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레이저를 꿈꾼다. 세컨드찬스 서희원 대표

[인터뷰] 세컨드 찬스 서희원 대표
2020년 05월 08일 16시 00분 26초

2018년 론칭해 2019년부터 e스포츠계에 얼굴을 내민 게이밍 기어 브랜드 '긱스타'.

 

대부분 외국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는 게이밍 기어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국산 브랜드로 눈길을 끌고 있지만, 특히 화려하면서도 독특한 외형, 화사한 색감과 젊은 감각의 디자인으로 더욱 주목받고 있는 게이밍 기어이다.

 

이러한 감각의 배경에는 서희원 대표가 있다. 그는 '겨우' 30대에 전국 900개가 넘는 PC방 창업을 도운 세컨드 찬스의 창업주가 됐고, 회사가 보유한 PC방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시작했지만 맛있다는 소문이 자자해지면서 현재 200호점이 넘는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는 XOXO 핫도그앤커피를 론칭한 실력있는 사업가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서 대표는 이제 '긱스타'로 게이밍 기어 시장에 도전한다. 어떻게 게이밍 기어에 도전하게 됐는지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지 세컨드 찬스의 서희원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세컨드찬스 서희원 대표

 

■ 본인의 이력을 공개한다면?

 

20대초 12년 전에 홍대 쪽에서 PC방을 창업했다. 굉장히 장사가 잘 되었는데 소문이 나니 바로 근처에 PC방 3개가 동시에 생기더라. 결국 폐업 할 수 밖에 없었다. 이후 잠시 레스토랑에서 일을 하다가 PC방 프랜차이즈에 들어가 가맹점 점장을 하게 되었는데, 일이 잘 돼고 빠르게 승진해서 본부장이 되었다. 나이 때문에 그 이상은 못 올라가고 본부장만 8년을 했다.

 

당시 신규사업에 대한 검토를 많이 했었고, 식자재 유통 쪽을 공부해서 PC방에 식자재 납품을 하기 시작했다. 직원이 굉장히 많았는데 급여가 낮아서 직원들 부가 수입을 올리게 해주려고 새벽에 함께 햄버거 배달을 돌던 기억이 난다.

 

그러다 그 PC방 회사가 없어지게 됐고, 같이 일했던 이사 분과 둘이 3POP PC방 프랜차이즈를 차렸다. PC방을 운영하면서 왜 불고기 버거와 콜라, 컵라면만 먹을까 싶어 메뉴를 다양하게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한 핫도그 프랜차이즈와 협력해서 PC방과 핫도그 전문점을 접목시켰는데 의외로 잘 맞더라. 하지만 결국 그 핫도그 회사가 부도가 나버리는 바람에 직접 XOXO 핫도그 브랜드를 만들게 되었다. 장사가 잘되어서 지금은 600호점 개장을 앞두고 있다.

 

■​ 큰 회사의 CEO라 하기에는 젊어 보인다

 

PC방 쪽 업계에서 활동한 지 13년이 되다 보니, 나이는 어리지만 경력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실제로도 다양한 활동을 했었고, 하드웨어 쪽으로도 활동을 많이 하다 보니 업계 쟁쟁한 회사들도 저를 다 알고 계신다.

 

공동 창업자지만, 나이가 어려서 부장 직급을 달다 보니 할 수 있는 것에 한계가 많았는데, 2018년 7월에 대표를 달고 다른 사업들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옷을 되게 좋아해서 의류 브랜드들끼리 진행하는 콜라보레이션을 많이 봤다. 최근에 덱과 콜라보레이션을 한 키보드를 출시했고, 지금은 쿠거와 에이서를 준비하고 있다. 

 

■​ '금수저'가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다.

 

금수저는 아니다. 매장 종업원에서 10번 승진해서 대표까지 온 것이다. 그러다 보니 과정이 굉장히 험난했고, 나이가 다소 어리니 시장에서도, 내부에서도 견제가 굉장히 많았다. 살아남기 위해 정말 많이 노력했다. 이 집단, 이 회사라는 조직에서 필요한 사람이 되자라는 일념 하에 일해서 신입일 때는 일주일에 집에 2번 들어간 적도 있다. 4년 전까지만 해도 주말까지 주 7일 꽉 채워서 일했고, 올해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부터 토요일에도 쉬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만들고 싶은 PC방, 우리가 만들고 싶은 게이밍 기어를 만들 수 있기에 힘든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 세컨드 찬스는 어떤 회사인가?

