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초통령 모바일로, 피구왕 통키M

피구 열풍의 주역, 모바일서도 가능할까
2020년 04월 04일 00시 41분 19초

‘피구왕 통키’가 모바일 게임으로 부활했다.

 

피구왕 통키. 80년대생이라면 누구나 아는 국민 애니메이션이었다. 이 애니메이션은 1989년 연재된 동명의 만화(원제 불꽃의 투구아 돗지단페이)를 기반으로 한 작품이며, 국내는 SBS 개국 초창기인 1992년 방영돼 당시 국딩(국민학생, 현 초딩=초등학생)들 사이에서 피구 열풍을 일으키게 했다.

 

특히 이 애니 국내 성공은 당시 신생 방송국이라 듣보잡이었던(서울 외의 일부 지역은 방송 안 함) SBS가 90년대 내내 만화왕국이라는 칭호를 얻을 수 있게 하는데 주요 역할을 했고, 당시 학교 체육 시간 때나 동네에서 아이들이 모두 피구를 하게 만들 정도로 큰 인기였다.

 

 

 

사실 피구왕 통키에서 나온 피구는 기존의 피구를 변형시킨 가공의 스포츠 ‘투구(鬪球)’이며, 이 애니메이션 때문에 실제 피구 룰을 모르는 사람이 대다수일 정도로 투구가 국내 피구의 기준이 됐다.

 

또한, 피구왕 통키는 본국인 일본에서 국내만큼의 인기는 없었으나, 나름 인지도는 있던 작품이라 꾸준히 게임화가 된 바 있다. 메가드라이브로 출시한 작품은 오락실에 시간제로 배치될 정도로 잘 만들어졌고, 패미컴판 ‘피구왕통키2’는 카드배틀이지만 미려한 완성도로 지금도 두고두고 회자되는 작품이다. 이외 게임보이나 PC엔진, 슈퍼패미컴 등으로 나온 작품들은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편이다.

 

 

피구왕 통키 게임 중 최고 완성도로 평가 받은 메가드라이브판

 

 

패미컴판 두 번째 작품 역시 최고의 완성도로 호평

 

잡설이 길었지만, 일본에서 원작 만화 연재 종료 후 후속작이 잠깐 연재된 것 외에는 별다른 행보가 없던 피구왕통키였지만, 국내 개발사 스노우파이프에 의해 모바일 게임 ‘피구왕 통키M’으로 재탄생됐다. 

 

이 게임은 원작 만화 기반이었던 패미컴 시리즈와 달리 메가드라이브판처럼 애니메이션을 베이스로 둔 턴제RPG이며, 이 회사의 전작 ‘사쿠라대전M’처럼 원작 주요 캐릭터를 수집해 PvE 중심으로 전투를 하고 성장시키는 것이 주목적인 게임이다.

 

 

사실 피구왕 통키M은 서비스 행보도 사쿠라대전M과 동일한데, 기존에 출시했던 게임을 개량에 재출시한 버전이다. 기존 버전 ‘피구왕 통키 불꽃슛의 전설’과 차이를 비교한다면 전반적으로 UI나 시스템 등이 개량된 점이 특징이다(주요 일러스트 등의 기본 소스는 동일하다).

 

플레이어가 주로 즐길 PvE 모드는 총 4개 월드로 구성됐고, 첫 번째 월드는 통키가 태동국민학교(초등학교) 피구부에 들어가게 되는 과정을 그린 ‘태동 항구’, 두 번째는 타이거의 상아국민학교와 겨루는 과정을 그린 ‘상아 시티’, 세 번째는 민대풍과 격전을 그린 ‘백아 시티’, 마지막은 태백산과 경쟁을 하는 ‘암산 시티’이다. 중간마다 원작처럼 배구를 베이스로 한 피구팀인 ‘회오리팀’과 손미나의 오빠가 소속된 태동축구부와 변칙경기도 펼친다. 뭐 원작 자체가 투구라는 가상의 종목이니 어떤 종목이랑 붙어도 상관없긴 하다. 참고로 원작 만화에서는 여자 농구부와도 한판 붙는다...

