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왕? 그게 뭐더라, '토탈워:삼국' DLC 천명

창천 VS 황천
2020년 01월 16일 06시 23분 06초

팔왕의 난이 만족스럽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복귀각을 잴 수 있게 만들 수도 있는 신규 DLC가 출시된다. '토탈워:삼국'의 신규 DLC인 '천명'은 기존 오리지널 토탈워의 시작연도 190년에서 6년 앞선 184년을 무대로 진행되는 시나리오가 추가되어 황건과 한나라의 대립 과정을 관통하는 이야기를 즐길 수 있다. 오리지널에서 등장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던 황건적의 3톱 장각, 장보, 장량이 모두 등장하며 한나라 세력을 플레이어가 직접 선택해 즐길 수 있게 됐다.

 

천명, 오리지널, 팔왕의 난이 모두 다른 연대로 시작되기 때문에 184년 캠페인을 선택하면 일부 세력이 선택 불가능한 상태가 되며, 반대로 190년 캠페인을 시작연도로 잡았을 때 선택 불가능한 세력도 존재한다. 이번 DLC에서는 천명 시스템의 주제인 창천과 황천의 대립 속에서 창천과 황천에 소속된 영웅들이 새롭게 등장한다. 다수의 세력이 참전하고 새로운 병종도 추가되면서 시기적으로도 황건의 난과 함께 각지의 군웅이 들고 일어나는 시점을 다루고 있어 비로소 삼국지 게임의 DLC다운 시점이기도 하다.

 

한편 천명 DLC와 함께 모든 플레이어에게 제공되는 신규 FLC 컨텐츠로 서주의 도겸이 플레이어블 진영에 추가된다. 아울러 이번 리뷰의 진행은 연의 모드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창천이사 황천당립

 

DLC 천명은 장각 3형제의 황건적이 내세운 창천이사 황천당립 세재갑자 천하대길이란 구호를 모티브로 황천 세력인 장각, 장보, 장량을 추가하고 창천으로 빗댄 한나라에 노식, 하진과 유굉, 유총 등을 더해 두 거대한 세력이 벌이는 전쟁을 주무대로 채택했다. 유굉의 추가로 알 수 있듯, 한나라가 플레이 가능 세력으로 추가되면서 전선이 사방에 퍼져있는 등 난이도는 높지만 한의 영제로 제국을 운영할 수 있고 황건적 3톱 중 원하는 이를 선택해 초기 도시 없이 게임을 시작하는 것도 가능하다.

 

천명의 추가와 함께 전설적인 장군으로 격상되는 인물들도 생겼다. 조조의 왕좌지재 순욱, 한나라의 충신 황보숭, 그리고 절세미녀로 동탁과 여포의 사이를 틀어놓은 재녀 초선이 발탁됐다. 아마 손인이나 정강의 모델링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있을 터인데, 전설적 장군이 된 초선은 CA 치고는 나름대로 볼만하게 모델링이 완성됐다. 신규 세력 지도자들은 당연히 고유 장수 모델링이 적용되어 있고, 순욱과 황보숭도 초선과 마찬가지로 새 모델링이 도입됐다.

 


 

 

 

전설적인 장수 승격 외에도 새 병종들이 대거 투입됐다. 한나라의 예를 들면 최상급 병종이라 할 수 있는 제국근위 시리즈가 각 병종마다 추가되어 잘만 운용하면 압도적인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부대를 굴릴 수 있지만 거기까지의 과정이 다소 힘들다. 황건적측에도 장각의 천사대같은 고유 병종들이 들어가 막강한 화력을 담당한다. 이외에도 전투에 배치할 수 있는 탑이나 부어놓고 불을 붙일 수도 있는 기름 등의 설치물과 더욱 강력해진 화력을 자랑하는 공성형 유닛들도 존재한다.

 

DLC 캠페인 고유 시스템인 천명을 건 전쟁 게이지는 현재 캠페인의 진행 상황을 알 수 있는 직관적인 척도를 나타낸다. 좌측의 노란색으로 표시되는 게이지는 황건 세력의 게이지이고 우측의 붉은 게이지는 한나라의 게이지를 나타낸다. 현재 두 세력 사이에 벌어진 전쟁의 상황이 이곳에 나타나며 황건 세력은 지도자들이 소유한 현의 수가 50개가 되거나 한나라의 수도인 낙양을 점령하면 승리하고, 한나라 세력은 황건의 모든 세력 지도자를 토벌하면 승리한다.

 


 

 

 

굉장히 직관적이면서도 호전적인 승패조건을 걸고 있는 캠페인이라 빠른 호흡으로 벌어지는 전쟁이 묘미다. 또, 184년부터 오리지널 시작점인 190년까지 이야기를 따라가면 그 시기에 발생한 역사적 이벤트들이 차례로 벌어지며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한다. 가령 유총으로 플레이 할 때 특정 시기에 여포가 차지하고 있을 현을 소유하고 있을 경우 뜬금없이 지배권을 요구해오고 거절하면 사이가 악화되는 등의 이벤트도 발생한다. 높은 확률로 도망치겠지만 기쁘게 죽여주도록 하자.