 

처음에는 PC방을 컨설팅해주는 회사였는데, 입소문이 나서 전국에서 사람들이 많이 오기 시작했다. 3POP은 원래 저희가 직접 PC방을 차리려고 만든 브랜드라 로열티가 없다 보니 4-50명씩 밀려 있는 상황이다. 개인적으로 장사가 안돼서 폐업하게 되면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보니 굉장히 신중하게 오픈해주고 있다.

 

그렇게 많은 PC방들을 오픈해주고, 직원도 계속 늘어나고 하니까 유지비가 굉장히 늘어나더라. 많은 PC방을 챙겨야 되다 보니 직원들이 하나하나 손수 챙겨줄 수 없게 됐고, 고민하다 만든 것이 물류 시스템이다. 이를 활용해서 식자재를 유통하고 있고, 지금은 90퍼센트의 수익이 식자재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XOXO 핫도그 브랜드만 500개의 PC방과 전국에 있는 워터파크 3분의 2, 올림픽 공원, 경마장, 휴게소 등의 특수 상권에 들어가 있다.

 

‘완벽한’ 시리즈로 PB 상품에도 도전하고 있다. ‘완벽한 라면’을 만들 때는 팔도와 레시피 회의만 6개월 동안 하고, 소고기 베이스로 면을 좀 더 쫄깃쫄깃하게 해서 야채 스프의 건더기 수 하나까지 체크해서 출시했다. 처음에는 1+1 행사를 진행했는데, 20만 개가 3시간만에 전부 완판 되더라. 지금은 팔도 회장님도 인정 하셔서 ‘완벽한 짜장’도 개발하고 있고, 오히려 팔도에서 레시피 제안을 계속 주고 있다. 현재 꾸준히 600곳에 납품하고 있는데 여기에 더해 300여 곳을 운영하고 있는 다른 PC방 프랜차이즈에서 납품 요청이 와 올해에는 1,000여 곳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 긱스타 브랜드에 대해서 설명해달라. 

 

지금까지 PC방을 900개 정도 오픈해 줬고, 컴퓨터를 40만 세트를 맞추면서 벤큐, 덱 헤슘, 알파스캔, LG 모니터를 가장 많이 사는 회사가 되었다. 엄청난 구매력이라고 느끼니 우리가 직접 브랜드를 만들어보는 것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한민국 국민 중 12명 중 1명이 PC방을 이용하는데, 지금의 10대들이 나이가 들어 구매력이 생기면 PC방에서 보아 온 익숙한 주변기기들의 소비자로 바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장기적인 브랜드를 만들고자 했다.

 

벤큐가 e스포츠를 겨낭해서 한국 마케팅을 하는 것을 보고 공부를 많이 했다. 하면 할수록 게이밍 기어에 한국 회사가 없다는 것을 느꼈다. 왜 국산 게이밍 기어는 없을까 싶어서 대기업에 물어보니, 그들은 가족이 화목해야 하기 때문에 게이밍을 본격적으로 하지 않는다더라. 그 시장에 우리가 직접 진출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2018년에 10월에 긱스타를 런칭하였고, 우연찮게 공중파 예능 미운 우리 새끼에서 홍진영 씨가 저희 긱스타 커스텀 수냉 PC를 사용하는 게 노출되면서 본격적으로 이슈가 되기 시작했다.

 

컴퓨터를 40만 세트를 팔아보다 보니 어떤 제품이 품질이 좋은가 눈에 보이더라. 좋은 부품들만 골라 생산을 했다. 처음에는 PC방에 납품할 제품만 출시했는데, e스포츠 쪽으로 관심을 가지면서 프로게이머들이 쓰는 장비를 직접 만들고 싶다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이제 시작하는 국산 브랜드라 개발 기간도 걸릴 거고, 사이즈를 키우는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한 단계씩 차근차근 밟아 나가 국내 최고의 게이밍 브랜드로 성장하고픈 욕심이 있다. 지금까지 직접 출시한 모니터가 9종, 그래픽카드가 4종, 게이밍 의자가 3종, 파워 서플라이, 키보드, 마우스, 헤드셋 등이 20종 가까이 된다.

 

모니터는 대기업 모니터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공장에서 생산 중인데, 아직 아쉬운 것이 디자인이다. 특출 난 디자인을 위해서는 그만큼 돈을 쏟아 부어야 하는데, 아직은 부족한 상황이다. 그래도 중소기업 쪽에서는 제일 좋은 스펙에서 만들고 있다.

 

참고로 처음 시작했을 때 우리 기술력이 부족해서 주연테크와 협업하게 됐다. 주연테크의 오랜 역사와 노하우 덕분에 제품 개발은 물론, 전국망 A/S도 가능하게 됐다.

