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의 재미와 감동을 게임으로, 페어리테일

시리즈 팬에게 추천
2020년 08월 07일 23시 39분 17초

무려 단행본 63권에 이르는 방대한 스토리 볼륨, 그리고 판타지와 배틀 액션이 결합한 흥미진진하며 이색적인 소재를 주제로 전 세계 누적 판매 6,000만 부를 돌파, 국내외 대 호평을 받으며 TVA는 물론 극장판 영화 및 게임 등 다양한 미디어믹스에서 대흥행을 기록한 일본의 인기 만화를 베이스로 한 신작 게임이 국내에 상륙했다.
 
지난 30일 디지털터치에 의해 PS4 및 닌텐도 스위치 플랫폼으로 국내 정식 발매된 ‘페어리테일’은 지난 1999년부터 2005년까지 주간 소년 매거진에 ‘레이브’를 연재하며 인기 작가 반열에 오른 소년 만화의 거장 ‘마시마 히로’의 앞서 언급했던 동명의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으로, PSP와 모바일 플랫폼에 이은 시리즈 4번째 게임 출시작이다.

 

참고로 본 작품은 PS4 플랫폼을 기준으로 작성됐다.

 

 

 

■ 원작 스토리의 충실한 재현, 오리지널 스토리도 만족

 

수년 전부터 만화를 원작으로 한 다수의 게임들의 완성도와 그 평가가 상당히 나쁜 추세다. 뇌리에 바로 떠오르는 작품들만 해도 지난 2018년 발매한 ‘은혼 난무’부터 시작해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를 주제로 만든 ‘나의 히어로 원즈 저스티스 2’, 그리고 최근 발매된 ‘소드 아트 온라인 앨리시제이션 리코리스’ 등을 예로 들 수 있겠고, 이 모두 세계적인 호평을 받은 원작 IP의 완성도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채 저열한 퀄리티의 양산형 게임으로 전락, 게이머들과 평론가들의 혹평을 들어야만 했다.

 

이러한 일들로 인해 필자 역시 본 작품의 출시 소식을 처음 접했을 무렵 기대감과 더불어 많은 걱정과 불안이 교차했다. 그 무엇보다 페어리테일은 지난 2006년부터 코믹스 완결 시점인 2017년도까지 필자의 학창시절과 군 복무, 그리고 어엿한 사회인이 된 지난 10여 년의 세월을 함께해온 오랜 친구이자 필자가 가장 사랑하는 작품 중 하나이기 때문. 하지만 이러한 걱정은 게임을 접하며 사라졌고 원작 이상의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어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덧붙여 본 작은 매력적인 캐릭터와 게임성으로 지난해 말부터 국내외 게이머들의 입소문을 탄 ‘라이자의 아틀리에’의 개발사 거스트의 신작인 만큼 그 완성도 역시 우수한 편.

 
먼저 게임의 스토리 라인을 살펴보자. 본 작품은 원작 만화의 9번째 에피소드자 2부에 해당하는 ‘대마투연무’편의 모험의 여정, 그리고 시리즈의 흑막이자 악역인 어둠의 길드 ‘타르타로스’와의 전쟁을 그려낸 ‘타르타로스’편의 이야기를 현세대 콘솔 PS4의 우수한 그래픽과 박진감 넘치는 액션으로 담아냈고 플레이어블 캐릭터는 총 16명으로 그 볼륨 역시 만족스럽다. 이 부분은 원작 만화와 애니메이션의 팬이라면 보다 친숙한 기분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고 그 완성도 또한 원작 못지않게 뛰어난 편이었다.

 

덧붙여 게임만의 오리지널 스토리가 존재하는 점 역시 만족스럽다. 이 부분은 최근 발매한 닌텐도의 제노블레이드 크로니클스 DE 에디션의 후일담처럼 본 편 엔딩 이후의 추가 스토리 개념이 아닌 게임 진행 도중 접하게 되는 캐릭터 간 이벤트 형식으로, 플레이어는 스토리 모드 플레이 중 등장하는 캐릭터간 스토리 퀘스트를 클리어하면서 각 캐릭터 간의 이야기를 볼 수 있는 구성이다. 이 부분은 원작에서 등장하지 않던 다양한 캐릭터 설정 및 스토리를 경험할 수 있어 팬으로써 상당히 즐겁고 기뻤다.