 

덧붙여 PvE에서 매력적인 부분도 있는데, 주요 스토리가 애니메이션을 따르고, 중간마다 애니메이션 명장면 컷이 함께 나온다. 또 게임 오프닝도 실제 애니메이션 영상을 일부 사용.

 

 

 

 

 

 

 

또한, 피구왕 통키M의 전투는 일부 커뮤니티나 블로그를 보면 메가드라이브판과 패미컴판를 혼합한 느낌이 강하다는 평들이 있다. 실제 두 게임을 해보고 하는 말인지 궁금하다.

 

메가드라이브판과 비슷한 점은 눈에 보이는 화면 정도뿐이고, 실제 게임 방식은 총 5명 캐릭터(메인 전투원 4명 중 한 명이 죽으면 남은 한 명이 리젠되는 방식)를 지정해 턴을 번갈아 가며 싸우는 방식이다. 또 전투가 굉장히 긴데, 장시간 하다 보면 꽤 피곤하다.

 

그리고 패미컴판은 커맨드형 카드배틀 장르로, 카드를 조합해 상대보다 높은 수를 내면 강렬한 컷인 연출이 나오며 전투가 되는 방식인데, 이 게임은 패미컴처럼 카드가 등장한다는 것 외에는 게임 룰이 판이 하게 다르다. 즉, 피구왕 통키M는 유저들이 모바일 RPG를 일컫는 양산형 RPG 룰과 흡사하다.

 

 

메가드라이브판 화면(열혈고교 피구부와 동일한 방식으로 진행)

 

 

 패미컴판은 커맨드 배틀이 가깝다

 

더불어 PvE는 태백산편까지 다뤘으나 등장하는 캐릭터는 애니메이션 후반부인 유럽팀까지 등장하고, 재료로 쓰일 B급 캐릭터들은 정체불명의 오리지널 캐릭터가 등장한다. 또 깡패를 제외하면 얼굴이 우락부락하고 조폭같이 생겨도 모든 캐릭터가 ‘초딩’이다.

 

캐릭터를 성장하다 보면 재미있는 점을 볼 수 있는데, 민대풍의 스킬을 보면 실제 음성은 ‘회전회오리슛’이라고 외치지만 적혀진 스킬명은 ‘네오 스핀 토네이도 슛’이다. 스핀 토네이도 슛(샷)은 일본명인데, 왠지 일본 진출도 노리고 만든 것 같다.

 

또한, 원작 캐릭터라도 상위 등급으로 가면 마개조 복장을 입은 캐릭터를 볼 수 있는데, 원작과 동떨어진 분위기의 복장이라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파악된다. 전투 시 캐릭터 일부 목소리가 국내 방영 당시 성우를 그대로 캐스팅했다지만 게임 내 음성이 별로 안 나오는 점도 아쉽다.

 

 

 

 

 

게임과 별개로 주요 캐릭터 이름이 익숙한 이름이 많이 보이는데, 김미화, 손미나, 서태지, 현진영 등 90년대 유명인들 이름이 마구잡이로 쓰였다. 태동팀 멤버인 이봉원은 이 게임에서 빠졌다. 옛날에는 만화 캐릭터 이름에 유명인 이름을 넣는 일이 흔했으나, 요즘 같으면 생각 없이 유명인 이름을 썼다간 고소당해도 할 말 없을 것.

 

필자도 이 게임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어 플레이해볼 생각이 없었으나, 주변에 재밌게 하는 지인이 있어서 피구왕 통키 원작도 좋아하고 호기심에 플레이해봤다. 실제 게임 자체는 할만했으나 최적화가 잘 안 된 탓인지 자주 튕기고, 전투가 길어 장시간 하다 보면 피로감이 많이 쌓였다. 이 점을 제외한다면 캐릭터 게임으로 완성도는 무난한 편이니, 피구왕 통키를 좋아한다면 잠깐이라도 플레이해보자. 추억 파괴일지, 의외로 오묘한 매력에 빠져서 꾸준히 플레이할지는 플레이어의 몫. 

 

 당시 초딩들의 선망의 대상이었던 어머님은 원작 애니메이션처럼 수영복만 입고 안 나오신다 

 

현진영 GO, 진영 GO!

이동수 / ssrw@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우쭈쭈♡ / 2,638,111 [04.04-09:45]

보호구가 무슨 전설의 장비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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