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게 같이 즐기기에 좋은 핵앤슬래시, '마인크래프트 던전스'

마인크래프트의 특색은 적어
2020년 05월 28일 01시 40분 01초

마인크래프트 프랜차이즈의 신작 '마인크래프트 던전스'는 지난 26일에 글로벌 마켓에 출시를 마쳤다. PC(Windows)와 Xbox One, PS4, 닌텐도 스위치 및 Xbox 게임패스까지 다양한 플랫폼에 출시되어 향후 다른 플랫폼의 플레이어와도 함께 멀티플레이 모드를 즐길 수 있는 크로스플랫폼 모드가 무료로 업데이트 될 예정이다.

 

마인크래프트 던전스는 고전 던전 크롤러 게임에서 영감을 얻은 핵앤슬래시 액션 어드벤처 게임으로 마인크래프트의 세계에서 펼쳐지는 모험을 다루고 있다. 플레이어는 강력한 힘을 얻어 세계 곳곳을 침략하고 파괴하며 백성들을 괴롭히는 우민왕과 그 부하들에게 맞서기 위해 여행을 시작한다. 마을이 습격당하고 있는 오징어 해안에서부터 시작된 여정은 우민왕의 성 하이블록 홀에 이르기까지 이어지며 임무지도를 통해 임무 난이도 외에도 전체 난이도를 조절해 자신에게 맞춰 게임을 진행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번에는 PC Windows 버전을 바탕으로 작성한다.

 

 

 

■ 장비 강화로 육성하는 캐릭터

 

마인크래프트 던전스에서 플레이어의 분신이 될 캐릭터는 직접 외형을 커스터마이즈 할 수 없다. 향후 모드나 파일을 만지는 방식으로, 또는 DLC로 나올 계획이 있을런지는 모르지만 현 시점에서는 일부 완성된 캐릭터 프리셋 중 원하는 것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캐릭터를 생성한다. 캐릭터 프리셋 목록 중 마지막에 배치된 몇 개의 외형은 DLC 구매를 통해 선택할 수 있게 되는 잠긴 프리셋이다. 캐릭터의 외형과 마찬가지로 캐릭터의 이름을 별도 지정할 수 없다. 게이머 태그가 그대로 캐릭터명으로 적용되는 방식인지라 커스터마이즈 요소는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

 

핵앤슬래시에 던전 RPG 요소를 더한 작품이기에 캐릭터 육성 요소가 존재한다. 적을 처치해 경험치를 획득하고 이를 기반으로 레벨이 상승하는 레벨업 시스템은 있지만 흔히 RPG에서 보이는 힘, 지능, 민첩성 등 몇 가지의 능력치를 올려 성장시키는 스테이터스 시스템은 없다. 레벨과 함께 캐릭터의 전투력을 상징하는 힘 수치만 표기되며 스테이터스를 대체하는 시스템으로 레벨이 오를 때 습득하는 효과부여 포인트를 소모해 무기와 방어구, 그리고 활에 다양한 효과를 부여할 수 있는 효과부여 시스템이 존재한다.

 


 


 


무기와 방어구에 의한 외형 변화는 있다.

 

캐릭터가 장비할 수 있는 아이템은 무기와 방어구, 원거리 무기와 유물이라 불리는 아이템 슬롯 세 개이며 각 부위의 아이템들은 일반, 희귀, 유일 등 성능에도 영향을 미치는 아이템 등급이 있어 공격력이 몇이나 더 높은 무기보다 자체적으로 추가 효과가 붙은 유일 등급 장비가 훨씬 좋은 경우가 많다. 효과부여는 최대 3개 슬롯이 존재하고 한 개의 슬롯에서 선택할 수 있는 효과는 하나씩이다. 슬롯 당 최대 3레벨까지 효과를 강화할 수 있고, 어떤 장비에 효과부여 슬롯이 더 많은지도 무작위라 유일 등급 장비보다 슬롯이 더 많은 낮은 등급의 장비를 획득하게 되기도 하며 유일 등급 장비인데도 효과부여가 영 시원찮아 결국 사용하지 않게 되기도 한다. 또한 효과부여 포인트는 부여한 장비를 파괴하면 다시 돌려받을 수 있어 초반부터 부담없이 사용하는 장비에 효과를 부여해도 무방하다.