 

다만 앞서 말한 게임 내 스토리 라인이 원작 만화의 단행본 기준 30권대에 해당하는 중반부의 내용을 다루다 보니 원작을 먼저 접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전반적인 게임 스토리 이해도가 떨어질 수는 있겠다. 개발사도 이러한 부분을 감안해서인지 게임 메뉴 내 위치한 사전 컨텐츠 내에 원작 1부의 스토리를 담았으나 수 십여 권에 달하는 줄거리 자체를 너무 함축해서 담아낸 편.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나 원작 코믹스나 TVA를 접해보는 것이다. 이편이 게임의 재미를 보다 극대화시키니 한층 더 심도 있게 게임을 접하고 싶다면 이참에 한 번 접해 보길 권한다.

 

더불어 길드 레벨을 올리기 위한 팀원 간의 유대, 건물 증축 등의 원작 기반 컨텐츠, 그리고 의상 변경과 같은 다양한 커스터마이징 역시 포함하고 있어 플레이의 볼륨 또한 상당해 마음에 든다. 덧붙여 인 게임 캐릭터의 모델링과 세부 디테일, 연출 및 OST 역시 TVA 이상으로 만족스러운 편.

 

하지만 현세대 거치형 콘솔 PS4로 출시한 게임이라 믿기 힘들만큼 열악한 저 해상도의 배경 및 사물 텍스처, 그리고 게임 진행 곳곳에서 느껴지는 프레임 드랍 등의 최적화 부분은 아쉬움을 자아냈다.  

 

 

 

 

 

■ 시리즈 팬이라면 즐겨 보길


게임의 전투 시스템은 우리가 일본 RPG 게임에서 흔히 접해왔던 턴 방식이다. 이 부분은 평소 JRPG를 많이 즐겨 본 게이머라면 상당히 밋밋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아울러 거스트의 작품이라 그런지 턴제 전투의 구조는 ‘아틀리에’ 시리즈와 매우 흡사한 편. 적의 배치 패턴과 수, 그리고 적 공격 시 얻게 되는 추가적인 보너스 시스템이나 공격 방어 구성 등 전투 시스템의 구조가 사실상 판박이다. 마치 페어리 테일의 스킨을 입힌 아틀리에처럼 말이다.

 

물론 본작만의 색다른 시스템도 존재한다. 마법이 주된 공격인 원작의 설정에 걸맞게 게임 역시 다양한 마법들을 사용하게 된다. 마법의 속성은 총 7가지로 몬스터별 속성 공격 또한 가능하다. 일반적인 공격이나 회복 마법 외에도 적을 공격해 얻게 되는 ‘페어리 게이지’를 활용한 팀의 마법 연계 기술이나 역으로 적에게 공격을 받을 경우 생기는 ‘각성’ 기술로 추가 데미지를 입힐 수도 있다. 또 일종의 필살기 개념인 ‘초마법’으로 적을 단숨에 제압하는 등 여러 전략적 변수가 존재하며 타격감과 액션 연출의 퀄리티도 마음에 들었다.

 

또 원작과 동일하게 길드, 일종의 파티 중심으로 게임이 전개돼 동료를 육성하는 재미나 공격 연계의 재미가 우수한 점, 그리고 길드 랭크가 높아질수록 보다 다양한 마법을 배워 전투에 사용할 수 있는 부분도 만족스럽다.

 

하지만 전반적인 전투 구조는 매우 단순하며 루즈한 편이다. 전투는 사실상 마법으로 시작해 마법으로 끝나는 구조, 그리고 마법에 소모되는 MP 수급도 매우 원활하다 보니 플레이어는 공격 버튼을 웬만해선 누를 일이 없다. 또 마법 공격의 데미지 자체도 워낙 강하다 보니 손쉽게 적을 녹일 수 있고 이러한 전투 진행은 게임 시작부터 엔딩까지 쭉 이어진다. 긍정적으로 본다면 그만큼 게임이 쉽고 간편해 RPG 초심자에겐 접근성이 좋지만, 보다 깊이 있는 전술적 재미와 긴장감을 원하는 게이머라면 많이 아쉬울 수 있겠다.

 

이렇듯 페어리테일은 원작 2부 에피소드의 충실한 재연과 오리지널 추가 스토리의 즐거움으로 무장해 시리즈 팬들을 매료시킨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긴장감 없이 단순하게 반복되는 전투 구조와 최적화는 여러모로 아쉬워 개선의 필요성을 남긴다. 시리즈의 팬, 그리고 JPRG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권한다.

 

 

 

 

 

 

 

 

 

 

김자운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WATAROO / 28,964 [08.09-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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