 


보통 미친놈이 아니구만?

 

■ 민중이여, 황천의 세상으로

 

장각·장보·장량을 선택했을 때 도시를 가지지 않고 시작한다고는 했지만 스토리를 따라가려고 최초의 미션을 달성하려면 눈 앞의 도시를 점령해야 한다. 의외로 초반부 진행이 수월한데, 장각으로 진행하는 것을 기준으로 초기 자금도 무난하게 들고 있는 편이며 병력도 많은데다가 장각이 터를 잡을 지역보다 남쪽에 장보와 장량 세력이 위치해 다른 세력과 전쟁 상태가 되더라도 어지간한 적들을 무난하게 막아줘서 서쪽 안정 방면만 주의하면 요서 지역까지 뻗은 유우 세력을 찍어누르기가 편해 세력이 금방 성장한다. 장각 자체 성능도 준수해 생각한 것만큼 어렵지는 않다. 실제로 게임 내에 표시되는 시작 상황도 장량을 제외하면 장각과 장보 모두 보통 수준이다.

 

천명 캠페인에서 황건적 세력은 공통적인 세력 자원으로 열의를 가지고 있다. 황건 추종자의 뜨거운 의지를 나타내는 이 자원은 주로 영토 정복이나 전투를 통해 획득할 수 있지만 3형제가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획득하고 그 효과 또한 다르다. 장각은 전투에서 발생한 사상자에 의해 열의가 늘고 병력 충원에 부가 효과를 받으며 장보는 적들을 공격할 때 획득하고 공격 시에 부가 효과를 받는 공격적 성향의 효과를, 그리고 장량은 적의 공격을 막으며 획득하고 방어 시 부가 효과를 받을 수 있다.

 


 


 

 

 

또, 모든 지역으로 번져나갈 열정이라는 수치가 새롭게 생겼다. 반란 지지도를 재는 척도인 열정은 적 정착지에 퍼뜨리면 서서히 상승하고 최대로 쌓이면 불만과 함께 공공질서를 떨어뜨리기 시작한다. 열정은 황건적 세력이 확장하면 확장할수록 더욱 퍼져나가게 되어 황건적 이외의 세력에게 신경을 써야 하는, 지극히 황건적이란 세력에 어울리는 고민거리를 만들었다. 플레이어의 진행에 따라 기존 황건 세력이었던 하의를 받아들일 수도 있다. 이 경우 그를 장수로 합류시키거나 세력을 유지한 채 황건적 세력에 들이는 선택지를 고르게 된다. 

 

한편 황건적 세력은 새로운 개혁도를 사용한다. 기존의 것과 다르게 네 가지로 나뉜 연구를 선택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각각의 병종들을 해제할 수 있다. 황건의 개혁도는 오리지널 황건 세력이나 기존 세력의 것들이 조합된 느낌을 준다.

 


 


 

 

 

창천을 위해 황건을 진압하라

 

트레일러에서 황천의 장각과 대립각을 세우는 주인공격 영웅으로 창천의 노식을 내세운 한나라측 세력은 황건 세력의 낙양 진입이나 현 점령을 막기 위해 동분서주해야 한다. 창천의 승리 조건은 앞서 언급한대로 황건의 세력 지도자를 전부 쓰러뜨리는 것이다. 하지만 노식이나 황제 유굉의 경우 초기 시작 난이도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대신 유총은 초반부에 굉장히 편안한 마음으로 진행할 수가 있다. 동서남북을 모두 한나라 제국에 속한 세력들이 둘러싸고 있어서 성장에 시간을 쓸 수 있다.

 

황제는 조정 시스템이 일반적인 하위 작위의 세력들과 다르다. 조정에 앉힐 수 있는 자리가 훨씬 많고 정치적 영향력이라는 자원을 활용해 부패한 조정의 질서를 바로잡아야 한다. 군벌, 관료, 왕실 지지자들을 잘 살피고 관리하면서 환관의 영향력을 틀어막지 않으면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유굉이 의문스러운 죽음을 맞이하고, 십상시의 난이 벌어지며, 하진이 십상시에 의해 목이 잘리는 등 연속적으로 불행한 이벤트들이 발생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심지어 유굉은 한나라라는 제국의 황제지만 처음 캠페인을 시작하면 직할령이 낙양 뿐이고, 10만의 금이 있지만 적자에서 시작한다. 제국군을 휘두르며 새로운 외교적 선택지를 제시하는 제국 외교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또 다른 특징이다.

 


 

 

 

유총은 귀족에서 시작해 관내후로의 승급이 꽤 빠른 편이다. 다만 초기에 거느린 장수들이 많지 않은 편이고 유일하게 의지할만한 전설적인 장수가 낙준 한 명으로 시작한다는 점이 조금 아쉽다. 세력의 특징은 전리품을 전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것인데, 각각의 조건을 달성하면 해제되는 전리품을 4개의 슬롯에 넣어서 전시할 수 있다. 각각의 전리품들은 세력 전체에 영향을 주는 이로운 효과들을 지니고 있어 이를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다. 새롭게 추가된 세력들 중 유일하게 초기 시작 난이도가 쉬움이라 시스템적으로도 추천하는 인물.

