺은 스마일게이트는 이어 2017년 1차 시나리오를 완성시킨 바 있다. 그리고 올해 2월, 배급사 소니픽처스엔터테인먼트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것.

 

이 외에 스마일게이트는 국내 최초의 버추얼 유튜버 '세아(SE:A)'를 공개, 샌드박스와 전속계약을 맺고 다양한 방송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지난 달 7일에는 세아의 방송 채널인 '세아 스토리'를 시즌2로 명명하고 대대적인 개편을 단행했다. 유튜브에서만 진행하던 방송을 '트위치'로도 송출하기 시작했고, 성우 교체까지 단행하며 하루 4시간 이상의 방송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넷마블은 최근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만든 두 번째 방탄소년단 IP 기반 모바일 게임, 'BTS 유니버스 스토리'를 공개하고 글로벌 사전등록을 개시했다.

 

'BTS 월드'에 이은 두 번째 BTS 게임인 'BTS 유니버스 스토리'는 이용자가 직접 스토리를 제작할 수 있는 샌드박스 게임으로, 방탄소년단 세계관 기반의 스토리를 담고 있다. 지난 'BTS 월드'에서 이용자는 BTS의 매니저가 되어 BTS 멤버들과 교감하는데 중심을 뒀다면, 이번에는 직접 BTS를 활용한 다양한 콘셉트의 스토리를 자유롭게 생산하고 이를 다른 이용자들과 공유하며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 게임의 핵심이다.

 

게임 내 제작 툴을 활용해 이야기를 생산하는 ‘스토리 제작’ 모드를 비롯해, 이야기 전개와 결말을 이용자가 직접 선택하는 ‘스토리 감상’ 모드, 방탄소년단 세계관 속 캐릭터들에게 원하는 의상을 입히거나 증강현실(AR) 촬영을 할 수 있는 ‘컬렉션’ 기능 등을 제공해 전세계 팬들에게 높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크래프톤은 드라마 제작사 히든시퀀스에 전략적 투자를 실시, 2대 주주에 오르게 됐다. 히든시퀀스는 드라마 ‘미생’, ‘시그널’ 등의 PD출신인 이재문 대표가 2016년말 설립한 회사이다.

 

이번 전략적 투자는 크래프톤의 지식재산권(IP) 사업 확장 전략의 일환이다. 크래프톤은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 등 자사의 게임 IP를 활용한 드라마, 영화 등의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고 게임 제작을 위한 오리지널 IP를 발굴할 계획이다.

 

이 같은 게임업체들의 엔터테인먼트 사업 진출은 성장에 한계를 느낀 업체들의 영역 확장이 최대 이유다.

 

상반기 누적 매출액 1조를 돌파하면서 영업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이 오른 엔씨소프트지만, 리니지M의 2분기 매출이 직전분기보다 대폭 감소했고, 전체적인 해외매출 비율도 다른 회사에 비해 적은 상황이다. 특히 최근 주가가 20% 가량 감소한 배경은 미래 성장성이 다소 낮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이러한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엔터테인먼트 자회사를 설립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크래프톤이나 스마일게이트 역시 각각 '배틀그라운드', '크로스파이어'에만 의존하고 있는 상황을 탈피, 확장이 간절한 상황이다. 특히 크래프톤은 최근 2008년 설립되어 '테라'의 북미 서비스를 담당해 온 북미법인인 '엔매스'와 '테라M'과 '테라 오리진'의 개발사인 '스콜'의 폐업을 공식화했다. 적자가 심해진 분야의 정리도 좋은 결정이었지만, 중요한 것은 다음 행보. 무리하게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기보다는 이미 가지고 있는 IP를 활용한 사업 확장이 훨씬 용이하기 때문에 엔터테인먼트를 택했다는 분석이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알립니다

창간 24주년 퀴즈 이벤트 당첨자

창간 24주년 축전 이벤트 당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