 

유물은 일종의 도구 아이템이지만 횟수 제한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 장비품이다. 원작에서도 등장한 낚싯대 같은 것들이 유물 카테고리로 배정되어 다양한 효과를 지닌 아이템이 됐다. 발사하면 폭발하며 폭발 주변의 적에게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는 폭죽, 바닥에 내려놓아 일정 범위 내에 있는 아군의 체력을 회복시키는 토템, 늑대나 라마를 펫으로 소환해 함께 싸울 수 있는 먹이 유물, 적을 처치해 영혼을 흡수하고 이를 소모해 사용하는 강력한 효과의 유물 등 다양한 아이템들이 등장한다.

 

 

 


 


업적 팝업과 함께 게임 내부에서 폰트가 깨져나오는 부분

 

■ 묘하게 좋은 타격감

 

핵앤슬래시 특유의 우글우글한 몬스터는 마인크래프트 던전스에서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다. 사실 초반부에 갈 수 있는 임무에서도 많은 양의 적이 나타나기는 하지만 중반부터 후반까지는 그야말로 마우스를 누르고 있는 손가락이 피곤할 정도로 많고 단단한 적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와 묘하게 좋은 손맛을 전해준다. 여기에 천둥처럼 떨어진 벼락이 주변의 적에게까지 옮겨가며 번쩍이는 화려한 효과부여가 있다면 전투가 꽤 화려해진다.

 

초반에는 많은 수의 적이어도 무난하게 쓰러뜨릴 수 있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점점 난이도가 완만하게 상승하다 하이블록 홀과 흑요석 첨탑에서는 추천 힘과 조금 높거나 동일한 상태에서 가더라도 굉장히 벅찬 난이도가 된다. 보스들도 초중반은 무난하나 이후엔 중간보스 격으로 나오는 골렘이 꽤 번거로운데다 여러 번 등장하는 구간도 있고 우민왕과의 보스전에선 우민왕 본인과 싸우는 1차전이 쉬웠다가 바로 이어지는 2차전에서는 갑자기 1차전과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난이도 상승을 보여주기도 한다.

 


 


 

 

 

뒤로 갈수록 가끔씩 불합리하다고 생각하게 되는 상황에 놓이기도 한다. 특히 적을 강화시켜주는 몬스터인 부여사들이 부여를 걸기 시작하면 부여를 받는 몬스터의 체력이 압도적으로 느리게 깎이고 공격력은 굉장히 강력해지는 효과가 있어 빠르게 부여사를 처리해주지 않으면 순식간에 죽임을 당하기도 하며, 바닥에서 기둥이 솟게 하며 단순히 길을 막는 용도의 기둥 외에도 폭발하는 기둥을 솟게 하는 몬스터와 부여사가 붙으면 굉장히 짜증나는 상황이 펼쳐지기도 한다.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마구잡이로 적들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중요도가 높은 적부터 처리하는 식의 플레이를 해야 한다.

 

임무 하나하나의 길이가 꽤 긴 편이라서 맵 전체를 다 둘러보며 가려고 한다면 맵 탐색에 투자하는 시간이 굉장히 길어진다. 반면에 상자나 숨겨진 요소를 전부 무시하고 목표 마커만 따라가면 꽤 빠르게 우민왕까지 도달하는 것이 가능하다. 여담으로 게임 난이도를 좀 더 낮출 수 있는 효율적 효과부여 옵션들도 있는데, 효과부여 슬롯 두 개에 흡수가 전부 붙은 빠른 속도의 무기를 얻었다면 일종의 좀비 메타로 특정한 적을 제외한 모든 적과 정면에서 싸우며 굉장히 편안하게 우민왕을 만나는 것이 가능해진다.