 

■​ 방문해 보니 IT회사보다는 일반 회사 같은 느낌이 난다

 

아이디어는 많이 나오고 있지만 생각보다 굉장히 보수적이다. 부장이나 이사들의 연배가 40대 중후반이시다 보니 오히려 본인이 밀고 나가고 주변에서 말리는 형국이다.

 

처음 긱스타를 런칭했을 때, 80억 가까이 되는 물량이 들어왔는데, 그 중에 그래픽카드만 30억이었다. 그 물건을 다 판매하는데 너무 진땀을 흘려서 다시 하라고 하면 못할 것 같다. 처음에는 멋모르고 물량을 많이 찍어서 가져왔던 건데, 브랜드를 새로 런칭하면서 그 정도 물량으로 시작한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물론, 지금은 재고를 거의 월 단위로 재생산해서 들어오는 상황이고, 제대로 운영된 작년 매출이 170억이다. 본인까지 포함해서 긱스타를 담당하는 6명의 직원이 정말 땀을 많이 흘렸지만, 굉장히 많이 팔았다고 자부할 수 있다.

 

■​ 최근 마케팅이 매우 공격적이다

 

앞으로의 숙제로는 글로벌 브랜드에 뒤지지 않는 스펙을 위해 노력을 하고자 한다. 올해 직원도 12명까지 늘리려고 계획 중이다. 사실 마케팅을 전혀 공부를 안 하고 들어왔는데, 오히려 유통 채널도 그렇고 마케팅을 굉장히 신선하게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900개 이상 PC방에서 우리 제품을 사용하다 보니까, 의뢰를 하지 않아도 언론사에서 PC방 촬영을 오면 언제나 우리 브랜드가 노출 되어서 득을 많이 보고 있기도 하다. 방송국이 많은 마포구 50개 PC방 중 25개가 우리 PC방이다. 그러다 보니 촬영이 언제나 우리 쪽에서 진행될 수밖에 없다.

 

■​ 해외 유명 브랜드에 비해 국내 게이밍 브랜드는 저렴한 맛에 산다는 인식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타파하고자 한다면 그 방법은?

 

게이밍 기어 브랜드로서 신뢰도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AS 정책으로 방향을 잡고자 한다. 고장이 잘 나지 않는다는 것과, 설사 고장이 나더라도 빠르게 수리가 된다는 것을 장점으로 한 입문가용 게이밍 기어로서 자리를 잡고 싶다. 그 외에도 지속적으로 글로벌 브랜드와 협업하여 기술력을 올리고, 내부적으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 게이밍 주변기기 브랜드에서 그래픽카드와 파워 서플라이는 굉장히 의외였다. 향후에는 다른 부품도 발매될 예정이 있는지?

 

그래픽카드, 파워 서플라이, 케이스까지 컴퓨터 부품에서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향후에는 노트북이나 일체형 PC까지 계획하여 한성컴퓨터와 같은 컴퓨터 브랜드로 가고 싶다.

 

■​ 마블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출시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디즈니는 자사 IP활용에 대하여 굉장히 깐깐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고충은 없었는가?

 

디즈니 콜라보레이션을 제안하기 위해 보낸 메일만 7통이 넘은 것 같고, 진행하면서는 너무 힘들어서 중간에 포기할까 생각도 많이 했다. IP와 제품의 연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 BTS 키보드가 연간 100억 원어치 팔려 나간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였다. 지속적으로 IP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물색을 해 보았는데, 당시 계약이 안되어 있던 게 디즈니와 마블 뿐이더라. 디즈니는 타사에서 가져갔지만, 마블은 따로 가져올 수 있었다. 

 

900여 개의 PC방을 오픈하면서, 매번 똑같은 PC방이라는 생각에 마블 PC방 같은 특이한 PC방을 만들고 싶어 디즈니에 제안했었다. 아이디어는 나쁘지 않지만, 게이밍 기어부터 시작해서 그 데이터를 들고 다시 이야기하자라고 말씀하시더라. 나중에는 여기가 마블 전시장인가 싶을 정도로 제대로 된 마블 PC방을 해보고 싶다. 

 

■​ 향후 긱스타 브랜드와 세컨드찬스가 나아갈 방향은? 해외 진출도 고려하는가?

 

주연테크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에서 삼성, 엘지 다음으로 잘 나가는 매출 3위 회사가 주연테크이다. 한국에서 3등이면 세계에서도 3등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해외 진출은 아직 고려하지 않는다. 예전에 PC방으로 해외 진출을 진행하다가 굉장히 고생을 했었다. 당분간 추가 진출은 없을 것 같다.

김성태 / mediatec@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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