 

노식은 유비나 공손찬 등이 수학하면서 스승으로 모셨던 학식이 있는 인물이란 점에서 착안했는지, 세력의 특징으로 교육 파견 임무를 가지고 있다. 현으로 사자를 보내 관리들을 가르쳐 경험치를 높이는 이 특성은 해당하는 현과 인접하는 현 모두에 영향을 끼쳐 빠른 성장을 돕는다. 여기에 한 왕조의 충신이라는 사실을 아예 특성으로 지니고 있어서 칭제 자체가 불가능한 세력이다. 고유 유닛에도 제국 수호대가 있을 정도로 충신임을 강조한 세력.

 


 

 

 

열정을 각지에 전파해야 하는 황건 세력과 정반대로 창천의 아래 모인 세력들은 자신의 세력에 뿌리를 내리는 열정의 영향력을 줄이려고 노력하게 된다. 이에 더해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세력을 확장하는 황건 세력을 견제하고, 그들이 차지한 영토를 다시 점령해나가며 최종적으로 장씨 3형제의 목을 노려야 하니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플레이어가 신경 쓸 요소들이 조금 더 많아진 셈.

 

개인차가 있겠지만 같은 난이도로 진행하면서도 황건 세력은 어지간한 실책을 자주 범하지 않으면 세력 사이의 불화나 관계가 쉽게 추락하지 않고 결속력이 유지되는 반면 한나라라는 제국 아래에 모인 제후들은 상대적으로 쉽게 사이가 틀어지고 연합 이탈로 이어지는 장면들이 많아 초반에 북부의 땅들을 차지하면서 세를 불릴 수 있는 황건 세력에 비해 조금 더 번거롭다는 느낌을 많이 줬다.

 


 


 

 

 

 

 

■ 이게 진짜 삼국지 DLC지

 

아마 CA도 지난 번 DLC를 통해 깨닳았을 것이다. 스팀 플랫폼의 고유한 평가 시스템에서 높은 비율로 비판적인 평가를 받은 팔왕의 난 DLC는 삼국지 팬들에게도, 팬이 아닌 이들에게도 어필하기 힘든 DLC였다는 점을 말이다. 실상 삼국지를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제갈량 사후부터는 그간의 명장들이 대거 퇴장한 상황이라 더 읽을 필요가 없다는 극단적인 의견을 내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인데 291년의 팔왕의 난 사태는 진을 만들고 중국을 통일한 사마씨의 후손이 엮였다는 점을 제외하면 솔직하게 삼국지라 보기는 어폐가 있는 캠페인이었다.

 

그와 비교하면 182년, 삼국지 연의가 시작되는 시점인 황건의 난을 다룬 천명은 캠페인 시기적으로 적절하다. 황건의 난을 기점으로 각지의 군웅들이 각기 다른 뜻을 품고 토벌에 나서고, 연의만을 두고 봤을 때 주인공급으로 다뤄지는 유비의 이야기도 시작된다. 적어도 이번 천명 캠페인의 시기를 두고 이 격동의 시대가 삼국지가 아니라고 할 사람은 전혀 없을 것이다.

 


 

 

 

물론 시기적인 부분에서만 이번 DLC가 좋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팔왕 캠페인에서는 주역을 비롯한 모든 장수들이 본편에서 사마씨족으로 변하고 익숙한 장수들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 말고는 변동이 적었던 것과 달리 고유 유닛들이나 세력의 고유한 특징들이 흥미롭고 다수의 신규 유닛과 병기의 추가, 일부 인물의 전설적인 장군 승격, 천명 캠페인만의 독자적인 시스템 등이 흥미를 유발한다.

 

천명 캠페인에서 추가된 신 세력들이 저마다의 개성을 잘 살리고 있어서 게임을 즐기면서도 지루함을 느낄 새가 없었다. 대부분의 플레이어가 그렇듯 어느 정도 세력을 크게 넓힌 후에는 지루함을 느끼겠지만 이는 토탈워를 비롯한 모든 전략 게임들의 약점이기도 하기에 천명 DLC만이 가진 문제라고 보기엔 어렵다. 심지어 황건 세력은 50개 현을 점령하면 게임이 끝나고 한나라측은 황건적의 수괴를 모두 처리하면 끝나는 캠페인이라 본편 캠페인보다는 더 빠른 시점에서 게임의 결착이 난다.

 

병종과 전설적인 장군, 그리고 황건의 난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캠페인. 이번 DLC 천명은 구성 자체가 이전과는 달리 충실하고 시대도 익숙하고 재미있는 시기로 잡았으니 팔왕의 난에서 크게 실망한 사람들이라도 한 번 살펴보고 구매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어떻겠는가.​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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