 


 


 

 

 

■ '마인크래프트'일 필요는 없다

 

IP의 인지도를 생각하면 마인크래프트 IP를 활용한다는 점은 분명 유효한 전략이다. 하지만 크래프팅과 채집, 건축이라는 개성을 가진 마인크래프트의 IP를 활용한만큼은 원작의 특색을 살려 거기에 이 작품의 장르 핵앤슬래시를 접목시켰다면 조금 더 개성적이고 즐거운 게임이 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계속해서 들었다. 그러니까, 굳이 '마인크래프트' 던전스일 필요가 없을 정도로 원작의 주요 포인트들이 작중에 드러나지 않는다. 맵에서 걸어갈 수 없는 절벽 너머, 또는 빠지면 나올 수 없는 늪 너머의 보물상자를 열기 위해 원작처럼 블록을 캐서 다리를 놓고 건너가서 상자를 여는 정도의 플레이는 가능할 줄 알았지만 그냥 구르기로 절벽이나 늪지대를 넘어가 보물을 얻는 평범한 방식이라 아쉬움을 남긴다.

 

한편 유플레이 런처 게임들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던 소유권 문제 오류가 PC 버전에서도 발생하고 있는 경우들이 있어 구매자들의 성토가 있기도 했으며 출시 초기 단계에서 몇 가지 버그들이 눈에 띈다. 대부분은 소소하게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의 버그였지만 진행이 막히는 심각한 상황에 이르는 버그도 있었다. 일례로 몬스터가 땅에 박히는 버그가 가끔 발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경우 몬스터가 죽지 않았을 경우 타깃으로 클릭은 되는데 공격은 들어가지 않아 몹이 많이 나타나는 긴박한 상황에서 클릭미스가 유도되며 캐릭터가 위험에 빠지기도 한다.

 

 

 


버섯 아래 빨간 박스가 바닥에 박힌 몬스터다

 

바로 이 버그와 연계해서 하이블록 성 임무를 진행할 때 황금 열쇠를 등에 지고 전투를 시작했다가 피격당하며 열쇠를 떨어뜨릴 때 열쇠가 아예 바닥 아래로 사라져 캠프 귀환 이외엔 진행할 방법이 없는 치명적인 상황도 발생한다. 하이블록 성 자체가 우민왕의 마지막 발악인 흑요석 첨탑 직전의 임무라서 몬스터 밀집도나 유형에서 오는 피로감이 상당하기 때문에 한 번 이런 버그를 겪어 귀환을 하게 되면 의욕을 상당히 깎아먹는다.

 

반면 익숙한 IP를 활용한 효과는 있었다. 등장하는 몬스터들 중 다수가 친숙했고 화면에 노이즈를 발생시키며 나타나는 엔더맨, 접근하면서 폭발해 주변의 모든 대상에게 피해를 입히는 악명 높은 크리퍼 등은 게임 내에서도 잘 구현되어 몬스터의 특징을 고려하며 전투를 진행하게 만들었다. 또, 마인크래프트 특유의 편안한 복셀 기반 텍스쳐들을 살려 각종 지형과 건축물을 구성해 볼거리를 제공하며 전투 등에서도 과격한 표현보다는 알록달록하면서도 아기자기한 장면들을 연출한다.

 


 

 

 

사운드도 꽤 괜찮다. 마인크래프트에서의 효과음을 사용해서 원작의 몬스터들이 원래 내던 소리를 삽입해 친숙함을 살리고 배경에 깔리는 음악들은 과하지 않으면서도 극적인 장면에서는 완급을 조절하며 적절히 쓰인다. 특히 캠프에서 흐르는 BGM은 캠프의 편안한 분위기를 잘 전달해주고 있다.

 

마인크래프트 던전스는 외견만 떼어놓고 본다면 오히려 핵앤슬래시 맛집이었던 디아블로의 감성과 더욱 비슷한 느낌을 주며 마인크래프트적인 요소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워 다소 아쉬운 느낌이 많이 드는 작품이다. 향후 업데이트가 진행된다면 마인크래프트의 특성을 더욱 살릴 수 있는 컨텐츠들을 더하면서 지금은 대장장이와 유물 상인만 존재하는 캠프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 수 있는 요소가 생겼으면 한다.​ 

 


 


그리고 메인으로 튕기는 빈도도 줄었으면.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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